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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나의 빈센트 - 정여울의 반 고흐 에세이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21세기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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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서 '반 고흐'를 만나게 된 것은 그의 그림 <해바라기> 한 점 때문이었습니다.

좋아하는 꽃이 '해바라기'였는데 어느 날 미술책에서 보게 된 그의 <해바라기>에 매료되어 한동안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그의 작품을 보고난 뒤 그의 이야기가 궁금하였습니다.

읽게 된 책 『반 고흐, 영혼의 편지』는 그야말로 그의 인생에 대해, 작품에 대해 더할나위없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인정을 받지 못하고 가난과 고통 속에서 화가로써의 삶을 살아간 그의 모습.

그런 그를 바라보았던 동생 테오와의 편지는 가끔 꺼내 읽곤 합니다.

잠시나마 그의 열정을 받고 싶어서.

그의 고독을 같이 곱씹고 싶어서.

그래서 그의 작품들로 같이 위로를 받고 싶어서.


그러다 이번에 또다시 그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작가 '정여울'씨가 전한 반 고흐의 이야기.

특히나 정여울 작가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위로를 많이 받기에 그녀와 그의 만남은 저에게 큰 선물로 다가왔습니다.

빈센트 나의 빈센트


역시나 강렬한 노란색이 인상깊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프롤로그>의 제목이 인상깊었습니다.

그 간절함이 찬란한 빛이 될 때까지

또다시 가슴이 설레였습니다.

테오의 편지에서 느꼈던 감정도 새록 떠올랐고 빈센트 반 고흐의 발자취를 따라 떠났다는 그녀의 이야기가 어떨지에 대한 설레임으로 떨리는 손으로 책을 읽어내려갔습니다.


겉표지를 벗겨보면 숨겨져있던 그림, <별이 빛나는 밤에>.

빈센트가 그린 밤하늘은 어둠이 머금고 있는 무수한 표정들을 고요하면서도 열정적으로 보여준다. 그런 밤하늘의 빛깔은 군청색이나 터키블루 같은 특정한 물감의 색이 아니라, '빈센트의 빛'이라고 이름 붙이고 싶은 고유의 색상이다. 빈센트로 인해 나는 밤하늘의 빛이 저 따뜻한 남쪽의 에메랄드빛 바다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더 많이 반짝거릴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도시의 전광판처럼 화려하게 빛나는 번쩍임이 아니라, 밤하늘과 별빛이 어우러져 하모니를 이루는 찰나의 아름다움을 빈센트가 그린 밤하늘에서 발견한다. - page 39 ~ 40

그래서 그의 '밤'은 '따뜻함'이, '역동성'이 느껴졌었나봅니다.

그런데 그런 그가 그린 '별'의 의미가 다음과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에게 별은 그저 다다를 수 없는 이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이 그림에서 별은 꿈틀거리는 손짓처럼, 펄떡이는 동맥처럼 살아있다. 잦은 발작과 자해의 위험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지만 생레미 시절의 빈센트는 그 어느 때보다 '자기답게' 살 수 있었다. - page44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해서 그릴 수 있었던, 그래서 더없이 빛날 수 있었던 저 별이 그의 모습이자 이상이었음이, 제 가슴 속에서도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그의 작품 중에 유독 인상깊은 그림이 있습니다.

<감자 먹는 사람들>

이 그림은 다른 그림들과는 달리 전반적으로 어두운 색상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 당시에도 이 그림에 대해 많은 사람들의 비난과 혹평이 있었다고 합ㄴ다.

이 그림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고 합니다.

희미한 등불 아래 감자와 차 한잔으로 저녁 한 끼를 해결하는 가난한 가족의 모습은 '무엇이 이 세상을 밑바닥에서부터 지탱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다가온다. 하루 종일 밭일에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와 쉴 수 있는 어둡고 초라한 집에서 농부의 가족은 마치 성스러운 의식을 치르듯 저녁을 먹고 있다. 이는 단지 '한 끼의 식사'를 넘어 인류 전체를 지탱해온 소중한 무엇을 담아내고 있는 것 같다. 국경과 언어, 시간과 문화의 장벽을 뛰어넘는 감동은 바로 소박한 저녁 식사가 하루의 유일한 위안이자 휴식인 사람들의 고된 삶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 - page 86 ~ 87

이 가족의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보았습니다.

초라하지만 그래서 더 경건한 이들.

이들이 자신의 손으로, 피땀으로 이뤄낸 한 끼의 식사.

저녁 식사의 의미를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누에넨 공원에는 <감자 먹는 사람들> 동상이 있다고 합니다.

이 동상을 보며 그녀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나는 농부들의 어깨를 하나하나 쓰다듬어보면서 빈센트의 숨결을 느껴보았다. 차가운 청동상을 조심스레 쓰다듬어보니 '인물'을 넘어 '이야기'를 그리려 했던 빈센트의 뜨거운 열정이 생생하게 전달되는 듯했다. - page 89

이 이야기를 읽고나서 잠시 우리의 동상이 떠올랐습니다.

'평화의 소녀상'

우리 역시도 '인물'을 넘어 우리의 아프지만 잊어서는 안될 '역사'를 간직한 이 동상.

이 순간 이 소녀상이 떠오른 것은 우연이었을까......


그가 당대엔 명성을 날리지 못하였지만 후세에 그의 면모가 보일 수 밖에 없는 이유.

<그림을 그린다는 건 영원을 향해 나아가는 것>에서 이야기하였습니다.

불평하지 않고 고통을 견뎌내고, 반감 없이 고통을 직시하는 법을 배우다 보면, 어지럼증을 느끼게 된다고도 했다. 그것은 분명 가능한 일이며, 심지어 그렇게 고통을 견디는 과정 속에서 희미하게나마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고도 고백했다.

절망과 광기가 최고조를 이루었던 아를과 오베르쉬르우아즈 시절에 그린 그림들이 오히려 찬란한 색채와 따스한 열정으로 넘치는 이유를 이제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빈센트는 광기를 단순히 어둠으로 인식한 것이 아니라 어둠 속에서 발견하는 또 하나의 희망의 징조로 인식했던 것이다. - page 140

그렇게 세상이 자신에게 고통과 절망을 주더라도 그 속에서 이 길을 갈 수밖에 없는 간절함, 애절함이 세상을 한 걸음 나아갈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되어 희망으로 변화시킨 그의 열정.

진심으로 본받고 싶었습니다.


그녀를 따라 빈센트의 흔적을 고스란히 밟아가다보니 어느새 그의 무덤 앞에 다다랐습니다.

빈센트는 잿빛으로 얼룩진 생에 자신만의 황금빛과 푸른빛을, 자신만의 하늘빛과 해바라기빛을 가득 채웠다. 우리의 잿빛 인생에 찬란한 영혼의 색채를 부여하는 것이야말로 예술의 임무가 아닌가.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 어둡고 칙칙한 밤거리에서 길 잃은 인생을 구원하는 영원의 빛을 부여하는 것이야말로 예술가의 축복 아닐까?

...

나는 빈센트를 통해 오늘도 배운다. 모두가 칠흑 같은 어둠만을 바라보는 캄캄한 밤중에도, 일부러 쏘아올린 폭죽보다 더 찬란하게 빛나는 별들의 눈부신 축제를 발견해내는 빈센트의 눈을 닮아보자고. 인생이 내게 결코 우호적이지 않을 때조차, 이 세상에서 오직 내게만 보이는 사랑의 빛깔과 형태를 찾아 헤매는 일을 결코 멈추지 말자고. - page 352

책을 덮고 밤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저 어둠 속에서 작디작은 자신의 존재를 밝히는 저 별이 오늘따라 그 무엇보다 더 밝게 보였습니다.

저 별을 잊지 말자고, 제 가슴에 담아 두자고 다짐해 봅니다.


한 화가의 발자취를 따라 가니 어느새 그의 이야기가, 그의 작품이 내 것인마냥 다가왔습니다.

그러다보니 다른 화가들의 발자취도 따라 가고 싶었습니다.

그곳에 가야만 보이는 것을, 그래서 들을 수 있는, 느낄 수 있는 것들을......

작품보다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온 그곳의 이야기.

그리고 그곳을 간 작가의 이야기가 더해져 또하나의 작품이 만들어지고 있었습니다.


저 밤하늘의 별이 빈센트일까......

왜 유독 밝아보이는 것일까......

그의 <별이 빛나는 밤에>와 함께 잠시 차 한 잔의 여유를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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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하마터면 결혼할 뻔했잖아!
조현경 지음, 김재인 그림 / 시크릿하우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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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저는 결혼을 했습니다.

이미 결혼한 지 5년 차가 넘어가고, 아이도 둘인 '전업주부'이지만......


이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마음이 술렁이면서 읽고 싶었습니다.

휴, 하마터면 결혼할 뻔했잖아!』 


잠시나마 책을 읽으면서 일탈을 꿈꾸고 싶었습니다.

지금은 꿈이야~

하마터면 결혼할 뻔했잖아!

이렇게......

상상만으로도 그동안 짊어졌던 '결혼생활'에 대한 무게감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과연 저자는 어떤 느낌일까......?


그녀의 이야기.

딱!

결혼하기 전의 제 모습과도 비슷하였습니다.

저도 결혼 전엔 바비인형과 브라이스를 너무 좋아해서 인형을 사서 진열장에 두고 보는 것만으로도 뿌듯함을 느끼곤 하였습니다.

그리고 스타벅스 다이어리와 텀블러!

이건 정말 필!히!! 사야한다며 시즌별로 구매하기도 일쑤!

여행을 갔을 때도 스타벅스 매장에서 텀블러나 머그컵을 사서 모아두었었는데......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것에 꽂혀 살아갔었는데......

지금은 두 아이의 손에 버젓히 인형이 있었고,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던 나에게 아이들은 인형은 만지며 노는 것이라며, 그리고 스타일은 변신해야한다며 비달삼순이가 울고 갈 정도로 헝크러짐이란......

그와 함께 놓아버린 나의 정신줄......

이젠 내가 꽃힌 것이란 나를 위한 것보단 아이들을 위해, 우리 가족들을 위한 것이 된 현실에 조금은 서글픈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린 시절 친구들이랑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놀았던, 부루마불.

지금은 아이들과 함께 놀고 있는데 이 게임에서 주는 교훈이....... 이런 거였구나!

부루마불은 재미뿐아니라 교훈도 준다. 바로 '자만하면 큰코다칠 수 있다'는 것이다. 부루마불에서 올림픽만 고수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땅도 없고 건물도 없고 올림픽만 가지고 있으니 망하는 것도 금방이었다. 한 곳에 집중 투자해서 한 사람만 걸리면 재산 탕진하게 만들겠다던 전략도 종종 빗나갈 때가 있다.

시장을 잘 봐야 하고, 경쟁자들의 투자 전략을 견제하며 내 영역을 확장해 가야 한다는 것은 현실에서뿐 아니라 부루마불에서도 필요한 전략이었다. - page 76 ~ 77

이 교훈을 우리 아이들에게도 전수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이 책의 제목처럼 <휴~ 하마터면 결혼할 뻔했잖아!>에서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너무 외로워 결혼해야 할 것 같다는 우리의 주인공을 향한 친구의 대답.

"복에 겨워서 그래. 난 혼자 조용히 시간 보내본 게 언제인지 기억이 안 나. 매일 술에 취해 씻지도 않고 잠드는 남편, 나 없이는 아무것도 못 하는 아들, 양가 경조사는 왜 그리 많은지 조용히 주말을 보내본 적이 없어. 사랑도 결혼하기 전까지야. 이제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뭐였는지 기억이 나지도 않고 혼자 있는 시간이 너무나 그리워. 난 다시 돌아가면 다시는 결혼 안 하고, 너처럼 살고 싶어. 그러니까 절대 결혼하지마. 연애만 해."

며칠 전에는 병원에 갔다가 간호사가 자기 이름을 부르는데도 대답을 못했단다. 매일 '누구 엄마'로만 불리다가 누군가 자기 이름을 부르니까 다른 사람 부르는 줄 알았다고. - page 232

진심 공감하였습니다.

많은 걸 바라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혼자 조용히 내 시간을 갖는 것.

나를 위해 뭔가를 하고 싶지만......나보다 아이들이 우선이 되는 것.

이젠 내 이름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이 다시 생각해보니 슬펐습니다.

하지만 결혼을 했기에 좋은 점도 있겠죠......!

사랑하는 아이들.

아이들..

음......

뭐, 가족이 있기에, 돌아갈 곳이 있기에 결혼하길 잘 했겠지요......


그녀의 이야기는 결혼 유무를 떠나 그저 평범하게, 일에서는 열일하는 커리어우먼의 이야기였습니다.

그렇기에 미혼과 기혼 모두가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도 겪었던 일들이기에.

그녀만의 위트가 더해져 공감과 위로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다음엔 어떤 이야기로 다가올지 기대가 됩니다.

Special thanks to에서 《휴, 하마터면 이혼할 뻔했잖아!》로 다음 책을 할까라는 이야기가 쉽사리 잊혀지지 않았습니다.

왠지 그래서 더 기대가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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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배신 - 모두에게 수학이 필요하다는 거대한 착각
앤드류 해커 지음, 박지훈 옮김 / 동아엠앤비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그 전까지만 하더라도 '수학'이라는 학문-순수 자연과학-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들고 있었습니다.

우리의 일상생활과도 밀접하였고 철학적 사고를 포함하고 있는, 이를 알기쉽게 수식으로, 기호로 표시하여 보다 간단하고 편리하게 서로간의 약속된 언어로 이해하는 것.

그렇기 때문에 수학은 뗄레야 뗄 수 없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보자마자 솔직히 놀랐습니다.

수학의 배신』 


책을 펼치기도 전에 만난 문구는 가히 강압적(?)으로 다가오기까지 했습니다.

모두에게

수학이 필요하다는

거대한 착각

왜 저자 '앤드류 해커'는 수학이라는 학문에 대해 이렇게까지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저 역시도 거대한 착각 속에서 살아온 것인가......

또다시 혼란스러워지는 머리를 부여잡고 책을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저자 역시도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수학 기술은 혁신의 근본을 이루며, 동시에 인터넷 시대에서 지렛대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최첨단 무기의 시대에는 방위각 하나가 보병 대대가 모인 것보다도 형세를 역전시키는 데 더욱 큰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 page 10

저자도 알고 있었습니다.

수학의 중요성을.

하지만 그는 우리에게 이런 깨달음을 전하고자 이 책을 썼습니다.

수학은 산술 능력이나 수리 능력, 숫자를 다루는 재능을 향상시키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숫자를 다루는 재능은 삶을 구성하고, 삶에 영향을 끼친다. 대부분의 미국 성인은 대수, 기하, 미적분학을 공부했지만 그들의 산술 능력은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 page 18


그런데 현 교육 과정에 따르면 학생들은 x방정식뿐 아니라 결합법칙, 이항정리, 소인수분해까지 공부해야 한다. 앤서니 카르네발과 다나데스로처는 수학 교육이 "너무 과하다 싶은 정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경청해야 할 가치가 있는 발언이다. - page 19


수학에서 이루어지는 특별한 논리적 사고방식이 무언가를 분석하는 노력보다 우월하다고 여기는 분위기가 엿보인다.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어떤 교수는 새로운 세상에서는 "수학 기술이 문학 실력보다 중요하다"라고 단언한다. 나는 이러한 편견을 우려하는 것이다. 나도 다른 사람보다는 숫자를 더욱 많이 활용하는 편이지만, 이러한 단언이 불길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나는 방정식에 함몰된 대화에 나설 생각이 없다. - page 22


그가 수학의 '배신'이라고 표현한 점은 다름아닌 우리가 '수학'에 대해 잘못된 맹신과 착각으로 인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 사회에 악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하여 이렇게 우리에게 조금은 강한 어조로 표현을 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사실 우리 역시도 초등교과를 거쳐 중고등 교과공부를 하고 난 뒤 사회에 나와서 '수학'을 활용하는 것은 얼마나 있을까?

대수학?

미적분?

굳이 공식을 외워가며 썼던 수학들이 정작 사회에 나와서는 사칙연산이과 확률이 주로 사용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사회를 이끌고 가는 이들이 수학적 추론을 가지고 있을까?

아마 대부분은 실제의 삶과도 무관하기에 논증 절차가 오히려 살아가는 데 더욱 유용할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그동안 우리가 배운 수학은 진정한 의미가 없는 것일까?

그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우리의 교육과정에서, 생활과 밀접한 실용적인 수학이 아닌 그저 입시를 위해, 보다 많은 전문적인 지식을 강요하면서 가르쳤던 것입니다.


이를 바로잡고자 저자는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다양한 사례와 그 결과를 토대로 우리에게 그동안 수학이란 학문의 교육과정에 대한 불편한 시선을 거두고 보다 현실적이고 배우는 이의 적성을 고려한 수학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일러주었습니다.


'증명'이라함은 수학에서도 중요하지만 '법'에서도 그 중요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비교했던 <법률적 증명 과정과 수학 탐구 과정의 유사점과 차이점>이 인상깊었습니다.

진화생물학이건, 법정이건, 교실이건, 우리는 진리에 다가가는 과정에서 현실의 증거를 평가할 수 있는 논리적 사고와 능력을 키우고자 한다.

법정에서 결과를 도출하고 진화론 논쟁을 이해하려면 나름의 논증 절차가 필요하다. 이러한 논증 절차는 추상적인 수학보다도 학생들이 살아가는 데 더욱 값진 자산이다. 하지만 수학은 논리적 사고에 특별한 도움이 되지 않는다. - page 122

 


읽고나니 수학 실력이 우리의 인생을 좌우하는 것이 아닌데 왜 그토록 아둥바둥거리며 수학에 올인을 하였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하는 것일까?

우리도 수학의 교육과정을 바꿔야하는 것일까?

그것은 교육학자들의 몫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책을 읽고나니 오히려 수학이라는 학문에 대해 더 깊이 파고들어 공부했던 점이, 보다 수학이라는 학문에 대해 넓은 스펙트럼을 발견할 수 있었고 제 개인적으로는 수학을 좋아해서인지 이렇게 배운 수학이 그때 당시엔 재미있고 흥미로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이 옳다 그르다는 판단은 섣부르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수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동전의 양면을 보아서일까......

그래도 수학이 좋은 건 제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이렇게 다른 시선을 볼 수 있어서 조금은 다르게 수학을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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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의 글쓰기
최병관 지음 / 지식여행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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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렇게 책을 읽고 감상을 쓰고 있는 저 역시도 '글쓰기'에 대해선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글 쓰는 것은 대단히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이들이, 많은 지식을 가진 이들이 쓰는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사실 저는 '과학'을 전공으로 하였습니다.

졸업할 때 논문을 작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때를 생각하면......

그래도 가끔 과학자들이 쓴 책들을 보면 감탄을 하면서

역시!

그들이 이렇게 글을 써야 보다 과학에 대해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게 되는거지!

라며 깨닫곤 합니다.


그러다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과학자의 글쓰기


좀더 일찍 만났더라면......

내가 그토록 글쓰기에 힘들어하지 않았을텐데......

하지만 지금이라도 이 책을 만나게 되어서 왜 우리는 '글쓰기'에 관심을 갖고 그에 대한 공부가 필요한지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책 속엔

지금까지의 과학 글쓰기

에서부터 시작하여

왜 써야 하나?

무엇을 쓸까?

어떻게 쓸까?

로 글 쓰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의 과학자들의 글쓰기는 과학자들끼리의 논문보기 식이었기에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적었을 뿐더러 자신의 연구를 대중에 알리지 못하기에 한계를 느끼곤 하였습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과학자들에게 '글쓰기'란 대단히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었고 보다 과학자들이 과학책을 많이 저술하여 대중적으로 '과학'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켰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책은 시작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써야 하는 것일까?에 고민을 하고 있을 과학자들에게 저자는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였습니다.

답은 간단하다. 책의 소재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본인이 지금까지 연구한 분야에 대해서 쓰면 된다. 누군가 먼저 그 분야에서 책을 썼다고 하더라도 연구 내용이 다르므로, 이전 저자와는 다른 관점에서 쓰면 된다. 과학기술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새롭게 규명되는 현상도 많기 때문에 달라진 분야를 중심으로 새롭게 쓰면 된다. 다른 곳에서 책의 소재를 찾지 말고, 내 연구 분야를 어떻게 책으로 쓸지 고민하면 된다. - page 114 ~ 115


자신이 쓸 방향이 정해졌다면 그에 대한 구상 역시도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쓰면 된다고 하였습니다.

결국 그들이 글을 쓰기 위해선 우선 자신의 마음 속에 존재하는 '글쓰기'란 장벽을 뛰어넘을 때 비로소 한 걸음 다가갈 수 있음을 알려주었습니다.


책 속엔 다양한 책들과 함께 예시로 글쓰는 방법을 제시하였기에 혹시나 글을 쓰려고 한다면 이 책에 소개된 책들을 찾아 읽어보고 참고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특히나 소개된 책들도 저마다 글쓴이의 개성이 담겨 있기에 자신의 글쓰기와 맞는 이를 찾는 것이 시행착오일 듯 하지만 그정도의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의 이름을 걸고 내놓는 책에 대한 책임이 없는 행위와 마찬가지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학자'라는 한 시선을 가지고 '글쓰기'에 접근하여서인지 다른 이들과는 다른 '글쓰기'가 느껴졌습니다.

아무래도 과학이라는 분야가 이론을 중심으로, 데이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기에 보다 객관적인 시각이 담겨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바람이 있다면 앞으로 많은 과학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책들을 출간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래야 보다 다양한 시각으로, 보다 넓은 사고를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며 미래를 예측하는 즐거움도 가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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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모리셔스의 바닷가를 달린다 - 하루 30분 달리기로 인생을 바꾼 기적 같은 이야기
안정은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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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하정우'씨의 책 <걷는 사람, 하정우>를 읽으면서 '걷기'의 매력에 흠뻑 빠지곤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달리기'의 매력을 선사하고자 한 분이 계셨습니다.

국내 최고의 '런스타(Run Star)' 안정은.

그녀가 전한 하루 30분 달리기로 인생을 바꾼 기적 같은 이야기.

왠지 읽고나면 어느새 저도 달리기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는 건 아닐지......

나는 오늘 모르셔스의 바닷가를 달린다


저 역시도 처음엔 그녀가 운동선수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한때 백수생활을 꽤 오래한 '인생 실패자'라고 합니다.

에이~ 거짓말!

그럼 어떻게 '런스타(Run Star)'가 되었다는거지?

라고 의문을 갖는 저같은 이를 위해 그녀는 차근차근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갔습니다.


나는 평소 부정적인 사람이었고, 한 번 안 좋은 생각을 하면 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점점 바닥으로 추락하는 나쁜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걱정이 늘어날수록 부정적으로 변했다.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느낌이었다.

나는 나를 타인과 비교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사람마다 성장환경과 재능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버릇을 그만두지 못했다. - page 30

그렇게 그녀는 자존감이 바닥이었다고 합니다.

그런 그녀가 시작하게 된 달리기.

누군가 말했다. "해보지 않고는 당신이 무엇을 해낼 수 있는지 알 수 없다." 달려보기 전엔 내가 갖고 있는 능력을 알 수 없었다. - page 32


달리는 동안에는 나쁜 생각의 꼬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로부터 안도감이 들어서, 이 느낌이 좋아서 계속 달리게 된 그녀는 어느새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여 성취감도 느끼게 되고 조금씩 자신의 자존감도 쌓게 되었다고 합니다.

혼자서 고군분투한다는 느낌이 들 때 완주 메달은 내가 나에게 주는 칭찬이었다. 성취감과 자존감으로 단단히 무장한 내 마음가짐이 곧 나의 무기였다. 옆자리에 앉은 동료가 가진 무기와는 비교되지 않았다.

이제 나는 타인과 내가 아니라,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하는 법을 알게 된 것이다. - page 37


그녀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힘겨운 청년들에게도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많은 청춘들이 회사를 다니다 적성에 맞지 않아 금세 퇴사하고, 새로운 일을 시도하고, 또 넘어지기를 반복한다. 나 또한 그랬다. '남들은 잘만 사는데..., 왜 나만 이 모양 이 꼴일까?'

그렇게 생각할 필요 없다. 오히려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일을 경험했기 때문에 누구를 만나도 공통의 관심사를 가지고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넘어졌다고 자책할 필요 없고, 남을 원망할 필요는 더욱 없다. 나는 7번의 좌절을 딛고 일어섰기에 7개의 무기를 가진 셈이다. 훗날 반드시 그 무기를 사용하게 될 날이 찾아온다고 믿는다. 지금 나는 그 무기를 더 많이 간직하고 싶어서 새로운 일에 도전한다. - page 55 ~ 56

넘어진 것이 나의 무기가 될 수 있다는 말이......

지금 경력이 단절되어 좌절하고 있는 나에게도 조금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흔히들 인생은 '마라톤'과 같다는 비유를 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보다 구체적으로 인생과 마라톤에 대해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마라톤 공식은 달리기를 잘하는 3가지 방법에서 도출할 수 있다. 첫째, 개인의 훈련. 둘째, 전문가의 코칭. 셋째, 달리기에 도움을 주는 기어다. 기어란, 경기력을 향상시켜주는 러닝화나 심박수, 페이스를 확인할 수 있는 러닝시계 같은 제품들을 말한다.

훈련, 코칭, 기어의 중요도에 순서를 매기면 훈련이 가자아 중요하고, 그다음이 코칭, 기어다.


달리기 잘하는 방법(훈련, 코칭, 기어) = 인생을 잘 사는 방법


훌륭한 코칭과 값비싼 기어가 있어도 내가 훈련하지 않으면 실력은 제자리걸음이다. 물론 개인의 훈련만으로 실력은 충분히 향상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 코치의 조언과 자세 교정이 조금만 더해지면 내가 미처 몰랐던 재능을 발견할 수 있다. 주행 시간을 마법같이 단축시킬 수 있다.

좋은 기어를 무시할 수 없다. 무거운 핸드폰을 들고 달리는 것보다 러닝시계를 차고 달리면 그 무게만큼 에너지를 비축할 수 있다. 5시간을 걸려 작업한 일인데, 저장하는 데만 10시간이 걸린다면 분명히 문제가 있다. 일하는 속도를 단축시키고, 결과물을 더 좋게 할 수 있다면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 page 40 ~ 41


그녀는 '달리기'의 매력을 물씬 풍겨주었습니다.

그래서 읽는내내 '나도 얼른 달리기를 시작해야겠다!'라는 다짐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한 번도 제대로 달려본 적이 없는 내가, 아무런 준비도 없는 내가 무엇부터 시작을 해야할지 고민을 하고 있을까봐 그녀는 하루 10분이라도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러닝 일지를 작성하는 법을 일러주었고, 운동화 고르는 법, 날씨나 계절에 따라 달리기 하는 방법, '런태기'가 왔을 때의 요령 등을 알려주면서 보다 규칙적이면서 즐겁게 달리기를 할 수 있는 법을 일러주었습니다.


'마라톤'의 매력에 대해 그녀가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1등보다 꼴찌에게

더 큰 환호성이 쏟아질 수 있다.

마라톤은 혼자 달리지만 외롭지 않은

아이러니한 운동이다. - page 161

1등만을 인정하는 사회에서, 그리고 해맑게 웃으면서 달리는 그녀의 모습을 보니 '마라톤'이란 운동에 대한 진정한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솔직히 전업주부로 살아가면서 자존감이 많이 낮아졌었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그나마 내 자존감을 잃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치곤 하였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나니 앞으론 조금씩 '달리기'를 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았습니다.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고,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나 어디서든 할 수 있기에 부담없이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언젠간 '마라톤'에 참여하고 싶었습니다.

좋은 기록이 아니더라도, 꼴찌가 되더라도 다른이들과 함께 달리는, 그래서 서로 공감하고 위로하며 자신만의 승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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