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버틸 수밖에 없었다 - 건축으로 먹고살기 위해 무작정 떠나다
신혜광 지음 / 효형출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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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버틸 수밖에 없었다> 제목을 보는 순간 제 마음 한편에 찡함이 울렸습니다. 그것은 저 또한 세네갈이란 낯선 곳에서 3년째 버티기를 하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는 내내 같은 공감대를 형성하며 신혜광님의 마드리드-바로셀로나-베를린 까지의 루트를 따라가고 있었습니다. 너무나 공감이 되었는지,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한 번도 손에서 놓지 않고 순식간에 읽었네요.

<스페인, 버틸 수밖에 없었다>는 신혜경 님이 28세에 무작정 스페인으로 뛰어들어가서 살아야 했던 스토리를 담고 있습니다. 건축을 공부한 후, 한국 설계사 사무소에서 1년간 일하다가 한국의 답답한 일상이 싫어서 스페인으로 무작정 편도 항공권만 끊어서 떠난 스토리입니다. 저자도 언급하였듯이 이 책에는 건축에 관한 스토리들이 많이 나옵니다. 건축을 전공하였거나 좋아하시는 분들은 많이 공감하실 것입니다. 저는 건축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건축을 향한 신 작가님의 열정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지난 12년 동안 남은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지금'이 남았다고 말하고 싶다. 단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람답게 살고 싶었을 뿐이다. 과거에 꿈꿨던 미래가 항상 나의 현재와 달라도 나는 행복하다." 이 문장이 바로 작가님의 열정을 대변하는 것 같습니다. 세상에는 예상할 수 없는 일이 너무나 많이 일어납니다. 그 일이 기쁜 일인지 슬픈 일인지 아무도 알지 못하지만 이 알 수 없음을 기대해 봅니다. 오늘의 사소한 일이 훗날 어마어마한 사건이 될지 모르니까요.

맨 마지막 장인 제4장, 나만의 오답 노트에는 작가가 스페인인 여행하면서 본 스페인 건축물에 대한 생각이 사진과 함께 담겨 있습니다. 작가님은 혹시 건축에 대한 스토리가 건축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지루하다고 생각했을까요? 스페인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넣어 주셨네요.

스페인의 유명한 건축가인 모네오의 이야기를 우에스카(Huesca) 여행을 통해서 풀어나가는 장면은 인상적으로 다가옵니다. 또한 CDAN이라는 전시관 건물도 사진으로 볼 때도 분위기 있어 보이는군요. 스페인 남부의 그라나다에서 그라나다 성당, 메수아르 궁, 코마레스 궁, 아벤세라헤스 방에 대한 컬러 사진과 건축에 관한 설명도 상큼하게 다가옵니다. 언젠가 스페인을 여행한다면 꼭 가보고 싶습니다.

스페인의 도시는 북아프리카 무어인에 의한 이슬람 문명과 기독교 문화가 묘하게 어우러진 도시가 많다고 합니다. 마차가 다녔던 돌길에는 새벽 쓰레기차가 덜컹이며 지나가고, 말 기수의 높이를 감안한 가로등마저 멋스러움을 더한다고 합니다. 기존 건물을 허물지 않고 창문 위치를 나란히 하여 비슷한 질감의 벽으로 서로 조화를 이룬다고 합니다. 일반인이 봐도 아름다운데 건축가의 눈으로 본다면 얼마나 그 깊이를 더 할까요? 이런 일상의 소소한 것들이 신 작가님이 스페인에서 힘들 때마다 견딜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이 된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읽고 나면 스페인으로 떠나고 싶은 유혹이 느껴진다. 작가가 쓴 책을 한 손에 들고서 사진에 나와 있는 설명을 읽으면서 건축물 하나하나를 감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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