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요정 길들이기
백혜영 지음 / 달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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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웃음 요정 길들이기 / 백혜영 / 달리 / 2025.10.21


그림책을 읽기 전


주황색 머리칼 사이로 배시시 숨어 있는 웃음 요정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아요.

인상을 잔뜩 찡그린 듯하면서도 금세 웃음이 터져 나올 것 같은 표정,

마치 감정의 순간을 그대로 잡아낸 것처럼 생생하지요.

표지만으로도 벌써 기분이 한 톤 밝아지는 느낌이에요.




그림책 읽기




내 입속에는 웃음 요정들이 살아. 웃음 요정을 재주가 참 많아.

소리와 모양을 요리조리 바꾸고, 내 기분과 주변 공기도 확 바꾸지.




그런데 눈치가 좀 없어서 날 종종 곤란하게 만들어.

웃음 요정이 가만있지 못하고 또 밖으로 나오려고 해.




요정들이 나오면 곤란할 때 나는 요정들을 꼭꼭 숨겨.

어금니 뒤에 목구멍 밑으로 뱃속으로



그림책을 읽고


아이의 입속에는 늘 웃음 요정들이 살고 있어요. 수업을 막 시작하려는 순간, 선생님은 안경이 보이지 않는다며 교실 곳곳을 뒤적이기 시작하지요. 사실 안경은 선생님의 머리 위에 있는데도 아무도 말하지 않아서, 교실 공기는 서서히 간질거리기 시작해요. 아이는 터질 듯한 웃음을 꾹 눌러 담으려 어금니 뒤, 목구멍 밑, 뱃속 깊은 곳까지 요정들을 꼭꼭 밀어 넣어 보지만 통통거리며 튀어나오려는 요정들은 좀처럼 잠잠해지지 않아요. 과연 아이는 이 웃음 요정을 어떻게 길들일 수 있을까요?


웃음이라는 감정이 얼마나 자유분방한지 새삼 느껴져요. 내 안에서 시작된 감정이지만 어느 때는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고, 뜻밖의 순간에 불쑥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지요. 반대로 쉬이 몸을 보여주지 않는 날도 있지요. 작가님은 그 장면들을 요정으로 형상화해 팝콘처럼 톡 하고 터져 나오는 웃음의 순간을 시각적으로도 생생하게 보여주셨어요.


책 속 아이의 모습도 낯설지 않아요. 특히 웃음을 꾹 눌러 담으려 애쓰는 표정을 보며 좋았어요. 웃으면 안 되는 자리에 있을 때, 괜히 주목받기 싫어 참고 있을 때, 마음속은 간질거리는데 겉으로는 아닌 척 버티게 되는 그런 순간들이요. 어느새 어린 시절이 겹쳐 올라오는 느낌이에요. 아이답게 웃고 싶은 마음과,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마음이 한꺼번에 흔들리는 복잡한 느낌이 실감 났어요.


그림 속 교실에는 알록달록한 아이들 사이에서 홀로 회색빛으로 남아 있는 아이가 등장해요. 그런데 장면이 이어질수록 그 아이의 빛깔이 서서히 환해지기 시작하지요. 웃음이 번져 나가는 방향을 그림으로 보여주는 듯해요. 색이 차오르는 속도와 함께 우리 입가에도 어느새 조용한 웃음이 싹 올라오는 걸 느끼게 돼요.


웃음은 억누르기보다 흘려보내기 좋은 감정이란 생각이 살며시 올라와요. 누군가의 하루를 환하게 만들 수도 있고, 내 마음을 가볍게 돌려놓는 힘도 가지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 책이 우리 안에 숨어 있던 웃음 요정을 톡 건드려 깨워주는 것 같아요. 어쩌면 너무 오래 눌러두었던 웃음이 있었다면, 이 책을 만나는 순간 살짝 고개를 들고나오려 할지도 모르지요. 또, 나만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표정도 조금씩 풀어지며 공기가 부드러워지는 순간들이 되는 거죠.




- <웃음 요정 길들이기> 작가 인터뷰 -



출판사 달리 블로그에는 <웃음 요정 길들이기>의 숨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작가 인터뷰가 실려 있어요.

작가님이 ‘웃음을 왜 참게 될까?’라는 작은 의문에서 ‘웃음 요정’이 탄생했다는 이야기, 그리고 웃음이 터지는 순간의 느낌을 가장 잘 담아낸 형태로 팝콘을 선택하게 된 과정도 흥미롭게 전해지지요.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만나보실 수 있어요.


출판사 달리 SNS : https://www.instagram.com/dahli_books/




- <웃음 요정 길들이기>의 초기 버전 -





<웃음 요정 길들이기>는 처음엔 작가님이 혼자 품고 있던 작은 이야기 씨앗이었다고 해요. 시간이 지나며 주변의 응원과 다양한 시선들이 물과 햇빛이 되어주었고, 그렇게 1년 만에 한 권의 책으로 무럭무럭 자라났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지요. 2024년 국어청 ‘그리고그림책’ 1기 더미북 전시에서 선보였던 초기 버전을 보면, 지금과는 조금 다른 표지와 분위기를 가지고 있지만 웃음을 잔뜩 품은 아이의 모습만큼은 그대로예요. 어떤 형태로든 웃음을 퍼뜨리고 싶다는 작가님의 마음이 그 시절 더미북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해, 책의 성장 과정을 함께 바라보는 재미가 있어요.


백혜영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color_hyeyoung/




- 백혜영 작가님의 그림책 -




백혜영 작가님은 일상 속 작은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해 따뜻한 이야기로 풀어내는 그림책 작업을 이어오고 있어요. <웃음 요정 길들이기>를 비롯해 관계의 거리, 마음의 성숙, 내일을 향한 발걸음까지 다양한 주제를 부드럽고 독창적인 색감으로 풀어내며 꾸준히 작품 세계를 넓혀가고 있지요. 작품마다 몽글몽글한 감정 결이 살아 있어, 작가님의 책을 펼치면 언제나 마음 한편이 잔잔하게 환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요.


<다시는 너랑 말 안 해> 포스팅 : https://blog.naver.com/shj0033/224031734945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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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 말해요
엘레나 베르나베 지음, 알바 아사올라 그림, 김여진 옮김 / 그리고 다시, 봄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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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봄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손은 말해요 / 엘레나 베르나베 글 / 알바 아사올라 그림 / 김여진 역 / 그리고 다시, 봄 / 2025.10.20 / 원제 : Con las manos


그림책을 읽기 전


표지의 맞닿은 두 손을 보며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네요.

한쪽 손에는 깊은 세월이 잔잔히 깃들어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맑은 온기가 느껴져요.

손끝의 작은 빛이 둘 사이의 온기를 그대로 보여주는 듯해, 이 안에 담긴 장면들이 더 궁금해지네요.





그림책 읽기




할머니, 아플 땐 어떻게 참아요?

도 순으로 낫게 하지, 아가.




마음으로 견디려 하면, 아픔은 옅어지기는커녕 더 짙어진단다.

손은 영혼의 더듬이란다.




아기들을 생각해 보렴. 그 조그마한 손으로 조몰락대며 세상을 배워 가잖니?

노인들의 손을 보렴. 살아온 삶을 낱낱이 비추는 건 우리 몸속 다른 어느 곳도 아닌 바로 두 손이란다.





그림책을 읽고


아이가 가시에 손을 찌르면서 이야기가 시작되지요. 놀란 아이는 아픔을 느끼고, 할머니에게 아픔을 참는 법을 묻지요. 할머니는 아이의 손을 부드럽게 감싸며 상처를 살펴주고, 손에 여러 이야기들을 들려주지요. 바늘을 잡아 바느질하는 손, 빵 반죽을 만지는 손, 서로의 손을 감싸 쥐던 순간들이 이어지는 동안 아이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아픔도 삶의 또 다른 장면이 될 수 있음을 천천히 알아가게 되지요.


그림책을 덮으며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손이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었나?” 하는 것이었어요. 몸의 다른 어디보다도 손은 무언가를 만들고, 붙잡고, 놓아주고, 쓰다듬고, 헤아리며 살아가는 동안 계속해서 우리 대신 말을 건네고 있었는데, 정작 저는 그 손의 언어를 자주 놓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책 속의 할머니는 아이에게 말하지요. 아픔을 견디는 건 마음만으로 버티는 게 아니라, 손으로 만지고, 만들고, 누군가에게 건네며 조금씩 지나 보내는 일이라고요. 그 말이 참 오래 남았어요. 흔히 “참아야지” 하고 마음을 움켜쥘 때가 많은데, 오히려 손을 움직이고 몸을 움직이며 흘려보내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페이지마다 등장하는 손들은 제각각 다른 결을 지니고 있어요. 주름 깊은 손, 부드러운 손, 조그만 손, 삶의 무게가 얹힌 손…. 그런데 이 손들이 하는 일은 결국 비슷해요. 돌보고, 보듬고, 연결하고, 누군가의 하루를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일들. 조용한 장면들인데 이상하게 마음이 꽉 차는 느낌이 들었어요. 손 하나만으로도 이렇게 많은 감정이 전해질 수 있다는 게 새삼 놀라웠지요.


책의 끝에서 아이가 두 손으로 무언가를 완성해 내는 장면은 오래 바라보게 되었어요. 그 순간 아이가 깨달은 건 거창한 교훈이 아니라, “내 손도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라는 아주 단순하고도 근본적인 사실이었을 것 같아요. 어른인 저도 그 장면에서 작은 용기를 얻었으니까요. 아픔이든 기쁨이든, 결국 손을 움직이는 사람에게 다시 길이 열린다는 것. 묵묵히 지나온 손의 시간이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는 것.


문득 제 손을 내려다보게 되었어요. 오늘 하루 제가 붙잡은 것들, 놓아준 것들, 건넨 마음들. 생각해 보니 손은 언제나 맨 앞에서 저를 살아가게 해준 존재였더라고요.




- 그림 작가의 손이 머문 자리 -



<손은 말해요>의 그림을 맡은 알바 아사올라 작가님은 이 작품을 개인적으로 특별한 의미가 있는 책이라고 해요.

작업 과정 내내 이 책이 스스로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게 안내해 주는 듯한 경험을 했다고 해요. 작업 초기에 큰 상실을 겪었고, 마무리 단계에서도 또 한 번 마음을 흔드는 일이 이어지면서 책을 끝까지 완성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고 하지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글 한 줄 한 줄이 손을 이끌어주듯 “계속해, 내가 도와줄게”라고 속삭이는 것만 같았다고 해요. 그렇게 손을 움직이고 또 움직이던 끝에, 책은 어느새 완성되어 있었다고 해요. 작가님은 이 과정을 떠올리며 “이 책이 누군가에게도 같은 말을 건네는 존재가 되길 바란다"라고 전하지요.


알바 아사올라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albaazaola/




- 손, 손가락 그림책 모음 -



손, 손가락 그림책부터 손도장·지문을 다룬 책, 손 모양을 확장해 표현한 그림책까지…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 손을 중심에 둔 이야기가 정말 많지요. 사람의 손이 전하는 느낌이 좋아서인지, 저는 이런 책들에 자꾸 마음이 가요. 손끝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들은 모두 하나씩 펼쳐보고 싶어지네요.


손, 손가락 그림책 모음 : https://blog.naver.com/shj0033/221491164489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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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킬게요 책고래마을 63
김미라 지음, 김세진 그림 / 책고래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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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고래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내가 지킬게요 검색/ 김미라 글 / 김세진 그림 / 책고래 / 책고래마을 63 / 2025.10.20


그림책을 읽기 전


빛이 스며든 마당 한편, 갈색 강아지가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지요.

무엇을, 혹은 누구를 지켜야 한다는 마음이 어린 눈빛이라 잠시 마음이 멈춰 서게 되네요.

이 강아지가 들려줄 이야기가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더욱 궁금해져요.




그림책 읽기




내 이름은 진돌이에요. 할아버지가 지어 준 이름이에요.

지금은 할머니랑 둘이 살아요.




할아버지가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서울에 있는 상순이 형님이 할머니를 모시러 왔어요.

할머니가 없는 집은 더 넓었어요.




"영감, 오랜만에 왔지요? 아파서 병원에 입원을 했었다오."

나무 뒤에서 멧돼지가 킁킁거리며 다가왔어요.




그림책을 읽고


반려견 진돌이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로 할머니와 둘이 지내왔어요. 그러던 어느 날, 아픈 할머니가 서울로 치료를 받으러 가게 되면서 진돌이는 집에 혼자 남게 되지요. 상순이 형님이 가끔 들러 먹을 것을 챙겨 주었지만, 진돌이는 날마다 문 앞에서 할머니를 기다리며 외로운 시간을 보냈지요.


오랜 시간이 흐른 뒤, 할머니가 돌아오자 진돌이는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며 반겨요. 그리웠던 할머니와 함께 할아버지 산소로 향하지요. 산소에 도착한 뒤, 할머니가 풀을 뽑는 동안 진돌이는 묶여 있었지요. 그때 갑자기 숲에서 멧돼지가 나타났어요. 진돌이는 단숨에 목줄을 벗어나며 다짐하듯 외치지요. “이제 할머니는 내가 지킬게요.”


누구를 끝까지 바라보고 기다리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는가가 가족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진돌이와 할머니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마음에 여러 번 따뜻함이 울려와요. 사람과 동물이라는 구분이 무색해질 만큼 서로를 의지하고, 함께한 시간만큼 마음이 닮아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특히 진돌이가 서울에 간 할머니를 기다리는 장면에서는 말없이 견디는 존재의 마음이 이렇게 깊을 수 있구나 싶어 가슴이 아릿해지네요.


멧돼지 앞을 가로막는 순간에는 ‘지킨다’는 말이 얼마나 많은 감정을 품고 있는지 새삼 떠올리게 되었어요. 보호하려는 용기, 잃고 싶지 않은 마음, 다시는 혼자 두고 싶지 않은 애틋함까지…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감정들이 그림 속에서 또렷하게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았지요.


<내가 지킬게>를 읽다 보면 피로 이어져야만 가족이 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지요. 한 집에서 함께 살아가는 무리를 뜻하는 ‘가족(家族)’이라는 말처럼, 마음을 나누고 서로를 돌보는 존재가 결국 진짜 가족이더라고요. 진돌이와 할머니가 그렇고, 또 영달 할머니도 그 마음을 함께 나누는 또 다른 가족이었지요. 가까이 머무르며 챙겨 주고, 마음을 나누는 사람들이 결국 우리에게 가장 든든한 가족이 되어 주지요.


장면 속 진돌이를 들여다보면, 진돌이가 품은 감정들이 말보다 먼저 다가오지요. 특히 눈빛을 그려낸 방식이 참 인상적이에요. 멀찍이 문 앞을 바라보는 장면에서는 살짝 처진 눈꼬리와 귀의 각도만으로도 ‘기다림’이 온몸에 번져 있는 듯 보이고, 가까이서 바라보는 장면에서는 잔잔한 그리움이 은은하게 배어 있어요. 따뜻하고 고요한 배경은 진돌이의 표정과 움직임을 더욱 선명하게 모여주고 있지요. 말없이 앉아 있을 때는 주변 공기마저 잠시 멈춘 듯하고, 달려갈 때는 화면 전체가 가볍게 흔들리는 것 같은 느낌을 주어요.


표제지에 그려진 할아버지, 할머니, 진돌이의 모습은 이야기의 첫 마음을 건네주는 장면이지요. 셋이 함께 있는 그림만으로도 오래 쌓아 온 시간과 정이 고스란히 느껴져 마음이 포근해져요. 그리고 장면 곳곳에 숨어 있는 고양이와 두더지를 찾아보는 작은 즐거움도 놓치지 마세요. 소박한 존재들이 이야기에 살며시 생기를 더해 주어, 보는 맛이 한층 깊어지네요.





- 강아지가 들려준 표지 뒤의 이야기들 -



<내가 지킬게요>의 자료를 검색하다 여러 표지 시안의 스토리를 보고 반가웠지요.

모든 시안들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고 있어서 선택에 고민이 많으셨을 것 같아요.

지금의 표지도 참 좋고, 몸을 동그랗게 말고 누운 강아지의 모습에서는

기다림, 그리움, 사랑스러움… 많은 감정들이 한꺼번에 일어서 마음이 따뜻해지네요.


출판사 책고래 SNS : https://www.instagram.com/bookgorae_pub/




- 김세진 작가님의 그림책 -



숲을 걷거나, 산을 오르거나, 멈춰 서서 바다를 오랫동안 바라볼 때 많은 생각이 떠오릅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멋진 그림을 그리며 즐겁게 그림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림책은 상상의 세계를 담을 수 있어서 좋아요. 제19회 비룡소 공모전 그림책 부문 ‘황금도깨비상’을 수상했습니다. -출판사 작가 소개 내용


김세진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owlppemi/



<달을 삼킨 코뿔소> : https://blog.naver.com/shj0033/222094125825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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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디와 나 - 나에게만 보이는 특별한 친구 이야기
록스 핑크.리치 핑크 지음, 사라 라이스 그림, 김붕년 옮김 / 서교책방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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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교책방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에이디와 나 - 나에게만 보이는 특별한 친구 이야기 / 록스 핑크, 리치 핑크 글 / 사라 라이스 그림 / 김붕년 역 / 서교책방 / 2025.10.17 / 원제 : Ady and Me


그림책을 읽기 전


그림 속 아이는 바닥에 누워 ‘나’를 쓰고 있고, 그 옆의 초록색 작은 친구는 ‘에이디’를 쓰고 있네요.

두 이름이 나란히 놓인 모습이 꼭 서로를 비춰주는 거울 같아요.

에이디는 정말 친구일까요, 아니면 아이 마음속 또 다른 ‘나’일까요?

글자 속에 담긴 그 비밀, 이제 어떤 이야기로 펼쳐질지 궁금해지네요.





그림책 읽기



내 머릿속에는 한 가지 비밀이 살고 있어.

나는 그 녀석을 에이디라고 부르지만 의사들이 아빠에게 ADHD라고 했거든.



에이디는 꿈꾸고 책 읽는 걸 사랑해. 이 녀석 때문에 내가 늑장 부리게 되기도 해.

머리 빗고 아, 이 닦고... 서두르자. 아, 코트랑 신발 한 짝은 어디에 뒀지?



"이제 그만! 짐 챙겨서 이 책상으로 와서 앉아!"

선생님은 빨간색으로 쓰인 '버릇없음'이라는 표지판을 가리키셨어.





그림책을 읽고


소피의 머릿속에는 비밀이 살고 있어요. 소피는 그 친구를 ‘에이디’라고 부르지만, 의사들은 ‘ADHD’라고 부르지요. 산만하고 집중하기 어려운 아이 소피는 자신에게만 보이는 특별한 친구, 에이디와 하루를 보내지요. 하지만 소피에게 에이디는 병이 아니라 그저 조금 바쁜 친구일 뿐이에요.


아침마다 머리를 빗다 이를 닦고, 가방을 찾다 신발 한 짝을 잃어버리는 소피의 하루는 언제나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지요.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엉뚱한 행동을 하다 선생님께 자주 혼이 나지만, 소피는 여전히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느끼고 살아가요.


그러던 어느 날, 소피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이해해 주는 교장선생님을 만나게 되지요. 그리고 놀랍게도, 교장선생님에게도 ‘에이디’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요. 같은 비밀을 품은 두 사람의 만남, 과연 그다음 이야기는 어떻게 흘러갈까요?


그림책을 읽고 난 뒤, 마음이 스르르 이해로 채워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에이디와 나>는 ‘다름’을 병이 아닌 ‘특별함’으로 바라보게 해주는 이야기였지요. 소피의 시선으로 따라가다 보면, ADHD라는 단어가 어느새 사라지고 그 안에 있는 ‘아이의 세계’가 보이기 시작해요. 세상은 언제나 빠르고 정돈된 모습을 요구하지만, 이 책은 그 틀에서 벗어난 아이의 속도를 존중해 주지요.


저는 ADHD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아요. 병이라고 하기보다는 나와 다른 모습이라고 생각하지요.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유명 연예인 윌 스미스와 세계적인 수영 선수 마이클 펠프스를 떠올려요. 그들은 놀라운 집중력과 끝없이 떠오르는 창의적인 생각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냈지요. 그래서 그들이 가진 ‘조금 다른 부분’이 오히려 그들의 매력처럼 느껴지지요.


특히 이 책을 번역하신 국내 소아청소년정신과 최고 권위자인 김붕년 교수는, ADHD를 질병이 아닌 ‘그들이 가진 특성’일뿐이라 설명하며, 이 동화가 주의력 결핍 증상으로 힘들어하는 아이들과 그 아이들을 가르치는 모든 이들에게 희망을 전해주는 이야기라고 말했어요.


교장선생님이 “이 무지개는 정말 끝내주네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특히 마음에 남았어요. 잘못을 지적하는 대신, 아이의 시선을 함께 봐주는 어른의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깨닫게 되었지요. 결국 소피의 이야기는 ‘이해받는 경험’이 한 사람을 얼마나 변화시키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드네요.


에이디는 단순히 상상 속 친구가 아니라, 아이 마음속의 에너지이자 가능성이에요. 그 다정한 친구를 받아들이는 순간, 소피는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지요. 이 책은 “그대로의 너라서 괜찮다"라는 말을 건네는 따뜻한 그림책이었어요.





- <에이다와 나>의 다양한 표지 시안 -



작가 사라 라이스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Ady and Me>의 여러 표지 시안을 공개했어요. ‘제목을 함께 그리는 장면’을 중심으로 다양한 구도를 시도했다고 해요. 그중에서도 아이와 에이디가 바닥에 함께 누워 그림을 그리는 첫 번째 시안을 특히 아끼는 내용이 작가님의 글에 남아 있네요.


사라 라이스(Sara Rhys)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sara.rhys/




- 출판사 서교책방의 어린이 책들 -



한 사람을 위한

그리고 모든 사람을 위한,

세상의 다양한 이야기

- 서교책방 SNS https://www.instagram.com/seogyobook/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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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경청
김주현 지음, 오승민 그림 / 만만한책방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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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한책방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냥 걷기 시작한 돌멩이와 엉뚱한 단어 수집가인 코끼리, 두 친구는 오늘도 어디로 걷는지도 모른 채 길을 함께 걸어가지요. 그러다 사막에서는 혼자 지내는 사막여우를 만나지요. 코끼리는 반가운 마음에 달려가지만, 사막여우는 눈도 마주치지 않은 채 멀찍이 떨어져 서 있어요. 처음엔 그저 까칠하다고 생각했지만, 돌멩이와 코끼리는 곧 알게 되지요. 사막여우에게는 그렇게 경계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는걸요.


코끼리와 돌멩이는 계속해서 걸으며, 말보다 꼬리로 마음을 전하는 고양이들을 만나고 대화 방식이 달라 그들의 언어를 배워야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음을 깨닫지요. 또, 다리가 많다는 이유로 “징그러워!”라는 말을 듣고 상처받은 송충이와는 서로 다른 겉모습 속에 깃든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미련곰탱이’라 불리며 속상했던 곰에게는 위로와 응원을 건네며 마음을 다독여주었지요. 이렇게 말이 통하지 않아도,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귀 기울이면 진짜 마음이 들린다는 걸 배워가지요.


저는 사막여우와 코끼리의 첫 만남이 특히 마음에 남아요. “친구 따위 필요 없어!”라며 외치는 사막여우와, “너무 귀엽다!"라며 한걸음에 다가가는 코끼리. 두 친구의 온도 차는 마치 우리가 새로운 관계를 맺을 때의 마음을 닮았지요. 사막여우에게는 ‘두려움’이, 코끼리에게는 ‘호기심’이 있었어요. 하지만 그 마음들은 모두 진심이었지요. 그 진심이 부딪히고, 멀어지고, 다시 다가가는 과정을 통해 이야기는 ‘적당한 거리’가 결국 ‘관심과 존중의 거리’임을 알려주었지요. 커다란 말보다 커다란 귀로 들어주는 일, 적당한 거리보다 ‘부드러운 거리’로 다가가는 용기가 중요하다는걸요. 사막여우와 코끼리의 관계는 듣는다는 것이 단순히 ‘귀로 하는 행동’이 아니라, 상대의 두려움과 다름을 이해하려는 ‘마음의 움직임’이라는 걸 보여주었지요.


코끼리와 돌멩이의 여정은 친구 관계에서 생기는 오해와 다름, 그리고 그 사이를 이어주는 ‘경청’의 힘을 따뜻하게 들려주지요. 돌멩이는 손도, 귀도 없지만 누구보다 코끼리의 이야기를 깊이 들어주지요. 그 마음 덕분에 코끼리는 ‘까칠한 경계’, ‘오톨도톨한 사랑’ 같은 단어들을 마음속에 차곡차곡 담아 가고 있어요.


다른 모습, 다른 언어, 다른 거리감 속에서도 서로를 향해 귀를 기울이는 두 친구의 여정은 저에게 묻고 있어요.

“나는 지금 누군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을까?”

그리고 “누군가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는 건 얼마나 큰 위로일까?”

결국, 말보다 마음으로 듣는 것이야말로 진짜 사랑의 시작임을 전해 주고 있지요.


‘외로운 경계 / 오톨도톨한 사랑 / 납작한 무례 / 뱅글뱅글 복수 / 가지가지 아름다움 / 포슬포슬한 죽음 / 커다란 경청’ 이렇게 사랑스러운 챕터 제목들만 보아도 마음이 따뜻해지지요. 아이들에게 꼭 추천해 주고 싶은 단어들이 가득해요. 사과, 친절, 죽음처럼 명사로만 표현하지 않고, 그 앞에 형용사를 붙여 마음의 결을 섬세하게 담아냈지요. 아름다운 사과, 새침한 친절, 까칠한 다정함, 떠들썩한 냄새… 익숙한 단어들이 새롭게 느껴지지요. 단어 하나 덧붙였을 뿐인데 말의 맛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니요. 하지만 그걸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풀어내는 건 참 어려운 일이에요.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고 나면 단어 하나, 마음 하나를 더 소중히 다루고 싶어지네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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