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다시 외로워질 것이다
공지영 지음 / 해냄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녀의 순례길에 동행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젊은 여성 과학자의 초상 - 편견과 차별을 넘어 우주 저편으로 향한 대담한 도전
린디 엘킨스탠턴 지음, 김아림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화로도 나왔지만 책으로 읽었던 『히든 피겨스』.

1950년대와 1960년대, 노예해방이 이루어지고 백여 년이 흐른 뒤지만 여전히 존재했던 흑백 차별.

남녀 차별은 말할 것도 없었던 그 암흑의 시기에 흑인이자 여성으로 자신들의 재능을 빛내 인류를 달에 보낸 인물들.

'히든 피겨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존경과 동시에 용기에 저 역시도 마음속 열정의 불씨가 잠시 타오르곤 하였습니다.

지금은 꺼져있지만...

그러다 또다시 불을 지펴줄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나사 '프시케 프로젝트'의 최고 책임자 '린디 엘킨스탠턴'.

그녀가 전할 이야기는 또 어떤 감동을, 불씨를 피워줄지 기대되었습니다.

"질문은

내가 캄캄한 어둠 속에서 팔을 뻗어

주변을 이해하는 방식이었다"

나사 '프시케 프로젝트'의 최고 책임자 린디 엘킨스탠턴이 전하는

질문이 연 세계, 그리고 여성 과학자로서의 삶

젊은 여성 과학자의 초상



성실하기만 한, 아직 확실히 진로를 정하지 못한 10대 예비 지성인.

그러다 대학교 입학 원서를 내야 할 때가 되면서 상담 교사로부터 제안받은 분야 중 하나가 산림 관리학이었습니다.

그 분야를 잘 몰랐지만, 과학에는 흥미가 있었던, 그중에서도 지질학에 관해 생각할수록 마음이 차분해지고 위로를 받았던 그녀.

수십억 년 동안 행성들이 궤도를 공전하고 태양이 빛나고 있는데 1분 1초가 무슨 소용인가? 내가 아무리 핵무기의 파괴력이 주는 공포에 사로잡혀 있다 해도 무슨 소용인가? 그것이 그저 우주적인 시간의 한순간을 스쳐가며 앞으로 수십억 년은 더 지속될 조그마한 행성에 거주하는 작은 인간이 느끼는 두려움이라면 말이다. 과거로, 그리고 미래로 뻗어 있는 지질학 연대표를 보고 있으면 마치 무더운 날 시원한 음료수 한 잔을 들이켜는 느낌이었다. - page 23 ~ 24

학생 모두가 존경했던 미적분학 예비 과정 선생님은 그녀에게 MIT 추천서를 써주는 데 동의하면서도

"너는 절대 그 학교에 들어갈 수 없을 거야."

라고 외칩니다.

하지만 MIT에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도

'MIT에서 여학생들은 다들 어느 순간 배려 받아 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으며 사실 실력이 충분치 못하다'

는 말을 듣게 되고 교수로부터

"질문이 지나치게 많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말을 듣는 등...

그녀가 나아가는 길목에는 늘 가능성을 제한하는 세상의 말들이 끼어들게 됩니다.

그렇다고 주저했다면 지금의 그녀가 있지 않았겠지요?!

그녀의 사고방식은 '할 수 없다'는 말에 '왜'라는 질문을 던졌고 질문으로 낡은 오해를 논박하고 관행을 바꾸고 학계의 연구 모델을 바꿔나가게 됩니다.

MIT에서 질문은 세상을 바라보는 돋보기가 아니라 누군가를 찌르는 검이었다.

하지만 나에게 필요한 건 돋보기가 되어줄 질문이었다. 내가 과학자가 되고 싶지만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 무엇에 준비가 되어 있을까? - page 47

나는 어떻게 해야 다른 사람들 위에 군림하지 않고 모든 사람의 아이디어를 제대로 귀담아들으며, 지식을 갖춘 선배 과학자가 될 수 있을지를 두고 지속적인 투쟁을 시작했다. 제대로 된 질문을 하는 것은 질문을 가장한 논평이나 비판을 하는 것과 달리 모든 사람을 대화에 끌어들이는 아주 좋은 방법이다. - page 206

그렇게 모두의 질문이 환영받는 교육 환경과 조직 문화를 이끌게 되고 린디 엘킨스탠턴이 평생 이끈 연구도 가설에 대한 가설, 질문에 대한 더 큰 질문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며 결국 지구 탄생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우주로 향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이어지게 됩니다.

질문은 캄캄한 어둠 속에서 내가 팔을 뻗어 주변 풍경을 이해하는 방식이었다. - page 26

순탄치 않았던 어린 시절의 상처와 혼돈, 여정들을 위로한 건 '과학'이었습니다.

우주는 린디 엘킨스탠턴에게 우리가 거대한 우주의 아주 작은 부분일 뿐이라는 깨달음, 우주의 깊고 긴 시간은 그 어떤 실패도 작은 것으로 만들어 준다는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그런 우주가 준 위로를 발판으로 편견과 차별을 넘어 우주 저편으로 나아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행성 탄생의 비밀을 밝히고자 지구 핵과 가장 비슷한 물질로 구성된 소행성 프시케 탐사 프로젝트.

그러던 중 암과 싸우며 수많은 연구와 치열한 프레젠테이션을 거쳐 선발되었던 이 프로젝트.

이때 그녀가 전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암과 싸우며 애리조나주립대학교에서 학과장 일을 새로 막 시작한 동시에, 프시케 프로젝트 팀을 이끌어 1단계 제안서를 작성하는 당시 나를 이끈 주문이 바로 이것이었다. 나는 이제 죽더라도 후회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았다. 내게 주어진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나는 매 순간 최선을 다해 몰두했다. 그 당시에도 이미 나는 뒤를 돌아보며 무언가 만들어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일 자체, 길 위의 벽돌 한 장, 하나하나의 인간관계가 모두 가치가 있었다. 계속 발전하고 뭔가를 만들어내려는 추진력이 나를 집중시켜 앞으로 나아가게 했다.

그렇기에 나는 지금껏 우리가 해 온 모든 과정 때문에 비록 우리가 선발되지 않더라도 모든 것이 가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page 366 ~ 367

무엇보다 '질문의 힘'을 보여주었던 그녀.

우리 모두 어린 시절엔 '질문 로봇'처럼 많이도 했었는데...

지금 제 아이를 보더라도 점점 저에게 향하던 질문이 줄어드는 걸 보니...

다시 한번 모두가 어린아이처럼 질문해야 함을, 그래야 성장뿐 아니라 위안도 얻게 됨을 일러주었습니다.

여성이자 행성과학자 린디 엘킨스탠턴.

그녀의 여정으로부터 도전과 용기를, 또다시 제 가슴속에 꺼져있던 불씨에 희망의 불씨를 피워볼 계기가 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의미가 필요해, 오스카!
플로렌시아 에레라 지음, 로드리고 로페스 그림, 성소희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 책은 선택하기가 어렵지 않은데...

아이 책을 선택하기란 너무 어렵기만 합니다.

글 밥이 어느 정도가 좋을지,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어떨지,

무엇보다 아이에게 흥미를 유발할지...

아이와 같이 서점을 가게 되면 아이의 눈에는 유명 유튜버가 그려진 책만 읽겠다고 집어오고...

그렇다고 제가 거부하는 건 아니지만 펼치자마자 이미 유튜브로 보았기에 금세 흥미를 잃어버리고 책장에 고스란히 꽂아둔 모습을 볼 때면...

하아...

(아마도 제가 어릴 때 부모님이 한참 기대에 부풀어 전집을 사 주었지만 관심 1도 안 보이는 모습과도 같겠지요... 하하핫;;;)

그래서 한 달에 한 두 권 정도는 제가 골라주곤 합니다.

이 그림책을 보자마자 아이가 꼭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습니다.

조금씩 사춘기를 향해가는 아이이기에 '자아실현'이 무엇인지 주인공 오스카와 함께 용감하고도 즐거운 여정을 함께 하길 바라봅니다.

IBBY(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

어린이 픽션 부문 수상 작가

오스카는 자신에게 꼭 맞는

의미 있는 일을 찾을 수 있을까요?

의미가 필요해, 오스카!



지나가는 사람만 보면 짖는 것.

자신이 짖으면 꼬마 녀석들이 무서워서 펄쩍펄쩍 뛰는 게 재미있었던 '오스카'.

이것밖에 재밌는 일이 없었는데 이제 멍멍 짖을 수도 없는 반려동물 아니, 애완동물로 살면서 무료해졌습니다.

변화가 필요해. 뭔가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어. - page 7

그래서 반려동물로서의 삶에 사표를 던지고 거리로 나서게 됩니다.



어디에서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 삶을 통째로 바꿀 변화가 필요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 page 10

거리를 탐험하면서 여러 직업을 가진 친구들을 만나며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친구들은 저마다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의미 있는 삶을 의욕적으로 살고 있었지만 어쩐지 자신과는 맞지 않는다 생각한 오스카.

그럼 나는 뭘 하고 싶은 걸까?

그러다 비로소 자신에게 꼭 맞는 일을 찾게 됩니다.

다른 사람을 보살피면서 서로 사랑하면서 사랑받기도 하는 일.

"카넬라, 나도 안내견이 될 수 있을까요?" - page 43

이것을 할 수 있는 자격을 얻기 위해 간절하고도 용기 있고 주도적으로 해내는 오스카.

결국!

내가 해낸 거야. 나는 학교 친구들과 함께 졸업했단다. 조끼와 멜빵, 손잡이를 받았을 때 얼마나 뭉클하던지. 드디어 나만의 유니폼이 생겼어! 나의 멋진 노란 조끼! - page 50



자신에게 의미 있는 삶을 탐색하고 실현하는 오스카를 보며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평생을 두고 이루고 싶은 일들을 향해 용기 있게 나아갈 때.

사실 지금의 저도 매번 하고 싶다고 생각만 했지 막상 용기도 나지 않고 방황의 연속 속에서...

마음이 흔들렸어. 배도 고프고, 으슬으슬 추웠거든. 포기할까? 아무도 날 기다리지 않지만 집으로 들어갈까? 매일이 똑같아서 지루하고 의미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는 생활을 계속해야 할까? - page 35

그저 그렇게 살아갔었고 지금도 살아가고 있었는데 오스카가 저에게 물었습니다.

이런 삶이 진짜 의미 있을까...?

가슴이 저릿저릿하였습니다.

불안을 따뜻함과 새로운 가능성으로 이루어낸 오스카.

자아실현은 아이보다 우선 저에게 필요한 숙제였습니다.

어떤 미래를 살아갈 것인가...?

다가올 새해엔 이 해답을 찾아가 보겠습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루피닷 2024-01-01 0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지루하면 죽는다 - 비밀이 많은 콘텐츠를 만들 것
조나 레러 지음, 이은선 옮김 / 윌북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은 책에서 잠시 눈을 떼고 휴대폰을 보는 순간!

그야말로 시간 순삭을 경험하게 됩니다.

바쁘게 넘기는 손가락!

한시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는 눈!

보다 재밌는 거, 자극적인 거를 찾아보겠다는 내 모습을 보면... 참...

뭐라 해야 할까나...

그렇지 않아도 요즘 '도파민'에 대한 책들도 눈에 많이 띄는데...

무엇보다 이 책을 읽게 된 건

우리 모두는 푹 빠진 소설이나 드라마에 몰입할 때, 혹은 설명하기 어려운 시를 읽고 벅차오를 때 미스터리를 향한 희열과 갈망을 경험한 바 있다. 그런 경험을 설계하는 법, 나아가 그런 경험이 우리의 인생에 중요한 이유를 이론적으로 명쾌히 풀어내는 게 이 책의 목표다. - page 28

비록 콘텐츠를 만드는 창작자는 아니지만 내가 그토록 빠져드는 이유를 한 번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지루하면 죽는 세상"

도파민 기폭제를 찾는 창작자들의 필독서

뇌과학과 인지심리학으로 밝히는 흥미로운 매혹의 법칙

지루하면 죽는다









1926년 12월 3일 밤, 애거사 크리스티는 어린 딸을 재운 뒤 모피 코트와 트렁크를 챙겨 회색 모리스 카울리를 몰고 저택을 나서게 됩니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석회를 캐는 구덩이 근처에서 애거사의 차가 발견되게 됩니다.

전조등은 커져 있었고 브레이크를 밟은 흔적은 없는...

그리고 애거사는 사라졌습니다.

당시 애거사 크리스티는 무명에 가까운 미스터리 작가였습니다.

그해 봄 에르퀼 푸아로 탐정이 등장하는 세 번째 장편소설 『애크롱이드 살인 사건』을 출간했지만 몇천 부밖에 팔리지 않아 적잖이 실망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남편 아치는 젊은 여자와 눈이 맞아 계속 이혼을 요구하고 있었습니다.

자살일까?

살해당한 것일까?

애거사의 실종 신고가 접수되고 11일이 지났을 때, 해러게이트에 있는 스완 온천 호텔에서 밴조를 연주하는 한 뮤지션이 실종됐다는 작가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여자가 무도장에서 춤을 추고 있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

바로 애거사였습니다.

그녀는 훗날 이렇게 선포합니다.

체포가 아니라 추격전.

"그때를 기점으로 나는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변신했다."

자신의 실종 사건에서 터득한 교훈을 작품에 적용했습니다.

바로, '미스티러'.



미스터리는 우리가 풀지 못하는 수수께끼의 마수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계속 궁금증을 유발하는 사건과 플롯에 매력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계속 다음을 궁금하게 하는 힘이며, 그리하여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힘.

이런 콘텐츠를 움직이는 강력한 힘이자 재미와 서스펜스의 핵심인 미스터리를 단순히 여기저기에 심고, 새로워 보이는 스타일에 시도하면 될까?

저자는 '가장 이상적인 끌림'을 설계할 다섯 가지 전략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1 예측 오류의 짜릿함 선사하기

2 상상력 증폭시키기

3 규칙 깨부수기

4 마성의 캐릭터

5 모호하게 흥미롭게

이를 활용했던 작품들, J.D. 샐린저의 미학이 빛나는 소설, 뉘앙스만으로 사로잡은 비틀스의 노래 가사, 해독할 수 없는 신비로움으로 전 세계 과학자와 역사학자 들을 매혹했던 보이니치 고문서 등을 살피며 활용법을 짚어내주었습니다.

선명한 것이 분명 더 쉽다. 하지만 우리가 <화이트 앨범>과 J.D. 샐린저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를 계속 다시 듣고 읽는 이유는 신탁처럼 해석해야 하는 메시지 때문이 아니다. 그보다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에서 오는 쾌감 때문이다. 작품 속의 진리는 살아있고 계속 바뀌고 있다. 우리처럼.

예술은 거울이다. - page 214

하지만 우리의 모습은 작품을 대하는 태도와는 달랐습니다.

작품 속 미스터리에는 매료되면서 막상 현실에서 불확실성과 모호함을 마주하면 불안을 느끼며 이런 상황을 꺼리게 됩니다.

그래서 저자는 이런 역설을 짚어내며 수수께끼를 품은 작품들이 '종잡을 수 없는 미스터리' 그 자체의 삶을 이해하고 살아가는 데 우리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이야기를 전해주었습니다.

"알 수 없는 사실이 있다는 걸, 미스터리가 있다는 걸 인정하면 우리가 좌우할 수 있는 부분이 그만큼 적다는 걸 인정해야 하죠. 그러면 겁이 나잖아요. 그래서 실수를 반복하는 거예요. 마음놓침이 이런 식의 행동을 유발하죠." - page 284

마음놓침의 해결책으로 '마음챙김'을 이야기하였습니다.

"마음챙김의 핵심은 새로운 것들을 알아차리는 거예요. 뭔가를 알아차리면 현실을 자각하는 동시에 내가 생각보다 아는 게 많지 않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인간은 자신의 태도와 사고방식이 일정하면 바깥세상도 그렇다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하지만 세상은 고정되어 있지 않아요. 끊임없이 달라지죠." 마음챙김은 그 변화를 볼 수 있게 한다.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평범한 일상을 한계 없는 게임으로 바꾸고 도처에 존재하는 불확실한 것들을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 - page 285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인생이란 미스터리도 어떻게 재미와 의미를 찾아야 할지 저만의 방법을 모색해 보아야겠습니다.

무엇보다 오늘은 어떤 미스터리를 마주해볼까...?!

또다시 눈과 손이 바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를 돌보는 묵상독서 - 품위 있는 인생 후반기를 위하여
임성미 지음 / 북하우스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이란 단 하나에서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부여하게 되는 '독서법'.

그래서 다른 이들의 독서법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묵상독서'.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인생을 독파하는 독서법, 묵상독서

그 어느 때보다 삶의 성찰이 필요한 요즘.

어떻게 읽어 내려가는지에 대해 한 수 배워보려 합니다.

고요한 사색, 독서를 통해 이루어지는 영혼의 치유

"고통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깊이 바라보고 이해하는 것이

바로 독서라는 행위의 참된 의미입니다."

나를 돌보는 묵상독서



아마 다들 그럴 겁니다.

'나는 왜 이렇게 사는 게 힘들까?'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어려운 우리의 삶...

젊은 날 치열하게 살고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해 후반기에 돌입하더라도 삶은 그리 녹록지 않습니다.

어디서 답을 구할 수 있을까...?

저자는 '독서'가 바로 그 답이 되어준다고 하였습니다.

특히나 24시간 세상과 연결되어 그 어느 때보다 소음이 가득한 오늘날, 책을 읽을 때 찾아오는 정적이 우리를 일상으로부터 잠시 떨어트려놓음으로써 그동안 귀 기울일 수 없었던 내면의 목소리를 들려주게 합니다.

사색과 침묵의 시간의 필요성.

그리고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데 최적화된 독서법이 바로 '묵상독서'라 하였습니다.

왜 우리는 독서를 해야 하는가? 존재를 위한 독서란 어떻게 하는 것일까? 이런 질문을 계속하다가 만난 사람들이 중세 수도승들이었습니다. 여러 책들을 통해 깨달은 것은 그들에게 독서란 자신을 알아가기 위한 행위였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독서를 통해 자신을 변화시키고 자신이 깨달은 것을 삶으로 살아내고자 애썼습니다. - page 14

'묵상'이라는 행위를 독서에 접목하여 글이 아닌 인생을 읽어내며 삶을 돌보기 위한 명상을 하였던 그들.

그리하여 저자는 지난 10년 동안 읽어온 수백 권의 책들 중 한 70여 권의 책을 소개하면서 어떤 삶을 살아가면 좋을지에 대한 삶의 방향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관심이 생긴 책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여러 책에서 일부가 소개되다가 2021년 비로소 출간된 『에티 힐레숨』.

1914년 네덜란드 미델버그에서 고전어 교사인 아버지와 러시아 출신이며 러시아어 교사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에티.

에티의 두 동생들이 정신적인 문제로 치료를 받았듯이 가정의 분위기가 온전하지 않았었고 에티 역시도 20대 초반 일기를 보면 성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다소 불안정한 모습을 보입니다.

그러다 1941년부터 유대인 심리치료사 율리우스 슈피어를 만나면서 인생의 대전환을 맞이하게 되는데...

슈피어를 만나면서 성경을 비롯해 많은 책들을 읽기 시작합니다.

특히 릴케와 도스토예프스키, 푸시킨, 아우구스티누스를 즐겨 읽었고 성서도 반복해서 읽고 묵상하고 기도하며 슈피어와 깊은 대화를 나누었다고 하는데...

어느 날부터 에티는 자신이 묵상 중에 내면의 가장 깊은 존재를 만나고 있음을 인식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그는 내면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에티는 내면의 '존재'가 '생각하는 정신'과는 다른 근원적인 에너지와 같은 것임을 알게 됩니다. 그리하여 에티는 말합니다.

"생각으로는 감정의 어려움을 벗어날 수 없다. 전혀 다른 것이 필요하다. 귀를 기울여야 한다. 한 조각 영원과의 접촉을 회복해야 한다. 깊고 변함없는 근원에 의존해서 살아야 한다." - page 131

그리하여 에티에게 독서는 자신을 만나는 독서, 영혼을 만나는 독서였고, 그것은 곧 영혼을 돌보는 독서였습니다.

우리를 영혼으로 이끄는 것, 그것은 진정한 자기, 제 영혼에 닿고자 애쓰는 지적 탐구가 그 출발점이라는 것을 일러주었던 에티.

기회가 된다면 꼭 읽어보려 합니다.

책을 읽고 난 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멈춤'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무엇인가 움켜쥐고 있는 것을 내려놓는 것, 침묵하는 것, 귀를 기울이는 것, 자기 안에 오랫동안 억눌렸던 것을 풀어놓고 화해하는 것.

정신을 가다듬고 나의 참된 정체성을 찾으려는 의지, 고요함 속에서 나의 고집을 내려놓는 것, 삶의 속도를 늦추고 생명의 리듬을 회복하는 것, 무절제한 소비를 줄이고 정도와 중심을 추구하는 것, 고통 속에서도 사랑을 실천하는 것, 이 모든 '멈출 것'이야말로 우리의 기본권이며, 건강한 삶을 위한 필수 조건임을.

바로 이는 수도원이 우리에게 권한 것이었고 이제 우리는 실천해야 할 것이었습니다.

또한 『독서의 역사』 책을 쓴 알베르토 망구엘이

"독서는 숨 쉬는 행위만큼이나 필수적인 기능이며, 우리 자신이 어떤 존재이고, 또 어디쯤 서 있는지를 살피려고, 또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를 읽기 위해 독서를 하는 것이다"

말한 것처럼 우리 존재의 근원인 영성을 잊어버리지 않고 자각하기 위해선 '독서'가 필요함을.

덕분에 진정한 독서의 의미를 새기게 되었습니다.

사색의 새로운 이름 '묵상독서'.

저도 이와 걸맞은 책들을 집어 들고 묵묵히 나아가 볼까 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