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소중한 나의 텃밭 - 텃밭 중심 라이프
정원 지음 / 피그말리온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텃밭 하나에 작은 정성이 담겨있다. 텃밭. 들리는 어감은 자그맣게 들리지만 이 책에서 의미하는 텃밭은 단순히 작물을 재배하는 곳을 넘어선 한 사람의 인생이 담겨있는 듯하다. 텃밭에서 씨를 뿌리고 싹을 틔우고 물관리와 퇴비 관리 등을 하면서 수확까지는 4개월에서 1년이 걸린다. 그 텃밭을 매일매일 돌보면서 부닥치는 어려운 것들이 마치 나의 인생의 참살이를 보는 듯하다.

이 책의 저자는 정원님이다. 정원님은 오랫동안 출판사에서 일했단다. 지금은 경기도 고양시의 식물 카페 <목요일의 식물> 주인장으로 날마다 많은 식물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지낸다고 한다. 언젠가 시간이 된다면 고양시 식물 카페에 주인공을 만나러 가고 싶다. 그와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진다. 그 자체만으로도 힐링이 될 테니까.

또한 이 책에는 농부 이상린 님이 나온다. 농대를 졸업하고 직장 생활을 하다가 고양시 고향으로 돌아와 3천 평 땅에 인근 도시민들과 함께하는 민간 시민농장 <찬 우물 농장>을 꾸리고 제철 노지 농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텃밭 공동체 활동을 하고 있다. <작고 소중한 나의 텃밭>이란 책에는 정원님과 현명한 농부 상림님과의 대화가 주를 이루면서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정원 님은 직장을 그만두고 회사에서 쓰던 에너지를 다른 곳으로 분산해야 했다. 그가 했던 일은 기타 치기, 요리하기, 여행 등등. 질량보존의 법칙이다. 그냥 그렇게 세월을 보내다가 텃밭에 다다랐을 때 뭔가를 깨달았다. 미치도록 좋았던 것이다. 어느 날에는 달팽이를 보느라 땡볕 아래서 목이 새까매지도록 한 시간도 넘게 쭈그리고 앉아 있기도 했단다. 처음에 고장 10평을 받아서 수확한 고구마 순을 다듬거나 깻잎을 씩고 고추를 자르고 토마토를 말리고 등등. 풀과 열매와 흙과 바람과 놀기를 시작했다. 이것이 그의 인생이 되었다.

이 책의 특징은 초보 농군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농사 전문가인 농부의 이야기까지 들어있다. 책 중간중간에 소개되고 있는 전문가의 농사 노하우 팁은 그야말로 꿀 팁이다. 예를 들면 고추 지지대를 먼저 세워놓고서 고추 모종을 심어야 한다. 왜냐면 모종을 먼저 심고 지주대를 꼽으면 뿌리에 상처를 주기 때문이다. 나도 농사일을 하다 보면 급한 마음에 지지대 없이 고추 모종을 심고, 토마토, 가지 모종 등을 심는다. 지지대 세우는 일을 게을리했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지주대를 꼭 먼저 설치하라는 팀을 얻게 되었다.

우리는 요즘 인터넷을 통해서 웬만한 씨앗은 쉽게 구할 수가 있다. 나도 이 책을 읽고 나서 새로운 씨앗을 한 줌 사서 심고 싶어졌다. 씨앗이 새싹이 트면 물도 주고 한 줌 거름도 주고 싶다. 이 책의 제목 <작고 소중한 나의 텃밭>처럼 나만의 텃밭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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