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슬렁여행 - 방랑가 마하의
하라다 마하 지음, 최윤영 옮김 / 지금이책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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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하라다 마하로 1962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와세다대학 미술사과를 졸업하고 뉴욕현대미술관에서 일했다. 프리랜서 큐레이터로 2005년부터 활동하던 중 <카후를 기다리며>로 제1회 일본 러브스토리 대상을 수상하여 작가로 데뷔했다. 아주 어릴 때부터 '끼'가 많았던 인물인 것 같다. 미술 전공에 작가까지. 한마디로 자유 영혼을 가진 분이다.

그녀는 어떻게 방랑가 마하가 되었을까? 그녀는 일 때문에 여기저기 출장을 다니면서 빈번하게 이동을 하였단다. 일이던 사적이던 이리저리 이동하는 것이 지극히 평범한 라이프스타일이 되었단다. 그녀는 이동 자체가 너무 좋고 성격에도 맞았다는 것을 30대 후반에 깨달았단다. 잘나가던 미술관 큐레이터를 그만두고 마흔에 소위 말하는 '어슬렁 여행'을 시작하였고,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다. 50대 중반이 지금까지도. 같이 여행을 하는 친구는 대학 동기인 '지린'이다.

하루하루 계속되는 여행이 쌓이고 쌓여 '어슬렁 여행'을 탄생 시킨 것 같다. 어슬렁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그녀의 여행은 계획이 없다. 그냥 마음 내키는 대로 이동하는 것이다. 이동 수단으로는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버스 안에서 창밖 경치를 보면서 힐링하고 앉아있는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서 인생의 굴곡을 이야기한다.

"방랑가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방랑가로 만들어지는 것이다."(150쪽)

이 책에서 가장 멋있게 나에게 와닿는 말이다. 뭐든지 저절로 태어나는 것은 없다. 하루하루가 쌓이고 경험이 되다 보면 나중엔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지는 것이다. 마하도 처음 잘나가는 회사를 그만두고 프리랜서가 되었을 때 시간 여유가 많이 생겼다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니 아마도 친구 지린과 함께 여행을 계획했겠지. 물론 친구인 지린도 모 대형 증권회사에 삼십 년 근무하여 경제적으로 문제는 없었다.

여행은 언제나 흥미로운 것 같다. 잊을 수 없는 일, 사람, 물건, 사건과 만나게 된다. 가끔은 '왜 이런 일이......' 하면서 놀라기도 하고 '진짜 재밌는 사람이네' 하기도 하면서 여행지에서 수많은 추억이 매번 가슴 깊이 새겨진다. 그런 만남과 추억을 이야기를 통해서 풀어낸다.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인생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주저하지 않고 대답할 수 있는 것이 '여행'이라고 마하는 말한다. 인간은 호기심의 동물이기 때문일 것이다. 마하는 목적지에 대한 책을 읽거나 가이드북을 펼치거나 하지 않는다. 사전조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냥 어떤 곳인지 모른 채 새로운 머리와 순수한 마음으로 떠난다. 어쩜 무모한 일일지도 모르나, 이렇게 하기 때문에 깨닫는 것이 더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방랑가 마하의 어슬렁 여행>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어딘가에 마하랑 같이 어슬렁거리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마하가 만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같이 웃고, 때로는 걱정해 준다. 이것이 마하의 어슬렁 여행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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