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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놀이터 ㅣ 햇살어린이 10
임문성 지음, 이은영 그림 / 현북스 / 2013년 8월
평점 :
현북스의 햇살어린이 창작동화 <달빛 놀이터>를 만나봤어요.
아직 5살, 4살 두 아들과 함께 읽기에는 글밥이 많아서 우선 엄마가 읽어보았답니다.
요즘 밝은 느낌이 강한 아이들 그림책이나 딱딱한 육아서적만 읽어보다가
모처럼 마음을 적시는 아주 따뜻한 동화를 만나서
엄마에게 좋은 읽기시간이였답니다.
아이들이 읽는 창작동화이지만 어른이 읽기에도 결코 유치하지 않더라구요.
읽는 내내 마음이 시렸지만 읽고 난 후에는 꼭 슈퍼문을 본 것처럼
마음에 환하게 달이 뜨는 느낌을 받았어요.
[햇살어린이_동화 10]

글 임문성 / 그림 이은영 / 현북스
이 책의 표지를 처음 봤을 때는 그저 달과 관련된 이야기려니 했답니다.
하지만, 책을 펼치고 읽어내려가면서 왠지 욱~ 하는 마음이 들더라구요.
저도 아이 둘을 키우는 엄마인지라 책에 나오는 아이를 보면서 엄마의 마음을 느꼈나봅니다.

책을 펼치면 이렇게 무지개빛 환한 그림이 있어서 밝은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답니다.
오색 하늘 아래 민들레 씨들이 두리둥실 날고 하늘을 날듯이 들떠있는 여자 아이의 모습.
하지만, 아이에게 행복한 순간은 여기까지였나봅니다.
아이 아니, 책 속의 주인공 단아는 앞을 보지 못하는 소녀랍니다.
거기다가 자신을 지극정성으로 돌봐주던 엄마까지 불의의 교통사고로 저 세상으로 떠나서
외할머니와 단 둘이서 살고 있는 외로운 소녀였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랑하는 가족들과 매일 함께 부대끼며 살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앞을 볼 수 있고 건강하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새삼 느껴보았답니다.

어린이 창작동화라 글밥이 좀 되지만 그림도 함께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예요.
단아의 외할머니는 근처에서 작은 문구점을 운영해요.
오늘 아침도 단아의 아침밥은 먹기 좋게 비벼놓은 비빔밥이네요.
하지만, 단아는 이 비빔밥을 정말 싫어한답니다.
이 비빔밥을 볼 때마다 엄마의 정성이 담긴 밥상이 그리워지곤 해요.
외할머니는 아침 손님을 놓칠세라 단아를 홀로 남겨두고 가게로 나간답니다.

집에 있던 단아는 TV소리를 듣다가 오늘이 슈퍼문이 뜨는 날이라는 얘기를 들어요.
슈퍼문은 평소 떠오르는 보름달보다 적게는 4퍼센트, 많게는 13퍼센트까지 크게 보이며
밝기는 2배에 가까운 달을 일컫는다고 해요.
특히나, 오늘 밤 뜨는 초대형 슈퍼문은 25년 만에 관측되는 가장 큰 보름달이라
소원을 빌면 이루어질 수도 있을거라는 말까지 듣게 되네요.

단아는 슈퍼문이 뜬 날 밤, 밝은 달빛에 눈을 뜨고 밖으로 나가게 되요.
꿈인 양, 생시인 양 분간할 수 없는 달빛이 밝은 밤에 무언가에 이끌리듯
밖으로 나간 단아의 시야에 그동안 볼 수 없었던 풍경들이 하나 둘 들어오게 되네요.

단아는 놀이터에서 이름이 양동이이라는 한 소녀를 만나게 된답니다.
달빛 밝은 밤에 눈까지 보이게 된 단아는 동이와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냈어요.
지금까지 친구조차 없었던 단아에게는 믿을 수 없는 시간들이었어요.

동이는 단아에게 아빠가 준 선물이라며 예쁜 손거울을 선물해줘요.
뚜껑은 반질반질한 까만색 바탕에 안에 노란색 민들레가 여러 송이 피어있는
아주 예쁜 손거울이었어요.
두 아이는 높은 곳에 올라가 거울안에 밤하늘의 달빛을 가득 담아요.
소녀의 두번째 선물인 달빛이 항상 단아를 지켜줄거라고 하네요.
단아는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시력을 잃어가고 있는 소녀예요.
거기다가 자신을 지켜주던 엄마까지 새벽에 딸을 위해 기도를 하러 가다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답니다.
아빠는 돈을 벌려고 머나먼 곳으로 가버려서 외할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는
아주 외로운 소녀랍니다.
눈이 안 보여서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하루종일 방 안에서 밥을 먹고,
보이지 않는 TV를 보고 있어야 하는 아이예요.
어릴 때의 상처는 참 오랫동안 남는다고 하지요.
단아의 상처도 이대로두면 오래오래 지속될 지 모르는데
작가는 이런 단아의 상처를
슈퍼문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조금이라도 치유해주고 싶었나봐요.
어린시절에 겪은 마음의 상처는 생각보다 단단해서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는 것을요.
그래서 나는 어린이의 마음의 상처를 보듬어 줄 이야기를 쓰고 싶어졌어요.
- 작가의 말 중에서 -

어둠 속에 갇혀 있던 단아는 달빛이 유난히 밝은 날 누군가를 만나게 되면서
마법처럼 희망과 꿈을 찾게 되고 친구까지 새로 사귀게 된답니다.
이렇게 환하게 웃는 단아의 밝은 표정처럼 앞으로 단아의 앞날도 밝을 것 같네요.
아무리 아픔이 있더라도, 아무리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더라도
'슈퍼문'처럼 밝은 희망을 지니고 있다면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햇살 어린이 동화 <달빛 놀이터>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