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길산 1~4 세트 - 전4권 - 특별합본호
황석영 지음 / 창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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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서평] 장길산1







장길산, 태백산맥, 토지, 임꺽정, 아리랑 등은 조선시대 및 근대사를 비롯한 우리나라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대표적인 대하소설이다.

위 도서들은 기본 10권이 넘기 때문에 도서관을 가면 아주 눈에 띈다.

사극드라마로 방영되는 것은 어렵지 않고 재미도 있어서 소설도 몇 번씩 읽어보려 시도했지만 익숙치 않은 말투와 단어들로 인해 끝까지 읽지 못했다.

오로지 글로만 이해해야하는 시대가 다른 소설은 ‘표현’이 익숙하지 않아 어렵게 느껴졌던 것이다.

이번에 새롭게 출간된 [장길산]은 10권이 넘는 도서에서 특별 합본 4권으로 나오게 되며 제대로 읽어볼 수 있는 인연이 닿아 1권을 완독하게 되었다.






‘장산곶 매’ 실매듭이 나뭇가지에 묶인 매를 시작으로 기구한 운명 속 어려움 중에도 길산의 어머니는 광대패거리들과 함께 장길산을 낳으며 목숨을 잃는다.

건강한 사내로 성장한 길산에게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은 그가 마주하는 행동과 그 속마음을 통해서 사람의 정과 때묻지 않은 순수함이 그대로 전해진다.

포장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대사들이 더더욱 마음에 깊은 울림을 준다.

신분이 낮은 자들이 삶을 대하는 자세는 자못 자유롭게 느껴지면서도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우리네는 마음을 붙잡아둘 필요가 없소.

까짓, 우리의 세상두 아니니까.

그냥 우스개로 한바탕 놀려대고 떠나면

어느 고장이든 쉽게 잊어버리고 맙디다.

우리네 같은 천한 놈들의 세상이 아니오."

장길산






신분이 낮으나 높으나 사람다운 사람이 있고 짐승보다 못한 이들도 등장한다.

말의 표현에서 느껴지는 것인지 시대가 달라서 인지 헷갈리지만 어째 현시대보다 더 인간적인 신뢰가 두드러져 보인다.

주로 등장하는 남자들의 '의리'와 같이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서로 섬길 줄 알며 상대방을 헤아리는 모습에서 빨라진 세상에서 잃어가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소설 속 시대는 지금과는 달리 느린 세상이지만 그들의 소통과 일이 이루어짐은 마치 재밌는 문화를 공부하는 듯 다가오며 재치 있고 익살스러운 표현이 상스럽게 느껴지다 가도 그것은 사실 솔직함이구나 싶어진다.

때때로 느껴지는 일의 진행의 답답함도 순수함으로 해석이 되고는 한다.





"길산은 땋은 머리를 질끈 동인 무명 두건으로 감쌌는데,

볼때기에 구레나룻이 시커멓고 하관이 쪽 빨랐다.

살결은 가무잡잡하고 콧날이 고집스레 섰으며,

눈이 크고 부리부리한 것이 여간내기로는 보이질 않았다.

얼핏 보아서는 뼈대가 억센 머슴 같지만 역시

뚜릿거리는 눈빛에 총기가 있어 뵈고 동작이 가벼워 보여서

젊은 창우의 모습을 감출 수가 없었다."




[장길산] 속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통해 우리의 뿌리 되는 모습을 실제처럼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으며 우리의 뿌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통로가 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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