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어 수업 -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위한
한동일 지음 / 흐름출판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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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읽고 싶던 책을 이제서야 읽게 되었어요.
그 결과는 대만족! 라틴어 수업이라니. 실제로 서강대에서 강의를 하는 양동일 교수님의 라틴어 수업에 대한 강의록이라는 느낌도 들었구요.

저는 개인적으로..지식을 구하고 고민하는 사람으로써의 생각.
순간을, 지금을 살아가야 된다는 것에 대한 지혜를 배우게 되었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역사의 언어로만 존재하는 라틴어에 대한 이야기에서 그 언어뿐만 아니라 그 당시의 문화, 생각들과 철학들이 온전히 담아져서 지금까지 이어져왔다는 것을 말하면서 '역사'의 언어이지만 지금 파생되어온 수많은 언어들로 '현재'를 살며 존재하는 언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비단 과거의 언어로,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다고 단순히 치부해버릴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지식, 즉 '어떤 것에 대해 아는 것' 그 자체가 학문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학문을 안다는 것은 아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 앎의 창으로 인간과 삶을 바라보며 좀 더 나은 관점과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이 점이 바로 "우리는 학교를 위해서가 아니라 인생을 위해서 배운다."라는 말에 부합하는 공부의 길이 될 겁니다.

지금 우리 시대에서 학문을 한다는 것.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그저 대학을 가기 위해. 대학은요? 좋은 직장 (과연 좋은 직장이라는 기준은요?)에 가는 것을 목표로?
좋은 직장을 간다는 것은? 잘 벌고 잘 살기 위해서?
그저 알아야 하는 것이 목적이 되어서 알고나면 끝인 학문이 되어버리면, 결국 남는 것은 무엇인가요?
전 요즘 이런 생각을 많이해서인지 계속 생각을 거듭하게 되더라구요.
'인생'을 위해서 배울 수는 없을까요? 학교를 가는 것이 다가 아니라 여행을 하며 삶을 배우는 것에서 더 큰 뭔가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냥 단순히 어학 점수를 높이는 게 아니라 그 언어를 둘러싼 사람들의 문화와 생각, 철학을 배우는게 더 값진 것 아닐까요?

강을 건너고 나면 배는 강에 두고 가야한다.

이미 강을 건너 쓸모없어진 배를 아깝다고 지고 간다면 얼마나 거추장스럽겠습니까? 본래 장점이었던 것도 단점이 되어 짐이 되었다면 과감히 버려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저는 어려움이 닥치고나서야 한 때의 장점이 거꾸로 저를 옭아매는 단점이 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어제의 메라튬(장점)이 오늘의 데펙투스(단점)가 되고, 오늘의 데펙투스가 내일의 메리튬이 되기도 합니다.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알 수 없는 거죠. 우리는 무엇하나 명확히 답을 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스스로를 살피며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무엇이 메리튬이고 데펙투스인가 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환경에서든지 성찰을 통해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거기에서 곁가지를 뻗어나가야 한다는 것이죠. 내 안의 땅을 단단히 다지고 뿌리를 잘 내리고 나면 가지가 있는 것은 언제든 자라기 마련입니다.

내 안의 기준, 기준점을 잘 정해야 하는 것이죠. 어떤 환경에서든지 성찰을 하는 것. 매번 간과하는 점 아닐까요? 일단, 한 고비를 넘기고나면 한 숨 돌리고 그것에 집중하면서 성찰보다는 살아 내는것에 더 집중하게 되는 것 같아요. 나는 지금 어떤가? 절로 계속 생각해보게 되더군요.

만일 누군가가 저에게 미루고 싶은 일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전 주저없이 대답할 거예요.
"절망하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내일로 미룰겁니다." 라고요.
-
그러므로 내일 일은 걱정하지 마라. 내일 걱정은 내일에 맡겨라. 하루의 괴로움은 그날에 겪는 것 만으로도 충분하다. '마태오복음 6장 34절'

걱정과 불안이 하루 종일 제 기억을 지배하는 날이 있곤해요. 그 때마다 왜 나는 남들처럼 지금은 즐기지 못할까? 내 상황이 왜이럴까? 이런 생각도 들지요. 하지만 이 말이 저에겐 또 다른 바람처럼 다가왔어요. 절망하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 자체를 내일로 미룬다니.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라는 말을 많이들하죠. 하지만 그 강박관념을 벗어나서, 마음을 새로 들여다보게 됩니다. 절망하거나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내일로, 또 내일로 미룬다는 것이 어쩌면 더 중요한 것 아닐까요?

저는 이 1권의 책에서 내가 살아가는 지금 필요한 지혜를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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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덕의 글쓰기 - 글쓰기의 시작 이오덕의 글쓰기 교육 1
이오덕 지음 / 양철북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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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의 정신적인 스승이고 멘토이지 않을까요?

한국의 교육자·아동문학가, 우리말 연구가.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 우리말연구소를 만들어 글쓰기 교육운동과 우리말 연구에 힘썼다. 저서 《우리문장 바로쓰기》,《우리글 바로쓰기》는 번역말투, 일본말투를 걸러내고 우리말과 글을 다듬은 명저로 꼽힌다.[네이버 지식백과] 이오덕 [李五德] (두산백과)

네이버 지식백과에 올라가있는 지식인이시죠. 제가 굳이 과거형을 쓰지 않는 이유는, 여전히 선생님의 마음이 깊은 울림으로 와 닿게 되니 과거보단 현재까지도 여전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예요.

•목표가 잘못되어 있으면 아무리 애쓰고 노력해도 다 헛된 일이다. 헛도니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안하는것만 못한, 아이들을 병들게 하고 해치는 결과가 된다. 글쓰기 교육의 목표는 아이들을 정직하고 진실한 사람으로 키우는 데 있다. 곧, 아이들의 삶을 가꾸는 것이다.
글을 쓸거리를 찾고 정하는 단계에서, 쓸거리를 생각하고 정리하는 가운데서, 실지로 글을 쓰면서, 쓴 것을 고치고 비판하고 감상하는 과정에서 삶과 생각을 키워가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

•글쓰기는 참으로 귀한 수단이다. 목표는 사람이고, 아이들이고, 아이들의 목숨이고, 그 목숨을 곱게 싱싱하게 피어나게 해 주는 것이지,
굳이 목표가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

•우리가 현실에서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가장 요긴한 삶의 태도는 사람다운 감정과 생각을 가지고 사람다운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저 역시 이제 아이들의 독서를 지도하고 글쓰기를 지도하면서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마음이 힘들기도 했어요. 전 정말 어떠한 형식 다 떠나서 자유롭게 이야기를 펼쳐내길 바랬는데 어느새 정해진 내용에도 맞추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거든요. 여전히 어떤 것이 옳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확실한 것은 아이들의 감정을 표현해내는 방법이 되길 바래요.

나는 오늘날 학생들이 좀더 그 마음속에 쌓여 있는 온갖 사연들을 시원스레 밖으로 내뿜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아이들이 병드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이른바 불량 청소년이 크게 줄어들 것이다. 밖으로 표현하는 길을 꽉 막아 놓고 온갖 잡동사니 지식과 어른들 멋대로의 생각을 쑤셔 넣기만 할 때 아이들의 목숨은 시들어버리거나 폭발해 버린다. 이런 사실을 모른다면 교육할 자격이 없다.

이오덕 선생님의 글쓰기 교육에 대한 이야기들과 아이들의 글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어른들의 시선에 대해서 과감하게 비판하고 생각을 펼쳐보이셨죠. 그저 겉으로 드러나는 것에만 신경쓰고 쉬쉬하는 어른들 아래에서 아이들은 표현할 수 없고 감정이 쌓이고 또 쌓여만 가는 거겠죠. 그게 분출되면 이제서야 그 죄를 찾고, 어른들을 탓하게 되죠. 근본적인 것을 탓하지는 않아요. 그 아이가 쌓이고 쌓일동안 그 곁의 어른들과 아이들은 어떻게 해왔냐는 거죠.

이런 생각을 하게 되니, 이 책이 비단 교육하는 사람들에게만 읽혀져선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도 이 책을 보길 바라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어요.

저 역시 동시에 아이들을 이끌어가야 할 사람으로써 여러가지 지혜로운 생각을 받아들이게 되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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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지키는 카메라 소설의 첫 만남 3
김중미 지음, 이지희 그림 / 창비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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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첫 만남 03

꿈을 지키는 카메라  


 



손이 워낙 작은 제 한 손에도 착 감기는 귀여운 책을 만났습니다.

시리즈 이름 그대로, 아이들을 동화에서 벗어나 소설로 가는 첫 길목에서 만나게 되리란 희망으로 엮어졌지요.


사실, 저도 아이들을 만나면서 아이들이 책보다는 일단 내몰린 수학과 영어, 방과후 수업들에 지친 모습을 많이 봐오곤해요.

책을 좋아해도 읽을 시간이 없다거나, 좋아할 틈도 없다거나. 읽어도 권수에 매달리거나.

우리 성인들도 같은 의미에서 책을 가까이 하기 힘든 경우도 많으니, 이해가 가요.

하지만, 중요한 건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는 것인데. '마음 마중'이 중요한 것인데 말이죠.


그런 아이들이 동화를 벗어나 소설로 가는 길에서 조금이라도 부담을 적게 느끼게 하려는 창비 출판사의 노력이 느껴집니다.


-


전, "꿈"이라는 단어에 이끌려서 이 책을 제일 먼저 만났습니다.

제가 어릴 때만해도 꿈이 여러 번 바뀌곤 했는데 말이죠.

외교관, 방송작가, 영화 연출, 번역가, 작가.

아빠가 선생님이어서, 어릴 때부터 선생님이 되길 권유받았지만 제 자존감이 낮았던지라,

절대 되지 않겠노라 했는데 지금 이렇게 아이들을 독서 지도하게 된 선생님이 되리라고 누가 알았겠어요?

그렇게 꿈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이 많고, 지금도 여전히 꿈꾸는 엄마인데

지금 아이들에게 되고 싶은게 뭐냐고 물으면 어떤 대답이 들려올까요?

여러 현실들에 막힌 걸 아이들도 이미 알고 그 현실에 순응할지, 벗어날지의 선택도 본인임을 이미 알테구요.

하지만 여기 아람이를 만나면서 꿈이라는 것이, 막막하지만 어쩌면 어려운 자신의 위치에서 시작된 소소함이.

절실함과 바람으로 바뀌며 꿈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


지금도 여전히 개발하고자 하는 이들과 그 곳에 터전을 닦고 살고 있는 많은 이들의 갈등이 존재하지요.

저에게 그 모습은, 그냥 다른 세상에 사는 이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얼마나 안일하고 편협한 생각을 갖고 살아왔는지요!

그 안에서도 삶을 지켜내려는 이들의 모습을 보지 못했습니다.

아이들은 어떤가요? 우울하고, 기운빠지지만 도리어 그들의 모습을 보며, 카메라에 담아가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그들의 모습을 담아내며 꿈을 꾸게 되는 아람이와 그를 지켜보는 선생님. 선생님의 편지.

아람이와 언니의 다른 모습으로의 변화와 그걸 모두 이해할 수 밖에 없는 우리의 시선까지.

아람이의 모습으로 작가는 이야기하죠.

힘보다 희망으로, 평화를 이기자고.

세상의 변화는 작은 것에서 시작한다고.

작은 것에서의 변화가 어쩌면 큰 울림으로 사람들에게 다가올지도 모르겠어요.



언니는 야무지고 똑똑하니까 언니 말대로 성공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나는 그런 언니가 가엾다.

나는 언니의 꿈이 교사일 때가 그립다. 언니랑 잠자리에 들기 전에 친구들 얘기하고,

같이 다리가 길어지는 체조도 하고, 만두를 먹으며 드라마를 보던 그때가 그립다.

74p




백 년 전통의 만둣집을 이어 가자고 약속했던 아버지와 내 꿈도, 유아용품 가게를 하며 세 식구가 오순도순 살겠다던

연서네 꿈도 모두 깨졌다. 그렇다고 모든 꿈이 끝난 것은 아니다. 장 씨 아저씨는 명성시보다 작은 지방의 도시에다

또 다른 'Jang's 가죽 슈즈'를 낼 거고, 12월에 출소할 아버지는 명성시 변두리에다 우리 만둣집을 다시 낼 거다.

꼭 그래야 한다. 그리고 나도 새로운 꿈을 갖게 되었다.

81p





비록, 무거운 주제를 담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 모습들을 담아내고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아람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현실을 담고 있는 '소설'이라는 장르와 동시에 현실의 모습에 다가갈 수 있는 힘을 주는 듯 합니다.


동화에서 벗어나 현실에서의 목소리를 내게 될 아이들을 위해. 마중물 독서로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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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군함도 세트 - 전2권
한수산 지음 / 창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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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오랜 시간이 걸리도록 쉽게 끝낼수가 없었던 소설이었습니다.

우리네 이야기였으니. 그럴 수 밖에요.

군함도에 한정되어서, 어떻게 2권이나 하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읽어나가면서, 생각지못했던 이들의 이야기들에.

그저 피해자인 우리의 입장만으로 끝나지 않는 역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기 소설이 시작되면서는 시대적인 연도나 날짜는 언급되지 않습니다만

후반부에 가면서 후쿠시마와 나카사키에 원자폭탄이 떨어지는 그 상황에서만은

정확한 날짜와 시간. 세밀한 묘사를 하고 있기에 얼른 넘어가고 싶기도 했습니다.


소설의 인물들은, 초기 소설이 시작되면서부터 친한 이들의 하시마섬 (군함도)을 탈출하는 것을 바라보며

끝까지 보이게 되는 명국을 비롯하여

이름이 너무 아름다워서 더 슬픈 운명에 놓인 여인인 금화,

금화의 뼛조각을 평생 몸에 지니고 죽을때마저도 놓지 못한 우석,

친일파의 아들이나 자신의 기개, 신념만은 놓지않았던 올곧은 지상,

지상의 아내이자 친일파의 반대입장에 있던 치규의 딸 서형,

서형의 오빠이자 독립활동을 하기 위해 만주로 떠난 태형과

그의 소식을 전해들었을 때 아들이 자랑스럽던 치규와

그저 아들이 평범하게 밭을 갈며 곁에 있길 원하던 어머니.

그리고 일본인이지만 지상을 한 사람으로써 도와주고 이해하던 나까다와 그의 아끼꼬.

일본의 군인으로 불려가 작전이라는 이름 하에 어린 나이에 죽는 아끼꼬의 남동생.

지독하게 친일파의 입장에 서갔던 많은 이들.

일본인과 조선인.


수많은 인물들이 나오고 그들의 솔직한 속내들과 감정들.

그와 같게 혹은 상반되게 드러낸 행동들과 그로 인한 많은 결과들.


쉽게 읽혀갈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읽어야만 했던 소설이었습니다.



마치 발을 헛디디기나 하듯 마음이 지상에게로 넘어지던 날을 서형은 잊지 않고 있었다.

어둠이 내리던 저녁 무렵이었다. 지상은 샘밭 앞 소양강변의 하얀 모래밭을 바라보면서 말했었다.

"아름답게 살고 싶어. 난 그렇게 살거야."

"그게 어떤 건데요?"

"새처럼 나무처럼 풀처럼 사는거. 저 강물처럼 사는 거. 나 때문에 남들이 고통스러워하지 않는 삶.

새나 나무는 저 자신을 위해 남을 괴롭히지 않잖아."

73p


어떻게도 피할 수 없는, 그랬다, 거역할 수 없는 거대한 운명의 손아귀가 자신을 움켜쥐는 것 같았다. 어둠 속에서 꿈틀거리는 행렬에 끼여 앞으로 나아가며 옆사람의 몸에 부대끼면서, 지상은 한 발 한 발 아득한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 같은 공포를 느꼈다. 마음을 다잡으려고 그는 고향을 떠올렸다. 아버지 어머니 아내...그리고 형, 형이 있었지. 이 항구를 제 발로 드나들었을 형이다. 그래, 두려워 말자. 형이 밟았던 항구를 이제 나도 밟는다고, 그렇게 생각하자.

101p


우석이 허공을 바라보듯 고개를 들더니 들릴 듯 말 듯 혼잣말을 했다.

서럽구나. 조선의 아들들아. 그러나 꺾이진 말아. 휘고 늘어지더라도 꺾여선 안 된다. 살아남아라.

118p


"세상은, 우리가 다 함께 사는 게 세상이다. 나한테는 남의 일이지만 그 사람한테는 손톱 밑에 가시만 끼어도 아픈 거, 그게 세상이다. 남의 일이냐 내 일이냐, 남의 탓이냐 내 탓이냐, 그렇게들 사니까 우리가 이 모양인 거다. 남의 일이 아니라 그게 결국은 우리 모두의 일이라는 생각을 해야 하는 거다."

우석을 바라보는 금화의 눈이 반짝인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건 혼자서는 안 되는 일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사람은 무릎 꿇고 살아서는 안 돼. 그렇게 해서는 살 수도 없고, 그러니 싸워야 해. 싸워도 함께 싸워야 해."

우석의 선명한 콧날을 바라보면서 금화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놀래라. 뭐 이런 남자가 다 있어."

고개를 든 금화의 눈길이 우석에게 얽혀들었다.

192p


"봐라, 면면히 흘러가는 거. 세상이 어떻게 요동쳐도 아이들은 태어난다. 아이들은 태어나고 우리네 사는 일도 면면히 흘러간다."

264p


하시마를 빠져나온 나를 살려준 사람이라서가 아니다. 일본에 와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집밥을 먹게 해준 사람이어서도 아니다. 사람답게 만났기 때문이다. 미움도 사랑도 아니다. 다만 사람과 사람으로 만났기 때문이다. 사람다움, 그게 바로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가치가 아닌가.

2부 413p


2부 후반부에 가서는 원폭투하 이후의 모습들이 너무나 세세하게 그려져서 그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괴로웠습니다.

일본인, 조선인 누구 하나 가리지않고 모든 사람이 그저 한 번의 빛 이후에 보게 되는 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구요.

이 부분을 본 날은 한참을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거리기도 했지요.


군함도에서 살아가며 인간 이하의 대우를 받고, 그럼에도 언젠가는 돌아갈 수 있으리라 믿던 조선인들의 모습.

탈출하고 나서의 삶 역시 끊임없는 징용공으로써의 삶.

원자폭탄이 투하되고, 죽음의 앞에 선 이들은...

조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여전히 그들의 인신공격적인 말투와 태도로 일관하는 다수의 일본인들.

그것에 개의치않고 한 사람으로써 일본인을 대하게 되는 우리네 사람들.

'죽음 앞에서조차.' 라는 말이 절로 입안을 맴돌기도 하더군요.


여전히 끝나지 않은 역사속에서 우리가 보여야 할 태도에 대해,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꼭 읽어야만하는 역사 소설입니다.


http://naver.me/5ksERe4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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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머피 잠재의식의 힘
조셉 머피 지음, 김미옥 옮김 / 미래지식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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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성공철학 분야의 자기 계발서를 펼쳤습니다.

온라인 독서모임의 7월 선정 도서였기에,

의도하지 않은 책이었지만 제 마음가짐들에 대해서 더 깊이 생각하게 만들어주었어요.

 

 

마음가짐을 잠재의식과 현재의식의 차원에서 해석하였고, 현재의식과 잠재의식의 차이점들을 함께 생각하게 하였고 내가 그동안 해 온 수많은 생각들, 일조의 '자기 암시'적인 생각들이 곧 잠재의식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흔히들 그러듯이 나 또한, 어떠한 일을 앞두고 있을 때 큰 실망감보다는 소소한 만족감을 얻으려고 결과를 미리 예상할 때 안 좋은 결과를 예상하곤 하였지요. 그리고나서 이뤄진 일의 결과에 대해 만족스럽지 못하다 해도 '그래, 이미 생각했던 대로야.' 라든가 '그래, 그럼 그렇지.' 라는 식으로 자기위안을 일삼곤 했구요.

의외로 그런 사람들이 많을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이 책을 읽는다고 바로 나의 잠재의식이 긍정적으로 변화된 것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런 불가능할거라 예측한다거나 부정적으로 생각하던 것들을 다시 고개를 가로저으며 생각을 달리 해보려 노력하게 되었다는 것이죠.

이것만은 작은 변화일지 모르나, 이것이 습관화되면 또 다른 큰 변화를 불러올 거라 믿고 있어요.

이것이 이 책이 나에게 준 가장 변화입니다.

 

 

고대 그리스 시대 이래로 철학자와 논리학자들은 삼단논법이라는 추론 형태를 연구해왔습니다. 당신의 마음은 삼단논법으로 추론합니다. 이것은 당신의 현재의식이 참이라고 생각하는 대전제가 무엇이든지 간에 그것이 잠재의식이 가져올 결론을 좌우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당신의 마음속에 있는 어떤 특별한 문제가 있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신의 전제가 참이라면 그 결론은 반드시 참이 됩니다.

 

모든 잠재의식의 시작이 내가 결정한 대전제에서 시작된다는 논리예요. 자신이 바라는 바람직한 인생의 전반적인 모습을 그리고 그것이 곧 대전제가 되는 것이죠. 내가 생각한 나의 대전제는 무엇일까요? 정말 제가 원하는 인생은 어떤 모습일까요? 이 대전제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끊임없이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전통적인 방법과 무관하게 생각하고 계획을 세우세요. 모든 문제에는 항상 해답이나 해결책이 있습니다.

소원을 상상하고, 그것이 실현되어 있다고 생각하세요. 그러면 무한한 생명원리는 당신의 현재의식이 선택하고 현재의식이 요구하는 대로 응답해줄 것입니다. 이것이 "기도하며 구하는 것을 이미 받았다고 믿으면 그대로 될 것이다."라는 말씀의 뜻입니다. 현대의 정신 과학자가 기도 요법을 할 때 시항해는 것이 바로 이런 것입니다.

 

아직, 제가 원하는 스스로의 모습에 이르기위해 공부를 계속하고 있는 중이기에, 무엇인가를 계획하고 소망하는 내용이 특히나 와 닿더군요. 그리고 이 책들이 거의 모든 내용의 끝엔 항상 성경의 한 구절을 인용하고 있어요. 기독교를 믿지 않고, 워낙에 종교에 있어서는 민감한 한국에 살고 있기에 더 가까이 하기 힘들었는데 이 책에서 매 장이 끝날때마다 보게 되니. 성경 책을 한 번쯤 손에 쥐어보고싶기라도 하더군요.

여튼, 한 가지 일이 이뤄지고 또 그 일 안에서 생기는 다른 문제점에서 전전긍긍하게 되는데, 그것들에서조차 해결책이 있다니. 저에겐 그 어떤 말보다도 더 힘이 되었어요. 이제 더 이상은 "이건 답이 없어. 모르겠어."라고 손쉽게 포기할 수가 없으니 말이죠.

 

믿음이란 마음 속에 있는 생각입니다. 당신이 습관적으로 생각하는 것에 다라 잠재의식의 힘은 삶의 모든 국면에 스며듭니다.

당신 마음의 믿음이란 그저 당신의 마음이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신을 해치거나 상처를 주는 것을 믿는 것은 어리석습니다. 당신에게 상처를 입히거나 해롭게 하는 결과를 낳는 것은 당신이 믿는 존재가 아니라 당신의 믿음, 즉 마음 속에 있는 생각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당신의 모든 경험이나 행위, 당신 삶에서 부딪치는 모든 사건이나 상황도 전부 자신의 생각의 반영이며, 그에 대한 반응에 지나지 않습니다.

 

전 이 부분이 이 책의 핵심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끊임없이 잠재의식을 이야기하고, 잠재의식의 힘을 믿으며 말하고 생각하면 그대로 이뤄지리라는 것의 그 바탕에는 확실한 '믿음'이라는 것이 깔려 있어야 하니깐요.

 

 

저의 긍정적인 모습을 미리 그리고, 이뤄질 것이라는 믿음을 강하게 가져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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