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가 나를 사랑하는 일, 당신이 당신을 사랑하는 일 - 개정증보판
최갑수 지음 / 예담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여행이라는 말은 들으면 언제나 나를 설레이게 한다. 여행을 참 많이 하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한 현실을 인지한게 언제부터였더라? 여행을 다녀온게 언제였더라? 현실이 나를 아프게 해도 여행은 언제나 설레인다. 그런 아픔을 달랠 수 있게 해주는게 책이다.
누군가는 오늘 이순간도 어디론가 떠나고 있을 것이고, 어딘가를 여행하고 있겠지만, 누군가는 오늘 하루도 일상을 보내고 있다. 새로움을 꿈꾸면서 말이다.
오늘 하루도 일상을 보내고 있는 나에게 선물처럼 다가온 책이 바로 ‘내가 나를 사랑하는일 당신이 당신을 사랑하는 일’이다. 최갑수님의 여행에세이다.
읽다보면 잔잔하게 스며드는 느낌이다. 어디론가 떠난다는 것이, 일상으로 돌아온다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어제는 집이였는데 오늘은 낯선 여관에서 잠이 드는게 자연스러운 일상인 작가가 부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누구나 꿈꾸지만 누구나 할 수 있지만, 하지 못하는 것. 그건 사랑이고 여행일 것이다.
왠지 나만 힘들고 지루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할 때 읽으면 좋을 듯하다. 삶은 누구에게나 힘듦이고 지루함이며, 외로움이라고 말하고 있다. 어느 날은 좋았다가 어느 날은 못 견디게 힘들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또 그렇게 흘러가는 게 사는 거라고 말이다.
의자에 앉아 책을 읽는 동안 잠깐의 여행을 한 기분이다. 인생선배와 함께 인생과 사랑과 여행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그렇게 여행을 한 기분이 들게한다.
‘당신이 외롭다면 당신의 외로운 이야기를 가장 잘 들어줄 사람은 여행자다. 여행자는 당신의 외로움을 가지고 먼 길을 걸어가 바다에 던져버리거나 깊은 숲 속에 묻어버릴 테니까.’
‘마흔이 됐다.
마흔이 되고 난 뒤 다섯 달이 지난 지금,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건 서른보다 마흔이 더 좋다는 것. 서른에는 많이 아팠을 일들이 마흔하고도 다섯 달이 지난 지금은 뭐, 그럴 수도 있지 하고 생각한다.‘
‘기꺼이 혼자가 되어봐. 혼자서 밥을 먹고 혼자서 길을 걷고 밤하늘 아래 가만히 서 있어보는 거야. 낯선 여관에서 혼자 잠을 자며 너의 숨소리를 가만히 들어보는 거야. 그렇게 해봐. 생각보다 평화로워질거야. 네가 비로소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될 테니까.’
‘알고있나요? 인생의 한순간이 때론 인생의 전부일 수 있다는 사실.
알고있나요? 안 해보고 후회하는것보다 해보고 후회하는 게 낫다는 사실.
...
알고 있나요? 언제나 시작은 사랑이고 끝도 사랑이라는 사실.
알고 있나요? 우리가 길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길이 우리를 잃어버린다는 사실.‘
‘누구에게나 그런 날이 있기 마련이다. 뭘 해도 잘 풀리지 않을 때.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을 때.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가 없고 스스로가 텅 빈 것처럼 느껴지는 그런 날들....
풍경이 해결책을 줄 수는 없지만 위로는 준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