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 (리커버 양장본) -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했던 순간에도
정희재 지음 / 갤리온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손에 잡히는 잡초 하나부터 시작하면 어느새 넓은 콩밭은 말끔해진다. 반드시 끝이 있다고."(p.93)

위의 구절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와닿았던 구절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내 앞이 놓인 저 많은 일을 언제 다하나 하면서 지레 겁을 먹습니다. 하지만 눈앞의 일부터 하나하나 치워 나간다면 언젠가는 다 하겠죠.

<어쩌면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 이 책은 사람을 치유하는 책입니다. 사람들은 인간관계를 통하여 상처를 입기도 하고, 자존감, 감정 등으로 괴로움을 겪기도 합니다. 이 책은 저자 정희재 님이 힘들고 괴롭고 아픈 감정을 이야기하면서 이야기를 엮어 나갑니다.

이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정희재 작가님도 상처가 많은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작가님은 매일 글을 쓴다고 합니다. 네 생각에는 글을 씀으로써 본인의 상처를 솔직 담백하게 써 내려감으로써 그 순간 스스로에게 힐링을 던지는 것 같습니다.

저는 어느덧 50대 중반의 나이에 들어섰습니다. 50살에 남들이 하고 싶어 하는 공무원 생활을 명퇴하고나서, "나와 인생"에 대하 많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직장 생활을 할 때는 타인과의 경쟁 사회 속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어마어마한 상처가 되어서 돌아오기도 합니다. 누군가 내 편이 되어 주었으면 좋겠는데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내 편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럴 때 이 책을 조금 더 빨리 읽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을 통하여 가장 감명 깊었던 부분은 "엄마, 아버지도 사는 게 무서운 때가 있었단다."라는 제2 장이었습니다. 사업 실패로 괴로워하던 작가의 오빠는 어머니에게 전화를 하였습니다. 물론 사업에 대한 얘기는 털끝만큼도 하지 않았죠. 하지만 엄마는 아들의 목소리로 무슨 일인 가로 힘들어하고 있다는 것을 순간적으로 알아차립니다. 엄마는 귀신입니다. 마치 제 어머니 얘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엄마는 말을 합니다. "해가 지면 그날 하루는 무사히 보낸 거다. 엄마, 아버지도 사는 게 무섭던 때가 있었단다. 그래도 서산으로 해만 꼴딱 넘어가면 안심이 되더라. 아, 오늘도 무사히 넘겼구나 하고, 그러니 해 넘어갈 때까지만 잘 버텨라. 그러면 다 괜찮다." (p.91)

저는 이 구절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고 또 읽었습니다. 넘어가는 해가 떠오르는 해 보다 더 아름다운 이유는 노을을 보면 안도감이 생기고 힐링이 되기 때문이었군요.

정희재 작가님은 사람이 상처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합니다. 그냥 지나가는 현상에 우리는 지나치게 의기소침해한다는 것이죠. 스스로를 억압하기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어머니를 떠올립니다. 어머니는 언제나 제 편이었어요. 어릴 때 엄마에게 떼를 쓰고 반항을 할 때조차도 어머니는 오히려 나를 걱정해 주셨어요. 저에겐 "엄마"라는 단어가 어쩌면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은 항상 내 옆에 두고서 가끔씩 펼쳐보고 싶은 책입니다. 우리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자세히 관찰하고 묘사해 주는 정희재 작가님을 통해 힐링을 느끼고 싶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