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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절반은 정부가 전복되기를 바랐고, 나머지 절반은 그런 정부를 지키려고 안간힘을 썼다. 아무도 자기 일을 걱정할 시간이 없었다.

민중이 전 대통령의 죽음을 더는 애도하지 못하도록 전대통령의 좋은 이미지를 송두리째 없애기 위한 공작이 시작되었다. 전 대통령의 집을 ‘독재자의 궁전‘ 이라 칭하고는 그 집을 시민들이 구경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사람들은 옷장 안까지 구경하며 대통령에게 고급 스웨이드 재킷이 엄청나게 많았던 것을 보고 놀랐으며, 서랍 안까지 뒤지기도 하고, 쿠바 산 럼주와 설탕이 자루째 보관된 창고까지 샅샅이 구경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전 대통령이 바코스 신처럼 옷을 입고 머리에는 포도 줄기로 된 화관을 쓰고 풍만한 여자들과 건장한 남자들과 어울려 난잡한 섹스파티를 벌이며 흥청대는 모습을 담은, 조잡하게 조작된 사진들이 돌아다녔다. 심지어 트루에바조차도 그 사진이 진짜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이건 해도 너무하는군. 도가 지나쳤어."
트루에바 상원의원이 그 사진을 보며 중얼거렸다.

그들은 오직 독재체제만이 구차한 설명 없이 강제적인 물리력을 행사하여자기네들의 특권을 보장해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더는 정치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않았다. 자기네들은 경제적 실권을 쥐고, 통치는 군인들이 하면 된다는 생각을 받아들였다. 우파의 유일한 임무는 군대가 새로운 법령과 법률을 제정할 때 조언해 주는 것뿐이었다.

사람들은 침묵을 지키며 행렬했다. 그러다가 누군가 갑자기 시인의 이름을 거칠게 부르자 모두 한 목소리가 되어외쳤다.
"지금, 여기에, 영원히!"
마치 밸브가 열려 당시의 모든 고통과 두려움, 분노가 가슴속에서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거리를 뒤덮고 다니다가, 끔찍한 함성 소리가 되어 하늘에 떠 있는 먹구름이 있는 곳까지 솟구쳐 올라간 것 같았다. 그때 누군가 "대통령동무!" 하고 외치자 모든 사람들이 한 목소리로 사내답게 울부짖으며 "지금, 여기에, 영원히!"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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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세상에 태어날 때와 마찬가지로 죽을 때도 미지의 세계를 두려워한단다. 하지만 그 두려움은 우리 마음안에 있는 것일 뿐, 현실과는 아무 상관도 없어. 죽음은탄생과 같은 거야. 그냥 옮겨가는 것일 뿐이지."

클라라가 말했다.
그러고 나서 클라라는 자기가 저승에서 온 영혼들과 어렵지 않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것처럼, 나중에 이승의영혼들과도 그렇게 할 수 있으리라 절대 확신하고 있다고덧붙였다. 그러니 자신의 경우에는 죽음이 이별이 아니라,
더욱더 하나가 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만일 그때가오면 알바가 울지 말고 침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알바는 외할머니의 말을 완벽하게 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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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파(문빠)는 한국 정치의 낡은 판을 바꿀 수 있는 사건이다. 문파(문빠)를 통해 이루어지는 정치의 새판짜기는 무엇보다 탈정치post-politics에 맞서는 저항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탈정치란 낡은 이데올로기 투쟁을 넘어서는 대신, 전문가에 의한 관리와 행정에 초점을 맞추기를 요청하는 정치이다. 이런 탈정치는 탈민주주의, 혹은 포스트 민주주의를 불러일으킨다. 법률, 행정, 경영 분야의 전문가들이 정치를 관리하는 사회에서 민주주의는 위기에 내몰리게 된다. 문파(문빠)는 탈정치, 탈민주주의를 극복하려는 시민들의 민주적 정치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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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곳이나 다 세상의 중심이다.
검은 큰사슴(헤하카 사파)_오글라라 라코타 족

여기 아이를 잠자리에 눕히네.
이 아이가 생명을 주는 어머니 대지를 알게 되기를,
좋은 생각을 갖고 아이에서 어른으로 자라게 되기를,
아름답고 행복한 사람이 되기를!
선한 가슴을 갖고, 그 가슴에서 좋은 말들만 나오기를.
아이에서 청년으로, 청년에서 어른으로 자라게 되기를.
그리하여 늙음에 이를 때 모두가 그를 존경하게 되기를,
아름답고 행복한 사람이 되기를!
갓 태어난 아이를 위한 기도_시아 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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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은 고정되어 있는 거대한 물체이며,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에 있다. 노년과의 만남은 절대로 부드럽게 이뤄질 수 없다. 우리는 노년을 스쳐 지나가지 않는다. 옆구리를 살짝 부딪치지 않는다. 우리는 노년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저 여자는 자신일 수 없었다. 하지만 저 여자는 내가 맞았다. "내가 여전히 나이면서 다른 존재가 될 수 있는 것인가?" 보부아르는 궁금했다.
저 글을 쓸 무렵 보부아르는 쉰한 살이었고 아름다웠다. 하지만 보부아르가 노년에 관한 자신의 저서에서 주장했듯이 나이는보는 사람의 눈 속에 있다. 보부아르는 자기 앞에 있는 사람들의눈이 눈앞의 모습을 좋아하지 않을까 봐, 더 나쁘게는 아무것도보지 못할까 봐 걱정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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