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상상하는 대로 / As I Imagine
윤금정 지음 / 맥스밀리언북하우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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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상상하는 대로>는 윤금정님이 글을 쓰시고 그림까지 직접 그린 어린이 동화집이다. 단순한 스토리에 단순한 그림이지만 내면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마치 한 권의 철학 책을 읽은 기분이다. 바로 상상하기 때문이다.

철학의 가장 기본이자 중요한 것은 '질문'이라고 한다. 어린아이들을 호기심이 많아 항상 질문을 많이 한다. 특히 밤이 되거나 무서운 상황이 연출되면 엄마에게 많은 것을 반복해서 되묻곤 한다. 그 과정에서 엄마는 아이에게 무서움을 극복하기 위한 스토리를 들려준다. 대화가 계속 이어지면서 아이는 평온을 되찾는다.

나도 어릴 때는 공룡이라든가 TV에서 보았던 귀신이 저녁에 눈을 감으면 자꾸 등장하여 나를 괴롭히기 시작하였다. 그때는 왜 그렇게 무서웠던지? 이 책에서도 똑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데 아빠, 어둠 속에서 괴물의 얼굴이 갑자기 무섭게 변했어요."

아이는 무서움에 떨면서 무서운 괴물을 상상한다. 하지만 아빠는 아이의 무서운 상상을 '착한 상상'으로 바꾸어 준다. 자 지금부터 착한 괴물을 떠올려 보자. 착한 괴물은 친구하자고 손을 내밀어 준다. 아이와 아버지의 계속된 대화는 아름다운 철학 이야기를 보는 것 같다.

<내가 상상하는 대로>는 단순한 읽기 뿐만이 아니라 그림을 통한 놀이 과정 속에서 힐링을 얻을 수 있는 스토리다. 작가 윤금정님은 이 책을 오랫동안 완성하지 못하는 바람에 쌍둥이 딸들이 어느덧 너무 커버려 이 책이 아이들에게 쉬운 책이 되어 버렸다고 한다. 하지만 이 책을 준비하는 지난 2년 동안 엄마가 그림을 그릴 때마다 옆에서 물감을 짜주며 함께했던 딸들과의 행복한 기억들이 소중하였다고 말한다. 아마도 책을 출판해서 행복한 것보다 준비하면서 딸들과 나눈 대화들이 훨씬 더 값어치 있었으리라 짐작된다.

내 아들은 벌써 대학생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아들에게 이것저것 대화를 나눈다. 주로 어려운 점은 무엇인지? 어떤 친구를 만나는지? 앞으로 직업은 어떤 걸 원하는지? 등등. 그런데 우리 아들은 나랑 별로 대화하기가 싫은가 보다. 말이 없다. 하지만 아들에게 말해 주고 싶은 꼭 한 가지가 있다. '인생은 <내가 상상하는 대로> 이루어진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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