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 인간심리 속 문장의 기억 Shakespeare, Memory of Sentences (양장) - 한 권으로 보는 셰익스피어 심리학 Memory of Sentences Series 3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박예진 편역 / 센텐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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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최고의 시인이자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

《햄릿》, 《오셀로》, 《리어왕》, 《맥베스》 4대 비극과

《말괄량이 길들이기》, 《베니스의 상인》, 《십이야》, 《한여름밤의 꿈》, 《뜻대로 하세요》 5대 희극

으로 친숙하다고 할까...?!

하지만 그는 희곡뿐만 아니라 언어로 구성된 모든 것에 통달하였다고 하는데

100편이 넘는 시에 우리가 자주 쓰는 영단어가 셰익스피어가 만든 영단어...

그의 능력은 어디까지인가!

아무튼 오늘까지도 사랑받고 있는 작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엄선하여 스토리와 그 속의 명문장에 해석을 덧붙여 한 권으로 엮었다고 하니 어떤 작품 속에서 어떤 문장이 우리에게 울림을 선사할지 기대되었습니다.

With love's light wings did I o'erperch these walls, for stony limits cannot hold love out.

사랑의 가벼운 날개로 나는 이 벽을 넘었어

돌담을 사랑을 막을 수 없거든.

세상은 하나의 무대, 그 위의 남녀는 모두 배우일 뿐

한 권으로 보는 셰익스피어 심리학

셰익스피어, 인간심리 속 문장의 기억



책은 셰익스피어가 집필한 작품 중 사랑, 질투, 야망 등 모든 인간 감정을 아우르는 주요 14개의 작품을 스토리와 명문장에 심리해석을 덧붙여 5개의 파트

Part.1 마법 같은 사랑과 운명 속으로

Part.2 로맨스 코미디의 서사

Part.3 각자의 정의에 대한 딜레마

Part.4 인간의 욕망과 권력에 대하여

소네트

로 나누어 우리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복수와 용서의 경계는 어디에 있는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우리를 되돌아보며 인간 본성과 삶의 복잡한 문제를 탐구하게 해 주었습니다.

셰익스피어의 복수와 화해를 다룬 마지막 희곡 《템페스트》.

저는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습니다.

형제인 안토니오의 배신으로 공작자리를 빼앗기고 딸과 함께 바다에 던져지게 된 '프로스페로'.

마법의 지식이 있었던 그는 마법을 통해 섬을 지배하며 복수를 꿈꾸지만 결국 용서를 택하게 되는데...



이 작품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복수보다는 용서와 화해가 더 큰 힘을 발휘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서로의 복잡한 감정을 이해하고, 일상에서 미움보다 관용을 실천하는 것...

잘 알지만 실천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그리고 스코틀랜드 국왕 막 베하드의 일생을 다룬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

요행을 바라고 욕심이 많지만 남을 해칠 수 있는 악한 사람은 아니었던 맥베스.

그는 평범한 인간이 가질 법한 욕심을 가졌을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마녀의 예언을 들은 후

맥베스 부인은 남편에게 살인을 종용했고,

맥베스는 왕위에 오르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며 점점 편집증에 시달리게 됩니다.

죄책감으로 환각까지 경험하고 결국 그들은 순간의 욕심으로 스스로를 끔찍한 지옥 속으로 몰아넣는데...



이 책이 유독 눈에 띄었던 건...

이는 현대 사회에서 성공에 대한 강한 욕망으로 인해 사람들이 윤리적인 기준을 무시하고, 법적 혹은 도덕적 규칙을 어기게 되는 상황에 빗대어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성공이 주는 보상이 크다고 믿을수록 개인이 더 큰 위험을 감수하고 윤리적 갈등을 경험하게 되는 인지 부조화와 연결됩니다.

맥베스는 자신의 죄책감을 억누르려 하지만, 끝내 그 죄책감에 의해 무너지고 맙니다. 이는 현대인이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도덕적 기준을 무시하고 목표를 달성한 후에도 불안, 스트레스, 심리적 고통을 겪는 과정을 반영합니다. - page 202 ~ 203

권력을 향한 욕망...

그 끝은 비극임을...

하아......

마지막 장에 있었던 우리나라의 시조와 비슷한 위치라 할 수 있는 셰익스피어의 시 '소네트'.

그중에 이 소네트는 그를 의미하고 있었습니다.

So long as men can breathe or eyes can see,

So long lives this, and this gives life to thee.

사람들이 숨 쉬고 눈으로 볼 수 있는 한,

이 시는 영원히 살아 그대에게 생명을 주리.

이 책을 읽고 나니 그의 작품을 다시금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문장에 담긴 깊은 울림은 우리의 삶을 되짚어보게 하였고...

언젠간 보다 나은 우리가 될 수 있을까...

작지만 확실한 희망도 가져봅니다.

200문장들.

이제 하루에 한 문장 새기며 보다 나은 나를 완성해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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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쓸모 -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드는 인생 그림
윤지원 지음 / 유노책주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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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다가오면서...

올 한 해를 되짚어보게 되었습니다.

매일매일은 열심히 보낸 것 같지만 어느 것도 이루어진 것이 없는......

공허함만이 남겨졌는데...

그래서 더 '그림'을 찾아다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워낙 그림을 보는 것을 좋아하지만 말입니다.

이번에 읽게 된 이 책은 인문학자 '윤지원'이 22점의 그림들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간다고 하였습니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펼쳐든 이 책.

어떤 울림으로 남을지 기대되었습니다.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처럼 별을 보며 희망을 찾아 본 적 있나요?

뒤러의 <기도하는 손>처럼 간절해 본 적이 있나요?

밀레의 <씨 뿌리는 사람> 속 농부처럼 삶에 씨앗을 뿌리고 있나요?

인문학자가 만난 삶의 희로애락이 담긴 22점의 명화

그림의 쓸모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가장 어두운 밤도 언젠간 끝나고 해는 떠오를 것이다."

생전에 그림을 딱 1점밖에 팔지 못해 평생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고, 내내 자신을 후원해 주는 동생에게 미안함을 느꼈던,

동료와의 갈등이나 건강상의 문제 등으로 우울증에도 시달렸고, 끝내 자살로 생을 마감하였지만

그럼에도 고흐는 내내 자신의 삶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음에...

고스란히 작품에 스며들어 오늘날 전 세계는 그의 그림을 보며 위로를 받고 희망을 얻게 됩니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에 실린 22점의 그림들은 각각 다른 시대, 다른 문화권에서 탄생했지만, 그 안에는 보편적인 인간의 고뇌와 기쁨, 사랑과 증오,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 이 그림들을 통해 시공간을 초월한 인간 경험의 본질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그림을 지식의 대상으로만 보기보다는 나 자신을 돌아보고 내 삶에 깊이를 더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림은 때로는 거울이 되어 우리의 현재 모습을 비추고, 때로는 창문이 되어 새로운 세계를 보여줄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현재의 나'를 더욱 선명하게 인식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 page 8 ~ 9

네 개의 파트로 나누어 절망 속에서 삶의 희망을 찾는 법, 때로는 삶에 필요한 고독이나 허무에 관하여, 인생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 삶을 행복과 기쁨으로 채우는 법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여느 책과는 달리 각 그림마다 우리에게 질문을 던져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그저 저자의 이야기만 듣고 끝낼 수 있었을 것을 독자를 붙잡아놓고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그리고 그것이 삶에 어떤 의미를 가져다주었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답을 찾을 시간을 갖도록 해 주었습니다.

덕분에 '그림의 쓸모'를 깨달을 수 있었던 이 책.

이번에 <빛의 거장 카라바조 & 바로크의 얼굴들> 전시를 보아서 더 눈길이 갔었던 이 작품

카라바조, <골리앗의 머리를 들고 있는 다윗>



"나는 상상해서 그리는 능력은 없고 직접 본 것만 그릴 수 있다."

성경의 다윗과 골리앗 이야기를 독특한 시각으로 재해석했고 많은 미술사학자가 골리앗의 얼굴이 카라바조 자신의 자화상이라 해석합니다.

골리앗의 머리는 단순한 악의 상징을 넘어 카라바조 자신이 처한 어두운 운명과 도망자의 삶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골리앗의 머리에 카라바조 자신의 얼굴을 넣음으로써 자신의 삶과 예술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내면의 투쟁을 작품에 반영했습니다. 어둠과 끊임없이 싸우는 존재로 다윗을 묘사함으로써 카라바조 자신도 끊임없이 과거의 죄와 싸우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page 65

그의 작품은 우리에게 '자기 성찰과 성장의 깊은 지혜'를 전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안의 골리앗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지만, 그것을 인식하고 연민으로 대하며 그 영향력을 잘라내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더 통합되고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음을.

이것이야말로 내면의 빛과 어둠을 인정하는 진정한 자아실현의 길이며, 우리 자신과 화해하고 더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는 방법임을.

또다시 이 그림이 가슴 깊숙이 스며들었습니다.

예전에는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지만 요즘 들어 넋을 잃게 만드는 작품

모네, <수련>



아름다웠던 순간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보이는 대로,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화폭에 담았던 모네의 <수련> 연작은 우리에게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나의 정원은 나의 가장 아름다운 걸작이다."

그의 말처럼, 우리 각자의 삶에서 우리만의 아름다운 걸작을 발견할 수 있기를...

또다시 <수련>을 감상하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얻어봅니다.

예술은 우리 각자가 자신만의 의미 있는 서사를 만들어 나아가게 해 주었습니다.

그렇기에 화가들이 평생을 바쳐 던진 질문과 응답의 결과물이자, 우리에게 주는 귀한 메시지인 그림을 감상하는 건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나아가 예술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이 얼마나 아름답고 경이로운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변화하며 '나'라는 작품을 완성하는 것.

우리가 삶을 대해야 하는 태도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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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눈으로 세상을 봅니다 - 이정모 선생님이 과학에서 길어 올린 58가지 세상과 인간 이야기
이정모 지음 / 오도스(odos)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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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12년 동안 국립과학관의 대표로 일하며 과학 대중화의 최전선에서 시민의 과학과 직접 눈을 맞춰온,

한국에서 가장 재미있게 과학하는 과학자 '이정모' 관장.

그가 이번엔 12년 동안 과학관장으로 살아오며 깨달은 삶의 해상도를 높여주는 '과학의 태도'에 대해 우리에게 이야기를 건네준다고 하였습니다.

'매일 보는 달력'부터 '과학자의 정치 출마'까지 생활밀착형 소재로 유쾌하게 던져지는 질문들.

그의 시선에선 어떤 답들이 나올지 기대하며 읽어보았습니다.

"과학은 지식이 아니라

세상을 대하는 태도이다"

국립과학관을 '노는 과학관'으로 만든 털보 과학자

이정모 관장의 따뜻한 과학 이야기

과학의 눈으로 세상을 봅니다



페이스앱에 침팬지를 넣는다면 어떻게 될까?

주 4일제를 도입해야 하는 과학적인 근거?

우주에서 33마리 새끼를 낳은 최초의 지구 생명체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시원한 여름은 몇 년도였을까?

택배 상자에 구멍을 뚫기 위해 1인 시위를 하는 이유는?

공소시효 때문에 바다에 살지 못하는 돌고래?

매머드 화석 가격이 폭락하고 있는 이유는?

아직 저에게 '과학적' 사고가 없었기에...

솔직히 질문들을 보고는 의아함이 앞섰던...

덕분에 책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선을, 태도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바로 '과학문해력'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전하고픈 말이 있었으니...

요즘 세상이 거꾸로 가는 것 같다. 기후는 다시 고생대 석탄기로 돌아가는 것 같다. 한동안 태평성대를 누리는 것 같더니만 다시 전쟁의 냄새가 난다 국정농단이라는 말도 쉽게 들린다. 어떤 눈으로 세상을 봐야 할까? 따뜻한 과학의 눈으로 세상을 보자. 우리는 조금 더 명랑하게 살 권리가 있다. - page 9

58가지 세상과 인간 이야기.

새삼 알게 된 이야기도 있었고 그동안 '과학'이라하면 복잡한 수식, 이분법적 방식이라는 관념을 지녔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과학은 학문을 넘어 세상을 보는 본질이라는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가슴 답답한 요즘.

'사이다'처럼 탄산으로 짜릿함을 느껴보고 싶은데...

왜 몸이 탄산을 바라는 것일까...?!

우리 몸의 센서는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감지한다. 그래서인지 탄산은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기능이 있다. 그리고 물에 녹은 탄산이 입 안에서 터질 때 혀와 입천장은 희열을 느낀다. 샴페인과 맥주에서도 우리는 같은 재미를 느낀다. 그것을 우리는 '시원하다'라고 한다. - page 125

역시!

괜히 찾는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하지만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닌 '사이다 발언'까지 이어지게 되는데...

사이다를 많이 마셔도 갈증이 해소되지는 않는다. 사이다나 커피를 마신 후 조금만 있으면 금방 소변이 마렵다. 사이다를 마시면서 보충한 수분보다 소변으로 배출되는 수분이 더 많아진다. 그 결과 혈액의 점성이 높아진다. 사이다를 마시면 당장은 시원한 것 같지만 갈증이 더 심해져서 결국 물을 따로 마셔야 한다. 시민들이 사이다 발언을 쏟아놓으면서 시원함을 느낀다고 해서 정치가들마저 사이다 발언을 쏟아내면 어떻게 될까. 우리는 더욱더 목마를 수박에 없다. 시민들의 발언과 정치가들의 발언이 달라야 하는 이유다. 새 시대의 정치가는 사이다 발언을 쏟아내는 리더여서는 안 된다. 시민의 갈증을 근본적으로 해소해주는 팔로어여야 한다. - page 127

개인적으로 사이다 발언을 쏟아내기 전!

제대로 된 사람이어야 함을!

또다시 가슴이 답답해져옵니다.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해 탈탄소 정책에 원자력 발전소는 필요한 요소라 작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핵폐기물 문제도 있고...

12년 전 일본 도후쿠 대지진의 여파로 제법 시끄러웠는데...

실제로 방사성 오염수를 방출하면 수산물을 먹을 수 없게 되고 우리 건강에 해로운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제일 간단한 방법은 일본이 계속 자기 땅에 보관하는 것이다. 일본도 사정은 있기 마련이라 안전성을 강조하면서 배출하기로 했다. 그러나 그 안정성은 단지 산수의 결과다. 그런데 산수는 애벌레나 민달팽이보다 힘이 없다. 그 힘을 키우는 방법이 있다. 각 나라 과학자들을 초대하고 그들이 투명하게 다 돌아다니면서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샘플을 채취하고 분석하게 하면 된다. 다들 문제를 그렇게 푼다. 문제가 생기기 전에 먼저 그렇게 하는 게 상식이다. - page 215

그래서 우리도 검증단, 사찰단 또는 유람단,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를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일본에 갔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그들이 할 수 있는 실효적인 조치는 아무것도 없었던...

이게 맞는가?!!

산수 좀 한다는 사람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당신들은 자신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 측정 데이터없이 책상에서 이론과 추론으로 하는 이야기를 합리성이라고 포장하면 안 된다. 전혀 과학적인 태도가 아니다. 시료 채취에 비협조적인 일본의 태도에서 그들의 주장을 의심하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이다.

일본이 매출하는 방사성 오염수에 대한 걱정을 이야기하면 가짜 뉴스라고 공격하는 공무원, 정치인, 과학자가 있었다. 그러면 안 된다. 시민들의 걱정을 없애주어야 한다. 그러라고 월급 주는 거다. 민달팽이를 무서워하는 딸을 야단치는 대신 앞서 가면서 민달팽이를 치워주는 게 함께 산책에 나선 아빠가 할 일이 아닌가. - page 216

제발!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무엇이 우선인지,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지를 제대로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곧 있으면 '동지'가 다가옵니다.

밤의 길이가 가장 긴 날.

동지날이 들어 있는 음력 11월을 정월이라고 불렀으며 동지를 작은설이라고 해 동짓날 팥죽을 먹어야만 한 살 더 먹는다고 쳤던...

그런 동지에 관해 그가 들려주었던 이야기

동지는 변하지 않는다. 매년 12월 22일이다. 2016년이나 2020년처럼 4로 나뉘는 해, 그러니까 윤년에만 12월 21일이다. 태양과 지구는 변함이 없지만 사람의 마음은 변하기 마련이다. 변화는 생명의 중요한 특징이다. 따라서 동지는 변하지 않지만 동지는 변할 수 있다. 새로운 동지를 찾을 수 있다. 그래도 정말 궁금하다. "어떻게 동지가 매년 바뀌나?" - page 252 ~ 253

이런 그의 언어유희에 가끔은 피식! 웃을 수 있었던 이 책.

'과학의 눈'이라는 말이 없었다면 그저 세상을 바라보는 한 사람의 이야기라 할 정도로 부담 없이 읽어 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과학의 눈'이 있었기에 일상의 색다른 면모를 발견할 수 있었고

그럼에도 결국은 '우리의 눈'이었다는 것을 일러주었습니다.

한 해의 끝에,

또 다른 새해의 시작 앞에

선 우리에게 전한 이야기.

덕분에 앞으로의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그리고 어떤 태도를 갖추어야 할지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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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결이 바람 될 때 (100쇄 기념 리미티드 에디션) - 서른여섯 젊은 의사의 마지막 순간
폴 칼라니티 지음, 이종인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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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서는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뉴욕타임스> 12주 연속 1위, 아마존 종합 1위

전 세계 38개국 판권 수출, 미국 최고의 책(2016년 상반기)

우리에게도 많은 감동을 선사했던 '폴 칼라니티'의 이 책.

2024년 겨울, 드디어 100쇄 기념판을 선보이게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사실...

저도 지인들로부터 추천을 받았던 책인데...

읽은 이들 모두 가슴이 먹먹했다고 했기에...

제목에서도 이미 느껴지는 슬픔에 책 읽기를 주저하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어떤 바람이 불었는지 이 책이 궁금했습니다.

신경외과 의사로서 치명적이 뇌 손상 환자들을 치료하며 죽음과 싸우다가 자신도 폐암 말기 판정을 받고 죽음을 직면하게 된 서른여섯의 젊은 의사 '폴 칼라니티'

그가 써내려간 마지막 2년의 기록.

많은 이들의 감동의 물결에 저도 동참해 보려 합니다.

문학, 철학, 의학을 넘나들며 삶의 의미를 묻는

체험과 사색, 감성과 지성을 결합한 독보적인 에세이

숨결이 바람 될 때



혹독한 수련 기간도 벌써 10년이 지났고, 이제 열다섯 달만 더 버티면 지겨운 레지던트 생활과 완전한 이별이었다. 나는 상급자들로부터 인정받고 있었고, 전국 규모의 권위 있는 상도 받았으며, 여러 일류 대학에서 교수 자리를 제안받기도 했다. 스탠퍼드 대학의 교무국장은 최근 나를 불러 이렇게 말했다. "폴, 나는 자네가 어디에 지원하든 가장 유력한 채용 후보가 될 거라고 생각하네. 참고로 말하자면 우리도 곧 교수를 채용할 계획인데, 자네 같은 사람이 왔으면 좋겠어. 장담할 순 없지만 자네도 한번 생각해보게." - page 23

서른여섯 살.

드디어 원하는 삶이 손에 잡힐 것 같던 바로 그때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사건이 생겼습니다.

바로

'폐암 4기 판정'

이제 자신이 환자가 되어 죽음을 마주하게 되었고...

그렇게 마주친 죽음에 대한 그의 기록이 지적이고 유려한 언어로 펼쳐져 있었습니다.

무엇이 인간의 삶을 의미 있게 하는가? - page 52

'삶의 의미'에 대해 무던히도 고민하였던 그.

그래서 가장 도전적으로 또한 가장 직접적으로 의미, 정체성, 죽음과 대면하게 해줄 것 같은 '신경외과 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했고, 치명적인 뇌손상 환자들을 치료하며 그들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끊임없이 고민해왔었던 폴 칼라니티.

자신이 죽음을 맞이하게 되면서 깨닫게 된 건...

나는 나 자신의 죽음과 아주 가까이 대면하면서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동시에 모든 것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암 진단을 받기 전에 나는 내가 언젠가 죽으리라는 걸 알았지만, 구체적으로 언제가 될지는 알지 못했다. 암 진단을 받은 후에도 내가 언젠가 죽으리라는 걸 알았지만 언제가 될지는 몰랐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을 통렬하게 자각한다. 그 문제는 사실 과학의 영역이 아니다. 죽음은 사람을 불안하게 만든다. 그러나 죽음 없는 삶이라는 건 없다. - page 161

죽음과 마주한 채 내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를 하기 시작한 그.

'나는 계속 나아갈 수 없어.'라고 생각하는 순간, 그에 대한 응답이 떠올랐다. 그건 내가 오래전 학부 시절 배웠던 사뮈엘 베케트의 구절이기도 했다. "그래도 계속 나아갈 거야." 나는 침대에서 나와 한 걸음 앞으로 내딛고는 그 구절을 몇 번이고 반복했다. "나는 계속 나아갈 수 없어, 그래도 계속 나아갈거야(I can't go on. I'll go on.)"*

* 사뮈엘 베케트의 소설 《이름 붙일 수 없는 자》 중에서

그날 아침 나는 결심했다. 수술실로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왜냐고? 난 그렇게 할 수 있으니까. 그게 바로 나니까. - page 180

자기 자신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으로 삶을 채워나갔습니다.

죽음이 올 때까지 멈추지 않았던 폴 칼라니티.

그의 이야기를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한 우리의 태도에 대해 되짚어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참 많은 눈물이 났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결국 우리 모두의 일이기에...

있는 힘을 다해 싸우는 데에서 의미를 발견했던 그가 우리에게 전했던 이 말

"우리는 결코 완벽에 도달할 수는 없지만 거리가 한없이 0에 가까워지는 점근선처럼 우리가 완벽을 향해 끝없이 다가가고 있다는 것은 믿을 수 있다."

이 믿음만으로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음에.

당신의 숨결이 바람이 되어 저에게도 와 닿았습니다.

덕분에 삶의 의미를 깊이 깨닫게 되었고 감사히 오늘을, 매일을 충실히 살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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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 유홍준 잡문집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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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전도사, 문화재청장 등으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만

500만 부 판매의 신화를 쓴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 작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저자 '유홍준'

이번엔 그가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고 하였습니다.

"속되게 말해서 나는 글쟁이다. 옛날 식으로 말하면 문사이다.

문집을 읽을 때도 나는 대게 잡저를 눈여겨보았다. 거기엔 인생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내가 '답사기'라고 해놓고 이 소리 저 소리 다 이야기하는것에는

이런 잡문의 정신이 들어 있는 것이다."

자신의 글쓰기 비법과 '문장수업'의 이력을 낱낱이 공개하며 작가 스스로 '잡문'이라고 말하는 글들의 매력을!

그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그렇지 않아도 그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책들과 함께 성장한 저로서도 그의 사적인 이야기가 궁금하였습니다.

어떤 이야기들을 건넬지...

그의 문장은 사람을 움직이게 한다

그가 걸은 곳마다 이야기가 피어난다

시대와 호흡하는 지성인의 고뇌와 서정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그의 글에는 역시나 '맛'이 있었습니다.

특유의 입담이, 인문정신이, 무엇보다 50년 지기 홍세화·김민기 등을 떠나보내며 쓴 추도사에서는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세월을 뛰어넘은 우정이, 자신의 주례 선생인 리영희 선생에 대한 회고에서는 질곡 많은 현대사 속에서도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했던 지식인들의 교류가 여느 작가에게서는 느낄 수 없었기에 이번 책이 의미 있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서울의 대표적인 전통문화 거리 '인사동'

고서점, 고미술상, 화랑, 전시장, 표구점, 화방, 필방, 공방, 전통한지 가게, 전통공예품 가게가 즐비하고

전통찻집과 전통음식점들이 골목골목에 퍼져 있어

전통과 예술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그리고 드나드는 이들이 문화예술인과 높은 교양이 풍기는 중년 신사들이어서 거리엔 문기가 넘쳤던 이 거리.

하지만 지금은 오직 고미술상과 민예품 가게들이 전통거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고 찾는 이 없는 고서점들이 모두 문을 닫은 지 오래인데...

고서점 중에서도 통문관 이겸로 선생이 계실 때가 문화의 거리다웠다며 이겸로 선생에 대한 이야기를 펼쳤는데...

"내가 돌봐주던 낡은 책들이 내 노년을 이렇게 돌봐주고 있다오."

스스로 책방 주인이라고 낮추었지만 누구 못지않은 애서가였던 선생.

2015년 가을 유홍준 교수가 공개강좌를 하고 있던 어느 날

"내가 통문관 셋째요"

라며 그에게 다가온 고려대 중문학과의 이동향 명예교수는 선친 유품을 정리하다 이게 나왔다며 얇은 서첩 두 권을 그에게 건네주었는데 표지를 보니

한 권은 이광직이라는 문인이 단원 김홍도의 그림에 대하여 쓴 『단원화평』이고,

또 하나는 그림과 글씨의 기원에 관해 쓴 『서화연원』이라는 필사본이었다고 합니다.

표지 안쪽에 '수취인 유홍준'이 쓰여 있었지만 미처 보내지 못한...

훗날 아드님이 전달하면서 보낸 한문 편지가 있었는데...

모든 물건에는 주인이 있는 법인데, 이제 이 소책자가 주인에게로 돌아갑니다. 이 또한 선친의 뜻입니다. 청컨대 웃으면서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전 적벽부」에서의 한 구절이,

삶의 향기가 책에서 물씬 풍겨지는 듯한 이 느낌이

지금 이 책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인상적인 말이 있었는데...

그가 중국을 답사하면서 그들이 입에 붙이고 사는 표어가 있다고 하는데...

'인인유책', 즉 '사람마다 책임 있다'는 표어

이 말이 이번에 의미심장하게 와닿았습니다.

한 사람의 인생 이야기에서도 역사를 바라볼 수 있었고 문화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유홍준 '답사기'

벌써부터 이야기꾼 그의 이야기가 그리워지기 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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