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요다 고키의 소설 때문에 사람들이 죽은' 그날 날씨는 더없이 맑았다. - page 8
스물한 살, 대학교 3학년인 소노미야 쇼고의 제안으로 이루어진 자살 게임.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자살 희망자를 모집한 뒤 집단 자살 계획을 제안했습니다.
그는 산속에 있는 폐병원에서 연탄을 피워 죽거나 여러 대의 차량에 나눠 타고 가스를 피워 죽는 방법을 계획했지만 실제로 자살 희망자가 모이자 소노미야는 전혀 다른 게임을 시작하게 됩니다.
서로 죽이기.
며칠 후 발견된 사건 현장은 건물 곳곳에 비디오카메라가 설치된 것으로 보아 죽고 죽이는 장면을 특정인에게 보여 줄 심산인 듯하였는데...
'게임 동영상을 고 짱에게 바친다.'
소노미야의 자살 게임, 이른바 '지요다 고키의 소설을 모방한 참극'이 처음 보도된 그날 지요다 고키는 소설을 집필 중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사건을 알게 된 건 끝없이 울리는 초인종 소리에 마지못해 현관문을 열었을 때 눈부신 플래시 빛과 기자들의 홍수 같은 목소리로부터였습니다.
"지요다 씨."
"지요다 고키 씨, 책임을 느끼십니까?"
죄책감에 시달리며 펜을 놓은 채 은둔 생활을 하게 된 고키.
그러다 한 신문에 실린 독자의 편지를 계기로 부활에 성공하게 됩니다.
'나는 살아 있습니다'
부제로 그 밑에 '죽이지 않았습니다. 살아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들어가 있었던...
『저는 열렬한 팬이지만, 그런데도 살아 있습니다. 사건을 일으키려 하지도, 사람을 죽이려는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그것도 몇 번씩이나 말이에요. 모든 것을 내팽개치고 싶었거든요. 죽어도 아쉬울 것 하나 없다고 생각한 뒤, 그런데 다음 달 지요다 선생님의 새 책을 읽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하고 생각하면 자살할 결심이 쉽게 무너졌습니다.
이제 지옥 같은 시간을 빠져나왔기 때문에 더 이상 자살할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지금 생각해도 오싹할 만큼 궁지에 내몰려, 정말 실행했어도 이상할 것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때 죽지 않아 다행입니다. 지요다 선생님의 책을 읽으며 살아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요란한 사건을 일으켜 죽지 않는 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지 않는 건가요? 살아 있는 것만으로는 뉴스가 될 수 없나요? 문제가 생기지 않고 오늘도 학교에 갈 수 있는 것이 '평화'이고 '행복'이라면 저는 죽지 않은 채 문제없이 지내는 지금의 행복이 무척 기쁩니다. 아무 문제도 생기지 않고 평화롭게 지내는 것, 지요다 브랜드가 재미있다는 이유만으로 오늘도 저와 다른 팬들이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지요다 선생님 덕분입니다.』
'고키의 천사'로 불리는 익명이 소녀가 보낸, 무려 128통에 달했고 이 흐름은 결국!
그리고 고 짱은 돌아왔다. - page 266
사건이 벌어진 지 10년, 슬로하이츠에는 집주인 각본가 아카바네 다마키와 고키, 그녀의 친구들이 모여 살고 있습니다
젊은 창작가들이 서로를 자극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는데 어느 날 베일에 싸인 미소녀 '가가미 리리아'가 나타나고, 다들 그녀를 10년 전 그 편지를 쓴 '고키의 천사'라 추측하는데...
어딘가 위압감이 느껴지는 리리아...
정말 '고키의 천사'일까...
한편 아침부터 내린 비가 멎지 않던 날 슬로하이츠에 서류 봉투 하나가 도착합니다.
수신자를 알 수 없어 봉투를 열어 본 다미키는 홀린 듯이 원고를 읽어 내려가고, 충격에 휩싸여 서둘러 원고를 숨기는데...
"어떻게 된 일이지?"
다마키는 눈을 깜빡이는 것도 잊은 채 계속 서 있기만 했다. 가슴이 요동쳤다. 완전히 예상 밖이다.
이것이, 지금 손에 들고 있는 이것이 진짜라면 어떻게 되는 걸까. 슬로하이츠의 이인자. 장난삼아 모두가 다마키를 그렇게 부른다. 그런데 만약-----. - page 318
과연 진실은 무엇일지...
빨리 2권을 읽어야 했습니다.
사실 1권을 읽을 때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나 할까...? 속도감도 잘 나지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실망하면 안 될 것이
"1권→2권→1권 순으로 읽어야 하는 책!"
이 소설의 진면목은 2권까지 읽어야 맛볼 수 있고, 2권까지 다 읽은 후 1권을 다시 읽어야 한다. 1권을 다시 읽으면, 미처 눈치채지 못했던 갖가지 복선이 이토록 절묘하게 깔려 있었다는 것을 '비로소' 알 수 있다!
그렇기에 1권만 읽고 나의 감상을 적기엔 너무 섣부른 행동이었습니다.
얼른 2권을 읽고 다시 1권을 읽은 뒤 이 소설의 진짜 매력을 느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