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남자들이 명상하는 곳에 전선을 달아준다. 절벽 가장자리에 올라앉은 자그마한 나무 오두막에 전기를 달아주는 것이다. "산속에 있는 작은 집에 전기를 달아주려고 10만 달러를 쓰는 나라가 여기 말고 또 어디 있겠어요? 다른 나라 같으면 사람들더러 산에서 내려오라고 하겠죠."
부탄은 이런 나라다. 그들은 경제적으로 말이 안 되는 행동을 한다. 관광 수입 수백만 달러를 포기하거나, 가치 있는 목재 판매를 거부하는 식이다. 부탄사람들은 가난하지만 효율과 생산성의 신에게 무릎을 꿇지 않는다.
내가 부탄으로 향할 때 한 동료가 행운을 빌어주며 말했다. "생산적인 여행이 됐으면 좋겠다." 그때 나는 아무 생각이 없었지만, 여기 부탄에서 생각하니어리석은 말처럼 들린다. 생산적인 여행? 즐거운 여행이나 좋은 여행을 하면 안 되나? - P112
미국에는 행복한 사람이 거의 없지만, 모두들 끊임없이 행복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부탄에서는 대부분의 사람이 행복하지만, 행복에 관해 이야기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이 나라에는 자기 성찰이 없다. 자기계발서도 없고, 안타게도 실존적인 고뇌도 없다. 닥터필(심리학을 다루는 미국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진짜가옮긴이)도 없다. 사실 이 나라 전체에 정신과 의사는 딱 하나뿐이다. 그의 이름은필이 아니고, 슬프게도 자기 이름을 딴 텔레비전 프로그램도 갖고 있지 않다. 어쩌면 플라톤이 잘못 생각했던 건지도 모른다. 성찰하는 삶이야말로 살아갈 가치가 없는 건지도 모른다. 플라톤과 마찬가지로 이미 세상을 떠난 다른 백인 남자는 이걸 다르게 표현했다. "자신이 행복한지 자문하는 순간 행복이사라진다." 이 남자는 존 스튜어트 밀이다. ‘게처럼 옆으로 걸어 행복에 접근
"야 한다고 믿었던 19세기 영국의 철학자. 부탄은 게들의 나라일까? 아니면 국민행복지수라는 것 자체가 영리한 마케팅 책략인 걸까? 몇 년 전 아루바 섬이 생각해낸 슬로건처럼? "아루바로 오세요. 행복이 살고 있는 섬."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내가 사기를 당한 걸까?
#3.행복은 국가의 최대목표다_부탄 - P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