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책 제목 트렌드는 ~수업 시리즈인 것 같다. 몇년 전의 국내 작가(이분도 정신과의사) 자존감 수업, 최근에 니체의 자존감 수업, 니체의 인생 수업, 그리고 종교선지자나 예전의 철학자들을 포함한 다양한 저자들의 많은 인생 수업..들이 보인다. 거기다 저자 이름에 명시적으로 위대한 이라고 붙여 본인 이름을 따서 수업명을 만들고 거기다 위대한 이라고 스스로 칭하는 엘리스 교수님이 과연 자뻑인간이었나 했지만 원제는 <How to Stubbornly Refuse to Make Yourself Miserable about Anything- yes, Anything!>이라는 저서(초판은 1987)의 개정(작가서문을 보니 2006년에 개정판을 위해 썼는데, 엘리스는 2007년 07월 사망했고 이후 2016년판이 아마존에서 원서로 검색 가능했다)의 번역판이다. 훨씬 재미있고 기억에 남는 강렬한 제목인데 직의역을 했더라면(예전 책인지 더 알까나?)하는 아쉬움이 매우 크고 실제 번역된 제목은 이 책의 31페이지쯤 가서야 저자의 문장 속에서 찾아낼 수 있었다. 요즘 구절이나 문장 스타일의 제목도 많이 짓는데 말이다(<~한다는 착각>, <~수업>, <만일~한다면/했다면> 등의 구절이나 문장 식의 제목구성(<나는~하기로 했다>등), ~가르침 등등 에 이어 요새 출판사에서 유행하는 역제는.. <위대한~>이 붙는 것일까? 시리즈로 막나오는듯. 그리고 같은 출판사/편집자/저자 아니더라도 그런 거 없이 쓰는 듯).

어쨌든 유명한 상담학 교수님이 엘리스 직속 제자였는데 말씀해주신 그의 성품이나 에피소드도 기억나고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합리적 정서행동 치료 기법에 대해 정리가 되었다. 목차만 읽어도 재미있고, 역시나 이런 류의 (교재?) 각 챕터마다 마무리로 연습문제 등이 있어 실전에서 훈습할 기회를 준다. 불교사상과 에픽테토스 등을 기반으로 오래전 지혜들을 심리치료기법으로 정립해왔는데, 최근에(10년이내) 리사 펠드먼 배럿이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서 정리를 해줬지만(정서심리학도 있고), 이미 이책에서부터 엘리스는 감정은 만들어진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만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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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감정에는 당신만의 사연이 있다 - 미처 몰랐던 나를 알아가는 감정 로드맵
박용철 지음 / 유노책주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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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감정에는 당신만의 사연이 있다>는 저자 박용철이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정신과전문의로 근무한 경험들을 나열하고 있다. 최근 다수의 정신과 의사나 심리치료사나 임상심리학자의 에세이들을 읽고 있는데 윤리적 문제로 사례를 각색해야 하기도 하지만 내용은 비슷한 패턴도 기실 많다. 주로 아주 저명한 어빙 얄롬부터 미국 심리치료사들을 읽다가 요즘 들어서는 한국 저자들도 읽기 시작했는데 내가 국내에 들어온 지 좀 되다 보니까 시점상 한국적 문화 바탕에서 더 와닿기도 하기 때문이다. 한국 저자들이라고 하지만 또 트렌드는 나종호님이나 안젤라센 처럼 외국에서 심리치료사로 활동하는 한국(아.. 그럼 국적이 한국이 아닐지도)말을 쓰는..? 여하튼 이 책은 사실 <감정수업>의 개정판이다.

제목은 영문으로도 떠오르는 게 있는데, 보통 서양사람들이 변명 아니 자기변호를 할 때 ‘I have my reason’이라고 한다. 모든 사람은 옳지 않거나(타당하지 않거나) 혹은 부적절한 선택을 할 때에도 각자 자기만의 이유가 있고 사정이 있어서 상대가 이해하기를 바란다. 아무래도 그런 의미를 담고자 하는 것 같다. 사실 심리학을 전공한 것도 그런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고 싶어서’ 라는 나의 이유가 있는 것이다. 물론 정신의학에서(더 옛날에는 신경과) 그 부지가 심리학으로 많이 넘어간 것 같은데… 어쨌든 이 책에서도 챕터 뒷부분마다 혼자 연습할 수 있는 실제(문제? 퀴즈?)를 싣는다.

내면아이 혹은 어린시절의 아이일때 부모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익힌 반복된 좌절들, 반복된 긴장이나 불확실성, 안전감을 확인 받고 싶어하는 마음들이 여전히 상담치료사와의 관계에서 재발현된다.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편해진 이 습관들이 계속 비슷한 사람들을 찾고 관계의 방식을 패턴화하게 된다. 이를 인식하고 이후에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그 과정을 함께하는 것이 심리치료이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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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프레임 - 발상의 전환을 위한 28가지 생각 도구
네이선 퍼.수재너 하몬 퍼 지음, 한정훈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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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프레임>은 네이썬 퍼와 수재나 퍼가 공동저술한 자기계발서이다. 여러 심리학자나 행동과학자들의 연구 및 사업가와 CEO들의 말말말들을 인용하여 자신들의 주장을 펼쳐나간다. 초반에 불확실성 구급 십자가 아이콘이 흥미로워보였는데, 각각의 방향과 아이콘은 또다시 몇가지로 나누어 불확실성이라는 인생의 리스크(이자 도전의 기회인 미지의 세계)에 대처하는 전략을 포함하고 있다. 그렇다, 원제는 The Upside of Uncertainty 이며 불확실성의 긍정적인 면들을 살펴보는 직관적인 제목의 책이다.

인생은 무한한 가능성으로 점철되어 있고 우리가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 방향이 매우 달라지게 된다. 그래서 위에 말한 십자가 모양의(x-y축) 그래프에 각각 상하좌우 나침반, 바다에 흔들리는 배의 방패 문양, 배낭, 요트 등이 아이콘으로 묘사된다. 이는 재구성, 지속성, 준비, 실행 이라는 뜻이며 특히 지속은 다시 세가지의 정서적 위생, 현실점검, 그리고 마법의 힘 으로 구성된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의 챕터들이다.

그렇다면 마법이란 무엇인가? 여기서 필자들은 우연, 행운을 말하고 있는데(luck, fortune) 사실 삶의 많은 부분들이 그냥 운 (혹은 다른 말로 타이밍이랄까나) 빨일수도 있다는 것이다. 피카레스크의 안티히어로 주인공처럼 위트를 가지고 휩쓸려가다보면 (물론 준비되었다는 전제하에) 의외의 문제 해결책이라든가 갈등을 풀어내는 기회가 거짓말같이 부여되기도 한다.

후반부 마무리 챕터에서 인상 깊었던 두 꼭지는, 알랭 드 보통이 <인생학교>에서 다시 볼테르의 ‘정원을 가꿔라’를 현재에 맞게 인용했던 것을 재소개 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칼 라르손(스웨덴 국민화가)도 수채화가 아내를 만나 본인의 역작 스타일을 완성하게 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수채화가 아내로부터 배움을 얻었던 다른 화가 에드워드 호퍼도 떠오른다) 그러니 준비하고 스스로 혼자 닦고 있다면 언젠가 기회가 펼쳐질 지도 모른다. 도전과 성장을 위해서는 불확실성에 나를 맡겨도 좋은 것이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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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스 컬러링북
켄드라 노턴 지음 / 비에이블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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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스컬러링북>을 만든 켄드라 노턴은 사회복지사인데 예술가이기도 하다. 컬러링북은 안티스트레스 자기돌봄으로 셀프힐링을 이끌어내는데 각광을 받은 흐름이 있었다. 예전에는 색칠공부책이라는 말이었는데 공부는 아닌 것 같고, 즐거운 놀이 및 여가선용으로 받아들여졌다. 다만 흑백 도안을 몇장 묶으면 그걸 다양한 색깔로 혹은 정해진 색깔(심지어 명화 따라그리기 라며 원본 색이 칠해진 완성도안이 옆페이지에 있는 책들도 존재한다)로 칠하라는 구조의 컬러링북들이 있지만, 이 책은 생각을 거꾸로 해볼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컬러링은 일종의 soothing(쓰다듬기)으로서 미술치료적이기도 하지만 사실 혼자하는 활동으로서는 그다지 효과를 보기 힘들다. 옆에서 용기를 북돋워주고 분석적인 질문으로 촉진해주는 치료사가 있어야 임상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아쉬운대로 혼자서 몰입해서 해보게 된다면.. 미술 활동 자체가 가지는 창의적인 치유력을 경험해볼 수는 있을 것이다.

어쨌든 아래 그림의 첫 두장 같이 다채로운 수채물감 흔적이 마치 잉크볼트 투사검사의 모호한 자극 이미지처럼 펼쳐져 있고 기본적으로 저자는 라인 아트를 그 위에 해보라고 제안한다. 고로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이건 컬러링북이 아니라 드로잉북이 되겠다. 라인드로잉으로 여러가지 시도해 볼 수 있겠다. 한번도 선을 떼지 않고 그리기 라든가.

두번째는 오늘 내가 시도해본 페이지들이다. 왼쪽의 첫번째 그림은 좀 비교적 난이도가 쉬운 것 같다. 그냥 봐도 컬러풀한 꽃다발 같아서 0.38mm 펜으로 날리듯이 그려보았다. 반면 오른쪽 그림은 이 책의 표지로 쓰인 이미지인데, 나선형의 그림이 역시나 꽃들을 표현하는 것 같았지만 그 위에 현재 속마음의 글씨를 써보았다.

마지막 두 장은 왼쪽이 원본이고 오른쪽이 내가 펜으로 덧붙여 그린 버전이다. 보다 추상적인 수채 배경이 상상력을 끌어내기에 더욱 좋았다. 그리고 다른 페이지들도 그 위에 컬러 젠탱글을 만들 수 있겠지만, 이 페이지는 특히 뉴로그래피컬 아트를 만들어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시도하였다. 하다보니 사람 옆얼굴 형상이 나타나보여서 선을 땄다. 재미있었다. 사실 그저 규칙없이 그 위에 그리다보니 편지지 같기도 하여 글씨쓰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두꺼운 화지이고 왼쪽(그림의 뒷페이지)은 무지라서 컷팅해서 액자에 넣거나 벽에 붙여도 좋을 듯 하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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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끊어내기로 했다 - 내 발목을 잡는 가족에게서 벗어나 죄책감과 수치심에 맞서는 심리학
셰리 캠벨 지음, 제효영 옮김 / 심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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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끊어내기로 했다> 는 임상심리학자이자 가족상담전문가인 셰리 캠벨의 2022년작이다. Loving Yourself도 예전에 나온 그의 저서인 것 같은데 아직 번역이 안된 듯(Loving Yourself: The Mastery of Being Your Own Person <가족을 끊어내기로 했다> 이 책 안에 언급되어 있다)

가정폭력의 학대생존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중서인데 치료사들도 추천하는 책이다.
특히 가정에서 취약한 아이들에 관하여 다루고 있기 때문에 주로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이론이 2장에서 설명된다. 영아 1단계가 신뢰감과 불신감 이었나, 이를 볼비의 애착이론과 연결지어서 설명하고 트라우마는 뇌과학으로 설명한다. 2단계가 (toddler의 배변훈련으로 인한) 자율성과 수치감 등으로, 성인이 되어서 가족을 이루었으나 가정문제로 이혼하게 되는 사람들(부부/부모)은 다루지 않았다. 그러고보니 원어제목이 성인생존자이기 때문에 원가족에 집중하고 있다.

1, 2, 3부로 크게 나눌 수 있고 1부에서는 이 ‘해로운 가족구성원‘들이 누구인지에 대해 분류한다. DSM-5의 B군 성격장애(주로 히스테릭 성격장애인 ‘나르시시스트‘, 경계선 성격장애 등등) 유형의 사람들을 말하고, 이 ‘학대‘의 종류에 대해서도 정의하고 있다. 신체적 성적 학대 뿐만 아니라 경제적 정서적 학대에 대해서도 다루고, 심리적 지배(가스라이팅)이나 그루밍, 방치 방임도 포함한다. 2부-3부에서는 기술(테크닉)과 대처법 등을 알려주고 있다.

저자는 상담사들 중에서도 가족이라는 간판 혹은 메인스트림 사회의 강요나 전통적인 인식에 매여 가정을 유지하는 것에 동조하는 이들이 많다고 하며 직접 경험자들만이 가정 학대생존자들의 공포를 공감할 수 있다고 피력한다.
그리고 나아가 공감능력은 학대행위자들마저 공감하려고 들기 때문에 숙련된 공감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사실 공감능력은 이미 많이 다쳐보고 느껴본 사람들이 높다고 주장하는데, 요부분은 다소 의문인 것이 공감과 연민과 동정의 구분을 놓치고 있는 것 같다. 다쳐본 사람들이 느끼는 것은 감정이입이나 투사에 가까울 수 있다. 진정한 공감과 연민이란.. 똑같은 상황이나 사람을(그리고 100프로 똑같은 상황은 존재하지 않는다..) 직접 경험해서만 체득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것을 어떻게 적용시키고 이해를 하는가의 문제.

이 책을 읽다보니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학대피해아동청소년들 대상 심리치료 작업을 하던 것이 떠올랐다. 이 책(2022)에는 피해자(victim)를 생존자(survivor)로 불렀는데, 2020년대 초반부터 학계에서는 수동적인 의미의 피해자 보다는 바꿔 부르기로 하였다(아보전에서 일한 것은 5년이상 전이다 2010년대). 학대행위자들 심리상담도 법적으로 하게 되어있는데, 이 해로운 부모들은 본인들이 학대를 하고 있다고는 전연 생각하지 못했다. 이제 우리가 가해자(행위자)가 되고 있지는 않은지 그것도 항상 들여다 보아야 한다. 쉐리 캠벨은 이제 원가족과 연을 끊고 사랑스러운 딸 런던을 키우는 엄마이지만 보상심리에 퍼펙트한 엄마가 되겠다고 그녀를 너무 부담감에 빠뜨리지는 않겠지 충분히 좋은 엄마 정도면 충분하니까.

[이 글은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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