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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우라 사진관의 비밀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예전에 사진가가 꿈일 때가 있었다. 그때, 자연을 좋아했던 것도, 내가 사진을 잘 찍는다고 생각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카메라가 좋았다. 추억을 회상하는 것을 좋아했기에 과거가 잊혀지지 않고, 사진에 남아 있을 수 있게 하는 카메라가 좋았다.
그러다가 어느날, 사진을 찍으러 사진관에 들렸는데,, 사진가 아저씨께서 요즘 사진관이 없어지고 있다고 하셨다.. 필카에서 디카로 바뀌고, 코로나 때문에 여행 가는 사람도 줄어 여권을 만드는 사람도 줄어들었고.... 그 때부터 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사진가의 꿈을 접게 되었다. 그러다가 이 책의 리뷰를 보고는 예전에 카메라를 좋아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이 책을 샀다.
이 책의 주인공은 마유다. 마유의 할머니는 '니시우라 사진관'을 운영하셨다. 마유는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니시우라 사진관을 정리하기 위해, 할머니의 유품을 정리하기 위해, 니시우라 사진관이 있는 에노시마에 찾아 오게 되었다.
사실 마유는 4년 전 치명적인 실수로 사진작가의 꿈을 접었었다. 그리고 그 실수를 떠올리게 하는 카메라에게서 다시는 손을 대지 않았다. 그래서 마유는 그 사건 이후로, 니시우라 사진관을 더 이상 가고 싶어 하지 않았다..다시 가게 되었지만...
할머니의 유품을 정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온 에노시마에 온 마유는 거기서 마도리라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 맡긴 사진을 찾으러 왔다고... 사실 마유는 남자가 오기 전, 그 남자와 완전히 닮은 분이 에노시마에서 찍은 사진을 미수령 사진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보게 되었다. 총 4장이었는데, 첫 번째 사진은 100년 정도 전쯤에 찍은 것 같은 흑백 사진, 두 번째 사진도 첫 번째 사진과 구도는 거의 비슷한 흑백 사진이었는데, 첫 번째 사진에 비하면 훨씬 나중인 것 같았다. 세번째 사진은 '1978. 8'라고 날짜가 오른쪽 하단에 써 있었고, 마유가 아는 에노시마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네 번째 사진은 현재의 에노시마 사진... 그런데 신기한 것은 네 사진 다 똑같은 남자가 난간에 기대어 있는 모습이라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마유에게 나타난 그 남자에게도 사진의 남자들처럼 오른쪽 눈꼬리 밑에 커다란 점이있었다!! 그렇다면 영원히 나이를 안 먹었단 소리인가...??
하지만 다행히도(?) 남자가 말하길, 두 번째 사진의 남자는 남자의 할아버지로 할머니와 데이트하면서 찍은 사진이고, 세 번째 사진은 남자의 아버지로,, 가족끼리 에노시마에 왔을 때, 일부로 옛날 사진과 비슷하게 찍으려고 점이 없는 아버지에게 할머니가 할아버지를 흉내 내려고 화장으로 점을 찍은 것이었다.. 그리고 네 번째 사진의 남자가 니시우라 사진관을 찾아온 남자였다. 그럼, 첫번째 사진은.... 남자가 말하길,, ".........누굴까요?"(p.28) 그 시절 남자의 집안에는 여자밖에 없고, 남자의 또래의 남자는 없었다고 한다. 친척들에게 물어봤지만 다들 이런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대체 그 남자는 누구인가?? (스포는 안 하겠습니다..)
쨌든 그 사건이 잘 해결 되고, 남자는 할머니의 유품을 정리하는 마유를 도와주겠다고 한다.(호기심 때문이기도 하고......) 그리고 둘은 찾아가지 않은, 주인 잃은 사진들 속 비밀을 풀어나가기로 한다..
남자가 마유를 도와주면서 마유는 자신의 과거를 궁금해 하는 남자에게 자신의 과거를 알려준다. 어떻게 사진작가의 꿈을 접게 됬는지... 자신의 사진을 루이라는 친구의 인생을 망치게 된 이야기를...
이 책에서 카메라에 대해 (예로 인화...) 나오는데, 그 부분이 좀 어려웠다. 나만 그런가??
그리고 마유와 루이가 싸우게 됬을 때, 루이가 마유에게 "넌 자기건 하나도 없구나...(중략) 카메라뿐 아니라 네 말도, 네가 찍은 사진도, 항상 자랑하는 사진도 부모님 말고는 칭찬해준 사람 없잖아. 모델은 나였고."(P.105)라고 말했을 때를 계속 생각해 보니, 루이가 참 웃겼다.
루이는 '교주님'을 믿었다. '교주님'이라는 사실은 폐쇄적이고 과격한 종교 단체의 지도자 였는데, 그는 큰 재해가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를 예언했다. 그래서 '교주님'은 간부 수십 명과 협의를 거듭한 끝에, 그들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여기는 오가사와라의 무인도로 이주했다.그때, 모든 재산을 처분했지만 생활 유지 하는데 부족해, 존재하지도 않는 토지의 소유권을 평신도들에게 막대한 금액에 팔아넘겼다가 발각 되는 바람에 대다수의 신도들이 교단을 빠져나갔다. 피해자 모임을 결성한 그들은 교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취제를 위해 각종 언론이 섬으로 몰려들었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라 대규모 탈세까지 발각되어 경찰과 당국에서 강제 수사에 들어갈 것이 확실시되었다. 하지만 그 직전에 '교주님'은 성인 신도들과 함께 폭풍이 휘몰아치는 바다로 보트를 타고 출항한 뒤로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루이는 '교주님'은 사기꾼이 아니라 온화한 예언자라고 믿었다. 루이는 판단을 내리기 어려울 때마다 '교주님'에게 물어 지시를 받았다.
내가 루이의 말이 웃겼던 이유는 루이야 말로 '교주님'이라는 분께 물어 판단했으면서, 마유에게 저런 말을 할 자격이 있나, 생각했기 때문이다.
뭐, 이거 빼고는 재미있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