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이 골절되어 육상을 그만둔 순간부터 목표를 잃은 나 자신을 어떻게든 바로잡고 싶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른다면 다가올 앞날도 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가고자 하는 길로 이어지는 문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르는 처지였다.
파리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이후부터 나의 브랜드를 시작하기까지 여러 가지 일을 했다. 그러나 그것은 언제나 부탁을 받고 시작한 일들이었다. 내가 스스로 다가가 문을 연게 아니었다. 벽인지 아닌지도 모를 문은 손잡이조차 달려 있지 않았다. 그저 벽 앞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사이 벽이라고 생각했던 문이 스르르 열린 것이다.

- 패션쇼를 돕다 - P56

우연히 얻게 된 일자리지만 현장에서 배우는 사이 일을 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조금씩 깨달아갔다. 직접 부딪치며 피부로 조금씩 이해해가는 것, 적어도 나에게 일을 한다는 것은 그런 의미였다.

- 패션쇼를 돕다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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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는 나에게 일이 아니며, 일종의보상이 없는 것이었다. 일요일 아침 아무도 없는 체육관에서 농구공을 튕겨 골대 밑까지 내달려 슛을 넣는 것, 그리고 그저 그것을 반복하는 것. 누군가 지켜보는 것도 아니다. 성적을 매기는 것도 아니고, 용돈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도 질리지 않았다. 하고 싶으니까 할 뿐. 그런 의미에서 스포츠는 찰흙 구슬 만들기와 다르지 않았다.

- 학생회장이 되다 - P19

어떻게 해도 이길 수 없게 되면 내 능력의 한계에 직면하게 된다.
그래도 달리는 것은 좋았다. 배구나 농구처럼 팀을 이뤄 싸우는 스포츠는 상대편과의 대진이나 공의 움직임 등으로 우연성이 더해져 강한 상대와 붙어도 승리하는 일이 종종 있다. 육상에서도 그런 우연성이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경기에서 발휘할 수 있는 개개인의 절대적인 능력치는 있다. 오로지 혼자 힘으로 스스로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는지 겨루는 경기인 것이다. 그 경기에는 선수 한 사람의 능력이 거의 대부분 집약되어 있다. 의지할 수 있는 건 자기 자신뿐인 스포츠라는 사실에 나는 더욱 육상에 끌린 것이 아니었을까.

- 육상선수를 꿈꾸며 - P23

눈앞에 놓인 경기에 집중하되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 그런 마음의여유를 가질 수 있게 해준 선생님이다.

- 아버지와 어머니 - P28

~ 월세와 매상의 관계를 고려하면 가구 판매는 효율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한 설명에는 외할아버지 자신의 일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더불어 그토록 어려운 일을 성공시켰다는 자부심도 섞여 있었다. 비록 효율이 떨어지는 일이라도 그저 그 일이 좋아서 하는 것이다. 외할아버지에게 풍겨져 나오던 망설임 없는 단호함이 지금까지도 오래도록 내 마음에 남아 있다.

-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의 수입가구상 - P42

능숙해질 때까지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그렇기에 내가 오랫동안 해나갈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능력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지속할 수 있지 않을까. 조금 이상한 사고방일지도 모른다. 스킬이나 경력 면에서 잘 못하는 일을 고생해서 하는 것은 비효율적인데다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다. 얻을 수 있는 것도 많지 않다. 이것이 일반적인 생각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잘하지 못한다는 것이 오히려 이 일을 오랫동안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거라는 사고방식이 마치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졌다.

- 패션쇼를 돕다 - 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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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그렇게 된다는 것을 알고 나면 그것은 나만의 방법이 된다. 요령이나 비법 같은 것을 깨달은 순간 돌아보면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언제나 나 혼자였다. 그러나 그 조용한 시간이 나는 좋았다.

불필요한 생각은 접어두고 오로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은 만큼 한다.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아이들의 집중력과 에너지는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

- 찰흙 구슬 만들기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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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또 나대로, 쓰루기의 좋은 의미의 적당함에 감탄한다. 그 적당함까지, 존경할 수 있다.
학교는 그만두었다. 하지만 쓰루기와는 친구로 지낼수 있을 듯한 기분이 든다. 친구로 지내고 싶다. - P351

움직일 작정이면 하루빨리 움직이는게 좋다. 괜히 질질 끌어서는 안 된다. 결정은 신중하게. 그러나 결정하고 나면 빨리 움직여야 한다.  - P352

그때 그렇게 움직였던 덕분에, 지금이 있는 것이다. 한 걸음씩이지만, 나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 P353

대학의 어떤 강의에서 한 교수가 말했다. 서두는 생략하라. 우선 요점을 말하라. 그걸 실천하라. - P353

"그건 스스로 생각해야지. 시간은 말이지, 있는 것 같아도 없어. 40년도 금방 지나가더라고. 돌아보니까, 하지 못한 일만 잔뜩이고. 그때 그걸 하면 좋았는데, 하고 후회하지 않게, 열심히 해 봐."
"열심히 할게요."
토 달지 않고 대답한다. - P368

나는 스물한 살.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 하나씩 하나씩 서두르지는 않지만, 멈춰 있지도 않는다. 이 세상을 그렇게 살아갈 수 있다면 좋겠다. 미래는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도 중요하다. 미래를 보아야 한다. 하지만 지금을소홀히 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지 않은가, 나는 살아 있는데.
- P373

그러나 그런 건 의미가 없다. 우연이든 뭐든, 나와 아오바는 다시 만났다. 그 또한 사실이다. 내게 중요한 것은 그 사실이다. 그것뿐이다. - P374

중요한 것은 돈이나 물건이 아니다. 형태가 없는 무언가도 아니다. 사람이다. 재주 있는 인재는 누가 대신할 수 있어도, 사람 자체는 아무도 대신할 수 없다.
- P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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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로 고맙다는 말 안 해도 돼. 세이스케, 자네 말이야, 사람에게 의지하는 법도 배워야 해."
가와기시 기요스미의 어머니에게도 비슷한 말을 들었다. 의지해도 되는 사람에게 의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 P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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