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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고통일 땐 타인을 사랑하는 게 좋다 - 나를 구하는 인간관계의 과학
앤서니 마자렐리.스티븐 트리지악 지음, 소슬기 옮김 / 윌북 / 2024년 8월
평점 :
<삶이 고통일 땐 타인을 사랑하는 게 좋다> 의 두 저자는 앤서니 마자렐리와 스티븐 트리지악 으로 응급의학과 의사들이다. 원제는 Wonder Drug: 7 sientifically-proven ways that serving others is the best medicine for yourself (2022) 이다. 7가지가 무엇일까 책을 읽어보니 크게 세 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고 각각 진단, 치료, 처방으로 되어있다. 이 중 처방 마지막 장에서는 7개의 요법들을 소개하고 있으니 아마도 저자들이 말하고자 하는 건 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일곱가지 방법일 것이다.
의학자들이지만 최근 사회심리학, 조직심리학, 발달심리학, 인지심리학 등등 심리학자들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한 많은 이론들을 근거로 본인의 주장들을 정리하고 있어 익숙한 내용은 많았다. 자기중심성 및 타인중심성을 이야기하는 애덤 그랜트의 기버나 삶의 질과 행복, 만족감, 성취감, 자존감, 그리고 감사함이 어떻게 본인에게 이익이고 공동체 유대감이 성공으로 이어지며 이타심이 고통을 감소시키는가 등 골자는 공감과 이타심, 헌신과 희생을 강조하고 있다.
본인에게 함몰되면(self-absorption) 우울해지고 타인에게 비우호적이면 성공할 확률이 줄어든다며 감사함도 좋지만 더 좋은 건 ‘고맙긴 뭘’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더욱 행복해지는 비결이라고 한다. 판타스틱 포 신경전달물질: 엔돌핀, 도파민, 옥시토신, 세로토닌 을 쉽게 전달해주고, 결론적으로는 자원봉사나 타인에게 시간과 지혜 혹은 배려 등을 주는 다정함이 결국 본인에게 돌아오는 것이라는 말을 전하기 위해 이 책은 서술된다.
재미있던 부분은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공감능력애 선천적인 성차가 없는데 (연구에 따르면 보상이 주어지면 남자도 여자만큼 공감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말인즉슨 상황에 따라서 남성은 공감을 안하기로 ‘선택’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사회적 계층이 높을수록 공감능력이 떨어진다는데 이는 권력이 주어지면 눈치를 볼 필요가 없고 힘든 경험을 적게 할 수록 타인의 어려움에 공감하기 힘들어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타인의(사랑하는 사람의) 고통을 대신 지어주는 은빛 갑옷의 기사들은 여성들이 더 많았다는 연구결과도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의문이 든 점은 이타성을 판별하고 추정하기 위한 척도질문(자기보고 설문)을 본인이 평가할때, 내용항목이 그대로 나는 이타적이다 라는 뜻이 함축되어 있는데 그것을 예스라고 대답할때, 그 사람은 이타적인 것이 맞나? 중후반부 오면 로버트 치알디니도 순수한 이타주의자는 없다(그리고 행복한 이기주의자도 없다)고 비슷하게 언급한다.
그리고 이 책의 두 저자는 미국인이고 대부분의 연구결과들은 미국인 대상으로 한정되어 있다. 이는 개인주의적이고 나 중심의 문화(the Me decade)에서 조사된 개념이므로 내가 생각하기로는 집단주의적인 우리나라 문화에서는 그대로 적용하기 힘들다는 견해이다.나 중심이 아니라 우리 중심이고 비교적 나의 범위가 너무나 확장되어 있어 옆집사람도 타인도 우리 이기 때문에 경계가 너무 없어도 고통받기 때문이며 타인중심 아니 집단중심이어서 내가 희생되기 때문이다.
어쨌든 나와 우리라는 개념이 확장되어 연대감을 이루고 공동체에 기여하는 개념을 미국에서는 더욱 요즘 강조하고 있는 것을 알겠고, 동양문화는 자기목소리를 내보면서 역시 이타적인 마음을 잃지 말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 사람들이 점점 더(어린 아이들도) 성취지향, 돈으로 측정되는 성공을 바라고 선의와 호의보다는 의심으로 타인과의 관계적인 측면을 소홀해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다정하고, 친절하고, 따뜻하게 대하라.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