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밀도 - 나를 나답게 하는 말들
류재언 지음 / 라이프레코드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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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솔직담백하다며 치기 어린 말을 내뱉던 과거가 있었는데 지금은 나이가 들수록 말조심하고 대화에 신경 쓰게 된다. 나이 들수록 대화도 성숙해야 하는 법이니...

변호사이자, 남편이자, 세 아이의 아빠인 저자가 들려주는 좋은 대화들이란 어떤 것일까?

'말의 힘', 말이 가진 힘을 믿는 사람으로서 꼭 읽어보고 싶었다.


돌이켜보면 나에게 관계는 대화의 질로 규정되어 왔습니다. p.7



예전에는 거친 말을 쓰고 말로 상처를 줘도 친구니까 관계를 이어갔다면 지금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곁에 남은 친구는 적지만 그들의 공통점은 단 한 번도 말로 나를 해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만큼 대화의 본질은 관계에 있어서 많은 영향을 끼친다.

저자는 가족과 지인들, 일상 속 대화나 문장들을 통해 따뜻하고 기품 있는 대화와 그렇지 못한 대화들을 들려준다.

용기 내어 건넨 인정의 말, 호의의 에너지가 언어와 관계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오스카상을 거머쥔 배우 윤여정의 수상소감을 보며 공감하고, '노키즈 존은 아니지만 키즈카페도 아니랍니다.' 지금은 없어진 제주도에 위치한 '블란서식 과자점'의 팻말을 보며 정중 어린 당부의 말은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말은 '양날의 검'과 같아서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득이 될 수도, 해를 입힐 수도 있다.

저자의 경험을 통해 한 번 더 대화의 본질에 대해 공감하며 나는 어떤 대화를 나누는 사람인지 돌이켜 본다.

나도 모르게 상어식 대화를 쓰고 있지 않은지...

혹은 잘못된 말한마디로 누군가 상처를 받진 않았을지...

지인 중, '대화의 결'이 다른 사람이 있다. 겉모습만 봐서는 잘 모르지만 대화를 하면 귀티가 난다.

나도 진심이 담긴 따뜻한 대화로 귀티 나게 여생을 살고 싶다.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말에 관한 속담'이 많은 이유도 아마 마찬가지 이유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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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문장이라도 제대로 쓰는 법 - 비문을 쓰고도 모르는 당신을 위한 최소한의 글쓰기 법칙
이연정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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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감상문을 쓰기 시작하면서 어떻게 하면 글을 매끄럽게 잘 쓸 수 있을지 고민이다.

말하기보다 글쓰기가 지금도 여전히 어렵고 힘들다. 그러다 눈에 쏙 들어온 책[한 문장이라도 제대로 쓰는 법]은 보고서나 메일을 보내야 하는 직장인이나 대학생은 물론, 나처럼 글쓰기가 어려운 사람들이 보면 도움이 되는 책이다.

3개의 STEP으로 나뉘는데 책이 작고 두껍지 않은 데다 간결하게 나와 있어 술술 읽힌다.

STEP 1에서는 문법에 맞는 글인지 점검해 볼 수 있다. 주어와 서술어 일치, 말의 규칙에 맞는 문장 쓰기, 많은 사람들이 실수하는 높임법과 잘못된 조사 사용 등을 오류 예문을 통해 수정하고 알아간다.

단계별로 수정이 필요한 문장들이 예시로 많이 나오는데 아래 수정문을 보지 말고 먼저 고쳐보길 추천한다.

STEP 2에서는 오류 없는 글을 위한 완벽한 글쓰기 비법이 소개된다.

STEP 3에서는 모양이 비슷해서 틀리기 쉬운 맞춤법 30이 나온다.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 하고 실수하는 부분인데 원리가 나와 있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나는 예전에 난처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단체 채팅방에서 나를 뺀 모두가 '뵈요'로 쓰는 상황. 알려주기도 뭐하고 끝까지 혼자 '봬요'로 쓰자니, 그들 눈엔 내가 맞춤법 틀린 걸로 보일 것 같아 끝내 생각해낸 답은 '뵈어요'였다.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가야 할 길이 멀게 느껴지지만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의지가 샘솟는다.

문장이 왜 부자연스럽고 어색한지 이제 조금은 알게 되었다. 취할 건 취하고 덜어낼 건 덜어내고 문장에 맞는 적절한 어휘 선택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워간다. 무엇보다 왜, 어떻게 그렇게 되었는지 추적해 가는 과정이 자세히 나와 있어 흥미를 가지고 읽을 수 있었다.

책의 특성상 순서대로 안 읽고 평소 취약한 부분부터 보면 돼서 더 부담이 없는 책!

부록으로 상황별 글쓰기에 대한 팁이 나오는데 학교나 회사에 제출하기 전에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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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자들
존 그리샴 지음, 남명성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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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오랜만에 접하는 법정 스릴러 소설이다.

존 그리샴은 변호사 출신의 작가인데 물 만난 물고기와 다름없을 정도로 이번 작품에서도 그 역량을 십분 발휘한다.

주인공인 '컬런 포스트'는 수호재단이라는 비영리 단체에서 변호사로서 무고한 장기수들의 결백을 증명하는 일을 한다. 억울하게 사형에 처해질지 모르는 한 의뢰인 듀크 러셀의 상황을 보여주며 긴장감 있게 시작한다.

비영리단체이다 보니 재정적으로 상황이 좋지 못하기에 오로지 숭고한 신념 하나로 일하는 포스트의 모습은 악랄한 범죄자들과 더욱 대비되어 심도 있게 그려진다.

초반에 나오는 듀크 러셀 외에 현재 그가 맡고 있는 다른 억울한 의뢰인들의 이야기도 들려주는데 그중, 중점 있게 다루는 건 '퀸시 밀러' 사건이다. 살해당한 키스 루소는 과거 퀸시의 이혼소송을 맡았던 변호사로 퀸시가 루소에게 불만을 품고 그를 살해한 걸로 추정한다. 당시 그를 범인으로 지목하는 여러 증언들과 플래시에 묻은 혈흔에 대한 전문가의 주장으로 유죄가 인정되어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22년째 수감생활 중인 퀸시 밀러는 자유를 누릴 수 있을지... 아니면 반전으로 그가 진짜 범인인 건지 궁금해진다.

나쁜 놈들도 너무 많고 넘어야 할 산도 많아서 이거 너무 힘겨운 싸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무서운 적은 바로 신분과 권위를 이용해서 조용히 빠져나가는 인물인데 읽는 내내 과연 잡힐까... 잡혀야 할텐데.라는 생각도 들었다.

무엇보다 무고한 사람을 구하는 데 있어 그 수가 재정과 비례한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치밀한 구성 덕분에 억울하게 옥살이를 해야 하는 무고한 죄수 입장에서도, 그들을 돕는 단체와 변호사 입장에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소설 특성상 등장인물들이 많이 나오는데 끊어 읽다 보니 이름이 간혹 헷갈리지만,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임에도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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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R기차 타고 즐기는 일본 온천 50 - 일본 온천 여행, 패키지로 가지 마라!
박승우 지음 / 덕주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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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 갔을 때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 거 한 가지만 꼽아보라면, 바로 '온천'이 아닐까 싶다.

구름 아래 펼쳐지는 노천욕의 분위기는 신선놀음은 이런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진귀한 경험이었다.

가만히 앉아만 있는데도 몸의 독소가 전부 빠져나가는 듯했다.

코로나 시대에다 어느덧 애 딸린 아줌마가 되어 언제 또 누려보나 했는데 어느새 시간이 흘러 일본 여행이 가능해졌다.

'온천을 좋아하는 나, 그리고 열차를 좋아하지만 아직 한 번도 못 타본 꼬맹이와 함께 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책은 나에게 바로 그런 로망을 실현시켜줄 책이다.

저자는 지난 30여 년간 출장과 여행 등으로 160여 차례 이상 일본열도 최북단의 홋카이도부터 최남단 가고시마까지 2만여 킬로미터에 달하는 JR철도 전 노선을 완주하면서 직접 답사했다고 한다. 이 중 100여 곳의 일본 온천 가운데, 꼭 추천하고 싶은 아름다운 온천 50곳이 책에 실려 있다.

온천 50곳은 동부 지역이 24곳, 서부 지역이 26곳이다. 지역별 JR패스에 대한 정보와 온천 소개, 교통편이 자세히 나와 있다. 지역별 마지막 장에는 각 패스별 일정표가 나와 있어서 알기 쉽게 머릿속에 그려진다.

그리고 부록으로 일본 음식 문화 상식 사전이 실려있으므로 미리 알고 가면 일본 여행이 더 풍성해질 것 같다.

저마다 매력이 다른 온천들을 보면서 어딜 먼저 갈까.. 들뜬 마음은 이미 벌써 떠나 있다.

온천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뚜벅이로도 기차 타고 다양한 온천 여행을 떠날 수 있다니.. 부럽기 그지없다.

게다가 각 역마다 지역의 특산 재료로 만든 에키벤(기차역 도시락)은 또 어떠한가...

다만, 주의할 점은 저자가 일러준 대로 열차 시간과 환승해야 하는 열차나 버스 시간을 잘 맞춰야 할 듯싶다.

놓치면 일정이 흐트러질 수 있기 때문에 일정표상의 시간표를 사전에 확인 또 확인해야겠다.

철도 강국답게 정말이지 외국인들도 큰 어려움 없이 이용할 수 있게 잘되어 있어서 이 책을 잘 참고한다면 만족스러운 여행이 될 것 같다. 이제 여권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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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 유품정리
가키야 미우 지음, 강성욱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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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사시던 칠십 대 후반의 시어머니가 갑작스럽게 돌아가시면서 며느리인 모코토가 바쁜 남편을 대신해 유품정리를 하게 된다. 하루라도 빨리 정리해서 짐을 빼야 월세가 나가지 않는데 이게 웬걸... 시어머니의 짐은 끝도 없이 나온다. 수납장, 옷장 빼곡히 차 있는 옷들은 물론 온갖 잡동사니 물건들이 한 트럭이다. 대형폐기물까지 처리해야 하므로 그녀는 어디선가 지켜보고 있을지 모를 시어머니를 의식하며 원망 아닌 원망도 한다.

'어머니, 집에 가족이 열 명은 되나 봐요.'

'어머니, 왜 이렇게 물건들을 쌓아 두셨어요? 조금씩 버렸으면 좋았잖아요.'

돌아가신 시어머니와 친어머니는 패션부터 성격 모든 것이 달랐는데 유품정리 또한 큰 차이를 보였으니...

남에게 폐 끼치는 걸 극도로 싫어했던 친어머니의 유품이라곤 반지가 전부였다. 자신에게도 남에게도 엄격했던 사람으로 정 많고 오지랖 많은 시어머니와는 상극이다.

모토코는 시어머니 유품 정리를 하면서 친어머니를 떠올리며 친어머니의 절제력을 더운 존경하게 되지만 감정이 드러나 알기 쉬웠던 시어머니와 달리 친어머니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사람은 각자 개성이 있는 것처럼, 사람은 각자 일장일단이 있는 것 같아요.

p.286

모토코가 유품정리를 하면서 이웃의 도움을 받게 되는데

시어머니의 몰랐던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뒤늦게 발견한 친어머니의 수첩을 통해 깨닫게 된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가키야 미우'의 글은 참 맛깔스럽다.

무거운 주제지만 '유머'를 잃지 않고 며느리가 유품정리한다는 설정으로 많은 것을 풀어 놓는다.

다시 한번 작가의 역량이 감탄스럽다. 다음 작품은 어떤 것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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