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일 밤의 클래식 - 하루의 끝에 차분히 듣는 아름다운 고전음악 한 곡 Collect 2
김태용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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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콕생활이 시작되면서 나만의 리듬을 만들고자 하루에 규칙적으로 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우선 아이들이 집에 있으니 세 끼를 책임지는 것.

단 몇 분이라도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


사실 계획표처럼 되지는 않습니다.

어떤 날은 금세 지쳐서 모든 걸 내려놓을 때가 있는가하면 어떤 날은 에너지가 넘쳐 다음날 할 일을 당겨서 하는 등...


불규칙하지만 딱 하나!

습관을 만들고자 하는 게 있습니다.

1일 1지식 쌓기!


요즘들어 서점가에 '1일 1 ○○'의 책들을 볼 수 있습니다.

부담스럽지도 않고 하루에 하나씩.

교양도 쌓고, 습관도 생기고 나름 재미가 쏠쏠한게 이 맛에 하루의 마무리를 하곤 합니다.


이번에 만난 책도 부담스럽지 않게, 관심만 있었던, 사실 다가가기엔 아직은 먼 '클래식'에 도전을 해보고자 합니다.


90일 동안

당신의 밤을 풍성하게 만들어줄

음악 이야기가 찾아갑니다!


90일 밤의 클래식

 


책을 받아드는 순간!

어린 시절 이어폰으로 라디오를 찾아듣던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학교와 학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함께한 'DJ'.

그들의 선곡에 마냥 마음을 담아 오늘 하루를 수고한 나에게 주는 선물을 주었었는데 이 책 역시도 나의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는 '밤'에 찾아왔었습니다.

괜스레 설레였다고 하면 아줌마일까요......


아무튼 책장을 펼쳐보았습니다.

 

1일 1클래식의 목록이 보였습니다.

'체크박스'가 있지만 소심해서 차마 체크는 하지 못하고 책갈피만 고스란히 끼우는 나......

왠지 하나씩 박스가 채워질때마다 뿌듯한 성취감이 밀려올 듯 합니다.

​책은 친절하게도 클래식 음악 '용어'가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사실 '클래식'은 서양 전통 음악이기에 그 용어들이 다소 어려운 점이 있었는데 간략한 설명을 읽다보니 그 흐름은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젠 깜깜한 밤이 되었습니다.

저도 이젠 주부로, 엄마로써의 일이 마무리되고 있었습니다.

살며시 책을 집어들고 오늘의 클래식을 찾아봅니다.


저는 오늘의 클래식의 이야기를 듣기 전 QR코드를 먼저 찍었습니다.

그러면 오늘의 클래식이 흘러나오게 됩니다.

먼저 아무런 정보없이 음악에 귀를 기울여보았습니다.

음악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에 그냥 제 느낌을 실어봅니다.

그리고 책에서 전하는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읽으면서 한 번 더 음악을 감상하게 되면 비로소 내 것이 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이렇게 활용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클래식이라 하면 '바흐', '비발디',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하이든',...

아는 사람이 나오면 괜스레 반갑고 어깨가 으쓱하기도 하지만 이름은 잘 모르지만 음악을 들어보면 '아!'하고 감탄할만큼 친숙한 음악을 작곡한 이들의 이야기도 있기에 이참에 새로운 교양도 쌓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이 좋았던 점은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밤'에 '클래식'을 듣고 있으면 어느새 아이들도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아직은 아이에게 이 작곡가는 누구이며, 이 곡이 어떤 의미라는 것을 이야기하기엔 어려서 그저 들려주기만 했는데도 자신의 감정을 몸소 말하거나 몸으로 표현하면서 자연스레 '클래식'이란 장르에 다가갈 수 있었다는 점에서 너무나 좋았습니다.

아니, 이제는 아이가 먼저

"엄마! 오늘은 왜 음악 안 들어?"

라며 ​재촉하는 모습에 그만 저만의 시간이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되어버렸습니다.

때론 노래의 가사로 '위안'을 받곤 합니다.

하지만 음들이 전하는 이야기를 가만히 듣노라면 그 역시도 또다른 '위안'을 선사하는 것 같습니다.


무수히 많은 정보와 떠들어대는 미디어 속에서 클래식에 귀를 기울이면 귀도, 마음도 한결 편안해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어떤 음악이 저를 반길지......

그 어떤 말보다 큰 위로를 선사해 준 클래식을 다른 이들에게도 선물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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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일지 - 책 읽어드립니다, 김구 선생의 독립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김구 지음 / 스타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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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설민석 선생님의 강의로 알고 있었습니다.

아니, 그 전에도 알고는 있었습니다.

수능에서 필수이기에 핵심만 쏙! 쏙! 외웠었습니다.


'언젠간 읽겠지......'

하던 생각이 어느새 10년이 훌쩍 넘겨버렸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큰 맘 먹고 읽게 되었습니다.


"네 소원이 무엇이냐?"고 하느님이 물으시면,

"내 소원은 대한 독립이오, 우리나라의 독립이오,

나의 소원은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독립이오."라고 대답할 것이다.


백범일지

 


그의 어린 시절.

용감했다고 해야할지 맹랑했다고 해야할지 남들과는 다른 비범함이 있었습니다.

이 생원 댁의 아이들이 '이놈 해주놈 때려주자'고 작당하기에 분한 마음에 큰 식칼을 가지고 찔러죽일 생각을 했던 아이.

엿이 먹고 싶어 아버지의 성한 숟가락을 헌 숟갈로 만들어 엿으로 바꿔먹은 아이.

떡이 먹고 싶어 아버지께서 아랫목 이불 속에 고이넣어둔 엽전을 목에 걸고 천연덕스럽게 거리를 나선 아이.

'김창수'란 아이는 나중에 '김구' 선생이 되어 독립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설립하게 됩니다.


그의 인생에서 첫 번째 중요한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고산림'이라는 의기 있는 학자.

그의 이 말은 저에게도 의미를 부여하게 했습니다.


"사람이 제 자신을 알기가 쉬운 일이 아니거든 하물며 남의 일을 어찌 알겠는가. 그러므로 내가 그대의 장래를 판단할 능력은 없으나, 한 가지 그대에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네. 그것은 성현을 목표로 하고 성현의 발자취를 따르는 것이네, 힘써 가더라도 성현의 지경에 이르는 자도 있고 못 미치는 자도 있을 것이네. 기왕에 그대가 마음 좋은 사람이 될 뜻을 가졌으니 몇 번 길을 잘못 들더라도 본심만 변치 말고 고치고 나아가고 또 고쳐 나아가면 목적지에 도달할 날이 반드시 있을 것이네. 그러니 괴로워하지 말고 오직 행함에 힘쓰게." - page 63


고 선생은 우리나라의 앞날을 보았던 것일까......

 


결국 우려했던 일은 현실이 되고 김창수는 비통하고 분함을 이기지 못해 나라를 향해 자신의 목숨을 바치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그가 이토록 비범하면서도 정의로울 수 있었던 이유는 당신께서 아무상관이 없는 일이라도 양반이나 강한 사람이 약한 사람을 능멸하는 것을 보시면 참지 못하셨던 아버지를 비롯하여 그의 주변에 있던 영민있고 학식있던 사람들, 그 무엇보다 아들 앞에서 흔들림이 없으셨던 어머니가 있었기에 가능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들이 교도소에 끌려 들어갈 때마다 묵묵히 뒷바라지를 하셨던, 가세가 기울었지만 늘 독립운동가들이 굶주리는 것을 보시며 애통해 하시면서 하나라도 더 먹이고자 애쓰셨던, 며느리를 먼저 보내고 아들과 손주들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셨던 어머니......

그녀의 마지막 유언이 가슴 저미게 다가왔습니다.

 

대한 독립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바쳤던 이들.

영화 <암살>에서 나왔던 '이봉창 의사'와 '윤봉길 의사'의 모습이 자꾸만 겹쳐지면서 눈물이 차올랐습니다.

"제 나이가 이제 서른 한 살입니다. 앞으로 서른한 해를 더 산다하여도 지금까지보다 더 나은 재미는 없을 것입니다. 늙은 테니까요. 인생의 목적이 쾌락이라면 지난 31년 동안에 인생의 쾌락이란 것이 어떤 것인지는 대강 맛보았습니다. 이제부터는 영원한 쾌락을 위해 독립 사업에 몸을 바칠 목적으로 상해에 왔습니다." - page 309 <이봉창의 일황 저격>


"이 시계는 선서식 후에 선생님 말씀대로 6원을 주고 산 시계입니다. 선생님 시계는 2원짜리니 제 것 하고 바꿉시다. 제 시계는 앞으로 한 시간밖에는 쓸 데가 없으니까요."

나는 기념으로 윤 군의 시계를 받고 내 시계를 윤 군에게 주었다.

식자아을 향하여 떠나는 길에 윤 군은 자동차에 앉아서 그가 가지고 있던 돈을 꺼내어 내게 건네주었다.

"왜 돈은 좀 가지면 어떻소?"

"제게 무슨 돈이 필요하겠습니까. 자동차 삯을 주고도 5~6원은 족히 남겠습니다."

이윽고 자동차가 움직였다. 나는 목멘 소리로 말했다.

"후일 지하에서 만납시다." - page 326 <윤봉길 의거와 진상공개>


그들의 피, 땀, 눈물이 하늘에 닿았기 때문일까.

우리의 염원처럼 독립을 이루게 됩니다.

하지만......


나는 대한민국의 자주 독립의 날을 기다려 다시 이 글이 계속되기를 기원하며 지금은 붓을 놓는다.


서울 새문 밖에서 - page 388


아마도 김구 선생이 오늘의 우리에게 전하고자 한 메시지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그의 정신을 이어가고 있는지......

'나' 하나 건사하기도 벅차다고 징징 거렸고 제 모습이 너무나도 한심스럽고 부끄러웠습니다.


왜 '그냥' 아는 것과 '읽고' 아는 것이 다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저 남들이 일러주는 지식으론 머리는 채울 수 있겠지만 마음은 채울 수 없었다는 점을 이번에 『백범일지』를 읽으면서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실 내 '나라'의 소중함을 잊고 살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당연하다고 여긴 것이 맞을지도 모르지만......

누군가에게는 지금의 우리를 희망하였을텐데 정작 우리는 그들의 바램처럼 살아가기보단 더 못한 삶을, 그들이 흘린 피, 땀, 눈물의 의미를 망각하였다는 점에서 너무나 죄송스러웠습니다.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는 것!

너무나도 자랑스러웠습니다.

그리고 다시금 '광복'의 의미를, '주권'의 의미를, 그리고 '대한민국'의 존재를 가슴 깊이 새겨보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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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소녀의 거짓말 - 구드 학교 살인 사건
J.T. 엘리슨 지음, 민지현 옮김 / 위북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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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매혹적인 소녀가 저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이 소설을 읽어줄꺼지?'

라면서 말입니다.


'착한 소녀'가 '거짓말'을?

역설적인 이 두 단어가 이루어낸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스릴러!

소설을 잡는 그 순간.

헤어나올 수 없는 그녀의 마력에 빠져듭니다.


"조심해!

다음에는

네 차례일지도 몰라!"


착한 소녀의 거짓말

 


교정 입구의 높은 철문에 여학생의 시신이 매달려 있었다. 자세히보니 앙상한 겨울나무에 앉은 홍방울새처럼 삐져나온 빨간 실크 스카프가 무참히 꺾인 목에 감겨 있었다. 영광스러운 졸업식을 맞이할 수 없으리라는 것을 알았던 듯 졸업 가운과 색색의 숄을 두르고 있었다. 얇은 가운은 밤새 내린 비에 흠뻑 젖어 몸에 착 달라붙었고, 밑단에 이슬이 맺혀 반짝였다. 땅에서 1.5미터 높이에 떠 있는 다리 언저리에는 새벽안개의 마지막 자락이 감돌고 있었다. - page 9


버지니아의 작은 마을 마치버그의 중심가.

프런트 스트리트는 영재들이 다니는 구드 예비학교가 있습니다.

정문 양쪽엔 담쟁이덩굴로 뒤덮인 3미터나 되는 벽돌담이 교정을 둘러싸고 있는데 그 철문에 신원을 파악할 수 없는, 구드 학교의 교복을 입고 있지만 이 학교 학생인지 확실치 않은 한 시신이 매달려 있었습니다.

기숙사를 빠져나온 학생들의 술렁임.


'누구래? 누구?' - page 10


포드 줄리앤 웨스트헤이븐 학장은 사건 담당 형사들에게 자기는 시신 근처에 간 적도 없으며 누구인지도 모른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 말은 거짓이었습니다.

학장은 당연히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소녀들도 죽은 자의 이름을 중얼거렸습니다.


애쉬.

애쉬.

애쉬. - page 12


소설은 사건을 거슬러 '애쉬'의 등장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구드 학교'

이 학교는 굿걸(good girl)이 되지 못한 소녀들을 위한 학교였지만 점점 명성이 높아지면서 사회적인 제약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삶을 펼치고 싶은 소녀들이 꿈꾸는 학교가 되고 이제는 백악관 고위직, 상원의원, 외교관, 억만장자의 딸들 중 영재들만을 선별하는 굿걸(good girl)들이 다니는 학교가 되었습니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학교.

폐쇄적인 이 학교는 저마다 비밀을 간직하고 있었는데......


'애쉬 칼라일'

키가 크고 마른 금발의 소녀는 어린 시절 자신의 남동생의 죽음, 16세에 자살한 아버지와 그 충격으로 권총 자살을 한 어머니......

참으로 불운하였습니다.

이런 자신의 삶에서 벗어나고자 구드 학교로의 입학을 신청하였고 이례적으로 그녀는 입학하게 됩니다.


하지만 또다시 그녀에게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합니다.

자신이 건넨 캐러멜 초콜릿이 알레르기를 유발하여 사망하게 된 피아노 교수님을 비롯하여 룸메이트 '카밀'의 죽음.

그렇게 하나둘 소녀들이 죽기 시작하면서 구드 학교 소녀들의 비밀이 하나씩 드러나게 되고......



거짓말......


 

소녀들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거짓말'을 하였습니다.

그야말로 굿걸(good girl)이 되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 거짓말이 자신에게 칼날을 겨누는 줄도 모르고 그렇게 죽음에 이르게 되지만......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더 진한 여운이 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건 너를 위해서였어.' - page 550


이 말이 자꾸만 잔인한 비수가 되어 가슴을 찌르곤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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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사람이 왜 위험에 빠지기 쉬운가 - 예화소설 <브리튼 삼국지>와 인간 생태계 관찰을 통한 오류 탈출 <왜 우리는 위험에 빠질까> 시리즈 1
임성수 지음 / 미다스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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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착한 사람들에게 '호구'란 말을 하곤 합니다.


호구

1. 범의 아가리라는 뜻으로, 매우 위태로운 처지나 형편을 이르는 말.

2. 어수룩하여 이용하기 좋은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3. 바둑에서, 바둑돌 석 점이 둘러쏘 한쪽만이 트인 그 속. - 출처 : 표준국어대사전


도대체 왜!

착한 사람들을 나쁜 사람들이 속이고 이용하는지......

그 속내를 들여다보았습니다.


왜 착한 사람들은 위험에 빠지기 쉽고

더 힘들게 사는 경우가 많은가?


착한 사이 왜 위험에 빠지기 쉬운가?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왜 착한 사람이 위험에 더 쉽게 빠지는지에 대해 짧은 설명이 있었습니다.

착한 사람이 위험에 더 쉽게 빠지는 현상은, 마치 자연계에서 일부 꿀벌들이 거미줄에 걸리는 것이 구조적인 현상인 것처럼, 인간계에서 구조적인 현상입니다. 자연계에서 꿀벌들이 거미줄에 걸리는 이유는 거미와 거미줄에 대해서 모르기 때문인데. 이 이유는 그대로 인간계에도 적용됩니다. 자연계에 꿀벌과 거미가 있듯이, 인간계에도 꿀벌혈 인간과 거미형 인간이 있습니다. 세상 경험이 적거나 현실 사건들과 역사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하는 꿀벌형 인간은 거미형 인간에 대해 모를 수 있습니다. 또 꿀벌형 인간과 거미형 인간은 모습으로 구별되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꿀벌형 인간과 거미형 인간 중 누가 거미형 인간이 쳐 놓은 거미줄에 더 잘 걸리겠습니까? - page 7

아......

이 현상이 이렇게 간결하게 설명할 수 있다니!

너무나 놀라웠습니다.

이렇게 저자는 다양한 양식으로 보다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고자 하였습니다.​


 


특히나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가 이 노래에 담겨있다고 하였습니다.

 


이 노래에 대해 악보도 실려 있었고 QR코드로 노래 뮤직 비디오도 감상할 수 있다고하니 읽기 전 잠시 감상의 시간을......


본격적인 이야기는 그의 창작 소설인 『브리튼 삼국지』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오류에 대해 생각하며 그 오류들이 어떤 결과들을 빚어내는지 살펴보는 형식이었습니다.


그리곤 소설 속에서도 조금씩 언급했던 인간 유형과 생태계의 작동 원리, 판단 오류, 생각 틀, 사랑과 행복의 보편적 정의까지의 강연이 시작됩니다.

여기서 저는 소설과 강연의 내용이 중복되어 조금 아쉬움이 남곤 하였습니다.


결국 착한 사람이 위험에 빠지지 않고 착함을 유지하며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이 책은 <왜 우리는 위험에 빠질까> 시리즈의 첫 스타트였습니다.

다음엔 어떤 사람이, 어떤 위험에 빠지는지, 그리고 그 해결책이 어떨지 저자의 To Be Continued에 이어진 <브리튼 삼국지>도 기대가 되었습니다.


참!

마지막에 저자의 <스마일송>을 들으며 모두가 행복해졌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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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간직한 비밀
라라 프레스콧 지음, 오숙은 옮김 / 현암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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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 시대 소비에트 러시아의 금지된 걸작 『닥터 지바고』

그 작품을 반입하기 위한 여성 스파이들의 활약!


『닥터 지바고』에 대해 명성만 들었었고 솔직히 내용은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작품이 금지된 소설이었다니!

그리고 이 작품을 반입하기 위해 CIA까지 개입했다!

이보다 더 짜릿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냉전 시대 소련과 미국을 오가며 풀어낸 이 소설.

러시아 작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걸작 『닥터 지바고』의 반입을 위한 여성들의 활약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우리가 간직한 비밀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들이 들어왔고 내 딸이 차를 내왔다. 남자들은 초대받은 손님처럼 정중하게 차를 받았다. 그러나 그들이 내 책상 서랍 내용물을 바닥에 비우고, 서가의 책들을 한 아름씩 빼내고, 매트리스를 뒤집고, 옷장을 뒤지기 시작하자, 이라는 삐익 소리를 내던 주전자를 스토브에서 내려놓고 찻잔과 접시를 치워서 찬장에 집어넣었다. - page 23


뭐라고 대꾸할 틈도 없이 남자들에게 붙잡혀 끌려온 그녀 '올가 이빈스카야'.

루반카라는 지하 20층이나 되고 크렘린과는 몇 개의 터널로 연결되어 있으며, 터널 하나는 전쟁 중 스탈린을 위해 온갖 사치품까지 구비해놓은 벙커로 동한다는 소문이 있는 그곳에 불려간 올가 앞에 간수가 앉아있습니다.


"내 소개부터 하죠." 그가 미소를 짓고는 삐익 가죽 스치는 소리를 내며 의자에 뒤로 기댔다. "나는 당신을 맡은 보잘것없는 신문관입니다. 차 한 잔 드시겠어요?"

"네."

그는 자리에서 움직이지도 않고 차를 건넸다. "아나톨리 세르게예비치 세묘노프라고 합니다." - page 30


무슨 영문으로 잡혀왔는지 몰랐던 올가에게 세묘노프가 단도직입적으로 묻습니다.


"그자가 쓰고 있는 소설에 관해 말해주시죠. 이런저런 말이 들리더군요."

"이를테면요?"

"말해보세요. 이 『닥터 지바고』가 무엇에 관한 소설입니까?"

"저는 몰라요."

"모른다고요?"

"아직 집필 중인걸요."

"만약 종이와 펜을 주고 잠시 당신 혼자 있게 시간을 준다면, 그러면 그 책에 관해 아는 것이든 모르는 것이든 전부 다 쓸 수 있겠죠. 좋은 생각이죠?" - page 31


사실 보리스는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거부해왔고, 정부의 지침과는 상관없이, 마음 가는 대로 살고 사랑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쓰는 걸 좋아했습니다.

올가와 만나기 전부터 이미 보리스는 그 소설을 쓰고 있었고 이제는 그의 뮤즈가 될 만큼 서로에게 애틋한 사이가 되어버렸습니다.

세묘노프가 자신에게서 어떤 대답을 듣고 싶은지 알지만 그로인해 보리스의 목숨이 위태롭다는 걸 알기에 침묵을 하게 되고 결국 그녀는 수용소로 끌려가 고된 강제 노동을 하게 됩니다.


워싱턴 D.C.의 여느 때와 다름없는 습한 날씨, 포토맥강 위로 답답한 공기가 내려앉은 날이었다. 9월에도 여전히 젖은 천을 덮고 숨쉬는 느낌이어싿. 엄마와 같이 사는 지하 아파트를 나오자마자, 회색 치마를 입고 나온 걸 후회했다. 한 걸음 디딜 때마다 모직이잖아, 모직, 모직 하는 생각밖에 나지 않았다. - page 49


집주인이 집세를 올릴 낌새였기에 이번엔 꼭 취직을 해야하는 '이리나'.

친구의 친구를 통해 타자수 자리에지원을 하게 되고 면접을 보게 된 그녀는 자꾸만 하나씩 꼬이기 시작합니다.

두 명의 여자들과 함께 타자 시험을 보았지만 끝에서 두 번째.

떨어질 걸 알고 있었는데 한 통의 전화 옵니다.


"제가 끝에서 두 번째 아니었나요?" 이렇게 되묻고는 이를 갈았다. 굳이 그렇게까지 내가 별 볼 일 없다는 걸 일깨워줄 필요가 있었나?

"맞습니다."

"그리고 빈자리는 하나뿐이라고 아는데요?" 지금 나는 기를 쓰고 나를 방해하고 있는 건가?

"우리가 본 것이 마음에 들어서요."

"그럼 취직된 건가요?"

"아직은 아닙니다, 성미 급한 아가씨." 그가 말했다. "아니, 타자 속도가 느리니 더 어울리는 별명을 지어줘야 할 것 같군요. 2시에 올 수 있죠?" - page 66


어찌 된 영문인지는 모르지만 타자수로 취직하게 되고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에서 지바고 작전에 투입이 됩니다.

그리고 이리나와 함께 이미 2차 대전에서 맹활약했던 매력 넘치는 여성 스파이 샐리와 냉전 시기 자국에서 출판이 금지당한 러시아의 위대한 작가 파스테르나크의 소설 『닥터 지바고』의 원본을 입수하기 위한 '지바고 작전'이 실행되는데......

과연 그들의 작전은 성공하게 될 것인가......


소설의 주요 인물들은 '여성'이었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남성에 가려질 수밖에 없었던 여성들이 소설 속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자신의 의지로 앞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 당당함에 매료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왜 여자들을 '스파이'로 내세울 수 있었을까?

이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내가 나를 스파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그 일에는 미소 짓고 바보 같은 농담에 웃고 그런 남자들이 말하는 모든 것에 관심 있는 척하는 이상의 기교가 필요했다. 당시엔 그걸 가리키는 이름도 없었지만, 바로 그 첫 번째 파티에서 나는 제비가 되었다. 제비는 천부적인 재능을 이용해 정보를 얻어내는 여자를 가리킨다. 그 재능은 내가 가난했기에 쌓아온 것이었고, 20대에 다듬어져 30대에 와서 꽃을 피웠다. 남자들은 나를 이용한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언제나 그 반대였다. 그들이 이용당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내 능력이었다. - page 102 ~ 103


여성들을 지배 하에 둘 수 있다는 남성들의 기만한 태도.

참 씁쓸하였습니다.


소비에트 러시아를 배경으로 한 '동'의 사건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우리의 지난 모습과도 닮아있었습니다.

예술과 자유사상을 박해하는 국가의 모습.

우리의 80년대 사회 모습이 그려져 더 몰입해서 읽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닥터 지바고』소설이 궁금했습니다.

보리스 파스테르나크가 전하고픈 이야기가 무엇이었을지, 왜 국가는 그의 책 출간을 반대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의 소설을 읽고 다시 『우리가 간직한 비밀』을 읽게 된다면 더 올가의 이야기가 와 닿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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