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차원

일반적이다

보편적이다

과학자들이 말하는 범주

평균

이들은 누군가는 주류군에 나머지는 비주류군으로 나눈다.

일반적, 일반적이지 않은이의 이야기로만 구분하는 즉, 극단적인 상황만 따지는 이분법적인 방식은 거의 일상적인 관점으로 자리잡았다.

과정

이야기의 힘

누군가는 이해하지 못하거나 이해하거나

이분법적인 사고는 이해함에 있어서도 ‘무엇‘을 ‘어떻게‘이해하는지 ‘과정‘의 이야기는 무시된다.

이때 누군가는 보통이라는 관점에서 벗어난 ‘이상한‘ 사람으로 규정되어 비주류로 나뉜다.

 사차원, 다른 차원을 사는 외계인으로 치부된다.

올리버 색스의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에 나오는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는 보통 사람들이 사물을 인식하는 방법과는 틀린 방식으로 세상의 사물을 이해한다. 인지구조가 보통 사람과 틀리다. 그가 사는 세상은 추상적이어서 우리가 생각하는 범주에서 이해하기 어렵다. 그래서 그는 이해받기도 어렵다. 또 누군가는 너무 구체적이어서 이해받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세상은 극과극의 세상으로만 보일지 모르지만 들여다보면 정말 다양한 세상의 사람과 그들의 다양한 삶도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결국은 하나다.

지구가 아닌 어느 별에서 온 듯한 ‘이상한 친구‘는 곧 나일수도 있다. 말 잘 듣는 아이에서 어느새 ‘사차원‘의 별 나라 사람이 된 나는 보통 사람이지만 일반적이지는 않은 사람이다.

그래서 가끔 ‘특이한 케이스‘로 분류되는 예외적인 사람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주류에 속하지 못한 비주류에 속하기도 한다. 

이렇게 세상은 우리가 일반적이라고 생각했던 세상의 주류가 완전히 뒤바뀌는 상황도 만들어 진다는 것이다.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자들의 도시》에서 한 도시가 모두 실명으로 시력을 잃어 모든 통제력을 잃었을 때 새로운 세력이 권력을 장악한다. 그동안 비주류에 속해 차별적인 대우를 받던 장애를 가진 장님이었다.
이들에게는 앞이 보이지 않는 깜깜한 세상이 전혀 낯설지 않다. 그들에게는 어둠이 그냥 일반적이고 일상이다. 그들에게 눈먼자들이 넘치는 도시는 활개를 펼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공간인 것이다.

생각지 못한 역습은 지금의 상황을 언제든지 뒤집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서도 늘 적응하며 변화를 이끄는 새로운 주류가 생겨난다. 그래서 시대마다 상황마다 주류와 비주류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고 그 가치 기준은 달라진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매번 예측할 수  없는 뒤집어짐, 그 속에서 세상은 또 다른 권력구조를 낳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한없이 무기력해지며 또 속절없이 다른 권력의 희생양이 되는 삶일 것이다.

가끔씩 사차원이라 불리는 나는 세상 어디쯤 놓일 수 있을까. 그저 평범한 생각도 자신들의 기준과 부합하지 않음 언제든지 다른 공간으로 보내버린다. 그들의 사고 방식에 대해 달갑지 않은 사람이다.

같은 공간에서 서로 다른 차원의 중첩은 또 다른 차원을 만든다. 분명 더 고차원적 진화를 끌어낼 잠재력을 내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슷하지만 어찌보면 참 다르다.

다르지만 또 어찌보면 참 비슷하다.

비슷한 일상과 패턴이 한 문화라는 공동체 의식을 만들기도 하지만, 문화의 광범위함 안에는 분명 다양성도 존재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같은점도 다른점도 지니고 있는 자웅 동체의 삶이다.

시간이 갈수록

나이를  먹을수록 나랑 비슷한 사람과의 관계에서 위안을 찾는 것 같다. 분명 평온함을 주는 시간이 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직 사차원의 세상에서 생각하고 싶다. 전혀 다른 설레임을 찾고 싶다. 그것은 나와는 완전 다른 것에서만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책을 사랑하는 일이고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책 속의 시공간 자체가 현실의 공간이 아닌 사차원의 세상이기 때문에 사차원인 나는 여기서는 아무렇지 않게 설 수 있다.

그래서 위안이자 삶의 진리 앞에서 아직은 나의 길잡이가 되어 준다.

참 많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낯선 공간에서의 이국적 감성도 채우고 싶다. 그들과 연결된 또 다른 만남도 기대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다른 공간에 있는 사람들을 만난다.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

작가 김탁환과 그가 만난 미실란 이동현대표

《차리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프리드리히 니체, 니체가 만났던 쇼펜하우어와 바그너

그리고 《니체와고흐》니체와 묘하게 닮은 화가 고흐

《화성연대기》레이 브래드버리

《전체주의의기원》한나 아렌트

《이기적 감정》랜돌프M. 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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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문예 출판사)를 읽다가


니체, 베토벤, 플라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을 제대로 이해하고 싶다는 생각에 ‘니체‘ 사상의 집약체라 불리는 이 책을 찾았다.

그랬다.
이 책은 처음부터 겁을 주는 것이 거북스러웠다.
대강의 정보로 어느 정도 각오와 마음가짐으로 책을 넘겼다. 어려움이야 찬찬히 시간 두면서 보자는 마음으로 잡은 책이다. 그래서 욕심도 내려 놓았었다.

그런데 읽다가 책 앞의 ‘일러두기‘에서 말한 것이 자꾸 거슬린다.

많은 옮긴의 주가 붙어 있으며,
간결하고 함축적이며 비유와 상징이 많아
주 없이 이해하기 무척 어렵기 때문에
이 주를 통해 충분히 이해하고
다시 자기의 안목으로 읽어보는 것이
이 책을 읽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매우 친절한 책 읽기 요령

과연,

읽다가 자꾸만 신경쓰이는 것은 책의 내용보다 더 불편했다.
그래서 결국 전자책을 찾았다. 다른 출판사의 책을 하나 더 읽어보자는 오기가 생겼다.

출판사 ‘책세상‘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한결 읽기가 편하다. 결국엔 두 책을 번갈아 읽는 상황이 벌이진 것이다.
문예 출판사의 주 없이, 나는 출판사 ‘책세상‘ 책으로 이해하고 있다.
개인적인 차이는 있을 수 있다.

나는 뒤에 만난 ‘차라투스트라‘가 훨씬 친절하다.




문예 출판사의 영역, 일역본을 참고한 책이 아닌 ‘책세상‘

알라딘 책소개에서 가져옴⬇️

˝니체전집의 정본으로 평가받고 있는 독일 발터 데 그루이터 출판사의 <니체 비평 전집(Nietzsche Werke, Kritische Gesamtausgabe)>(전 23권)을 완역한 책으로 <유고(1887년 가을∼1888년 3월)>와 함께 먼저 출간됐다. 한국어판 니체전집은 전체 23권 중 14권이 국내에 처음 번역된 것으로 옮긴이들은 그동안 일어판 중역이나 비전문가에 의한 번역으로 인한 니체 원전의 훼손과 니체 철학의 개념상 오류를 상당수 바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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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 - 도시소설가, 농부과학자를 만나다
김탁환 지음 / 해냄 / 2020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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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

작가의 서글서글한 눈매가 좋다
친근한 눈 웃음의 그 매력에 빠져
(그의 글도 함께)
집엔 작가의 사인본이 몇 권 된다

작가는
곡성의 미실란의 대표이자 농부과학자인 이동현대표를 만나면서
그가 발견한 인생 두 번째의 발아의 시간을 발견한다

이 책의 목차는 벼농사의 여정,
파종부터 추수까지의 과정으로 짰다
총 5장으로 발아, 모내기, 김매기, 추수, 파종으로 이루어졌다


첫 장은 발아
‘‘한껏 솟아오르고 또 한껏 뻗어내려‘‘

그리고 농촌이야기들

이 책의 많은 질문들 중

‘‘당신의 깊은 곳을 건드리는 이름은 무엇인가‘‘

과연 살면서 내 깊숙한 곳을 건드린 이름이 있는지부터 생각하게 된다
작가는 자신의 소설에 나오는 인물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럼 나는
밀란 쿤테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사비나‘가 떠오른 것은 나에게 이 책은 숙제와도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의 첫 장에 나오는

˝가끔은 단 한문장을 반박하기 위해 한 인생 전체를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이 인용문을 본 순간 떠올랐던 작가가 밀란 쿤테라이기 때문일 것이다
어느 순간 책 속에서 던져지는 단어들과 문장들이 자꾸만 머리 속을 맴돌았다 그래서 멍을 때리기도 하고 한참을 생각에 잠기기도 한다
이 밀란 쿤데라의 책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제목에 끌려 아주 오래전부터 ‘무거움‘과 ‘가벼움‘을 달고 산 것 같다

작은 농촌 곡성의 아름다움은 그 곳에서 지내고 그 곳의 매력을 어느정도 겪어 본 사람이야 알 수 있는 것들이다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아름다움이 없는 곡성은 그 흔한 아름다움은 없지만 아는 사람만이 아는 아름다움이 있다

˝완전히 다른 세계를 만끽한 후엔 그 경험에 어울리는 단어를 고심한는 법이다. 아무리 찾아도 하나뿐이었다. 아름다움!˝

그리고 비슷한 동시대를 살던 사람들의 공감도 끌어낸다
누군가의 추억이 아름답게 남을 수 있다는 것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아름다운 추억이 누군가에게는 잊혀져 버린 시간이 된 것들을 말이다

˝ 다르게 아름답고 다르게 진실할 때 다른 삶이 펼쳐진다는 것을 ˝

책은 조용히 생각하게 한다
나의 고향에 대해서도 말이다
작가 김탁환과 이동환 대표는 둘다 고향이 시골이다 이러한 공통점
그래서 작가는 농촌과학자를 만나면서 자신의 삶을 깨울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자연에서
그 속에서 찾은 새로운 아름다움을 우리에게 말한다
그리고 땅을 사랑하는 농촌과학자와 작가는

˝나이가 들었다고 발아하여 열매를 맺기까지 거쳐야 할 과정이 생략되진 않는다. 그와 나는 열매를 자랑하기보다 다시 그 속에서 씨앗을 품고 허리 숙여 땅에 심었다.˝

아름다움의 기준은 늘 다르다
우리에게 익숙하고 정답처럼 고정된 아름다움이 아닌 다른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다
자연과 땅의 아름다움은 물론이고 그 속에 사는 모든 관계에서 얻을 수 있는 아름다움에서 질문한다 그리고 계속 답을 찾아간다
이러한 과정이 녹아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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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하루 2020-09-22 00: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궁금해지네요~~

레삭매냐 2020-09-22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사소설을 주로 쓰시던 분인데
이번에는 다른 주제에 도전하셨나
보네요 :>

이뿐호빵 2020-09-22 11:19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역사소설로 만났어요
이번에 나온 신간은 작가의 에세이 같은
이야기입니다
 
어른의 어휘력 - 말에 품격을 더하고 세상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힘
유선경 지음 / 앤의서재 / 202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나의 세상은 언어의 한계만큼 작거나 크다 ˝

책를 읽는다는 것과 이해하는 것은 다르다.

보통 책을 읽는다고 한다. 하지만 책을 그저 읽는다는 것은 아이들이 글을 처음 배우고 읽는 재미에 빠져 낱글자를 읽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다.
우리는 이 말이 통상적으로 책을 읽고 이해하는 단계, 그리고 그 책이 주는 힘까지 느끼는 것까지 포함하는 것 같다.

과연 내가 읽고 있는 책을 얼마나 제대로 이해하고 소화하는지
의문이 든다. 그때 눈에 들어온 책이다.

긴 시간 들이지 않아도 충분히 읽고 술술 넘어간다.

무엇보다 새로운 어휘에 대해 친절한 주석을 달았다.
꽤 많은 어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capter3

어휘력을 키우는 방법들

1. 말맛을 파악하라
2. 글을 쉽게 쓰는 기초 요령
3. 수식어를 용언으로 돌려라
4. 생각이 충만한 게 먼저다
5. 틀 만드는 연습
6. 기본 문장 쓰기부터 능숙하게 익혀라
7. 문장 수집과 필사
8. 자료와 근거 제대로 활용하기
9. 논지를 만드는 힘 키우기
10. 변칙을 배울 수 있는 텍스트, 노랫말
11. 관점을 키우는 책 읽기
12. 콘텍스트 읽는 연습

꽤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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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0-09-15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필사 좋네요 :-)

레삭매냐 2020-09-22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인 정 트렌카의 <덧없는 환영들>
이라는 소설을 읽고 있는데...

어렵지 않은 듯 싶은데 문맥이나
관점을 놓치는 게 아닌가 싶네요.

공감합니다, 책을 읽는다는 행위와
내 것으로 만드는 이해는 다른 차원
이라는.
 
시녀 이야기 (특별판, 양장)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김선형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시녀이야기> <증언들>


이 책들을 판타지라고 해야 할지 스릴러라고 해야 할지 애매모호한,  무언가 딱 떨어지지 않는 작품인 것 같다. 책의 흐름을 보면 퍼즐 조각을 하나씩 맞추어 연결고리를 만들고 그로 인해 이야기를 이해해야 한다는 면에서는 스릴러를 연상케한다.  시간과 공간적으로 해석을 하면 판타지적 요소가 들어있는 믿지 못할 이야기다.

두 책은 관점을 달리한 ‘길리어드‘시대를 살았던 이들의 목소리를 담은 역사적 기록들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작가는 이러한 소설적 이야기를 풀면서 책의 마지막에 역사학자들의 ‘심포지엄‘ 장면과 함께 역사적 주해를 넣었다. 그래서 이야기는 우리가 속해 있는 세상의 밝혀지지 않는 사실적 발견이 그것을 심도있게 연구하는 과정에서 나온다는 것을 보여준다.
소설적인 이야기에서 마지막 ‘심포지엄‘이 가지고 있는 의미는 작가의 관점과 생각들이 그대로 녹아있다. 우리가 이해하는 역사적 사건과 그 진실에 대해 확신할 수 없다. 그리고 언제라도 그러한 진실이 밝혀져 정반대의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여지를 두고 있다.

그렇게
<시녀 이야기>와 <증언들>은 과거 이야기, 역사적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길리어드‘라는 국가의 성립과 사회를 직접 겪었던 사람의 역사인 것이다.

<시녀 이야기>가 세상에 나온 뒤 그 후속편<증언들>이 나오기까지 34년이라는 시간이 흐른다. 그동안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 또한 우리에게는 역사를 살아온 산 증인인 것이다. 그래서 인지 <증언들>은 그가 지금껏 살면서 느꼈던 그녀의 생각들이 그대로 녹아 있을지도 모른다.

독자의 입장으로 <시녀이야기>가 너무 충격적이고 불편했지만, <증언들> 두 번째 이야기 길리아드가 붕괴되고 증언들로 이루어진 이야기들을 읽고 마지막 심포지엄의 강연을 읽는 순간 이 책의 문학적 가치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두 책에 담긴 ‘심포지엄‘ 의 학술회 강연은 이 책을 쓴 작가의 의도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소설이면서도 그녀가 주는 메시지를 어느정도 느낄 수 있는 장면들은 우리가 역사적인 사실에 대해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하는지 말해 주었다.

두 번의 심포지엄

책은 먼저 ‘오브프레드‘의 ‘녹음 테이프‘들이 발견되면서 그녀가 살았던 ‘길리아드‘의 역사적 고찰이 이루어진다. 이야기는 이렇게 해서 <시녀 이야기>로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는 것을 하나씩 설명해 나간다.

개인적으로 유심히 보였던 것은 스토리 뿐만 아니라 심포지엄 강연회에서 ‘파익소토 교수‘의 강연이 더 인상적이었다.(두 책은 마지막에 심포지엄 장면을 남겼다)

그는 책 속에서 ‘길리어드‘에 관한 연구를 집중적을 한 역사학자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발견된 유물에서 우리가 과거를 유추하고 밝혀내는 것에 얼마나 많은 한계와 부딪혀야 되는지를 설명하며 녹음 테이트에 담겨진 사실을 증명해 나간다.

˝한 시대의 어떤 역사라는 것이 다른 사회들이나 그 후대의 사회들의 구성원들에게 교훈적인 전설이 아니라 위선적인 자기 만족의 기회로 받아들여지게 된 듯합니다.  길리어드인들에 대한 도덕적 판단을 내릴 때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봅니다. 틀림없이 지금까지 우리는 그런 도덕적  판단이 필연적으로 문화의 구체적인 특성과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길리어드 사회는 당시 상당한 압력을 받고 있었습니다. 인구 분포와 그 외 여러가지 압력이 있었으며 현재의 우리들은 좀 더 자유로운 요소들에 얽매여 있었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비난이 아니라 이해입니다.˝ (p513)

지난 역사의 어두운 면도 당시 시대적 배경과 흐름을 이해하면 이 모든 것이 해명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과거 유럽인들이 신 대륙을 발견하고 그들 눈에 보인 원주민들에 대한 편견과 식인 문화를 이해하지 못한 채 그저 야만인으로 치부했던 것처럼 우리는 지금도 그러한 오류를 범하고 있다.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과 시대적 배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과거 어떤 것에 대해 우리가 쉽게 단정짓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조금더 진화적인 관점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는 작가의 태도가 보였다.
시녀 ‘오브프레드‘의 비인간적 상황들과 소설 속에서 인권이 유린된 채 지내는 모든 여성들의 처지,
이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더 자세히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히틀러라는 괴물이 독일을 장악할 수 있었던 역사적 배경이 더 중요했던 것처럼, 그래서 역사적인 이야기보다 그 밑에 깔린 배경의 중요성을 책의 뒷면 심포지엄 강연에서 파익소토교수라는 인물을 세워 말하고자 한 것은 아닌지.

아기를 담는 그릇으로 치부된 자궁 역할의 여성으로  비인간적인 실상이 끔찍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당시 출산율이 적어서 사회적 문제가 심각했던 시기였다. 질병으로 인한 사산과 유산이 많았고 유전적 기형아의 증가 등으로 출산율 감소를 길리아드 사회는 이전의 낙태와 산아제한에서 보았다. 그리고 사회에서의 불임은 고의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들의 시급한 선택은 극단주의 기독교적인 방식과 가부장적인‘일부다처제‘와 ‘대리모‘를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건 그 속에서 희생양이 된 ‘여성‘의 안타까움은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지나간 과거를 돌아보며 반성하고 똑같은 과오를 저지르는 실수를 줄여야 한다.

˝새로운 체제를 기존의 체제에 덮어 씌우려고 할 때는 구체적 요소를 상당수 수용해야만 한다.˝
길리어드 사회도 이 법칙에서 예외 없이 수용해서 만들어진 사회다. 그 이전에 뿌리박혀 있던 인종차별주의적인 요소는 길리어드 정권을 유지할 수 있었던 감정적 연료가 되었다는 것이다.
길리어드 사회의 가부장제, 참여 처형, 여성 통제 기관 등 이 모든 제도의 밑바탕에는 과거의 그림자들이다.

두 이야기

<시녀 이야기>는 1인칭 화자로 담담히 이야기 한다.
때론 과거를 회상하고 그리워하면서 한때 자신의 가족인 남편과 딸을 기억한다. 그들의 가족이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고, 생사여부도 알 수 없지만 세상 어딘가에 있다고 믿으면서 살고 있다.
최대한 현실에 적응하면서 엎드려서 살고 있다.
그녀는 현재 시녀다.
빨간 드레스를 입은 여성

<시녀 이야기>의 ‘길리어드‘ 전체주의의 충격적인 사회가 세상으로 나올 수 있었던 계기는 ‘서른 개 남짓한 카세트 테이프였다. 그리고 이를 복원하여 힘겹게 글로 옮기는 작업을 한 결과물에 대한 설명은 소설의 끝부분 ‘심포지엄‘ 장면에서 알 수 있다.

두 번째 이야기
<증언들>의 ‘아르두아 홀 홀로그래프‘의 발견은 전 이야기인 <시녀 이야기>를 다시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다.  그 원고의 기록자는 ‘리디아 아주머니‘로  <시녀이야기>의 화자인 시녀‘오브프레드‘와는 적대적인 관계다. 어찌보면 대립적인 관계를 역사적인 재해석으로 인해 결론은 전혀 다른 결말이 만들어졌다.
‘길리어드‘ 연구는 계속된다. 13차 심포니엄에 다시 모인 학자들은 이전의 심포지엄 강연보다 더 겸손하고 차분한 것 같다. 시대적 흐름과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의 이야기가 더 차분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녀 이야기>에서 나온 오브 프레드의  테이프 발견 이후 학계에선 두 건의 큰 발견이 또 이루어졌다.
<아르두아 홀 홀로그래프>라는 원고가 발견 되었다.
이 원고의 저자는 ‘리디아 아주머니‘로 <시녀 이야기>에서 읽었듯이 ‘여성 통제 기관의 지도자이다. 앞 선 책에서 그녀는 무자비하고 교활한 사람으로 등장했다. 하지만 뒤에 밝혀진 많은 것들이 그녀를 재해석하게 만들었다.

작가는 역사의 진실에 대한 한계를 여기서 또 한 번 보여준다. 그리고 그런 것을 염두해 두고 책을 마무리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녀 이야기>가 나오고 제법 긴 시간이 지나 <증언들>이 나오기까지 그녀의 의식변화와 생각은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증언들>을 읽고 있을 때는 더 몰입할 수 있었고 편했다. 불편한 이야기보다는 스릴러적인 면이 많아서 였을까 더 빠르게 책장을 넘길 수 있었던 것 같다.
길리어드 붕괴 후 증언들의 목소리와 리디아 아주머니가 남긴 원고의 등장은 소설적인 면에서는 반전이다. 그리고 역사적 관점으로서는 <시녀 이야기>의 심포지엄에서 파익소토 교수의 말처럼 도덕적 판단에 앞서 ‘이해‘가 먼저라는 것을 보여준다.

리디아 아주머니
그녀의 이해가 없었더라면, 그녀는 역사속에서 영원히 악녀이거나 교활하고 그저 무자비한 사람으로 기억 될 것이다. 우리가 아는 진실이 불멸의 진실이 아니란 것을 인지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늘 다시 언제라도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사실과 진실은 깨질 수 있고 재해석 될 수 있다는, 여지를 두고 살아가는 것이 현명하게 사는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증언들>의 마지막 심포지엄에서 나온 연구도 하나씩  밝혀져 간다. 그리고 역사학자들은 아주 희박한 가능성도 놓치지 않고 염두해 두어야 한다.

˝우리 연구 분야에서는 미지의 상자를 하나 열면, 다른 상자가 감추어져 있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 (p586,증언들)

‘니콜‘과 ‘아그네스 제미마‘의 임무는 길리어드의 최종적으로 붕괴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그리고 이들의 폭로로 인해 길리어드의 고위 관리들의 비리와 비밀들의 폭로는 서로가 서로를 제거하기 위해 그들이 꾸며낸 음모이기도 했다. 폭로가 이루어지고 대거 숙청이 된다. 이들의 정권 말기는 온갖 부패로 혼란했고 정권은 점점 힘을 잃어 가고 있었다. 사회적 갈등과 혼란이 최고조로 달하는 순간 여러 외부적 공격으로 길리어드는 결국 붕괴되고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우연히 발견 된 ‘테이프‘는 잊혀졌을 시간을 다시  세상 밖으로 불러냈다. 그리고 작은 이 열쇠는 계속 이어져 많은 역사적 사건과 이야기는 지금을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다. 아이러니하게도 내 주변 가까이 심지어 내 옆에서 존재하는 모든 사실과 진실이 묻힐 수 있다.  누군가의 호기심과 누군가의 도전과 우연의 발견이 없었더라면 이 모든 것은 영원히 잊혀져 가거나 지나칠 것이다. 그러고 보면 ‘관심‘이라는 단어의 중요성이 또 한번 느껴지는 순간이다. 어딘가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무언가를 발견할 확률도 많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다. 길리어드의 역사가 묻혀져 지나칠 수 있었지만 ‘메이데이 저항운동‘ 에 관심을 두고 연구하던 중 ‘도서관 책‘ 중에서 밝혀진 단서는 그동안의 퍼즐 조각을 완전히 연결시켰다.

이 책은 이러한 역사적 사건과 그것을 고증하는 과정의 흐름을 말하면서, 이러한 과정에 매우 신중한 태도가 필요한 것을 강조하는 것 같다. 우리가 역사를 바라보는 시선과 역사적 사건에 대해서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즉 역사적 태도를 심포지엄을 통해서 말해주는 것 같다. 이는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의 당부가 엿보이는 장면이다.

책을 다 읽은 다음 우리는 ‘니콜‘과 ‘아그네스‘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누구인지 짐작할 수 있다. 이렇게 유추할 수 있는 이야기는 그냥 일어날 수 없는 것이다. 하나의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역사학자들의 섬세한 고증과 사소한 단서 하나라도 놓치지 않는 관심의 힘이다. 성급한 오류를 범하지 않게 모든 여지를 최소한 줄이기 위한 노력과 그것을 증명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하나의 확신있는 이야기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이야기는 비로소 세상으로 나와 빛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증언들>의 심포지엄 강연은
˝우리가 발견한 기록에 등장하는 몇몇 핵심 인물과 최초 서신들의 연관성이 몹시 강하게 떠오른다는 말씀만 드리겠습니다.˝
이렇게 마지막 퍼즐 조각을 채우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시녀 이야기>와 <증언들> 두 이야기를 읽고
소설이지만 어두운 역사책을 읽고 중세기적 암훌했던 시간을 느끼면서 여성으로 착찹한 기분은 무시할 수 없다. 그러면서 유난히 화려했던 <시녀 이야기>의 책 표지 또한 의미있게 다가온다. 붉은 드레스를 입은 시녀들, 얼굴도 알아 볼 수 없는 모자를 쓴 그녀들 그리고 주변에 화려한 꽃들 사이에 숨어있는 이야기 속 단서들이 다시 눈에 들어온다. 저 화려함 속에 숨어있는 어두운 현실은 가까이서 들춰보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닌 현실인 것이다.
<증언들>의 짙은 청색의 표지는 불완전하고
성숙하지 못한 체제가 무너지고 담담하게 하나씩 뱉어내는 것 같다. 그리고 이제는 전 권의 화려함의 위장술을 벗어버린 담담한 원래 색으로 돌아온 책이 남았다.
갠적인 생각으로 책을 마무리하면서 두 책에 대한 표지의 연결고리를 나름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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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0-09-12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ㅜㅜ 제가 잘 몰라서 길리어드를 구글링하고 있었습니다. 제약 회사 길리어드는 아는데 ㅜㅜ
책 속의 가상 국가이죠? ...

이뿐호빵 2020-09-13 00: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네
제약 회사 이름이 길리어드라는 것에 놀랍니다ㅋ

초딩 2020-09-13 01:00   좋아요 0 | URL
네... 그것도 세계 10위여 ㅋㅋㅋㅋ
좋은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