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에 대하여 - 삶은 비운 후 비로소 시작된다
토마스 무어 지음, 박미경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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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채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일로 하루를 빽빽이 채우고,

쓰지도 않을 물건으로 집을 가득 채우고,

마음을 온갖 생각들로, 말들로, 감정들로, 욕망들로, 관계들로,... 채우는데...

그렇게 채우면 풍요롭고 뿌듯할 텐데...

왜 허무함을 느끼는 걸까...?!


이에 대해 전 세계 수백만 독자에게 사랑받았던 작가이자 심리치료사인 '토마스 무어'가 

현대인이 끝없이 채우려 애쓰면서도 허무함을 느끼는 이유를 파고들며

'공허'를 결핍이 아닌 '충만의 시작'으로 제시한다고 하였습니다.


공허의 충만함이란...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았기에 더 이 책이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그 의미가 무엇인지 차근히 이해해 보려 합니다.


나를 채우려고 애쓰지 않아도 괜찮은

텅 빈 것들의 지혜, 고요한 것들의 힘


공허에 대하여


책은 공허에 관한 전통적 이야기와 생각을 담고 있었습니다.

불교의 '무(無)', 노자의 '무위', 기독교의 '케노시스' 등 동서양의 사상과 일상의 일화를 엮어 침묵과 공백의 힘을,

반지 없는 손가락, 화살 없는 활, 텅 빈 좌석 같은 상징적 이야기들을 통해 공허가 삶에 불어넣는 자유를 그려내며, 채움보다 비움을 통해 삶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마음을,

그렇게 저자는


우리는 공허의 진가를 인정하고 일상적 경험으로 삼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러면 삶이 바쁘게 돌아갈 때도 마음의 평화와 위안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지나치게 많은 일을 벌이거나 과도하게 생각하고 느끼려는 경향을 균형 있게 조절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공허를 포함하면 일상생활에서 엄청난 해방감을 누릴 수 있습니다. 나는 이것이야말로 삶의 의미를 찾는 가장 중요한 관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대 사회는 공허의 가치를 이해하지 못한 채, 삶의 모든 순간을 활동이나 설명이나 목적으로 채우려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압박에 맞서야 합니다. 먼저, 과도한 활동을 부추기는 주변의 유혹을 뿌리치세요. 그런 다음, 일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둘 때 찾아오는 평온을 즐기세요. - page 18 ~ 19


공허가 전하는 충만한 위로를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도덕경》의 '바큇살' 이야기를 듣고 그 의미를 비로소 이해하기 시작했었습니다.


바큇살 서른 개를 꿰는데

가운데가 비어 있어야 바퀴가 굴러가네.

흙으로 그릇을 빚는데

속이 비어 있어야 그릇으로 쓸모가 있네.

문과 창문을 뚫어 방을 만드는데

이러한 구멍이 있어야 살기에 적합하네.

그러므로 있어서 이로운 이유는 빈 부분의 쓸모 때문이네.

노자, 《도덕경》


삶을 온갖 것들로 가득 채우면

새로운 발견을 할 수도 없고

놀라움과 깨달음도 드물며

삶을 더 풍요롭고 다채롭게 해줄 방법을 익히지 못하기에

'비어 있음'이야말로 진정한 충만함과 자유의 출발점이라는 것을 이제서야 저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인상적이었던 건 '자연스러움을 배우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일상적인 대화를 나눌 때 누가

"어떻게 지내세요?"

라고 물으면, 굳이 좋은 인상을 주거나 동정을 얻으려 하는데...

이에 대해서


결과를 통제하거나 좋은 이미지를 구축하려 애쓸 필요도 없습니다. 이런 간섭을 떨쳐버리고 그냥 있는 그대로 말하세요. 별 뜻 없이 상투적으로 내뱉는 말도 피하면 좋습니다.

"대체로 잘 지냅니다. 다만 요즘 일이 너무 많아서 피곤하고 세계정세 때문에 슬프다는 것만 빼면요."

감정을 분명히 드러내는 '피곤하다', '슬프다'라는 형용사에 주목하세요. 여기에선 이 두 단어를 복잡하게, 혹은 혼란스럽게 하는 요소가 없습니다. 다른 의도대로 보이려고 친구를 조종하지 않습니다. 그저 지금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 솔직하게 드러냅니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공허는 어디에 있을까요? 바로 조작과 불필요한 복잡함이 빠져 있다는 점입니다. 친구는 당신의 말을 믿을 수 있습니다. 상호작용에서 흔히 보이는 교묘한 속임수와 통제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친구는 실제로 당신의 말에서 공허를 감지할 수 있으며, 그 공허는 신선하고 신뢰감을 줍니다. - page 66 ~ 67


그동안 너무 힘을 주고 살아 힘겨웠을 제 자신에게 

느끼는 대로, 의도한 대로 말할 것

나머지는 공허한 상태로 둘 것

다짐하고 또 다짐해 봅니다.


치열한 경쟁 속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 긴장감은 팽팽한 줄이 되어 스트레스로 쌓이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한순간 툭!

한꺼번에 '번아웃' 상태가 되어 자신을 잃어버리기 전에

잠시 숨 한 번 크게 쉬고 공허에 귀를 기울여볼 것을,

그렇게 자신을 다독이며 살아갈 것을 저자로부터 배우게 되었습니다.

이제 저도 잠시 명상을 통해 내 안에 작은 틈을 만들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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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깃든 산 이야기 이판사판
아사다 지로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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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일본과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히트를 기록했던 영화 <파이란>을 통해 이름이 널리 알려진, 그윽한 감동의 소설 『철도원』의 작가

 '아사다 지로'

그의 소설은 한번 손에 잡게 되면 끝까지 읽게 만드는 힘이 있는데...


이번에 '아사다 소설의 원점'이라는 이 소설.

이미 일본에서 최초로 쓴 미타케산 이야기는 2006년에 발표한 『슬프고 무섭고 아련한』에 「붉은 끈」과 「여우귀신 이야기」를 실었었고


"옛날의 미타케산 등산은 단순한 산행이 아니라 신을 참배하러 가는 여정이었습니다. 산에 올라 참배하려는 사람들이 묵을 숙소는 기도사(신자를 안내하고 숙박 등을 돌보는 신직)가 제공해 주었죠. 그래서 어머니의 친정집에는 수십 명이 한꺼번에 묵을 수 있을 정도로 큰 방이 있었어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매년 여름과 겨울을 그곳에서 보냈습니다. 그때 어머니의 언니인 이모가 밤마다 잠자리 이야기를 들려줬는데, 요상하고 기묘한 이야기가 많았지요. 지나치게 넓은 방에서 듣는 괴담 이야기는 정말 무서웠어요. 평소 도쿄 시내에 사는 아이에게 낡고 큰 저택만큼 무서운 것은 없으니까요(웃음). 하지만 저는 그런 신비한 이야기들을 정말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기억을 바탕으로 단편 몇 편을 써서 호평을 받았는데, 관련 작품이 여러 문고에 분산되어 수록되어 있었지요. 미타케산 관련 소설들을 모두 한 권으로 묶는 것은 제 꿈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한 권으로 묶어 다시 한 번 집필을 추가하여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산이 흔들리다」와 「긴 후기 혹은 하늘로 돌아가신 여러 사람의 이야기」라는 제목의 신작 2편을 새롭게 집필하고 

2024년에 『완본 신이 깃든 산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출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작가가 어린 시절 미타케산에서 들었던 괴담이 바로 그의  소설의 원점이었다는 사실에 더 흥미로웠던 이 소설.

어떤 이야기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을지...

바로 책장을 펼쳐보았습니다.


"미타케산에서의 생활이 없었다면 소설가가 되지 못했을 것"

거장 아사다 지로가 들려주는 애틋하고 무서운 이야기


신이 깃든 산 이야기


도쿄 서쪽 가장자리에 위치한 오쿠타마에는 태곳적부터 신을 모셔온 영산 '미타케산'이 있습니다.

이곳 산속에 있는 신관저택이 실제 아사다 지로 어머니의 친정집이라 합니다.

밤마다 이모가 들려주는 괴담 같은 잠자리 옛날이야기는 소년 아사다 지로의 상상력을 강하게 키웠고

그 이야기를 각색해 총 11개의 이야기가 한 권에 담겨 있었는데...


'괴담'이라 하면 무서울 거란 제 생각과는 달리 아련하고 안타까웠던...

이야기가 하나씩 끝날 때쯤이면 작게나마 안녕을 빌어주곤 하였었습니다.

이모가 그에게 들려주었던 것처럼 작가는 우리에게도 그때의 그 시공간을 그려주었기에 더 몰입하면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다 읽고 나면 이 한마디가 절로 나오곤 하였습니다.

"재미있다!"


첫 이야기였던 <붉은 끈>은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이야기였습니다.


"밤늦게 죄송합니다만, 방이 있습니까, 하고 남자가 물었어. 첫눈에도 심상치 않았지. 케이블카도 없던 시절에 한겨울 밤길을 올라왔다는 것도 의아했지만, 두 사람의 손목이 여자의 오비 끈에 묶여서 연결되어 있었거든맺어질 운명을 타고난 남녀는 태어날 때부터 눈에 보이지 않는 붉은 실로 새끼손가락이 연결되어 있다는 속설 때문에, 현세에 사랑을 이루지 못한 남녀가 내세에서 맺어지기를 바라며 붉은 실로 서로의 몸을 연결하고 동반자살하는 사건이 가끔 일어난다. 그 새빨간 끈 색깔이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이 난단다. 나는 무서워서 할아버지를 부르러 안으로 들어갔지." - page 10


운명의 붉은 실은 


붉은 색의 실이 사람 간, 특히 연정을 품은 두 남녀간의 인연을 이어 준다는 중국의 설화와, 여기에서 유래되어 동아시아에서 널리 믿어지고 있는 미신적 문화요소를 가리킨다. _ 나무위키


익히 알려진 이야기였기에...

그 끝은 이미 알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안타까웠던......

'로미오와 줄리엣'과도 같았던 이들의 이야기는 심금을 울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소녀에게 빙의한 여우귀신과 신통력을 가진 증조부의 공방전이 그려진 <여우귀신 이야기>에서의 참회의 독백같은 이야기..


"그땐 그랬어. 어린아이의 목숨은 가벼운 정도가 아니라 이제는 괜찮겠다 싶은 나이가 되기 전까지 온전한 인간으로 쳐주지 않았던 게 아닐까. 아기는 귀엽지만 언제 또 감기가 더치거나 배앓이가 심해져서 죽어버릴지 모르니까 개나 고양이 대하듯이 귀엽게 키운 게 아닐까 싶어. 안 그러면 잇달아 자식을 여읜 부모는 견딜 수 없을 테니까. 그러니까 너희는 아직 인간이 아닌 거지." - page 76


빙의되었던 '가나'라는 소녀...

불쌍하다고 생각되지만 해줄 수 있는 일이 없었던...

그땐 그랬다는 말이 참으로 울렸습니다.


인상적인 이야기를 꼽아보자면 편집자도 꼽았던 <산이 흔들리다>였습니다.

시기는 다이쇼 12년의 관동대지진


"천재지변이니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실은 매우 심각한 사태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진의 혼란을 틈타 불령선인이 폭동을 일으켜 여기저기 불을 지르고 폭탄을 던지고 우물에 독약을 탄다는 겁니다." - page 362


'불령선인'이란 일본으로부터 독립을 원하는 조선인을 뜻하였고

불순분자 가운데 일부는 미타케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유언비어가 퍼져나갔을 때

이타루의 외침이


"천재지변은 어느 누구의 탓도 아니가 때문입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탓으로 돌리지 않으면 분이 풀리지 않겠죠. 신령님 탓이라고 한다면 신사가 불타더라도 어쩔 수 없겠지요." 

...

"조선인 탓으로 돌리느니 차라리 신령님 탓으로 돌리는 게 낫습니다. 아닙니까!" - page 367 ~ 368


"그건 아니지, 키쿠 짱. 오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야. 의심하는 것부터가 잘못이라는 거야. 그러니 이런 일을 해서는 안 돼. 그리고 누가 들어주지 않아도 나는 말해야 해." - page 372


"이보시오. 잘 좀 생각해보시오. 이 흑색선전은 너무 악질적이란 말입니다. 진리는 인원의 많고 적음에 달린 게 아니요. 자기 자신에게 물어서 판단해야 합니다." - page 374


소신 있는 이 발언이.

아니, 작가의 역사인식에 대한 면모를 엿볼 수 있었는데...

그가 참 대단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신이 깃든 산 이야기』에 나오는 신관 할아버지나 이모는 엄청나게 늙으신 분으로 읽히지만, 실제 나이는 지금의 저보다 젊어요. 노인도, 세상도, 많이 변했습니다. 하지만 신의 영역으로서의 산의 존재 방식을 바꾸어서는 안 돼요. 함부로 나무를 베어서는 안 됩니다. 인간은 자연과 함께 살아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산에 신이 깃들어 있다는 관념은 앞으로도 계속 지켜나가야 할, 대체할 수 없는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아사다 지로의 이 말을 끝으로 저도 책을 덮어봅니다.


신이 깃든 산은 아무 일 없이 깊어갔다. - page 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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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과 영감을 더하는 전국 문구점 도감 - 문구인이 사랑하는 전국 문구소품샵 35곳
모두의 도감 편집부 지음 / 모두의도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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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가 어릴 적만 하더라도...

학교 앞에 '문구점'이 있었습니다.

등교하기 전에도, 하교하고 난 뒤에도 친구와 들려서 먹을 것도 사고 사고 싶은 물건이 팔렸나 확인하고...

그곳은 친구들과의 만남의 장소였고 나중에 커서 문방구 주인이 되는 꿈도 꾸었던 곳이었고...

어릴 적 꿈이 가득했던 곳.

하지만...


이제는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학교 앞의 문구점은 사라졌고

우리 아이에게는 '다이소'가 존재하게 되었으니...

어쩌면 닮은 듯하지만 왜 그런지...

정감은 가지 않는 듯합니다만...


아무튼!

이런 추억이 있기에 이 책을 보자마자 눈길이 사로잡히고 말았습니다.

전국에 존재하는 문구점.

나중엔 이 책과 함께 찾아다니는 재미가 더해지겠죠?!

곳곳의 매력적인 문구점을 향한 여정을 시작해 보려 합니다.


보는 것만으로 즐거워지는

디자인 문구의 무한한 세계!


취향과 영감을 더하는 전국 문구점 도감

서울부터 대구, 김해, 제주까지

우리나라 곳곳에 위치한 감성 넘치는 35곳의 문구점의 공간과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이곳에 있는 문구는 단순히 필기와 기록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나의 삶을 표현하고 일상을 추억하도록 돕는 도구로써의 가치를 지니고 있었고 문구점은 그러한 영감의 공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책은 우리에게 유명한 문구점에 무작정 찾아가는 것도 좋지만, 나에게 필요한 공간을 찾아 방문해 보는 것을 제안했는데... 


문구점에도 이렇게나 매력적일 수 있을까...!

알록달록하고 밝은 분위기로 기분을 좋아지게 하는 '페이퍼롤러'

귀엽고 아기자기한 문구로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미도리작업실'

감각적인 큐레이션으로 영감을 더하는 '포인트오브뷰'

여행자의 마음으로 일상을 기록하게 돕는 '페이퍼보이스튜디오'

등 문구는 인테리어로써도 손색이 없었고 이런 작은 디테일이 만들어낸 감동은 저마다의 감성을 자극하기 충분하였습니다.


그중에서도 제 눈길을 사로잡았던 두 곳을 소개해 보자면...!

푸른 잔디밭 운동장이 아름다운 제주 세화초등학교 옆,

"No! 큰 기대, Yes! 작은 즐거움"

을 외치며 작은 문구류들과 제주 기념품을 소개하는 '여름문구사'

크고 화려하진 않을지라도 일상에 지쳤을 때 피식 웃게 하고 잔잔한 행복을 주는 물건들이 가득하다고 하였습니다.

특히나 크레파스와 사인펜으로 적은 메모들은 때로는 감성적이고, 때로는 친근하게 다가오는데...

저처럼 문구점에 대한 추억에 젖어들고 싶은 분들에겐 감히 추천해 보고 싶은 곳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리고 김해에 위치한 '종이 상점 W.I.Y.P?'

'What is your page(paper)?'의 약자로 종이와 함께 기록하고 창작하는 아날로그적인 경험을 제안하는 문구점입니다.

이곳은 다양한 문구류를 소개하기보다 오직 '종이'에 집중할 수 있도록 꾸린 공간인데

특히 나만의 '오운 노트 own note'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종이로 가득한, 종이와 함께하는 삶을 경험하고 싶다면 이곳에서 종이의 세계를 탐험해보는 건 어떨지.

(개인적으로는 이번에 영화 <어쩔수가없다>가 떠올랐던...?!)


연필, 볼펜, 마스킹테이프, 엽서, 스티커뿐 아니라 문구를 보관하고 사용하기 위한 작은 물건들까지.

문구의 종류만큼이나 무궁무진했던 문구점들.

아직도 미쳐 발견하지 못한 문구점들은 어떤 이야기들을 들려줄지 너무나 궁금했습니다.

이번 주말에 아이와 함께 문구점 탐방을 한 번 해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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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알로하 하와이 - 스무 번의 하와이, 천천히 느리게 머무는 곳
박성혜 지음 / 푸른향기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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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하와이'라 하면...

태평양의 낙원이라고도 하고

많은 이들에게 지상 낙원, 신혼여행지, 가족여행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이곳.

하지만 이보다 더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고 하니...

아직 가보지 않아 더 궁금한 하와이로의 여행을 떠나보고자 합니다.

누구에게나 한 번쯤, 여행이 필요한 순간

우리에게 찾아올 해피 알로하!

바다, 바람, 사람, 그리고

나를 찾아 떠나는 스무 번의 하와이 여행

해피 알로하 하와이

"하와이는 여행자들에게는 삶의 작은 쉼표 하나를 찍는 곳이자,

누군가에게는 삶의 터전이다. 하와이가 '작은 고향'이라는 뜻을 가진 것처럼."

저자가 하와이와 연이 닿게 된 건 오스트리아 어딘가에서 프라하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만난 한국인 중년 부부로부터였습니다.

60대쯤으로 보인 부부는 프라하에서 우연히 세 번 마주하게 되었고 이쯤 되니 프라하의 연인이라기보다 프라하의 인연이 되었던!

그래서 가볍게 맥주 한 잔을 하면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다 부부가 건넨 말

"하와이는 인생에서 한 번쯤 꼭 가봐야 해요"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하와이의 'ㅎ'도 관심이 없었는데 동유럽 여행 후 한국에 돌아와 다음 여행지를 고민하던 중 하와이만 가기엔 아쉬움이 클 거 같아 미국 서부까지 더해 여행을 계획하게 됩니다.

'하와이 여행 6일이면 충분하겠지'

라고 여겼던 하와이 여행은 여행을 마치고 일 년 뒤 한 달이라는 조금 더 여유 있는 일정으로 다시 찾게 되고

친구와, 가족과, 부모님, 모임, 회사 직원과도 나누게 되고

그렇게 10년 동안 스무 번의 하와이 여행을 했다는 저자.

이제는 태어나고 자란 고향, 경북 칠곡군 왜관보다 더 친근한 장소가 되었다는 '하와이'

그 매력을 저자는 책을 통해 낱낱이 밝혀주고 있었습니다.

Hey Honolulu, we're going to happy Hawaiii. - 'Happy Hawaii', ABBA

헤이 호놀룰루, 우리는 행복한 하와이로 떠납니다 - '해피 하와이', 아바

저에게 하와이는 그저 '해변'만을 떠올리곤 했었는데...

다민족, 다국적으로 이뤄진 사람들이

무지개처럼 서로 다른 색이 하나로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만들어 내듯

조화를 이루며 아름답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와이를 'Rainbow State'라고도 불린다고 합니다.

-원주민들의 속설에 따르면 하와이 여행 중 무지개를 보면, 다시 하와이 여행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꼭 한번은 무지개를 만나기 바랍니다.

E lei kau, e lei ho'oilo i ke aloha

사랑은 여름부터 겨울까지 꽃목걸이처럼 걸려 있습니다.

하와이를 방문한 이들에게 건네주는, 하와이어로 '목에 건다'라는 뜻을 가진 꽃목걸이 '레이(Lei)'

단순히 꽃다발을 건네는 게 아니라 꽃으로 목걸이를 만들고 상대의 목에 걸어주면서 마음을 나누는 이 전통.

여기서 잠깐!

정성 가득 담아 만든 레이는 쓰레기통에 버리지 않는 것이 관례이기에 대신 와이키키 안에 있는 동상이나 나무에 살짝 걸어두길.

모든 게 다시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말입니다.

Aloha Aku, Aloha Mai

모든 사람과 모든 것을 사랑하라.

하와이에도 집이 없는 사람들, 홈리스가 있다고 합니다.

그중에서도 여기 항상 같은 자리에 똑같은 옷차림을 하고 라면 상자의 한 면을 찢은 것 같은 종이에 'Smile'이라 쓴 후 사람들을 향해 들고 서 있는 한 홈리스가 있었습니다.

정작 본인은 웃지 않지만 Smile이라고 적인 종이를 들고 있는 그.

그러다 누군가 운전자가 운전자석 창문 사이로 인사를 건네고 손을 맞잡으며 밥값을 건네주었고 스마일맨은 그날 새하얀 치아가 보이게 됩니다.

그 이후로도 매일 그 자리를 지키는 스마일맨.

그 의미가 인상적인데...

하와이 도로에는 'STOP'사인이 많다. 언제 어디서라도 보행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잠시 멈춘 후 이동하라는 교통신호이다. 스마일맨을 본 후 그 사인이 그저 잠시 멈추라는 뜻이 아니라, 주변의 사람을 살펴보라는 뜻처럼 느껴졌다. - page 63

언젠가 하와이에 여행을 가게 되어 그를 마주하게 된다면 인사 한 번, 미소 한 번 건네보는 건 어떨까...!


역시나!

하와이라고 하면 '와이키키'를 빼놓을 수 없지 않은가!

누군가에게는 일상의 풍경이겠지만, 여행자에게는 일탈의 설렘이 와이키키 이곳저곳에 묻어 있다. 휴대폰 따위 던져두고 모자 하나 푹 눌러쓰고 나왔을 뿐인데, 기대하지 않았던 풍경을 만났다. 아침에 일찍 일어난 나에게 자연이 선물을 건넨다. 상쾌한 아침 공기가 마음의 활기를 더한다. - page 137

하와이 법에는 비치의 공공 접근은 주민과 여행객, 모두가 공유하는 권리라고 명시되어 있다고 합니다.

누구의 것이 아닌 모두의 것.

그 속에 맞이할 행복한 순간.

와이키키는 우리에게 이 말을 건네곤 하였습니다.

Noho me ja hau'oli.

Be happy.

행복하게 살아가세요.

이 글을 마주했을 때 순간 뭉클! 함이 있었습니다.

바로 먼 타지에서 뿌리를 내려 열심히 살아가는 한국인.

1981년 혈혈단신으로 미국에서 왔다는 할머니.

오아후에 정착한 후 마노아 지역의 한 일본인 집에서 일하기 시작해 식당까지 하면서 매물로 나온 이 땅을 온전히 자기의 것으로 만들기까지 3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는데...

카일루아 비치의 고운 모래보다 농장의 거칠지만, 순수한 흙더미가 마음에 깊은 울림을 냈다. 척박한 땅을 일구어 황금을 만들어 낸 할머니와 가족들. 검게 그을린 그들의 얼굴 위로 굵은 땀방울이 흘러내린다. 부지런함과 성실함이 만들어 낸 한국인의 긍지가 와이아나에 솔솔 불어온다.

농사는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라는데, 우애 깊은 이들 갖고의 마음이, 농장의 생물을 대하는 가족들의 손길이 결국 이 땅의 근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page 151

폴리네시안의 춤으로 하와이어로 '춤추다'라는 뜻인 '훌라(Hula)'

전해지는 이야기를 보면 문자가 없었던 고대 하와이안들이 자신들의 역사, 문화, 전통 등을 보존하기 위해 노래와 리듬에 맞춰 수화 같은 손동작과 몸짓으로 표현했다고 하는데...

잔걸음으로 가볍게 움직이면서 천천히 곡선을 그리는 그 춤 선이 우리에게 손짓하는 것 같습니다.

If lost, return to Hawaii

길을 잃으면 하와이로 돌아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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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석의 한국사 한 권 - 한 줄 코드로 재밌게 읽고 평생 기억하는
서경석 지음, 염명훈 감수 / 창비교육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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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처음 인사드립니다. '한국사 이야기꾼' 서경석입니다."


'육사 수석 입학', '서울대 졸업'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수능이라 불리는 '공인중개사 시험 합격', '방송인 최초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만점'이라는 타이틀로 유명한 박학다식의 대명사 '서경석'

그는 오래전부터 각종 매체를 통해 우리 역사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드러냈었는데...!

2024년 '한국사 이야기꾼'이라는 오랜 꿈에 본격적인 도전을 알리며 자신의 유튜브 채널 「그래서경석」에 독창적인 스토리텔링과 재치를 담은 한국사 영상을 올려 큰 호응을 얻었고

이번에 그가 그간의 노력과 노하우를 이 한 권에 압축하였다고 하였습니다.


우리의 역사를 알아야 하는 건 당연한데...

방대한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을 외우는 게 어렵기만 합니다.

이해를 바탕으로 보다 쉽고 재밌게 외울 수 있는 비법.

그의 수년간의 노력과 노하우에 죄송하지만 숟가락 하나 얹어보려 합니다.


유쾌한 한국사 이야기꾼 서경석이 들려주는

세상에서 제일 쉬운 한국사


서경석의 한국사 한 권


선사 시대부터 현대까지 한국인이라면 
꼭 알아야 할 주요 사건들을 중심으로 
사전이나 자료를 따로 찾아보지 안항도 될 만큼 
친절하고 재밌는 설명으로
한 번만 읽어도 평생 머릿속에 남는 특별 코너 
한 줄 코드가 수록되어 있어
감히 말하지만 이 한 권으로 한국사 전체를 머릿속에 각인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우리의 교과서가 되었더라면...

역사 배우는 걸 싫어하지 않았을 텐데......

덕분에 우리의 역사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저도 다시 공부가 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이 책을 들고 국립중앙박물관에 가 몸소 역사를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아무래도 이 책의 매력은 '한 줄 코드'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쩜 이렇게도 기발하시지?!!

읽으면서 점점 그가 또 어떻게 한 줄로 정리했을지가 너무 기대되었는데...

예를 들어보자면

고려-거란 전쟁에서는 「소양강 처녀」 대신 서양강 장군을 기억하세요!

감찬


박해부터 척화비 건립까지 순서는 이렇게 외워 봅시다!

박해인박해너럴셔먼호사건가 인양요이 페르트도굴사건미양요 화비건립한다

한 줄 코드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연도를 외우는 방법이 좋았습니다.


임진왜란은 조선의 전기와 후기를 가르는 중요한 사건입니다. 임진왜란이 일어난 해인 1592년은 꼭 알아 두시면 좋습니다. "왜적들이 쳐들어왔는데, 이러고 있(일오구이)을 수 없다!"로 기억하면 절대 잊지 않으실 거예요. 그렇다고 가만히 '이러고 있'을 수 없었던 우리가 왜구의 침입에 어떻게 대처했는지, 임진왜란의 전개 과정을 크게 여섯 개의 키워드로 나누어 살펴보겠습니다. - page 158


근대로 넘어와서는 주요 사건의 연도 외우는 법


이야기는 참여 정부라고 불리는 노무현 정부를 끝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비록 책은 여기서 끝이 났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는 우리의 역사.

그래서 그는 


어쩌면 지금 여러분이 계시는 그곳이 역사 현장이고, 우리가 찬란한 역사의 주인공이라고요. 혹시 모르죠. 언젠가 이 책의 다음 쪽에는 여러분이 이야기가 담길지도요. 그러니 열심히 오늘을 살아가시는 여러분이 역사의 주인이라는 걸 언제나 잊지 않길 바라요. 저도 '한국사 이야기꾼'으로서 앞으로 더 정진해 나가겠습니다! - page 303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


고 했습니다.

저도 이번 광복 80주년을 맞이하면서 알게 되었던, 책 속에서도 언급되었던 날

1910년 8월 22일

바로 우리가 일제의 침략 앞에 맥없이 무릎을 꿇고 나라를 빼앗겼던 날이었습니다.

'경술국치'

치욕스럽지만 우리 조상들은 대일 항쟁을 통해 빼앗긴 나라를 되찾고 마침내 국민이 주인이 된 대한민국을 일으킨 원동력으로 발전하게 되는데...

이러한 역사가 반복하지 않기 위해선 잊지 말아야 함에...!

이렇게 하나하나 또다시 배우며 대한민국의 국민임을 자랑스레 여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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