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절망감에 맞서 싸울 자원이 있다는 사실, 내 시간을 잘 쓰고 내 영혼을 잘 돌볼 능력이 있다는 사실, 외로움이 우리에게 닥치더라도 우리는 그로부터 무언가를 배울 수 있으리라는 사실 그날은 그렇게 흘러갔다. 고독한 일요일이었지만, 결국에 외로운 일요일은 아니었다.
- 외로움에 관하여 - P186
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5년이 흐른 지금, 그 감정들은다소 누그러졌다. 덜 통렬하고 덜 자동적이고 덜 필요한 것이 되었다. 나는 개를 쓰다듬으면서 생각했다. 우리는 각자의 부모에 대해서 오랫동안 남몰래 화낸다.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아닌지, 우리는 그들이 어떤 사람이기를 바라는지, 우리가 어떤 실망과 단절을 겪었는지, 그들이 우리를 키운 방식이 왜 이렇게 꼬여있었는지, 이 모두에 대해서 화낸다. 이 괴로움을 놓아버리는 일은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고, 자기 인식과 성숙함과 시간이 절묘한 비율로 섞여야 가능한 일이다. 어떻게 혹은 왜 그 일이 가능해지는지, 부모에 대한 복잡한 감정에서 가장 아픈 모서리들이 깎여나가는지, 그건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아버지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그분이 돌아가신 뒤 내가 얼마나 멀리 나아왔는지를 떠올렸다. 나는 작은 눈물의 강을 타고서 우리가 그 테이프를 녹음했던 날부터 내가 마침내 그것을 틀어본 날까지 흘러왔다.
- 더 이상 곁에 없는 사람을 수용하는 것 - P1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