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클로버

레드 클로버
마사키 도시카 지음, 이다인 옮김 / 허밍북스 / 2024년 2월

작가 마사키 도시카의 전작들을 너무 잘 읽었던 터라 이번에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작품 [레드 클로버]!!

레드 클로버가 무슨 뜻일까 궁금했는데 등장인물 아카이 미쓰바 이름(일본어로 붉은 세잎클로버)에서 따온 것이다.

제목만 봐도 미쓰바란 인물이 중요인물이란 걸 알 수 있는데, 소설은 과거와 현재를 번갈아 보여주며 그들의 관계가 어떻게 이어지는지 보여주며 독자의 궁금증을 하나씩 풀어나가는 전개이다.

왕년에 기자로 활동했던 가쓰키는 정년퇴직 후 계열 출판사에서 다시 일하게 되고 <도요스 바비큐 사건>기사를 써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게 된다.

피해자와 용의자가 '상급시민 vs 하급시민'의 양상으로 발전한 이 사건은 마루에다 이쓰오가 도요소 바비큐가든에서 음료에 비소를 타서 사람들을 살해한 사건이다.

가쓰키는 살해 방법이 같았던, 12년 전 일어난 <하이토 마을 일가족 살인사건>을 떠올린다.

장녀를 제외한 일가족 네 명이 비소 중독으로 사망한 사건으로 살아남은 장녀의 이름이 아카이 미쓰바여서 레드클로버 사건으로 불리기도 했던 사건이다. 가쓰키는 당시 이 사건을 취재하러 갔다가 우연히 어떤 장면을 목격했지만 함구한다.

그건 바로 가족들이 모두 죽었던 탁자에서 아무렇지 않게 라면을 먹고 있던 미쓰바의 모습으로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잊히지 않는 장면이었다.

도요스 바비큐 사건의 용의자를 접견한 후, 미쓰바란 인물과의 연관성을 파헤치면서 소설의 분위기는 묵직해진다. 단순히 그날의 진실을 찾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평범한 사람이 어떻게 괴물이 되어가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말이 가진 힘은 누군가를 살리기도 하고 해치기도 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면죄부가 될 수는 없지만 말이다. 다소 억지스러운 부분은 있지만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힘 때문에 푹 빠져들어 읽었다.

벌써 마흔이 된 딸에게

벌써 마흔이 된 딸에게 -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한성희 지음 / 메이븐 / 2024년 1월

저자는 정신분석가이자 소아정신과 의사이다.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전작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이후 10년 만에

<벌써 마흔이 된 딸에게>책을 냈다.

마흔... 옛날보다 평균 수명이 늘고 100세 시대를 생각하면 마흔은 무척 젊은 나이지만, 체감상은 그렇지 않다. 더 이상 새로울 것도 없고,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가장 혼란스러운 시기가 지금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중년 앓이'가 시작된다.

이번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까... 그녀의 딸과 나이가 비슷하기에 꼭 읽어보고 싶었다.

책은 총 5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 43년간 환자들을 돌보며 깨달은 것들 2. 딸아, 네가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너 자신이다 3. 마흔, 놓치기 쉬운 그러나 지금 돌보지 않으면 안 되는 문제들 4.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5. 남들이 뭐라든 그냥 네가 하고 싶은 걸 하며 살아가기를

순서와 상관없이 나는 나의 가장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목차부터 읽어 내려갔다.

예순이 되어 보니, 마흔살이 얼마나 젊은 나이인지를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며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마흔에 관한 고정관념에 너를 끼워 맞출 일이 아니다. 사람은 생명이 불어 있는 한 나이가 몇이든 진취적으로 살아야 한다. 그래야 오늘 후회가 없고, 내일이 기대된다. 그래야 예순이 되어도 매일 새롭고, 미래가 궁금해진다.

p.47

환자의 상담을 통해 그리고 저자의 경험을 비추어 전하는 말들은 공감이 되고 위로가 된다. 어느 때보다 자신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고 잘 살펴야 할 나이가 지금이란 생각이 든다.

예전에는 실패하면 크게 낙담하고 세상이 멸망할 것 같았지만 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레벨 업이니 말이다.

여자로서 딸로서 같은 길을 걸어왔을 저자의 진심 어린 말들이 텅 빈 마음에 차곡차곡 쌓인다. 이 시기 같은 고민을 떠안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친구나 후배뿐만 아니라 함께 둥지를 틀고 사는 남편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 노인들의 일상을 유쾌하게 담다 ㅣ 실버 센류 모음집 1
사단법인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 포푸라샤 편집부 지음, 이지수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1월

무심코 웃었다가

누구나 늙는다는 사실에

가슴이 철렁해진다.

이 책은 일본의 정형시 중 하나인 5-7-5의 총 17개 음으로 된 짧은 시 즉, 센류(川柳)로 이루어져 있다.

센류 응모작 중에 선정된 걸작선 여든여덟 수를 추려 담아서인지 책이 얇지만 전해지는 무게만은 가볍지 않다.

처음에는 그저 호기심에, 제목부터 웃음이 나오는 기분에 가볍게 책을 들었지만

유쾌한 웃음 뒤에는, 노년의 서러움, 외로움, 아픔, 고민 등이 전해져 마음이 무거워지는 책이었다.

군더더기 없는 센류의 특징 때문인지 뇌리에 더 콕콕 박힌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건 무엇일까...

몸이 마음처럼 안 따라준다는 거...생각만해도 아찔하다.

늙어가는 부모님을 볼때마다, 그리고 늙어갈 내 모습을 그려보니 남의 일이 아니다.

책을 보다 보면 이렇게 센류 옆에 작은 글씨로 작가 이름(필명), 나이, 직업, 주소가 실려 있다.

연령대도 다양한데 스물세 살도 있고 나와 별로 나이 차 없는 마흔세 살도 있다.

최연소 응모자가 여섯 살이고 최고령 응모자가 백 살이라고 한다.

이 책이 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실버 센류>가 자리잡고 있는데 사단법인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의 주최로 2001년부터 센류 공모전이 매해 열리고 있다고 한다. 경로의 날이 있는 9월에 입석작을 발표하는 형태로 매해 개최한다고 하는데 일본은 정말이지 전통을 잘 살리는거 뿐만 아니라 이런걸 너무 잘하는 것 같다.

좋은건 보고 배워야하지 않을까...

우리나라도 이런 공모전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어르신들 뿐만 아니라, 그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세대들에게도 유익한 장이 될 것 같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노인세대의 생활상과 마음이 잘 전달되서

어떻게 늙어야 잘 늙는것일까...하는 생각을 했다.

두번 말하면 입아프겠지만 누가봐도 그건 바로 건강!!!

몸도 그렇지만 마음의 건강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 나오는 노인분들처럼 마음만은 젊고 유쾌하게 늙고 싶어진다.

2024 기분파 승강기기능사 필기

2024 기분파 승강기기능사 필기 - 최신 출제기준을 반영한 CBT시험대비 실전모의고사 수록
㈜에듀웨이 R&D 연구소 지음 / 에듀웨이(주) / 2024년 1월

초고층 빌딩이 즐비한 지금, 구축 건물 아니고서야 이제 승강기 없는 건물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리고 어쩌다 한참 올라가는 승강기를 탈때면 심리적으로 무서운데요. 내가 타고 있는 이 승강기가 점검은 주기적으로 받는지, 안전한건지..별의별 생각이 듭니다. 그런면에서 승강기 자격증은 승강기를 이용하는 우리의 안전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자격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 <승강기 기능사 필기>를 어떻게 딸 수 있는지 기출문제만 제대로 분석하고 파악하면 반드시 합격한다!는 기분파 수험서적을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서문에는 책의 질필방향과 수험생들에게 권장하는 알찬 내용들을 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승강기 기능사 필기의 대표적인 특징이 눈에 들어오는데요, 독학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 그리고 다른 자격증에 비해 법령(법규)관련 출제문항수가 많고 신규문제의 출제비율이 높은편이며 법령공부가 필수적이라고 합니다.

총 60문항인 필기과목에는 승강기 개론, 안전 관리, 승강기 보수, 기계. 전기 기초이론이 있습니다.

주요항목, 세부항목, 세세항목으로 나뉜 출제 기준표에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있어 참고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초심자분들을 배려한 한눈에 살펴보는 <필기응시절차> 도 자세히 실려있으므로 걱정은 노노~!!

다음으로 기분파 수험서만의 강점인 책의 구성과 특징을 살펴보겠습니다.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1장~3장은 이론과 기출문제 중심이고 4장은 공개기출문제, 5장은 CBT시험대비 실전모의고사입니다.

각 섹션 별로 예상 출제문항수와 함께 주의해야할 점, 요구사항등의 main key point가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기준점이 되어 공부의 방향성을 제시해주므로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해당 장치의 원리 또는 작동순서를 정리해 이론 정립에 힘썼다고 하는데요. 이론과 연계된 이러한 300여개의 삽화는 장치의 작동 원리나 구조 등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최근 기출문제의 내용을 분석한 단문형 노트는 깔끔 그 자체로 가독성이 좋은데다 반드시 숙지해야 할 부분은 '필수암기' 태그가 달려있어 꼭 짚고 넘어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기출 상단에 표시된 ★표시는 출제빈도 및 중요도를 알 수 있어서 시간 할애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기출 뿐만이 아니라 모의고사도 함께 학습해야 합격의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요, 꾸준한 수요가 있는 기술직 자격증이라 <기분파 승강기 기능사 필기>교재를 통해 많은분들이 합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기억 속의 유괴

기억 속의 유괴 ㅣ 붉은 박물관 시리즈 2
오야마 세이이치로 지음, 한수진 옮김 / 리드비 / 2023년 11월

<기억 속의 유괴>는 수사1과 형사였던 사토시가 실수를 저지르는 바람에 범죄 자료관으로 좌천되는데 그곳에서 만난 신비로운 분위기의 관장 히이로 사에코와 함께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이다.

사회성, 의사소통이 결여된 냉철한 모습의 히이로 사에코는 대담한 추리로 사건을 재수사하고 해결한다면 사토시는 그녀의 부족한 부분을 커버하며 역할을 수행한다.

히이로 사에코의 단골 대사 '사건의 재수사를 실시한다.'라는 소년탐정 김전일의 '범인은 이 안에 있다.' 만큼이나 짜릿함이 느껴진다. 드디어 미결 또는 종결된 사건을 해결하는 그녀의 추리를 볼 수 있다는 뜻이니까 말이다.

총 다섯 편의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기억 속의 유괴>를 빼고는 범죄 자료관에 보관되어 있는 미결 또는 종결된 사건들이다. 그리고 에피소드 한 편 한 편마다 놀라운 반전이 이어지는데...

작가는 독자도 동일선상에서 추리가 가능하게끔 단서를 심어두었는데 히이로 사에코가 주목하는 그 지점이 바로 사건 해결의 킬링 포인트! 참고로 나는 뒤가 너무 궁금해서 추리를 할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그리고 미스터리, 추리소설을 많이 읽었는데도 불구하고 선입견, 편견이 여전히 남아있음을 깨닫게 되었다고 할까...

마지막 에피소드인 "기억 속의 유괴"는 신선한 충격과 함께 감동도 받아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

본격 미스터리 거장이라 불리는 오야마 세이이치로의 매력이 이것이구나! 느끼게 된 작품으로 이 책의 전작 <붉은 박물관>을 아직 접하지는 못했지만 드라마로 제작될 정도로 인기 많다는 사실에 수긍이 간다.

<기억 속의 유괴>도 감탄하며 재미있게 봤는데 전작은 어느 정도일지 너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