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행복만 눈 밝게 알아볼 일이 아니었다. 각각의 시기가 다 본더 좋은 시절이다. 만약 20~30대에만 활기와 찬란함이 있고, 40대부터 암울한 현실만 있다거나 60대 이후 은퇴한 뒤부터는 막막한노년만 남아 있다면 세상에 그처럼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어우러져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 인생의 시기마다 아름답고 귀한 선물은 분산되어 숨어 있다.


돈을 더 벌어 안정을 이룬 뒤, 대출금을 다 갚고 차를 바꾼 뒤, 아이들이 모두 커서 웬만큼 자리를 잡은 뒤가 아니라 바로 지금 이순간이 가장 행복한 시절이다. 행복은 노래방에서 예약 버튼 누르듯 미리 입력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흘러나오는 선율의 아름다움을 맛볼 줄 아는 능력이다. 봄비 오는 그 밤에 마주친 가족 덕분에나는 내 시절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 번 기억하게 됐다.
욕심과 마음의 분주함을 멈추고돌아보면 일상은 기적으로 가득하다.

-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한 시절이다 - P277

우리는 더 자주,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를 말하고 누릴 필요가 있다. 세상을 향해 소속 증명을 하느라 정작본래의 자신에게선 추방당하는 시간. 그런 세월이 쌓여 일생이됐다고 말하지 않으려 나는 이 책을 썼다. 책에 ‘~하지 않을 권리‘ 못지않게 ‘평소 누리고 싶은 권리‘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주류를 이루는 가치와 트렌드의 영향에서 자유롭기 위해 과감한 부정도 중요하지만, 지금껏 억눌러 온 것들을 시도해 보는 것도 소중하기 때문이다.

- 에필로그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 - P28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생각이란 것에 사로잡히다 보면 옳고 그름을 따지게 된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고집하기 시작하면 내 생각을 따르지않는 상대에게 화가 나고 노여움이 생긴다. 관계가 나빠지는 것을 피할 수 없다. 밖으로 제때 표출하지 못한 분노의 화살은 결국 나를 찌르게 마련이다. 결국 내가 옳다는 생각이 일으킨 풍파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은 나 자신이다. 갈등과 피로가 따르는 것. 그것이 생각이 불러일으키는 현실이다.

- 생각이 너무 많아 망치는 것들 - P242

혼자 살기에 며칠씩 훌쩍 떠나는 자유를 누릴 수 있었다. 그런데 그날만큼은 혼자라는 사실 때문에 누군가 내 삶터를 하찮게 여기는 건 아닌가, 괜한 자격지심까지 들었다. 혼자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그런데 외부의 상황에 따라 마음속에서 그것은 행복도 되고, 불행의 실마리도 됐다.

- 뜻대로 풀리지 않는 날들에 대처하는 법 - P250

단순히그들이 대학을 거부해서가 아니다. 다수가 따르는 제도에 대해 독자적으로 사고하고, 자율적인 결정을 내린 뒤 스스로 책임을지는 것에 감탄하는 것이다. 그들도 대견하지만, 그들의 결정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학부모의 용기도 대단하다.

- 공부에는 때가 있다는 어른들의 말 - P26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만약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싶다면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을 테다.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지워 가다 보면
해야 할 가치가 있는 것들이 드러나겠지.
피로에 젖도록 몰아세우며
얼마나 오래 ‘되어야 할 나‘를 쫓아왔던가.


게으르거나 방종하지 않으면서
집착하지 않되 무심하지 않으면서
나답게 사는 길이 있을 테니
모든 해야 할 일들, 책임감, 의젓함을 잠깐 내려놓고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고요히 있고 싶다.


그래도 괜찮다.
너무 잘하지 않아도 괜찮다.
별일 일어나지 않는다.
공기처럼 가볍게, 햇살처럼 맑고 빛나게,
재밌고 신나게 오늘을 산다면
그게 바로 위대한 성공인 것을.

- 무엇이든 진정 하고 싶어질 때까지 - P229

자신과 세상에 맹렬한 질문을 던지며 행복을 발견하기 위해 애쓰는 일은 현대인에게 피곤한 일이 돼 버렸다. 오로지 순간의 만족과 망각만이 외롭게 액정화면 속을떠다닌다.
일과 사랑, 그리고 상상력.
사람은 이 세 가지가 없으면 살 수 없다. 이 세 가지를 얻었을때 인생의 보람을 찾고, 잃었을 때 쓰라린 질곡의 시간을 겪는다. 일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의식주와 안정감과 성취감을 준다. 사랑이 없으면 나머지 둘을 가졌다 해도 삶은 공허해진다. 그렇기에 사랑받고 사랑을 주는 일에 평생 애틋한 갈망을 느끼며 살아간다.
삶의 질은 떨어질망정 일과 사랑 없이도 생존해 갈 수는 있다.

- 외롭고 고달픈 일상을 견디게 해 주는 마법 - P233

상상력은 인간의 생존을위해 절대 필요한 요소이다. 상상력이란 꿈꿀 수 있는 힘이다. 모순과 결핍의 현실 너머에 좀 더 나은 것, 따뜻한 것이 있다고 희망할 수 있는 힘이다. 상상력이란 다른 말로 희망을 품고 유지할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 외롭고 고달픈 일상을 견디게 해 주는 마법 - P234

프랑스의 시인이자 철학자였던 가스통 바슐라르는 몽상에 대해 숱한 명언을 남겼다.


"몽상이 우리의 휴식을 강조하러 올 때는 온 우주가 우리의 행복에 기여하러 오는 것이다."
"위대한 책은 두 번 읽어야 한다. 한 번은 생각하면서, 한 번은그것을 쓴 몽상가와 함께 몽상을 동반하며 꿈꾸면서 읽어야 한다."

- 외롭고 고달픈 일상을 견디게 해 주는 마법 - P23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씻고, 먹고, 마시고, 일하고, 자는 일 외에
어떤 기대나 계산 없이 희망도 절망도 없이
자발적으로 매일 빠지지 않고
조금씩 하는 ‘그것‘이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 준다."
이자크 디네센의 말을 받아 이렇게 써 본다.

- "다 잘하려고 애쓰지 마" - P223

희망도 절망도 없이 매일조금씩 무엇을 한다는 것.
매일 조금씩 하는 그 무엇이 우리를 살게 하고,
매일 조금씩 하는 그 무엇이 우리를 천천히 죽어 가게 만든다.


다 잘하지 않아도 괜찮다.
매일 조금씩 뭔가가 손아귀에서 빠져나간다 해도
매일 조금씩 하는 뭔가가
우리를 더 높은 차원의 질서와 만나게 한다.


남작과 결혼해 아프리카 케냐로 가서 커피농장을 경영했으나
나중에는 농장도 연인도 다 잃었던 이자크 디네센.
그이는 매일 조금씩 소설을 쓰기 시작해 49세의 나이에 첫 소설집을 냈다.
희망도 절망도 없이 매일 조금씩 쓴다, 고
담담하게 서술했던 그이의 심정을 더듬어 본다.


인생의 어느 순간에는 ‘묵묵히‘라는 말밖에
쓸 수 없는 시기가 있다.
아무런 대가도 보상도 바라지 않고
매일 무엇인가를 묵묵히 해 나가는 시절에
인간은 가장 자신다운 삶을 산다.


희망도 절망도 없이 오늘도 나는 걷는다.
양손을 주머니에 찌르고 말없이 곁을 스치는 사람들에게서
맵싸한 겨울 냄새가 나는 11월의 거리를.

- "다 잘하려고 애쓰지 마" - P22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든 반복은 지겨움이라는 필연적인 결과를 빚지만 걷기만은 예외이다. 걷기의 반복은 활기찬 중독으로 이어진다. 걷기는 환경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세계를 친근하게 알아 가는 수단이다. 인간의 권리장전 중에 윗부분을 차지해야 마땅할 걷기. 똑같은 길도 날마다 다르게 변주되기에 어제의 그 길이 아니다. 걸으면서 나는 어제의 나, 한 발을 내딛기 직전의 나와 흔쾌히 결별한다.

- 산책, ‘어제의 나‘와 결별하는 시간 - P22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