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Just Like Hanabi... (하나비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1620178</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 /><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Sun, 01 Nov 2026 00:25:11 +0900</lastBuildDate><image><title>하나비</title><url>https://image.aladin.co.kr/Community/myface/pt_751620178825449.jpg</url><link>https://blog.aladin.co.kr/751620178</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하나비</description></image><item><author>하나비</author><category>Book-외국</category><title>침묵의 인형놀이 - 마이크 오머 (공보경 옮김, 북로드) - [침묵의 인형 놀이]</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601801</link><pubDate>Fri, 30 Oct 2026 08:0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60180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02130346&TPaperId=1760180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88/10/coveroff/k50213034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02130346&TPaperId=1760180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침묵의 인형 놀이</a><br/>마이크 오머 지음, 공보경 옮김 / 북로드 / 2026년 08월<br/></td></tr></table><br/>15개월 동안 실종됐던 소녀 캐시 스톤이 기적적으로 살아 돌아오자 인디애나주의 작은 마을 베설빌에는 환희와 불안감이 교차합니다. 기쁜 일이긴 하지만 캐시를 납치한 범인은 여전히 오리무중이기 때문입니다. 아동 심리치료사 로빈 하트는 말문을 열지 않는 캐시에게 인형놀이를 통한 치료를 시도하다가 뜻밖의 공포에 사로잡히는데, 캐시는 갖가지 엽기적인 방법으로 인형들을 살해하는 놀이를 반복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중 인형놀이와 똑같은 방식으로 살해된 여자가 발견되자 로빈은 겁에 질려 경찰에 연락합니다. 담당형사 너새니얼 킹은 처음엔 로빈의 진술을 의심했지만 동일한 사건이 연이어 벌어지자 본격적인 수사에 나섭니다.<br><br>‘따르는 사람들’ 이후 3년 만에 출간된 마이크 오머의 스릴러입니다. 한국에는 범죄심리학자 조이 벤틀리 시리즈인 ‘살인자의 사랑법’과 ‘살인자의 동영상’, 그리고 인질협상가 애비 멀린 시리즈인 ‘따르는 사람들’이 출간됐는데, 검색해보니 미국에서 두 시리즈 모두 3편에서 종결됐고, ‘침묵의 인형놀이’는 시리즈가 아닌 스탠드얼론입니다. 앞선 두 시리즈의 후속작을 기다렸던 터라 마이크 오머의 신작 소식을 반겼는데, 의외로 스탠드얼론인 ‘침묵의 인형놀이’가 먼저 출간됐습니다.<br>앞선 작품들의 주인공은 각각 범죄심리학자와 인질협상가였는데, 이번에는 아동 심리치료사가 이야기를 이끌어갑니다. 물론 FBI요원이나 강력계 형사 등 세컨드 주인공들이 수사 실무를 맡긴 하지만, 마이크 오머는 일부러 주인공들을 실제 수사에는 개입하지 못하는 캐릭터로 만드는 취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br>납치 15개월 만에 살아 돌아왔지만 말문을 닫은 채 여전히 겁에 질려 있는 아홉 살 소녀 캐시, 그런 캐시의 상처와 트라우마를 돌보며 치료에 전념하면서도 엽기적인 인형놀이 때문에 두려움에 사로잡히는 로빈, 그리고 아직 체포되지 않은 캐시 납치범이 최근 벌어지고 있는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로빈을 도우며 진실 찾기에 나선 형사 너새니얼 등이 미스터리 스릴러를 이끄는 실질적인 주인공들이지만, ‘침묵의 인형놀이’는 그 외에도 서로에게 상처를 낼 뿐인 가족의 문제, 작은 마을의 폐쇄적이고 은밀한 분위기, 여러 인물의 일그러진 집착과 욕망 등 심리 스릴러 캐릭터들이 다수 등장하여 서사의 두께를 더욱 두툼하게 만듭니다.<br>다만 이 심리 스릴러 서사에 관해선 의견이 갈릴 수 있는데, 마이크 오머의 전작들이 적극적인 캐릭터의 주인공과 빠른 속도의 스릴러를 앞세운 반면, ‘침묵의 인형놀이’는 초중반 내내 집요할 정도로 세세하게 그려진 심리치료 과정 및 로빈과 캐시의 주변 인물들 간의 관계와 심리묘사 등 다소 지루한 전개가 펼쳐져서 수사를 담당하는 너새니얼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까지 꽤 느리고 느슨한 책읽기가 필요한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다 읽고 나면 초반의 지루한 기초공사가 꼭 필요했다는 점을 인정하게 되지만, 아무래도 이 작품으로 마이크 오머를 처음 만난 독자라면 선입견을 가질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입니다.<br>범죄피해자이자 심리치료가 필요한 환자지만 동시에 연쇄살인에 관한 결정적 정보를 쥐고 있는 듯한 소녀가 오로지 인형놀이만을 통해 자신이 목격한 사실을 심리치료사에게 전달한다는 설정, 또 그 목격 사실이 현실 속 연쇄살인의 유일하고 유력한 단서가 된다는 설정은 기발하면서도 여느 미스터리 스릴러와는 차별화된 서늘한 긴장감을 선사합니다. 미치광이 사이코패스나 다름없지만 살해동기와 수법이 독특한 연쇄살인범의 정체도 흥미를 유발하는 요소입니다. 이런 여러 가지 매력을 맛보기 위해선 초반부의 지루함을 잘 견뎌내야 하는데, 1/3쯤 되는 지점부터는 마이크 오머 특유의 스피디한 스릴러가 전개되면서 그때까지의 인내심을 충분히 보상해줄 테니 너무 빠른 예단으로 이 작품의 미덕을 놓치지 않기 바랍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88/10/cover150/k50213034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881087</link></image></item><item><author>하나비</author><category>Book-일본</category><title>이상한 그림 - 우케쓰 (김은모 옮김, 북다) ★★★★☆ - [이상한 그림]</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99691</link><pubDate>Thu, 29 Oct 2026 07:1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9969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12834107&TPaperId=1759969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2111/19/coveroff/k11283410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12834107&TPaperId=1759969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이상한 그림</a><br/>우케쓰 지음, 김은모 옮김 / 북다 / 2023년 07월<br/></td></tr></table><br/>사랑하는 아내와 곧 태어날 아이에 대한 기대로 가득한 블로그. 그러나 행복은 오래가지 못한다. 아이를 낳던 도중 아내가 사망하고, 몇 년이 흘러 아내가 남긴 그림들의 진실을 깨달은 남편은 감당할 수 없는 충격에 블로그를 중단하고 만다. 우연히 블로그를 발견한 오컬트 동아리원 구리하라와 사사키는 이 그림들에 무시무시한 비밀이 숨어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두 사람이 블로그에 숨겨진 소름 끼치는 진실에 조금씩 다가가면서 마침내 사건의 진상이 밝혀진다. (출판사 소개글을 인용했습니다)<br><br>일명 ‘이상한 시리즈’로 새롭고 독특한 호러 미스터리를 선보인 우케쓰의 작품입니다. 앞서 읽은 ‘이상한 집’과 ‘이상한 집 2’가 집의 평면도를 기반으로 전개된 괴담에 가까운 이야기였다면, ‘이상한 그림’은 제목대로 어딘가 기이해 보이는 네 장의 그림을 통해 오랫동안 자행되어 온 연쇄살인의 진상과 그것을 야기한 한 인간의 일그러진 욕망을 파헤칩니다.<br>프롤로그에 이어 모두 네 편의 연작단편이 실려 있는데, 각각 완결된 미스터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50여 년의 시간에 걸친 하나의 미스터리로 연결돼있기도 합니다. 각 단편의 첫 머리엔 평범한 듯 하지만 불온한 기운을 발산하는 그림들이 먼저 소개됩니다. 이어 가해자 또는 피해자가 그린 이 그림들을 사건 당사자 또는 제3자가 분석하고 해석하는 과정이 세밀하게 그려집니다. 그리고 각각의 그림이 그려진 사연과 그 안에 깃든 비밀들이 파헤쳐지면서 오랜 시간 동안 차곡차곡 쌓여온 참혹한 비극의 실체가 드러납니다.&nbsp;<br>마지막 장에 이르러 진실이 공개되는 순간 앞서 읽어온 이야기들이 머릿속에서 빠른 속도로 재생되는 걸 느낄 수 있는데, 빈틈없는 정교한 퍼즐이 순식간에 맞춰지는 듯한 짜릿한 쾌감과 함께 한 인간의 일그러진 욕망이 얼마나 거대한 비극을 초래할 수 있는지를 생생하게 목도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식의 구성을 무척 좋아하는데 마치 반전 한 개를 보너스처럼 제공받은 듯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br>‘이상한 집’이 호러 서사에 주력했다면, ‘이상한 그림’은 심리 스릴러와 본격 미스터리의 맛도 함께 곁들여져 있어서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감을 고조시킵니다. 무엇보다 글과 그림이 혼재된 독특하고 파격적인 편집은 책을 읽는다기보다 영상물을 보는 듯한 몰입감을 자극해서 더욱 인상적이었습니다. 수록작 가운데 그림 설정이 다소 과하고 억지스러운 경우도 있지만 작품 전체의 매력을 훼손할 정도는 아닙니다.<br>‘이상한 그림’은 책갈피를 끼워 두며 여러 번에 걸쳐 읽으면 그 맛을 제대로 만끽하기 어렵습니다. 그리 길지 않은 분량에다 그림까지 적잖이 삽입되어 있어서 주말 한나절이면 충분히 완독할 수 있으니 한 번에 끝까지 읽을 것을 추천합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2111/19/cover150/k11283410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21111945</link></image></item><item><author>하나비</author><category>Book-외국</category><title>하우스메이드 3 - 프리다 맥파든 (정미정 옮김, 북플라자) - [하우스메이드 3 - 하우스메이드의 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95302</link><pubDate>Tue, 27 Oct 2026 07:5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9530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12031397&TPaperId=1759530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199/57/coveroff/k41203139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12031397&TPaperId=1759530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하우스메이드 3 - 하우스메이드의 집</a><br/>프리다 맥파든 지음, 정미정 옮김 / 북플라자 / 2025년 09월<br/></td></tr></table><br/>11살 딸 에이다와 9살 아들 니코를 둔 밀리와 엔조는 궁핍하게 지내던 뉴욕 브롱크스의 아파트를 떠나 롱아일랜드의 단독주택으로 이사합니다. 무리한 대출 때문에 경제적 부담은 커졌지만 밀리는 이제야 제대로 된 부모가 된 듯 뿌듯함과 행복을 만끽합니다. 하지만 이웃한 두 집 여자의 몰상식한 행태와 집안에서 감지되는 불쾌한 느낌 때문에 밀리의 행복은 금세 균열을 맞이합니다. 거기다가 이웃집 여자의 노골적인 추파를 받아주는 듯한 남편 엔조와 갑작스레 난폭해진 아들 니코 때문에 밀리의 고민은 점점 심각해집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웃집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지면서 밀리는 인생이 통째로 붕괴될 위기에 빠집니다.<br><br>미국 기준으로 ‘하우스메이드 2’가 출간된 건 2023년인데, 불과 1년 후인 2024년에 출간된 ‘하우스메이드 3’의 시간적 배경은 무려 11년이 지난 시점입니다. 보통 시리즈 주인공의 나이는 책의 출간에 맞춰 한두 살씩 먹기 마련인데, 그야말로 파격적인 점프라고밖에 할 수 없습니다. ‘하우스메이드 1’에서 25~26세였던 밀리는 32세의 ‘하우스메이드 2’를 거쳐 어느 새 40대 중반의 두 아이의 엄마가 됐는데, 여러 사람의 목숨을 거뒀던 잔혹한 과거에서 벗어나 가까스로 평범한 삶에 안착했다며 안심할 무렵 또다시 찾아든 불운한 사건과 감당하기 어려운 불행 때문에 절망하고 맙니다.<br>‘하우스메이드 3’는 프리다 맥파든과 여덟 번째로 만난 작품인데, 올해 읽은 ‘대리모’에 이어 두 번째로 별 3개라는, 제 기준으론 거의 최하에 가까운 평점을 준 작품이기도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본문 가운데 “시리즈물에서 세 번째 책이 명작인 경우는 드문 편이니”라는 문구가 있는데, 마지막 장을 덮은 순간의 느낌을 조금도 에두르지 않고 표현하자면, ‘하우스메이드 3’는 1~2편의 명성에 폐를 끼친 것을 넘어 애초 출간되지 말았어야 할 작품입니다.<br>‘하우스메이드 2’의 서평에 “‘서론’이 너무 길고 장황했다”라고 쓴 적 있는데, 이 작품의 경우 그저 길고 장황한 수준이 아니라 이야기의 절반을 넘어서까지 전개되는 지루한 서론 때문에 메인 사건이 등장하기도 전에 이미 힘이 빠집니다.&nbsp;주인공이자 엄마이자 아내인 밀리는 “왜 저런 상황들을 죄다 참고 넘어갈까?”라는 의문이 수차례 들 정도로 민폐에 가까운 캐릭터가 됐고, 밀리의 과거를 모두 아는 동지이자 남편인 엔조는 순전히 밀리의 분노를 자아내기 위해 다분히 그답지 않은 행동을 억지스럽게 거듭합니다. 이웃집 여자들과 60대 가사도우미 등 주요 조연들은 몰상식하고 기이한 행동들로 밀리의 혈압을 높이곤 하지만 그들에게서 사실감이라곤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런 설정들을 반복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전체 분량의 절반도 넘는 1부가 할애됩니다.밀리의 가족들을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뜨린 사건은 잘 해야 중편 정도의 분량을 통해 익히 예측 가능한 방향대로만 전개됩니다. 반전은 조금도 놀랍지 않았고, 사건은 긴장감을 느낄 틈도 없이 초스피드로 해결됩니다. 말하자면 이 작품의 구성은 ‘과도한 가분수’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br>‘하우스메이드 1’이나 ‘네버 라이’에서 발휘됐던 프리다 맥파든의 쫄깃하고 매력적인 스릴러를 기억하는 독자라면 저처럼 이 작품이 진짜 프리다 맥파든이 쓴 게 맞나, 라는 의문을 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플롯이나 캐릭터에 대한 고민이 현저히 부족해 보이는 작품을 시리즈의 성공에 편승해 상업적인 목적으로 내놓은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nbsp;물론 인터넷서점의 평점을 보면 대체로 호의적인 경우가 많았으니 어쩌면 저만 유독 날선 서평과 박한 평점을 준 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 작가의 작품을 여덟 편쯤 읽었다면 그와 그의 작품에 거는 기대라는 게 남다를 수밖에 없고, 그 기대가 ‘출간되지 말았어야 할 작품’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무너졌다면 다른 여느 작가의 ‘수준 이하 작품’보다 더 심한 불쾌함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하우스메이드 3’는 제게 딱 그런 작품이었습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199/57/cover150/k41203139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1995721</link></image></item><item><author>하나비</author><category>Book-일본</category><title>신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1~2 - 히가시가와 도쿠야 (아르테) ★★★★☆ - [신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1]</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93322</link><pubDate>Mon, 26 Oct 2026 07:2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9332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42130440&TPaperId=1759332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91/6/coveroff/k84213044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42130440&TPaperId=1759332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신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1</a><br/>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현정수 옮김 / arte(아르테) / 2026년 08월<br/></td></tr></table><br/>*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br>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전3권)가 한국에 처음 소개된 건 2011~2013년입니다. 개정판(2016년)이 나올 정도로 한국 독자들에게 친숙하고 환영받은 작품이었지만 그동안 늘 관심만 가졌을 뿐 실제로 읽지 않은 이유는 ‘유머 미스터리 수사물’이 제 취향과는 다소 거리가 멀었기 때문입니다. 살인사건이라는 잔혹한 소재를 다루는 미스터리라면 당연히 무겁고 묵직하고 어두운 톤이어야 한다는 취향 탓에 유머 혹은 코지로 분류되는 미스터리를 멀리 한 게 사실인데, 물론 그런 작품들을 아주 안 읽은 건 아니지만 왠지 제목에서부터 유머와 코지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는 좀처럼 가까이 할 생각이 들지 않았던 겁니다.<br>그러다가 꽤 오랜 공백을 깨고 두 권으로 구성된 후속작이 나왔다는 소식에 귀를 기울이게 됐고, SNS에 공개된 주인공들의 캐릭터와 작품 개요를 읽어보곤 그동안 제가 이 시리즈에 대해 심하게 오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유머 미스터리 수사물’이 맞긴 하지만 그건 단지 주인공들의 코믹한 캐릭터 덕분에 붙은 타이틀일 뿐 사건과 미스터리 해법만큼은 제가 좋아하는 무겁고 묵직하고 어두운 톤을 품고 있었고, 주조연들의 면면과 관계를 살펴보니 역시 제가 좋아하는 일본 특유의 B급 정서가 진하게 녹아있었기 때문입니다.&nbsp;<br><br>재벌가의 외동딸이지만 그 신분을 숨긴 채 구니타치 경찰서의 형사로 활약 중인 호쇼 레이코와, 호쇼 집안의 집사지만 형사를 능가하는 탁월한 추리력을 지닌 가게야마가 미스터리 해결사 역할을 맡습니다. 레이코가 툭하면 버럭질을 남발하는 다혈질에다 때론 대책 없는 ‘공주’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사건을 대할 때만큼은 진심을 다하는 캐릭터라면, 가게야마는 속내를 알 수 없는 무표정한 얼굴로 집사라는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면서도 사건에 대한 추리를 벌일 때만큼은 자신이 모시는 레이코에게 독설과 폭언을 서슴지 않는 캐릭터라서 이 둘만의 조합으로도 독자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합니다.<br>여기에 가세한 두 조연의 캐릭터도 만만치 않은데, 한 명은 중견재벌가의 아들이자 자뻑의 대가이며 무례한 말투와 성희롱을 일삼는 것은 물론 형사로서 부실한 능력에도 불구하고 ‘레이코로부터 전해들은 가게야마의 추리’ 덕분에 경시청 수사1과로 영전됐다가 결국 민낯이 드러나 다시 구니타치 경찰서로 좌천된 가자마쓰리 경부이고, 또 한 명은 레이코의 첫 후배이자 신참으로, 눈치라곤 전혀 없는 엉뚱함에 빵점짜리 박력과 평균치 이하의 어휘력을 지닌 와카미야 아이리입니다.<br>1~2권을 합쳐 모두 10편의 단편이 수록돼있는데, 기괴하고 잔혹한 사건들과 함께 밀실트릭, 알리바이 트릭, 다잉메시지 등 본격 미스터리의 다양한 장치들이 동원돼서 짧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내내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특히 작위적인 설정이나 억지에 가까운 전개는 거의 찾아볼 수 없고 간결하면서도 선명한 추리를 통해 진상에 도달하는 방식이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이야기를 이끄는 네 명의 주조연들은 거의 만담에 가까운 대화와 어이없는 티키타카를 주고받지만, 이 코믹한 코드들은 깔끔하고 명료한 미스터리 서사와 잘 어우러지면서 전혀 이질감 없이 흥미를 돋웁니다. 출판사 소개글대로 “지적 쾌감과 웃음을 동시에 즐기고 싶은 독자”에겐 더없이 매력적인 텍스트가 돼줄 거란 생각인데, 저처럼 ‘유머 미스터리 수사물’에 거부감을 가진 독자라도 한번쯤 도전해볼 것을 권하고 싶은 작품입니다.&nbsp;<br>‘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는 드라마와 영화와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앞서 출간된 세 권의 전작들은 물론 한국에 출간된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작품들도 찬찬히 살펴보겠지만, 우선 ‘재벌가 영애 형사’ 레이코와 ‘독설+폭언 집사’ 가게야마의 활약상을 영상으로 만나보려고 합니다. 이 독특한 캐릭터들의 케미가 어떻게 실물로 그려졌을지 너무 보고 싶어졌기 때문입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91/6/cover150/k84213044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910616</link></image></item><item><author>하나비</author><category>Book-일본</category><title>지지 않는 벚꽃 - 유즈키 유코 (김지연 옮김, 문예춘추사) - [지지 않는 벚꽃]</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74761</link><pubDate>Fri, 16 Oct 2026 08:2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7476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6048350&TPaperId=1757476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377/52/coveroff/897604835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6048350&TPaperId=1757476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지지 않는 벚꽃</a><br/>유즈키 유코 지음, 김지연 옮김 / 문예춘추사 / 2026년 10월<br/></td></tr></table><br/>르온서평단(단단한맘&amp;레이첼)을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br>한 여대생의 죽음으로 인해 경찰이 거센 비난에 휩싸인다. 스토킹 피해를 신고했지만 경찰이 신고 접수를 미룬 사실이 한 신문사의 특종으로 알려졌기 때문. 현경 홍보과 직원 모리구치 이즈미는 자신이 무심결에 흘린 정보를 절친이자 기자인 쓰무라 지카가 멋대로 이용하여 특종을 올린 거라고 여긴다. 하지만 지카는 그 기사를 쓰지 않았다며, 다른&nbsp; 내막이 있을 거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얼마 후, 지카가 변사체로 발견된다. 죄책감에 사로잡힌 이즈미는 지카의 죽기 전 행적을 조사하기로 결심한다. (인터넷서점의 줄거리를 일부 수정 후 인용했습니다)<br><br>꽤 오래 전에 읽은 ‘반상의 해바라기’와 ‘달콤한 숨결’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아쉬움을 느낀 탓에 살짝 관심 밖으로 뒀던 유즈키 유코였지만, 오랜만의 신작 소식이 무척 반갑게 여겨진 건 그녀의 작품 중 가장 먼저, 또 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고독한 늑대의 피’와 마찬가지로 경찰 미스터리, 특히 언론이 개입된 살인사건에, 국가와 개인의 문제까지 다룬다는 홍보글에 눈길이 훅 끌렸기 때문입니다.&nbsp;더욱 흥미를 돋운 건 주인공 모리구치 이즈미가 ‘경찰청 말단 직원’이란 점이었는데, 정확하게 말하면 그녀는 경찰이나 형사가 아니라 홍보과에 근무하는 사무직입니다. 말하자면 수사권도 없고, 수사의 ABC도 모르는 아마추어란 뜻인데, 이런 주인공이 살인사건의 진실 찾기와 함께 경찰 내부의 문제를 파헤친다는 설정이 매력적으로 보였습니다.<br>지카의 죽음에 큰 충격을 받은 이즈미는 관할서 신참 형사인 이소카와와 함께 지카의 행적을 조사하며 단서를 모읍니다. 그 과정에서 홍보과장인 도가시, 수사1과장인 가지야마 등 경찰 상부에게 의심을 사기도 하지만, 나름 합리적인 추론을 내세우며 도움을 청하기도 하고, 진짜 형사처럼 관련자들을 상대로 탐문을 벌이기도 합니다. 이 대목에서 ‘이즈미가 갓 부임한 초짜 형사라도 됐다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을 여러 번 했는데, 아무래도 수사권 없는 사무직이란 한계 때문에 이즈미의 행보는 처음부터 제약될 수밖에 없었고, 그런 탓에 결정적인 정보수집과 수사는 다른 사람들에게 내줘야만 했기 때문입니다.&nbsp;<br><br>“누군가는 조직을 지키려 하고, 누군가는 진실을 밝히려 하며, 누군가는 국가의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한다.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선택하는 인물들을 통해 ‘정의’라는 같은 단어가 얼마나 다른 얼굴을 가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출판사 소개글 中)<br>이즈미와 이소카와의 조사는 뜻밖의 성과를 냈고, 수사1과의 분투 덕분에 범인을 특정하는 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이 성공은 이즈미에겐 조금도 기쁜 일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경찰 내부의 낡고 오랜 문제를 직시하게 만들었고, 무엇이 진정한 ‘정의’인가에 대해, 또 국가와 개인을 저울에 올려놓았을 때 어느 쪽의 무게에 손을 들어줄 것인가에 대해 고통스러운 고민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러 이즈미가 내린 중대한 선택은 충분히 독자의 공감을 사고도 남았는데, 일본에서 2021년에 출간된 이 작품의 후속작 ‘月下のサクラ’가 한국에도 소개된다면 이즈미의 ‘중대한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았을지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br><br>워낙 경찰소설을 좋아해서 재미있게 읽긴 했지만 나름 아쉬움도 남은 게 사실입니다. 간략하게 말하면, 우선 ‘반상의 해바라기’와 ‘달콤한 숨결’과 마찬가지로 없어도 무방한 부연설명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몰라도 되는 인물들의 사연은 물론 음식점이나 술집의 정경 묘사에 너무 많은 분량이 할애됐습니다. 또 독자가 이미 인지한 정보를 여러 차례에 걸쳐 반복적으로 설명한 탓에 지루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수사1과의 다소 어설픈 모습이라든가 꽤 중요한 단서와 물증에 대해 너무 쉽고 편의적으로 처리한 대목들도 종종 눈에 띄었습니다.<br>아쉬운 디테일에도 불구하고 큰 서사 자체가 매력적이라 앞서 언급한 이 작품의 후속작 ‘月下のサクラ’에 대한 기대감이 커집니다. 주인공 이즈미가 어떻게 성장해있을지, 결코 해소될 수 없는 경찰 내부의 문제가 또 어떤 식으로 노정됐을지 무척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이 작품이 좋은 성과를 내서 ‘고독한 늑대의 피’의 후속작인 ‘凶犬の眼’과 ‘暴虎の牙’도 한국 독자들에게 소개되기를 기대해봅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377/52/cover150/897604835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3775206</link></image></item><item><author>하나비</author><category>Book-일본</category><title>그 살인, 본격 미스터리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 가타오카 쇼 (김예진 옮김, 리드비) - [그 살인, 본격 미스터리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72875</link><pubDate>Thu, 15 Oct 2026 07:1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7287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52131178&TPaperId=1757287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90/74/coveroff/k35213117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52131178&TPaperId=1757287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그 살인, 본격 미스터리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a><br/>가타오카 쇼 지음, 김예진 옮김 / 리드비 / 2026년 09월<br/></td></tr></table><br/>*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br>고교 졸업 후 탐정이 되려던 오토후케 부우는 전설적인 추리소설가 오토리 아가사 집안의 메이드 구인 공고를 보곤 기꺼이 명탐정 꿈을 보류합니다. 하지만 우연히 밀실살인사건에 휘말린 것은 물론 오토리 가문의 장남 하루마가 미스터리 게임 플래너 야마이누에게 살인을 청부하는 장면을 엿본 탓에 본의 아니게 탐정 노릇을 떠맡게 됩니다. 살인을 막기 위해 야마이누를 찾아간 부우는 읍소와 압박을 통해 ‘아무도 죽지 않는 위장살인’으로 꾸미겠다는 약속을 받아내지만, 오토리 가문의 네 남매와 그 가족들이 모인 무인도 저택에서 실제 살인이 벌어지고 그 직후 현장이 완벽한 밀실로 돌변하자 야마이누와 함께 진범 찾기에 나섭니다.<br><br>“이건 코미디인가? 패러디인가? 아무튼 꽤나 신나게 즐기고 있구나... 그 천진난만함을 조금 부러워하고, 동시에 약간 어이없어하며 당황한 채 읽어 내려갔다.” (아야츠지 유키토)<br>‘살인’이라는 무시무시한 두 글자가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코믹하고 유쾌해 보이는 제목이 단번에 눈길을 끕니다. 아야츠지 유키토의 ‘추천글’은 이 작품을 읽은 독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텐데, 이 묘한 분위기의 일등공신은 단연 명탐정 지망생 오토후케 부우와 어딘가 수상쩍은 미스터리 게임 플래너 야마이누 콤비입니다.<br>양돈업자였던 부우의 부모는 돼지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딸에게 ‘꿀꿀’이라는 뜻의 이름을 지어준 것은 물론 지독한 근시까지 물려주며 어려서부터 예민한 후각을 갖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부우는 자신의 이름을 자랑스레 여겼고, 이후 “호기심이 왕성하고 멧돼지처럼 앞뒤 가리지 않고 달려드는 성격에 천진난만하기까지 삼박자가 맞아 떨어지는” 19세로 성장했습니다. 본격 미스터리의 마니아로 명탐정을 꿈꾸다가 메이드가 되고 말았지만, 운명인 듯 명탐정 역할을 맡아 밀실 연쇄살인사건을 멋지게 해결합니다.부우와 함께 만담 커플처럼 티키타카를 이어가며 폭소 추리를 펼치는 건 미스터리 게임 플래너라는 특이한 직업의 소유자 야마이누입니다. 머더 미스터리, 즉 본격 미스터리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게임을 기획하는 게 그의 본업이지만, 오토리 가문의 장남으로부터 실제 살인을 청부받고도 태연히 수락할 정도로 기이한 인물입니다. 그런 그가 럭비공 같은 부우와 한 팀이 된 것 자체가 코미디인데, 이들은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연쇄살인 현장에서마저 모두를 썰렁하게 만드는 만담을 주고받곤 합니다.<br>제목에서 대놓고 밝혔듯 이 작품은 장르와 형식 모두 본격 미스터리지만, 그보다 더 눈길을 끄는 건 이야기의 핵심 소재와 등장인물 상당수의 ‘행동 원칙’ 자체도 본격 미스터리의 규칙을 준수한다는 점입니다. 범인은 손쉬운 방법이 널렸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본격 미스터리에 걸맞은 방식으로만 살인을 저지르고, 명탐정 역시 동일한 규칙을 전제 삼아 진범 찾기에 나섭니다. 말하자면 처음부터 끝까지 반칙 하나 없이 본격 미스터리의 규칙대로 사건들이 벌어지고, 인물들이 움직이다가 ‘본격다운 마무리’에 이른다는 뜻입니다. 발상도 기발하지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작가가 얼마나 본격 미스터리에 진심인지를 여러 번 실감하게 됩니다.<br>애초 의뢰받은 청부살인을 위장살인으로 조작한 뒤 ‘아무도 죽지 않는, 하지만 모두가 만족하는 엔딩’을 이끌어내려 했지만, 예기치 못한 첫 살인사건에 이어 여러 사람이 끔찍한 방식으로 살해당하자 부우와 야마이누는 진범을 찾아내기 위해 분투합니다.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만담 추리 속에서도 조금씩 진상에 다가가던 두 사람은 뜻밖의 결말에 도달하면서 오토리 가문 후예들의 탐욕과 추악함은 물론 그들이 오랫동안 감춰온 잔혹한 비밀의 민낯까지 발견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대반전이 독자 앞에 펼쳐집니다.<br>내용보다는 주인공 캐릭터와 이야기의 큰 틀에 대해서만 언급하고 말았는데, 인물과 공간과 사건 모두 복잡하게 설정돼있어서 일일이 소개하는 것도 어렵고, 자칫 스포일러가 될 여지도 많기 때문입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본격 미스터리의 기초부터 진수까지 골고루 맛보고 싶은 독자라면, 또 가볍고 경쾌하면서도 추리의 무게감을 견고하게 담아낸 작품을 찾는 독자라면 ‘그 살인, 본격 미스터리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는 기대 이상의 재미를 선사할 최적의 미스터리가 돼줄 거란 점입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90/74/cover150/k35213117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1907453</link></image></item><item><author>하나비</author><category>Book-일본</category><title>나의 살인 계획 - 야가미 (천감재 옮김, 반타) - [나의 살인 계획]</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71002</link><pubDate>Wed, 14 Oct 2026 07:0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7100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42030836&TPaperId=1757100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032/82/coveroff/k442030836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42030836&TPaperId=1757100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나의 살인 계획</a><br/>야가미 지음, 천감재 옮김 / 반타 / 2025년 08월<br/></td></tr></table><br/>어려서부터 미스터리 소설에 탐닉한 것은 물론 흉악한 사건을 분석하기를 즐기던 다치바나는 미스터리 소설 편집자가 되어 승승장구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좌천되며 씁쓸한 시간들을 보내게 됩니다. 그러던 중 “당신을 살해하겠다”는 살인예고장이나 다름없는 익명의 미스터리 원고가 날아들자 다치바나는 묘하게 흥분하며 미스터리 편집자로서의 감각이 되살아나는 듯한 쾌감에 사로잡힙니다. 한편으론 살인예고자의 공격에 대비하면서도 다치바나는 그와의 대결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위험천만한 계획을 세웁니다. 하지만 상황은 뜻밖의 방향으로 흘러가고, 다치바나는 계획 자체를 전면 수정해야만 하는 위기에 처합니다.<br><br>‘대형 공포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작품이라는 카피를 보고 절대 평범한 미스터리는 아닐 거라고 짐작했지만, ‘나의 살인 계획’은 인물, 사건, 내용, 형식 등 모든 면에서 그 짐작을 한참 뛰어넘을 정도로 독특한 작품입니다. 또 ‘서스펜스, 심리전, 완전범죄라는 장르적 매력을 정교하게 구현한’ 것은 물론 ‘독자의 시선을 교란하는 치밀한 심리 스릴러’라는 출판사 소개글은 팩트에 가깝긴 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그만큼 독자에게 두통을 안길 여지가 많다는 뜻이기도 한데, 실제로 300페이지에 불과한 분량임에도 어지간히 집중하지 않으면 먼저 읽은 페이지들을 여러 번 뒤적거리는 수고를 감수해야 합니다.&nbsp;<br>이야기의 몸통은 좌천된 편집자 다치바나가 자신을 살해하겠다고 예고한 일명 X와의 대결을 계획하다가 뜻밖의 사태에 직면하곤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을 완전범죄를 실행에 옮기는 과정입니다. 언뜻 보면 평범한 줄거리에 이야기를 끌고 가는 인물도 몇 안 되는 심플한 구조지만, 작가는 챕터마다 또는 한 챕터 속에서도 수시로 ‘1인칭 화자’를 바꾸는 것은 물론 그 ‘1인칭 화자’가 누구인지조차 헷갈리게 만들며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다만 이런 의도적인 혼선은 후반부의 반전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터닦기’이긴 하지만, 독자에게 흥미를 품게 만들 수도, 짜증만 내게 할 수도 있는 양가적인 설정이란 생각입니다.거기에다 메인 사건과는 전혀 연관 없어 보이는 인물의 이야기가 꽤 긴 분량을 차지하기도 하고, 간혹 느닷없는 도덕과 윤리와 올바름에 관한 강론이 튀어나오기도 해서 과연 이 대목들이 다치바나의 이야기와 어떻게 연결될지 궁금하게 만들곤 합니다.<br>신의 도움으로 완전범죄를 이룬 살인, 즉흥적인 충동에 의해 저지르는 우발적 살인, 손끝 하나 대지 않은 상태로 사회적 죽음을 유도하는 정신적 살인 등 숱한 종류의 살인이 등장하지만, 이 작품 속 ‘살인자’가 삶의 최고 희열이자 이상으로 여기는 방식은 ‘완벽하게 설계된 트릭을 통해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을 완전범죄로서의 살인’입니다. 작가는 ‘살인자’가 어떻게 트릭을 설계하고 어떤 방식으로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지를 집요할 정도로 디테일하게 그립니다. 또한 위기를 타개하고 상황을 직시하기 위해 벌이는 추리의 과정 역시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듯 세세하게 묘사합니다. 그래선지 다 읽은 뒤에 어쩌면 이 작품의 미덕은 스토리나 캐릭터 자체보다 이 ‘완전범죄에 집착하는 일그러진 심리’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nbsp;<br>전형적인 미스터리와는 전혀 결이 다른, 색다른 간식을 맛본 듯한 특별한 책읽기였지만, 독자에 따라 꽤 다양하고 극단적인 반응이 나올 여지가 많아 보이는 작품입니다. 어느 분의 서평대로 이 작품만으론 야가미라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출신 작가의 진면목을 평가하기 어려워 보이는데, 두 번째 작품인 ‘臨終トーナメント(임종 토너먼트)’가 출간된다면 제 취향의 작가인지 여부를 확실히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032/82/cover150/k442030836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0328242</link></image></item><item><author>하나비</author><category>Book-외국</category><title>데이지 다커 - 앨리스 피니 (이민희 옮김, 밝은세상) ★★★☆ - [데이지 다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67177</link><pubDate>Mon, 12 Oct 2026 08:1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6717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4375179&TPaperId=1756717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24/75/coveroff/898437517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4375179&TPaperId=1756717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데이지 다커</a><br/>앨리스 피니 지음, 이민희 옮김 / 밝은세상 / 2026년 03월<br/></td></tr></table><br/>영국 남부 콘월의 외딴섬에 있는 오래된 저택 시글라스에 홀로 살고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 비어트리스 다커는 여든 번째 생일을 맞아 온가족을 초대합니다. 만조가 되면 8시간 동안 외부와 고립되는 시글라스에 모인 다커 가족은 모두 8명. 거의 절연하다시피 지내던 이들이 10년 만에 한 자리에 모인 이유는 막대한 재산의 상속 계획을 담은 비어트리스의 유언장 공개 때문입니다. 하지만 비어트리스는 누구도 예상 못한 충격적인 유언을 발표했고, 가족 대부분은 격분한 채 8시간 후 바닷길이 열리는 대로 저택을 떠나려 합니다. 그런데 그 8시간 동안 시글라스는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연속살인의 무대로 탈바꿈합니다.<br><br>2018년 한국에 처음 소개된 ‘원래 내 것이었던’ 이후 두 번째로 만난 앨리스 피니의 작품입니다. 그때 쓴 서평을 찾아보니 ‘막판 반전과 정교한 설계라는 매력’과 ‘다소 지루한 심리묘사 및 모호한 미스터리에 대한 아쉬움’을 딱 절반 정도씩 느꼈다고 적혀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조금은 결이 다르지만 ‘데이지 다커’에서도 그와 비슷한 인상을 받았고, 아무래도 앨리스 피니는 제 취향과는 거리가 먼 작가임을 확인하게 됐습니다.<br>이야기의 화자는 비어트리스의 막내 손녀이자 선천성 심장질환으로 이미 여러 차례 죽음의 위기를 넘긴 29살의 데이지 다커입니다. 데이지에겐 할머니 비어트리스를 제외한 가족 모두가 애초 이어지지 않았으면 좋았을 악연이자 지금까지도 사라지지 않고 있는 악몽의 원천입니다. 20여 년 전 이혼한 부모 프랭크와 낸시는 두 언니 로즈와 릴리에게만 애정을 쏟았고, 언제라도 심장이 멈출 수 있는 자신에겐 최소한의 도리만 했을 뿐입니다. 어려서부터 악의로 가득 찬 공격을 퍼부었던 릴리와 맏언니임에도 그런 상황들을 방치했던 로즈 역시 데이지에게는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상대들이었습니다. 다만 릴리의 15살 딸인 조카 트릭시만큼은 유일하게 데이지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줘서 시글라스에서의 끔찍한 시간을 견딜 수 있게 해줍니다.이날 시글라스에 초대된 인물 가운데 유일하게 다커 가족이 아닌 코너 케네디는 데이지의 첫사랑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절대 잊히지 않을 깊은 상처를 남긴 인물이기도 합니다. 오랜만에 그와 재회했지만 데이지의 심경은 복잡하고 불편할 따름입니다.&nbsp;<br>만조로 인해 8시간 동안 외부와 고립된 공간, 때마침 배를 띄울 수 없을 정도로 시글라스를 덮친 폭풍우, 유무선 통신이 모두 단절된 상황, 그리고 비어트리스의 충격적인 유언 발표 후 서로에게 날선 태도와 적의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가족들. 그야말로 영국 스타일의 비극적인 미스터리를 위한 무대와 인물들이 제대로 세팅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nbsp;사실 이런 세팅 속에서 벌어지는 연속살인은 등장인물들이 완전히 또는 거의 남남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가족들 간의 연속살인이란 설정이 무척 낯설어보였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깊고 지독한 악의를 품었기에 부모 혹은 자식 혹은 자매를 연이어 살해할 수 있을까, 궁금했는데, 시글라스에서의 연속살인과 병행하여 다커 가족의 과거사가 전개되며 그 의문을 아주 조금씩 풀어줍니다. 그리고 막판에 이르러 진범의 정체 및 살해동기와 함께 다커 가족이 오랜 시간 감춰온 비밀은 물론 데이지가 이야기의 화자가 된 이유가 공개되며 뜻밖의 반전으로 독자를 놀라게 합니다.<br>‘데이지 다커’의 반전은 독자에 따라 극단적인 평가를 받을 여지가 많습니다. 누군가는 이 작품만의 특별한 매력이라고 여길 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이게 뭐야?”라고 황당해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론 진범의 정체는 놀라웠지만 범행동기나 방법은 리얼리티가 모호했고, 데이지가 화자가 된 이유도 설득력이 부족했으며, 장르물의 규칙이 편의적으로 사용된 대목 역시 논란거리로 보였습니다. 전작인 ‘원래 내 것이었던’의 반전도 이런 반응을 얻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데이지 다커’는 그보다 찬반 또는 호오의 간극이 훨씬 더 클 것 같습니다.<br>외딴섬에 자리 한 저택 시글라스의 풍광과 한없이 일그러지고 이기적인 인물들, 그리고 고전미와 함께 수려하지만 어두운 기운으로 가득 찬 문장들은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스타일의 전형적이고 대중적인 연속살인 미스터리와는 전혀 다른 결의 맛과 미덕을 품고 있습니다. 혹평까진 아니어도 대체로 비판적인 톤의 서평을 쓰고 말았는데, 취향이 맞는 독자라면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니 다른 독자들의 서평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24/75/cover150/898437517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7247512</link></image></item><item><author>하나비</author><category>Book-일본</category><title>살인의 이유 - 치넨 미키토 (권하영 옮김, 북플라자) - [살인의 이유]</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60236</link><pubDate>Thu, 08 Oct 2026 08:2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6023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42030967&TPaperId=1756023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618/79/coveroff/k44203096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42030967&TPaperId=1756023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살인의 이유</a><br/>치넨 미키토 지음, 권하영 옮김 / 북플라자 / 2025년 06월<br/></td></tr></table><br/>32세에 위암 말기 선고를 받고 절망에 빠져 있던 외과의사 미사키 유우키는 우발적으로 사람을 죽인 뒤 공포에 사로잡힙니다. 그런 그에게 최근 악인들만 골라 살해하며 ‘잭’이라는 별명을 얻은 연쇄살인범이 연락을 해선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이자 협박을 합니다. “저의 파트너가 돼주셔야겠습니다. 대답을 들려주십시오. 살인자로 교수대에 오를지, 아니면 저와 함께 ‘정의’를 집행할지.” 그날 이후 유우키는 잭이 지목한 악인들을 처단하며 그의 공범이 되지만, 죽음의 공포와 살인의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폭력배들로부터 구출한 19세 소녀 사야가 그의 삶에 끼어들면서 유우키의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뒤흔들어놓습니다.<br><br>“선량한 시민을 위해 해충들을 죽이는 것. 그것이 제 정의이자 존재의 이유입니다.” (p89, 잭)<br>“웃으며 죽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남은 시간을 전부 써서 사야를 지키고 행복하게 해줄 것이다. 그것이 ‘미사키 유우키’라는 한 사람의, 마지막 존재의 이유가 되었다.” (p343, 유우키)<br>이 작품의 원제는 ‘レゾンデートル’(레종 데트르)로, 사전적인 의미는 ‘존재 이유’입니다. 아마 원제 그대로 번역했더라면 저 같은 치넨 미키토 마니아 외에는 한국 독자에게 어필하기 어려울 것 같아 다소 직설적인 ‘살인의 이유’라는 제목을 붙인 것 같습니다.<br>30대 초반에 시한부 선고를 받은 유우키는 절망에 빠진 나머지 과거와 현재 그 어디에서도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지 못합니다. 그러던 중 연쇄살인범 ‘잭’의 지시대로 살인을 저지르며 그것이 세상에 꼭 필요한 정의이자 자신의 존재 이유라고 애써 자위하는 장면은 안타까움은 물론 그가 겪는 지옥 같은 고통에 공감하게 만듭니다.그런 유우키에게 새로운 존재 이유를 일깨우는 건 19세 소녀 사야입니다. 음악을 사랑하고 자신이 작곡한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사야의 소박한 존재 이유는 몸과 마음이 피폐해진 유우키로 하여금 그녀를 지키고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간절한 욕망이자 새로운 존재 이유를 품게 만듭니다. 그리고 그 시점부터 유우키는 ‘잭’의 지시를 거부하는 것은 물론 그를 무너뜨리기 위한 위험천만한 여정을 시작합니다.<br>메디컬 미스터리부터 본격 미스터리까지 다양한 장르를 다뤄온 치넨 미키토가 이번엔 코엔 형제의 서스펜스 액션 스릴러에 끈적끈적한 누아르의 분위기까지 잔뜩 풍길 정도로 곳곳에 피비린내와 죽음이 난무하는 뜻밖의 이야기를 선보였습니다. 영상물에 더없이 잘 어울리는 작품이라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무척 높은데, 거의 원맨쇼에 가까울 만큼 주인공 유우키의 캐릭터가 압도적이라서 과연 어떤 배우가 이 매력적인 역할을 맡을지 무척 궁금해집니다.유우키는 베일에 싸인 연쇄살인범 ‘잭’의 정체를 드러내고, 사야를 추적하는 폭력배 일당을 추적하는 미스터리 미션과 함께 검도로 다져진 능력을 발휘하여 주변의 모든 악을 소탕하는 액션 스릴러 미션까지 소화하는 중책을 맡습니다. 하지만, 체력 만점의 주인공에게도 벅찬 이 미션들을 나날이 암세포에게 잡아먹혀 무너지는 중인 말기암 환자가 맡은 탓에 독자는 카타르시스와 함께 말할 수 없는 안쓰러움을 견뎌내며 책장을 넘겨야 합니다. 거기다가 자신의 존재 이유에 대한 끝없는 번뇌와 함께 절절하기 짝이 없는 인생 마지막 사랑까지 떠맡았으니 유우키가 작가에게 부여받은 미션이 얼마나 무겁고 대단한지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br>현직 의사답게 치넨 미키토는 디테일하고 생생한 메디컬 서사를 펼쳐놓기도 합니다. 특히 말기암 환자의 고통은 물론 육체가 거의 붕괴되다시피 한 유우키가 클라이맥스를 앞두고 어떻게 초인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설득력 있게 묘사하는데, 그 어떤 유사한 작품에서도 맛볼 수 없었던 진한 리얼리티가 이야기 곳곳에 녹아있습니다.<br>안타까움, 쾌감, 애틋함, 절망감, 격분 등 수많은 종류의 감정을 겪은 끝에 엔딩에 도달하면 뜨거운 물에 오래 들어가 있다가 나온 듯 몸과 마음이 녹아내린 혼곤한 느낌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그리고 세상과의 작별을 앞두고 자신의 존재 이유를 입증하기 위해 전력으로 싸운 유우키의 행보가 아주 오래도록 잔상처럼 남게 될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이 기분을 만끽해보고 싶은 독자라면 치넨 미키토가 선보인 이 명품 스릴러에 꼭 한 번 도전해보시기 바랍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6618/79/cover150/k44203096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6187960</link></image></item><item><author>하나비</author><category>Book-외국</category><title>쓰우 씨는 다 죽어야 한다 - 탐낌 (우디 옮김, 엘릭시르) - [쓰우 씨는 다 죽어야 한다 - 2024년 타이베이국제도서전대상 소설상 수상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58505</link><pubDate>Wed, 07 Oct 2026 08:1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5850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32030934&TPaperId=1755850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036/54/coveroff/k03203093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32030934&TPaperId=1755850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쓰우 씨는 다 죽어야 한다 - 2024년 타이베이국제도서전대상 소설상 수상작</a><br/>탐낌 지음, 우디 옮김 / 엘릭시르 / 2025년 08월<br/></td></tr></table><br/>“쓰우(司武) 씨는 다 죽어야 한다, 이게 고객의 요구 사항입니다.” 의뢰인과 청부업자 사이에 한 가문의 몰살이 거래되고 채 한 달도 안 돼 홍콩 란터우 섬의 외진 마을 사이위에서 무려 56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식중독 살인이 벌어집니다. 희귀 성씨인 쓰우 가문 가운데 이 참사에서 살아남은 건 겨우 여섯 명. 그 중 진작부터 가문과 연을 끊고 살아온 기자 출신 사설탐정 쓰우즈신은 ‘애꾸눈 명수사관’ 치서우런과 함께 베일에 싸인 살인자를 찾아 나섭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쓰우 가문의 뿌리 깊은 치부가 하나둘씩 드러나는 것은 물론 어쩌면 살아남은 가문 사람 중 한 명이 범인일지도 모른다는 위험천만한 의심이 싹트기 시작합니다.<br><br>‘쓰우 씨는 다 죽어야 한다’는 독특한 제목에다 오랜만에 홍콩 작가의 장르물이란 점 때문에 눈길이 끌렸습니다. 설마 했지만 첫 장부터 믿기지 않는 의뢰가 오가고, 100페이지도 되기 전에 실제로 56명이 몰살당하는 참극이 벌어진 덕분에 어쩌면 살짝 지루한 책읽기가 될 수도 있겠다는 근거 없던 선입견은 여지없이 깨졌습니다.&nbsp;<br>관할 경찰서가 수사에 나서지만, 사건의 진상에 다가가는 명탐정 역할은 ‘가문의 문제아’ 쓰우즈신과 과거 영웅적인 행동으로 홍콩 경찰의 전설이 된 ‘애꾸눈 명수사관’ 치서우런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의 백미는 ‘진범 찾기 미스터리’가 아니라 엄청난 부를 기반으로 한 쓰우 가문의 가부장적 독재와 절대적인 위계질서, 그리고 가문의 이름으로 자행되어 온 차별과 폭력과 억압에 관한 서사입니다. 또한 그런 악습들이 어떻게 ‘가문 몰살’이라는 전대미문의 참극으로 이어졌는지를 현재는 물론 오랜 과거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밝혀내는 거대한 사회파 미스터리의 미덕도 품고 있습니다.<br>어린이 한 명을 제외하고 참사에서 살아남은 다섯 명은 쓰우 가문의 명암을 극명히 드러내는 인물들입니다. 현재 쓰우 가문의 수장이자 봉건시대 군주를 연상시키는 50대 쓰우원후, 그의 10살 연하 아내이자 위험한 매력을 발산하는 40대 쓰우셰우이, 가문의 피를 제대로 물려받은 몇 안 되는 남자 중 하나지만 오래 전부터 가문과 절연해온 30대 쓰우즈신, 영국 유학까지 다녀왔지만 개차반으로 살아가고 있는 쓰우즈이, 쓰우 가문이 어떻게 여성을 차별하고 억압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쓰우즈아이 등이 그들입니다.&nbsp;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가문 몰살범을 추리하는데, 그 추리를 따라가다 보면 살아남은 다섯 명 누구든 충분한 살해 동기가 있는 것은 물론 가문의 몰살이 가져올 이익의 수혜자라는 것이 밝혀져서 독자의 추리 의욕을 고조시킵니다.<br>1부가 ‘진범 찾기 미스터리’에다 쓰우 가문의 실체가 폭로되는 빠른 호흡의 이야기로 구성됐다면, 2부에선 아무도 몰랐던 ‘또 한 명의 쓰우 가문 사람’이 등장하면서 전혀 새로운 국면이 펼쳐집니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애초 1부만으로 작품을 완성했다가 미진한 부분이 엿보여서 2부를 추가했다고 하는데, 알맹이에 비해 다소 과한 분량이 할애되긴 했지만, 기구하다고밖에 할 수 없는 한 인간의 인생 역정과 함께 쓰우 가문의 몰락이 실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는 점, 그리고 그 시작이 그릇된 욕망과 어이없는 아이러니에서 비롯됐다는 점이 디테일하게 그려져서 지루할 틈 없이 책장을 넘기게 됩니다.<br>인물도 많고 이야기 구조도 방대해서 세세한 내용까지 언급하기가 어려운데, 앞서 소개한 이 작품의 큰 틀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그러니까 봉건적이고 폐쇄적인 가문의 비밀과 비극, 그 와중에 벌어진 대량 살상, 그리고 운명 외에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는 개인들의 기구한 삶이란 서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충분히 만족스런 책읽기를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작가의 말’에 따르면 ‘쓰우 씨는 다 죽어야 한다’를 시작으로 ‘복수 3부작’을 이어갈 예정이라는데, 이 작품이 좋은 성과를 내서 후속작도 한국에 소개되기를 기대해봅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036/54/cover150/k03203093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0365407</link></image></item><item><author>하나비</author><category>Book-외국</category><title>유리 빛이 우리를 비추면 - 사라 피어스 (이경아 옮김, 밝은세상) - [유리 빛이 우리를 비추면]</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56775</link><pubDate>Tue, 06 Oct 2026 08:1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5677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4375098&TPaperId=1755677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801/74/coveroff/898437509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4375098&TPaperId=1755677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유리 빛이 우리를 비추면</a><br/>사라 피어스 지음, 이경아 옮김 / 밝은세상 / 2025년 07월<br/></td></tr></table><br/>동생 아이작의 약혼파티에 초대받은 영국 데번 경찰서의 강력계 형사 엘린은 남자친구 윌과 함께 알프스 고지대에 위치한 르 소메 호텔을 방문합니다. 그런데 다음날 아이작의 약혼녀이자 호텔 부지배인인 로라가 실종됩니다. 안 그래도 객실직원 아델이 종적을 감춘 직후라 모두들 불안해하는데 공교롭게도 폭설과 함께 눈사태 예보가 발표되고 대피령이 내려지면서 호텔엔 미처 피신 못한 일부 직원과 투숙객만 남게 됩니다. 경찰은 물론 헬기의 접근마저 통제된 와중에 수 년 전 실종됐던 인물의 사체가 발견되고 또 다른 실종자가 발생하자 엘린은 현지 경찰과 검찰의 허가를 받아 단독 수사에 나섭니다.&nbsp;<br><br>알프스의 풍광을 조망할 수 있는 넓은 통유리와 극단적인 미니멀리즘을 구현한 인테리어로 유명한 5성급 호텔이 폭설과 눈사태로 고립된 뒤 끔찍한 연쇄살인의 현장으로 돌변한다는 설정은 곧장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떠올리게 합니다. 출판사 소개글은 알프레드 히치콕의 ‘싸이코’와 스티븐 킹의 ‘샤이닝’까지 소환했고, 해외에서의 성과와 실적도 꽤 뛰어났음을 강조합니다. 외형만 보면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 없는데, 520여 페이지의 분량에 미스터리와 서스펜스에 심리 스릴러 서사까지 골고루 버무려놓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기대 대비 아쉬움이 크게 남은 작품입니다.<br>작가는 사건의 무대인 르 소메 호텔과 주요 인물들의 ‘과거’와 ‘비극’에 큰 공을 들였습니다. 지금은 화려한 5성급 호텔로 탈바꿈했지만 과거 결핵 환자를 위한 요양원이었던 곳에서 엽기적인 연쇄살인이 벌어진다는 점은 초반부터 독자의 호기심을 사로잡습니다. 첫 챕터부터 호텔로 개축되기 전, 폐허나 다름없던 요양원에서 기괴한 인물이 벌이는 살인 장면이 호러물 스타일로 그려지는데, 덕분에 독자는 ‘호텔의 과거’에 주목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작품의 원제 ‘The Sanatorium’은 요양원이란 뜻입니다)또한 사방이 고립된 상황에서 단독수사에 나선 영국 형사 엘린을 비롯하여 주요 인물들 모두 유년기 혹은 청년기에 겪은 사건으로 인해 지금도 참혹한 악몽에 시달리는 것으로 설정됐는데, 그로 인해 “엽기적인 연쇄살인범은 누구?”라는 의문 못잖게 그들의 과거사에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nbsp;<br>하지만 과유불급이란 말이 여러 번 떠오를 정도로 작가는 무대와 인물들의 과거에 지나치게 집착하는데, 다 읽고 돌이켜보면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이해되는 대목이 일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오히려 리얼리티를 떨어뜨리거나 책읽기를 지루하게 만들어서 역효과만 일으켰다는 생각입니다. 특히 20여 년 전, 8살에 세상을 떠난 막내동생의 죽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엘린의 트라우마는 작가가 가장 공을 들인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동어반복에다 공감하기도, 이입하기도 어려워서 내내 방해물처럼 여겨지기만 했습니다.<br>주요 인물들이 용의선상에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며 긴장감을 높이긴 하지만, 메인 사건 역시 물 흐르듯 이어진다기보다는 억지로 갖다 붙이거나 ‘뒷북 설명’식으로 전개되는 경우가 많았고, “범인이 굳이 그렇게 난해한 살인방식을 선택할 이유가 있었나?” 또는 “굳이 고립된 5성급 호텔이라는 공간이 필요했나?”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막판에 밝혀지는 범인의 동기 역시 작가가 독자를 설득하기 위해 부연설명을 여러 차례 ‘덧칠’한 느낌이 든 게 사실입니다.엘린의 수사는 딱히 단서에 집중하는 것도 아니고 ‘형사의 감’에 의존하는 것도 아닌, 시종 모호한 태도를 취해서 마지막 순간에 범인을 특정하는 단계까지 좀처럼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또한 아마추어보다는 뛰어나지만 프로라고 하기엔 어딘가 어설퍼 보이는 캐릭터와 과도하게 강조된 막내동생에 관한 트라우마는 주인공으로서의 그녀의 매력을 감소시킨 주요 원인입니다.<br>내용에 관해선 거의 언급을 하지 못했는데, 인물과 사건 모두 꽤 복잡하게 설정된 데다 조금만 공개해도 스포일러가 될 대목들이 워낙 많기 때문입니다.&nbsp;꽤 혹평에 가까운 서평이 되고 말았지만, 독자에 따라 높은 평점을 주는 경우도 적잖을 거란 생각입니다. 이 작품이 해외에서 거둔 성과와 실적이 괜한 것은 아닐 테니 관심 있는 독자라면 다른 분들의 서평도 꼭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6801/74/cover150/898437509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8017432</link></image></item><item><author>하나비</author><category>Book-일본</category><title>죽기 전에 벌한다 - 야쿠마루 가쿠 (권하영 옮김, 북플라자) ★★★★☆ - [죽기 전에 벌한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50094</link><pubDate>Fri, 02 Oct 2026 07:3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5009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82034443&TPaperId=1755009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331/41/coveroff/k78203444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82034443&TPaperId=1755009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죽기 전에 벌한다</a><br/>야쿠마루 가쿠 지음, 권하영 옮김 / 북플라자 / 2026년 01월<br/></td></tr></table><br/>‘경시청 5계의 사냥개’라 불리는 아오이 료는 재발된 위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지만, 여성만을 노리는 연쇄살인범을 잡기 위해 악전고투합니다. 한편, 오래 전부터 불쑥불쑥 폭발하곤 하는 살인 욕구를 가까스로 억제해온 사카키 신이치는 8년 만에 재회한 옛사랑 스미노에게마저 살의를 느끼자 무엇이 자신을 이렇게 만든 건지 알 수 없어 혼란에 빠집니다. 그러던 중 말기암 선고를 받고 절망한 신이치는 죽기 전에 자신의 욕구를 마음껏 터뜨리기로 결심합니다. 유년기의 신이치를 완전히 망가뜨려놓은 사건의 당사자이기도 한 스미노는 죽음을 앞둔 그의 곁을 지키려 하지만, 한편으론 과거의 끔찍한 기억 때문에 두려움을 느끼기도 합니다.<br><br>일본에서 2012년에 출간된 이 작품은 한국에선 2019년 ‘데스 미션’(민경욱 옮김, 크로스로드)이란 제목으로 출간된 적 있습니다. 원제는 사명(死命)인데, 사전적 의미는 ‘죽게 된 목숨’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두 주인공 아오이 료와 사카키 신이치의 안타까운 운명을 가리키기도 하지만, 동시에 사명(使命), 즉 ‘반드시 이뤄야 할 임무’를 뜻하기도 합니다. 료에게는 여성만을 노려 목 졸라 죽이는 잔혹한 연쇄살인범을 잡는 일이고, 신이치에게는 자신을 망가뜨리고 통제할 수 없는 살의를 심어놓은 ‘누군가’에게 복수하는 일입니다. 두 사람 모두 채 반 년도 안 남은 생명이 꺼지기 전에 스스로 부여한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고통스러운 폭주를 감행합니다. 여기에 덧붙여 료의 안타깝고 비극적인 가족사와 신이치의 유년기를 망가뜨린 참담한 사건이 메인 스토리와 나란히 병행됩니다.<br>처음부터 범인을 공개한 탓에 엉뚱한 곳에서 연쇄살인범을 추적하는 료의 ‘헛발질’이 살짝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망가지는 몸을 이끌고 한발씩 신이치에게 다가가는 료의 집요함은 간혹 울컥함을 자아내곤 합니다. 사실 사건의 단서를 찾아내는 천부적인 후각과 범인을 잡고자 하는 집념에 사로잡힌 ‘5계의 사냥개’라는 경찰로서의 캐릭터도, 또 가족들과 불화에 빠진 가장으로서의 캐릭터도 다소 상투적이긴 하지만, 야쿠마루 가쿠 특유의 진정성 있는 묘사 덕분에 그 정도 상투성은 충분히 독자의 ‘용서’를 받을 수 있을 거란 생각입니다. 또 상부든 동료든 그의 추리에 반박하며 “왜?”냐고 물을 때마다 “형사의 감이다!”라고 자신 있게 주장하는 료는 어쩌면 한물 간 옛날 경찰의 마지막 세대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의 ‘감’은 결코 막연하고 추상적인 게 아니라 분명한 근거와 단서를 갖고 있어서 그 어느 전형적인 경시청 수사1과 형사 캐릭터보다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br>이 작품의 마지막이자 가장 큰 미스터리는 “신이치의 유년기를 망가뜨린 사건은 무엇이며, 누가 ‘범인’인가?”입니다. 유년기의 한 시절이 기억에서 뭉텅 사라져버린 신이치는 살인을 저지를 때마다 그 시절에 관한 기억을 단편적으로 되찾곤 하는데, 눈치 빠른 독자라면 중반부쯤 그 기억의 전말과 ‘범인’의 정체를 예상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마지막 40여 페이지에 걸쳐 그려지는 신이치의 잃어버린 유년기의 비극을 읽을 때면 그 참혹함에 저절로 눈을 감고 싶어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겁니다.신이치의 범행은 용서받을 수도, 이해될 수도 없는 흉악함 그 자체지만, 단순한 쾌락살인마가 아님을 초반부터 인지한 채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 순간 그가 또 다른 살인을 저지르기 전에, 또 병마에 목숨을 잃기 전에 어떻게든 자신의 기억을 되찾고 폭주를 멈추기를 바라게 되는, 아이러니한 안타까움을 느끼게 됩니다.<br>‘데스 미션’이란 제목으로 이미 읽은 적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허술한 기억력 덕분에 거의 처음 읽는 기분으로 마지막 장까지 긴장감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야쿠마루 가쿠의 팬으로서 신작이 아니라는 점이 무척 아쉽긴 했지만, 오랜만에 명품과 재회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런 책읽기가 됐습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331/41/cover150/k78203444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3314116</link></image></item><item><author>하나비</author><category>Book-일본</category><title>창궐 - 이치호 미치 (민경욱 옮김, 비채) - [창궐 - 제171회 나오키상 수상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48348</link><pubDate>Thu, 01 Oct 2026 07:2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4834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02135167&TPaperId=1754834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348/26/coveroff/k50213516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02135167&TPaperId=1754834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창궐 - 제171회 나오키상 수상작</a><br/>이치호 미치 지음, 민경욱 옮김 / 비채 / 2026년 01월<br/></td></tr></table><br/>처음 그 이름을 들어본 작가지만 이 작품에 눈길이 끌린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우선 ‘창궐’이라는 제목과 함께 “이것 봐, 세상은 한 꺼풀만 벗겨내면 추악해.”라는 띠지 카피가 잔혹하고 음울한 호러 액션물의 분위기를 물씬 풍겼기 때문입니다. 또한 출판사 소개글 첫 머리에 적힌 ‘코로나’와 ‘팬데믹’이라는 두 단어와 ‘제171회 나오키상 수상작’이란 타이틀 역시 기대감을 높인 이유들입니다. 다만 제가 예상한 서사와 ‘나오키상’이 잘 매치가 되지 않아서 과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무척 궁금했습니다. (출판사 소개글의 첫 머리와 굵은 글씨의 카피만 슬쩍 볼 뿐 상세한 소개글은 읽지 않다 보니 이 작품이 단편집이란 점도 모르고 읽기 시작했습니다)<br><br>결론부터 말하면 여섯 편의 단편으로 이뤄진 이 작품은 호러 액션물도 아니고, 코로나와 팬데믹 역시 한두 수록작을 제외하곤 ‘배경’ 정도의 역할만 할뿐 직접적인 소재로 등장하진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죄(罪,つみ)와 팬데믹(Pandemic)을 합성한 ‘ツミデミック’라는 원제가 붙은 건 코로나 자체 또는 코로나로 인해 망가진 사회가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부추긴 크고 작은 죄를 다양한 장르와 인물들을 통해 그려냈기 때문입니다.<br>수록작 가운데 절반은 호러, 판타지, 미스터리, 서스펜스 등 장르물의 성격이 강한 반면, 나머지 절반은 (‘옮긴이의 말’을 인용하면) “알 수 없는 공포에서 시작하지만 최악의 시간을 견뎌내고 아주 사소한 희망의 불씨를 찾아 돌아온다.”는 내용의 온기를 품은 휴먼 드라마입니다.즉석 술자리를 가진 여성의 실체를 알곤 패닉에 빠지는 스무살 청년, 아이돌을 닮은 라이더와의 재회를 고대하며 배달앱에 중독된 아이엄마, 15년 전 자신이 죽음에 이르게 된 진상을 목격하게 된 유령의 이야기가 전자라면, 독거노인의 돈을 노린 소박한(?) 죄를 저지르다가 뜻밖의 상황에 놓이고 마는 남자, 여고생 딸의 임신과 옆집 여자의 출산과 자신의 출생의 비밀이라는 거듭된 충격에 당황하는 중년남자, 그리고 동반자살을 모의했다가 아이러니한 엔딩을 맞이하는 일행의 이야기가 후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br>사실 대부분의 수록작은 코로나 또는 팬데믹이라는 배경이 없더라도 무방한 이야기들이지만, 그런 배경이 설정된 덕분에 리얼리티와 몰입감이 훨씬 더 강렬해졌습니다. 짧은 단편들임에도 불구하고 읽다 보면 마스크 없이는 외출할 수 없었던 그 시절이 생각나면서 바이러스 자체보다 팬데믹에 휘말린 사회가 내뿜는 악의와, 그 악의에 전염된 끝에 본연의 인격을 상실한 사람들의 일그러진 언행이 더 무서웠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되는데, 등장인물들 모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래, 그 시절엔 그런 사람도 있었지.”라는 생각이 저절로 떠오르게 만드는 캐릭터를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br>개인적으론 장르물 서사를 품은 앞의 세 편이 인상적이었는데, 일본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 같은 짧은 호러 영상물에 잘 어울리는 내용들이라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면 원작 못잖은 서늘함을 만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휴먼 드라마 스타일의 나머지 세 편도 팬데믹의 시간들을 돌이켜보며 읽는다면 단순히 평범하고 따뜻한 이야기 이상의 특별한 미덕을 즐길 수 있습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348/26/cover150/k50213516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3482691</link></image></item><item><author>하나비</author><category>Book-외국</category><title>알리바이의 해부학 - 애슐리 엘스턴 (엄일녀 옮김, 문학동네) - [알리바이의 해부학]</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45140</link><pubDate>Wed, 30 Sep 2026 09:3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4514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72130239&TPaperId=1754514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15/30/coveroff/k97213023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72130239&TPaperId=1754514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알리바이의 해부학</a><br/>애슐리 엘스턴 지음, 엄일녀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08월<br/></td></tr></table><br/>변호사 남편 벤저민과 이혼하고 싶은 캐밀은 그의 가방에서 오브리라는 여자의 신상이 적힌 메모를 보곤 뷸륜을 의심하며 그녀를 찾아갑니다. 하지만 캐밀의 예상은 빗나갔고, 그 메모엔 벤저민이 은폐하려는 어떤 비밀이 담겨있음을 깨닫습니다. 한편 오브리는 캐밀과의 대화 도중 그녀의 남편 벤저민이 10년 전 부모를 죽게 만든 교통사고와 어떤 식으로든 연루돼있다고 믿게 됐고, 결국 두 사람은 ‘남편의 비밀’과 ‘부모의 죽음의 진상’을 알아내기 위해 손을 잡기로 합니다. 캐밀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벤저민의 눈길을 피하기 위해 12시간 동안 신분을 바꾼 두 사람. 하지만 그 사이에 벤저민이 살해당하면서 사태는 뜻밖의 방향으로 흘러갑니다.<br><br>‘알리바이의 해부학’은 도메스틱, 서스펜스, 스파이 등 다채로운 장르가 혼재된 스릴러 ‘첫 번째 거짓말이 중요하다’로 한국 독자와 처음 만났던 애슐리 엘스턴의 신작으로, 10년 전 교통사고의 진실을 추적하는 미스터리이자 살해당한 변호사 벤저민이 품고 있던 거대한 비밀을 파헤치는 스릴러 서사가 잘 배합돼있습니다. 특히 등장인물들의 알리바이를 미스터리의 핵심 고리로 내세운 정교한 설계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br>원한이나 치정에 기인한 사건으로 보이던 벤저민의 죽음은 실은 부와 권력을 거머쥔 한 가문의 부정과 부패에서 비롯된 비극이고, 오브리의 부모를 죽음으로 몰고 간 10년 전의 교통사고 역시 진실이 은폐됐다는 사실이 초반부터 공개되는데, 뒤늦게 이를 알게 된 캐밀과 오브리는 ‘신분 바꾸기’라는 알리바이 작전이 오히려 자신들을 옭아맬 덫이 되고 말았음을 깨닫습니다. 두 사람 모두 알리바이를 입증하려면 왜 ‘신분 바꾸기’를 공모했는지를 밝혀야 되는데, 그럴 경우 유력한 용의자로 몰릴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캐밀과 오브리 외에 경찰의 의심을 받는 인물은 얼마 전 벤저민으로부터 계약 해지를 통보받은 파트너 변호사 행크입니다. 벤저민의 죽음으로 현실적인 이익을 가장 많이 얻게 될 그에겐 알리바이라곤 전혀 없었기에 누구보다 앞장서서 진상을 알아내려 분투합니다.이들 외에도 독자는 벤저민과 연관 있는 모든 인물을 의심할 수밖에 없게 되는데,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벤저민은 말 그대로 ‘모두가 죽기를 바란 자’로 드러나기 때문입니다.<br>탄탄하게 구축된 미스터리 스릴러의 구조라든가 인물들의 심리와 사건 정황을 매끄럽게 묘사한 문장들은 전작 못잖게 눈길을 끌었지만, 사실 이 작품의 가장 큰 아쉬움은 몰입감을 수시로 끊어버리게 만든 ‘이야기의 구성 방식’입니다. 네 명의 화자(캐밀, 오브리, 행크, 벤저민)가 번갈아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는데다, 벤저민이 살해된 날과 그 앞뒤의 날들, 그리고 10년 전 교통사고가 난 날까지 과거와 현재가 짧은 템포로 뒤죽박죽에 가깝게 배치된 탓에 좀처럼 집중하기가 어려웠다는 뜻입니다. 대체로 이런 구성을 채택하는 이유는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반전의 강도를 높이기 위함인데, 이 작품의 경우 그런 장점보다는 부작용, 특히 각각의 등장인물이 어떤 정보를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가 독자에게 선명하게 전달되지 않아서 몇몇 결정적 장면들 외에는 시간의 흐름대로 구성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을 거란 생각을 거듭 들게 만들었습니다.&nbsp;<br>‘벤저민의 비밀’과 ‘10년 전 교통사고의 진상’은 뜻밖의 반전과 함께 진상 및 진범이 폭로되면서 마무리됩니다. 작가가 설계한 미스터리와 스릴러 구조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완성됐고, 클라이맥스와 엔딩에선 앞서 품었던 불만을 충분히 상쇄할 만한 쾌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의 구성이 조금만 더 친절하게 설정됐더라면 별 5개도 충분했을 작품인데, 그래선지 아쉬움이 더 크게 남은 게 사실입니다. 이 작품으로 애슐리 엘스턴을 처음 만난 독자라면, 그래서 100% 만족은 못 해도 관심이 생긴 독자라면 한국에 처음 소개된 그녀의 명품 ‘첫 번째 거짓말이 중요하다’를 읽어볼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15/30/cover150/k97213023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153080</link></image></item><item><author>하나비</author><category>Book-일본</category><title>언덕 위의 빨간 지붕 - 마리 유키코 (김은모 옮김, 나무옆의자) - [언덕 위의 빨간 지붕]</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42812</link><pubDate>Tue, 29 Sep 2026 08:3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4281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22030187&TPaperId=1754281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664/58/coveroff/k02203018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22030187&TPaperId=1754281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언덕 위의 빨간 지붕</a><br/>마리 유키코 지음, 김은모 옮김 / 나무옆의자 / 2025년 07월<br/></td></tr></table><br/>2000년, 부유한 의사 부부를 살해한 18살 친딸 아오타 사야코와 그녀의 연인 오부치 히데유키가 각각 무기징역과 사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일명 ‘분쿄구 부모 살인사건’으로 불린 이 참사가 2018년, 대형출판사의 주간지를 통해 논픽션 소설로 연재되기 시작합니다. 신인이나 다름없는 젊은 작가가 심혈을 기울인 기획이었지만, 소설의 구성과 전개는 편집자에 의해 좌지우지됩니다. 그런데 인터뷰와 자료조사 과정에서 놀라운 사실들이 드러나고, 의외의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18년 전 사건의 진상 자체가 흔들리기 시작합니다.<br><br>‘언덕 위의 빨간 지붕’까지 한국에 출간된 마리 유키코의 모든 작품을 읽어낸 걸 보면 저는 그녀의 ‘이야미스(イヤミス, 불쾌한 기분이 남는 미스터리)’에 제대로 중독된 게 분명합니다. 잔혹하고 폭력적이며 선정적인 서사는 특별하달 게 없지만, 읽는 내내 불쾌감과 찜찜함을 피하지 못하게 만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끝까지 읽게 한 뒤 결국 시커먼 어둠을 뒤집어쓴 듯한 기분으로 책을 덮게 만드는 그녀의 이야미스는 그야말로 독보적이라고밖에 할 수 없습니다. 매번 높은 평점을 주고 싶다가도 서평을 쓰는 동안 다시금 스멀스멀 떠오르는 불쾌감 때문에 평균 4~4.5점에 그치고 말았지만, 사실 저의 속내는 (한두 작품을 제외하곤) 만점을 주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nbsp;<br>‘언덕 위의 빨간 지붕’은 18년 전의 살인사건에 관련된 인물들이 펼치는 ‘진실 찾기’ 미스터리이자 그로테스크한 심리 스릴러입니다. 슬럼프에 빠졌던 한 젊은 작가가 ‘분쿄구 부모 살인사건’을 논픽션 소설로 기획한 이유는 두 공범 가운데 누가 주범이고 누가 종범인지를 명확히 하고 싶었던 것이지만, 특종과 대박을 노린 대형출판사의 탐욕 탓에 예기치 못한 사태가 연이어 발생합니다. 또 사건에 연루된 뜻밖의 인물이 뒤늦게 나타나는가 하면, 사형수 오부치와 옥중결혼을 한 여성이 재심을 청구한 사실이 드러나고, 수감 중인 사야코의 신변에 모종의 사태까지 벌어지자 젊은 작가와 편집자는 점차 혼란에 빠집니다.거기다가 인터뷰에 응한 자들의 진술이 엇갈리면서 과거 언론에 공개됐던 두 공범의 인물상마저 흔들리는데, 누군가는 당시 청순한 여고생으로 보도됐던 친딸 사야코가 실은 희대의 색녀라고 주장했고, 공범 오부치의 경우 누군가는 위험한 사이코패스로, 누군가는 사야코에게 휘둘린 불쌍한 종범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입니다.<br>‘진실 찾기’ 미스터리 못잖게 이야미스의 농도를 진하게 만든 건 등장인물들의 어둡고 일그러진 속내를 집요하게 묘사한 심리 스릴러 서사입니다. 갑자기 기획을 중단하고 싶어진 젊은 작가, 소설의 구성과 전개를 좌지우지하면서도 정작 젊은 작가에게는 뭔가를 숨기는 듯한 편집자, 자신만이 아는 비밀을 내세우며 이번 기획에서 단단히 한몫을 챙기려는 노회한 프리랜서, 그리고 옥중결혼한 오부치에게 조종당하며 위험천만한 행보를 거듭하는 중년여성 등 등장인물 대부분 음험한 가면을 썼거나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캐릭터로 그려집니다. 또한 챕터에 따라 1인칭 화자가 바뀌기도 하고, 갑자기 3인칭 시점으로 변주되기도 하는데, 그 때문에 인물들의 심리를 좇는 독자들의 불안감과 위화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br>막판에 이르러 모든 진상이 드러나긴 하지만 이야미스의 특성 상 깔끔하고 명쾌한 설명이라기보다는 어딘가 찜찜한 구석이 남는, 그래서 인쇄된 글자들을 액면대로 믿어야 할지, 아니면 독자가 알아서 상상해야 하는 건지 불분명한, 그런 엔딩과 마주해야 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도 저도 아닌 오픈된 엔딩이라든가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엔딩이란 뜻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론 오히려 이야미스에 어울리는 매력적인 엔딩으로 읽혔는데, 이 작품으로 마리 유키코를 처음 접한 독자라면 다소 당황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그런 독자 가운데 마리 유키코의 이야미스에 관심이 생겼다면 ‘고충증’, ‘1961 도쿄 하우스’, ‘살인귀 후지코의 충동’ 순으로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br>사족으로... 일본에서 출간된 마리 유키코의 작품은 (에세이와 앤솔로지를 제외하고) 40편이 넘습니다. 그 가운데 단 8편만 한국에 소개됐는데, 특이한 건 같은 출판사에서 두 편 이상 출간된 적이 없다는 점입니다. 이야미스가 워낙 취향을 타는 장르라서 그런 것 같은데, 저 같은 중독환자 입장에선 어느 출판사든 마리 유키코의 작품을 꾸준히 내주기를 바랄 뿐입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6664/58/cover150/k02203018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6645823</link></image></item><item><author>하나비</author><category>Book-일본</category><title>감각의 정원 - 아야세 마루 (이소담 옮김, RHK) ★★★★☆ - [감각의 정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40717</link><pubDate>Mon, 28 Sep 2026 07:3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4071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5569752&TPaperId=1754071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60/72/coveroff/892556975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5569752&TPaperId=1754071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감각의 정원</a><br/>아야세 마루 지음, 이소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03월<br/></td></tr></table><br/>아야세 마루는 2021년에 한국에 출간된 단편집 ‘치자나무’로 처음 만난 작가입니다. 저의 非미스터리 최애작 목록에 들어있는 ‘한심한 나는 하늘을 보았다’의 구보 미스미와 ‘화소도중’의 미야기 아야코와 마찬가지로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R-18 문학상’ 수상작가라 일단 관심이 갔었고, 인터넷서점의 소개글을 살펴보니 평범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서 더 눈길이 끌렸습니다. ‘치자나무’ 서평의 일부를 소개하면...<br>“모티브는 ‘사랑’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 속 일곱 개의 ‘사랑’은 (대부분) 너무나도 기괴한 외피를 뒤집어쓰고 있는 탓에 마치 외계나 이계의 생명체에게 어울리는 낯선 감정처럼 와 닿습니다. 그로테스크. 아마, 이 작품을 단어 하나로 설명해달라고 하면, 더없이 진부하고 게으른 답이지만, 이보다 더 적확한 답은 없을 거란 생각입니다.”<br><br>‘감각의 정원’은 2010년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R-18 문학상’ 수상작인 ‘꽃에 눈이 멀다’(花に眩む)를 포함하여 모두 여섯 편의 단편이 수록된 작품입니다. 전체적인 인상은 ‘치자나무’와 거의 비슷해서 기괴하고 그로테스크하지만 동시에 아름답고 애틋한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nbsp;<br>사람은 누구나 몸의 어딘가에 틈새를 지니고 있으며, 과거의 기억을 담은 유리구슬을 그 안에 담고 살아간다는 설정(‘마이, 마이마이’), 사랑하는 마음이 발동하면 몸 안에 돌이 생기는데 그 마음이 폭주하면 돌이 몸을 집어삼킬 수도 있다는 이야기(‘떨리다’), 인간은 태어난 곳과 환경에 따라 제각기 다른 꽃을 피부에서 피워내는데 그 꽃의 뿌리가 심장에 닿으면 죽음과 함께 흙으로 돌아간다는 설정(‘꽃에 눈이 멀다’) 등 수록작 대부분은 ‘치자나무’ 못잖게 기괴한 판타지와 탐미적인 서사를 품고 있습니다. 비극적인 파국을 맞이하는 사랑도 있고, 현실을 받아들이며 담담하게 마음을 정리하는 안쓰러운 사랑도 있습니다. 평범한 설정과 서사라면 그리 기억에 남을 일이 없는 사랑 이야기들이지만, 아야세 마루 특유의 상상력과 문장 덕분에 매 수록작마다 마지막 한 줄을 읽고 나면 몸과 마음을 살짝 떨리게 만드는 여운을 느끼게 됩니다.첫 두 수록작 ‘매끈하게 움푹한 곳’과 ‘230밀리미터의 축복’의 경우 판타지적 설정이라곤 전혀 없는 비교적 평범한 사랑 이야기지만, 다 읽고 곱씹어보면 미묘한 분위기 속에 서늘함과 애틋함이 공존하는 이야기란 걸 새삼 깨달을 수 있습니다.<br>‘치자나무’와 마찬가지로 이 작품 역시 독자에 따라 호불호가 강하게 갈릴 수 있습니다. 애초 비현실적인 기괴함에 거부감이 있는 독자라면 “무슨 이런 설정이 다 있어?”라며 불쾌할 수도 있겠지만, 관음증에 가까운 호기심으로 그로테스크한 사랑 이야기를 엿보고 싶은 독자라면 그 어느 작가에게서도 맛보기 힘든 특별한 흥분과 여운을 만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첫 두 수록작만 읽으면 “평범한 사랑 이야기네.”라고 오해할 수도 있는데, 일종의 애피타이저에 가까운 그 작품들을 지나면 진짜배기 아야세 마루의 이야기가 펼쳐지니 미리 포기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60/72/cover150/892556975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7607265</link></image></item><item><author>하나비</author><category>Book-일본</category><title>생식기 - 아사이 료 (민경욱 옮김, 리드비) - [생식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32240</link><pubDate>Wed, 23 Sep 2026 08:1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3224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92031120&TPaperId=1753224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254/97/coveroff/k69203112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92031120&TPaperId=1753224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생식기</a><br/>아사이 료 지음, 민경욱 옮김 / 리드비 / 2025년 09월<br/></td></tr></table><br/>아사이 료의 ‘정욕’(正欲, 한국 출간 2024년)은 ‘과연 욕망에도 바른 것이 있고 바르지 않은 것이 있는가?’라는 묵직하고도 정답 없는 주제를 다룬 파격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생식에 관한 기록이라는 뜻을 지닌 ‘생식기’(生殖記)는 좀더 직설적인 서사를 통해 ‘공동체를 떠받치는 정상성’에 대해 날카로운 의문을 제기하는 작품입니다. 동성애자인 다쓰야 쇼세이가 자신의 정체성을 자각한 이후 32살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정상성’에 대처하며 살아왔는지, 그리고 그 ‘정상성’이라는 것이 얼마나 폭력적이고 오만한지를 평생 쇼세이를 지켜봐온 ‘나’라는 화자를 통해 그립니다. 흔하진 않아도 다소 익숙해 보이는 주제지만,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생식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데 있습니다. 또한 생식의 기록(生殖記)이면서 동시에 생식기(生殖器)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br><br>어린 쇼세이의 삶을 짓밟았던 건 “공동체의 균형, 유지, 확대, 발전, 성장에 공헌하려는 마음, 즉 공동체 감각”입니다. 그 감각은 쇼세이와 같은 사람들에게 숨죽인 채 살아가라는 압박과 함께 이상하고, 더럽고, 악한 것이라는 딱지를 붙였습니다. 부모에게 의존해야 했던 학창시절까지만 해도 자신의 정체성을 감추고 공동체의 일원인 것처럼 위장하는 것만이 가정과 학교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지만, 취업 후, 그러니까 경제적으로 자립하게 된 시점부터 쇼세이의 생존법은 달라집니다. 정상성과 공동체와 자본주의가 한 패라는 걸 명확하게 깨달은 쇼세이는 은폐와 위장 대신 좀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꾸리기로 결심한 것입니다. 그리고 공동체에 반하는 사람들을 노리는 ‘감시카메라’를 교묘하게 회피할 방법을 하나둘씩 터득하기 시작합니다.<br>“자기 마음을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게 하고 판단, 결단, 선택, 선도를 담당하는 위치에 서지 않으며 그저 걷는 것. 손을 얹기는 하나 절대 힘을 주지 않는다.” (p77)<br>세상이 많이 바뀐 뒤로 이른바 ‘다양성’이니 ‘연대’니 하는 인식들이 확산됐지만, 그조차도 ‘공동체 감각의 거만한 아량’이라고 여기는 쇼세이는 조금도 자신의 생존법을 바꿀 생각이 없습니다. 그렇게 사회인으로 10년을 살아오는 동안 쇼세이의 세상은 평온하고 안정적이었지만, 같은 독신 기숙사에 사는 이성애자 커플의 고민, 이직을 선언한 후배의 놀라운 고백, 그리고 도서관에서 빌린 책 속에 담긴 (조만간 실현될 게 확실한) 새로운 ‘생식법’을 접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합니다.&nbsp;<br>“나, 어릴 때 커서 성기 모양을 고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몸의 성장이 어느 정도 끝난 스무 살쯤일까? 내가 어떤 기질의 사람인지 알 때쯤 성기를 고르는 거야.” (p153)<br>‘태어나면서 부여된 생식기의 모양’에 대한 동료 여성의 고민은 쇼세이에게 낯선 화두를 던집니다. 이분법적으로만 세상을 바라봤던 쇼세이의 세계관을 뒤흔들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새로운 생식법’이 몰고 올 혁명에 가까운 변화 역시 쇼세이에게 큰 충격을 남깁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중반쯤부터 아사이 료의 진짜 작의가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특히 기존의 생존법과는 조금은 다른 길을 모색할 가능성이 엿보이는 쇼세이의 변화가 독자의 눈길을 끕니다.&nbsp;물론 아사이 료는 마지막까지 “이것이 내 주장이자 정답이다.”라고 강요하지 않습니다. ‘정욕’과 마찬가지로 “세상엔 이런 면도 있고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답니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지요?”라는 어려운 질문을 남긴 채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br>‘정욕’과 ‘생식기’ 모두 편하게 읽히는 작품은 아닙니다. 어쩌면 저 자체가 ‘공동체 감각’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일 수도 있고, ‘거만한 아량’을 베푸는 위선자이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식기’를 찾아 읽은 건 ‘정욕’과 마찬가지로 불편하긴 해도 생각할 여지를 많이 남길 거라는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대는 충분히 충족되긴 했는데, 솔직히 고백하자면 아사이 료가 또다시 비슷한 주제를 들고 나온다면 그때는 좀 고민이 될 것 같은 게 사실입니다. 우선은 서점대상 1위에 오른 ‘인 더 메가 처치’를 읽으면서 ‘생식기’의 여운과 후유증을 좀 달래야 할 것 같습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254/97/cover150/k69203112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2549734</link></image></item><item><author>하나비</author><category>Book-외국</category><title>킬 유어 달링 - 피터 스완슨 (노진선 옮김, 푸른숲) - [킬 유어 달링]</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30283</link><pubDate>Tue, 22 Sep 2026 07:5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3028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62034882&TPaperId=1753028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010/18/coveroff/k56203488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62034882&TPaperId=1753028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킬 유어 달링</a><br/>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25년 12월<br/></td></tr></table><br/>결혼한 지 28년이 된 웬디는 어느 날 저녁, 남편 톰을 죽이기로 결심합니다. 과도한 음주와 지독한 우울증도 문제였지만, 31년 전에 함께 저질렀던 살인에 대한 죄책감을 지우지 못한 톰이 추리소설을 쓰는 중이라며 그 안에 살인사건이 등장한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소설 속 살인사건은 영원히 비밀로 묻어두기로 했던 두 사람의 죄를 모티브로 삼고 있었고, 만약 소설이 공개된다면 파멸을 피할 길은 없습니다. 몸과 마음이 점점 무너져가는 톰을 지켜보며 웬디는 그를 죽이는 것만이 해결책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그와의 마지막 여행을 준비합니다.<br><br>이 작품의 원제 ‘Kill your darlings’를 어떻게 해석해야 되나, 궁금했는데, 서평을 쓰기 전에 인터넷서점의 소개글을 읽어보니 “가장 사랑하는 문장을 지워야 좋은 글이 된다.”라는 뜻의, 글 쓰는 이들을 위한 유명한 문학 격언이었습니다. 이 격언을 비틀어 이 작품을 한 줄로 요약하면 “가장 사랑하는 톰을 죽여야 웬디의 삶이 완벽해진다.”가 됩니다.&nbsp;“처음 남편을 죽이려고 했던 건 디너파티가 열린 밤이었다.”라는 웬디의 고백으로 시작된 첫 챕터가 2023년 두 사람의 마지막 여행을 그리고, 이어지는 챕터에선 5년 전인 2018년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이후 톰과 웬디가 용서받지 못할 죄를 저질렀던 1992년을 거쳐 14살이던 두 사람이 처음 만나 사랑을 싹틔운 1982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br>아주 오래 전, “나 다시 돌아갈래!”라는 설경구의 명대사와 함께 영화 ‘박하사탕’의 마지막 장면이 암전된 뒤 몹시 울컥해지며 영화의 첫 장면을 허겁지겁 되새겼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마 이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같은 경험을 했을 텐데, 만일 ‘박하사탕’이 시간의 순서대로 구성됐더라면 그 감흥은 10분의 1도 채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시간 역순 스릴러’인 ‘킬 유어 달링’ 역시 똑같은 느낌을 선사했는데, 마지막 장면, 그러니까 모든 것이 서투르고 풋풋하지만 그래서 순수함 덩어리 그 자체였던 1982년 14살의 톰과 웬디의 첫 키스 장면을 읽는 순간 2023년, 남편 톰을 죽이기로 결심한 50대 중반의 웬디와 그저 무기력하게 무너져가고 있던 톰의 모습이 떠오르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착잡함에 사로잡혔습니다. 곧바로 앞으로 돌아가 첫 번째 챕터를 다시 읽었는데, 그제야 이 작품의 진가를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br>고백하자면, 중반부쯤 중도포기를 고민했던 게 사실입니다. 사건 위주의 스릴러가 아니라 지독한 심리 서스펜스물이라는 건 첫 챕터에서 진작 눈치 챘지만, 지루할 정도로 집요한 심리묘사와 (두 사람의 과거의 죄와는 무관한) 느슨한 에피소드들이 반복되면서 “계속 읽어야 되나?”라고 고민했던 겁니다. 그러다가 31년 전에 벌어진 살인사건에 관한 이야기들이 공개되면서 다시 집중할 수 있었고, 다행히도 이 작품의 미덕이 응축된 마지막 장까지 달릴 수 있었습니다. 중반부의 지루함 때문에 별 4개에 그치고 말았지만, 한때 중도포기 또는 잘 해야 별 3개라고 실망했던 걸 감안하면 그만큼 마지막 장의 충격과 여운이 대단했다는 뜻입니다.<br>냉소적이고 현실적이며 이성주의자인 웬디와 예민한 낭만주의자에 매사 감정적이고 여린 톰은 애초부터 ‘영원한 비밀을 약속한 살인 공범’이 되기엔 부적절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웬디가 지난 31년 동안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살아왔다면, 톰은 웬디와 결혼한 지 얼마 뒤부터 균열을 일으키기 시작했고 ‘죄를 짓고도 처벌받지 않은 자의 딜레마’에 빠진 채 조금씩 무너져왔습니다. 과도한 음주와 지독한 우울증, 그리고 노화에 따른 육체적 쇠락까지 겹치면서 톰은 소설을 통해서라도 자신들의 죄를 드러내려 했던 건데, 그건 남은 삶을 망가뜨릴 생각이 조금도 없는 웬디에겐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었고, 가장 사랑하는 문장을 지워서라도 좋은 글을 얻어내겠다는 냉정한 결단을 내리게 만듭니다.<br>이야기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동안 소소하긴 해도 몇 가지 반전이 독자의 눈길을 끕니다. 톰과 웬디가 저지른 살인 외에도 뜻밖의 살인이 등장하기도 하고, 초반에 등장한 인물 가운데 그 정체가 막판에 드러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설정들 덕분에 흐트러졌던 집중력을 회복할 수 있었지만, 어쨌든 중반부의 지루함이 이 작품의 가장 아쉬운 지점이자 동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요한 지루함’인 것도 사실입니다. 부디 이 지루함을 잘 넘겨서 ‘킬 유어 달링’의 진가를 꼭 맛보시기 바랍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010/18/cover150/k56203488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0101850</link></image></item><item><author>하나비</author><category>Book-일본</category><title>[히트 1] 마녀는 되살아난다 - 나카야마 시치리 (문지원 옮김, 블루홀식스) - [마녀는 되살아난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28574</link><pubDate>Mon, 21 Sep 2026 08:3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2857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72135814&TPaperId=1752857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59/59/coveroff/k07213581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72135814&TPaperId=1752857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마녀는 되살아난다</a><br/>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6년 01월<br/></td></tr></table><br/>사이타마현 가미시마초에서 처참하게 훼손된 시신이 발견됩니다. 사방으로 흩어진 살점과 뼈 때문에 12년차 베테랑인 현경 수사1과 마키하타 게이스케마저 얼어붙게 만든 그 시신의 주인은 인근의 독일 제약회사 스턴버그의 연구원인 기류 다카시. 그런데 수사 과정에서 그가 폭력성을 급상승시키는 신종 마약 ‘히트’를 청소년들에게 판매했으며, 그 배후에 독일 제약회사 스턴버그의 추악한 의도가 도사리고 있다는 의심이 제기되자 경찰청까지 비공식적으로 수사에 가담하게 됩니다. 한편 살해된 기류의 연인인 마리무라 미사토가 수시로 사건 현장에 나타나자 마키히타는 그녀가 사건의 진상은 물론 기류에 대해 뭔가를 감추고 있음을 직감합니다.<br><br>올해 초 이 작품이 출간됐을 때 “반전의 제왕! 나카야마 시치리의 최초의 소설!”이라는 띠지의 문구에 눈길이 사로잡혔던 기억이 분명하지만, (가을이 돼서야 읽게 되긴 했어도) 정작 읽는 동안엔 그 문구를 까맣게 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런 탓에 읽는 내내 ‘나카야마 시치리가 좀 변했네.’라는, 오해 아닌 오해를 하게 됐는데, 대부분의 인물이 다소 거칠고 날것 같은 캐릭터였고(그중 일부에겐 굉장히 고급스럽고(?) 심오한 과거사 또는 트라우마를 부여하기도 했습니다), 사건보다는 인물의 심리에 좀더 치중하는 낯선 서사가 눈에 띄기도 했으며, 결정적으론 ‘범인’이 드러난 이후 100여 페이지에 걸쳐 공포물과 액션물이 혼재된 긴 클라이맥스가 펼쳐졌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 전까지 나카야마 시치리의 장르물 29편을 읽었지만 이런 느낌은 처음이라 무척 의아했다가 서평을 쓰기 위해 인터넷서점에 들어가 본 뒤에야 ‘문제의 띠지’를 다시 발견했고, 저의 무딘 기억력 때문에 오해 아닌 오해를 한 사실을 깨닫게 됐습니다.<br>도저히 사람의 행위라고는 볼 수 없는 참혹한 시신의 상태, 주위에서 늘 밝고 건강한 사람이라고 평가받던 기류가 신종 마약을 판매했다는 놀라운 사실, 그 배후에 1차 대전 때부터 부도덕한 연구와 상술을 자행해온 독일 제약회사의 수상쩍은 정체, 그리고 기류의 죽음 이후 인근에서 연이어 발생한 유아와 동물의 유괴 등 도무지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정보들 때문에 마키하타를 비롯한 사이타마현경은 대혼란에 빠집니다.&nbsp;거기다가 12년차 베테랑 형사임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트라우마 때문에 유족 또는 피해자 지인들과의 접촉을 어려워하는 마키하타는 중요한 정보를 가진 게 분명한 기류의 연인 미사토에게 쉽게 접근하지 못하며 수사를 이끌어가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 와중에 경찰청에서 비공식적으로 파견된 마약전문 수사관 구조 고헤이가 자신과는 정반대의 수사 방식을 내세우며 폭주하듯 불법수사까지 강행하자 마키하타의 곤란함은 극에 달합니다.&nbsp;<br>단서를 찾고 추리를 통해 진범의 정체에 이르는 전형적인 미스터리와 달리 ‘마녀는 되살아난다’는 캐릭터 위주의 심리 미스터리에 더 가까운 작품입니다. 특히 살해된 기류의 불행했던 유년기라든가, 아직도 악몽을 꾸게 만드는 한 피해자 가족의 “비겁한 인간!”이란 한마디에 사로잡혀 있는 마키하타의 트라우마, 그리고 마약수사에 관한 한 눈에 보이는 것이 없을 정도로 폭주하는 경찰청 수사관 구조 고헤이의 비극적인 가족사 등 주요 인물들의 과거사와 심리가 사건보다 훨씬 더 높은 비중으로 그려집니다. 그 덕분에 독자는 ‘누가, 왜 기류를 그토록 참혹하게 죽였는가?’라는 미스터리보다는 ‘그들이 그렇게 말하고 행동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더 관심을 갖게 됩니다.&nbsp;<br>빠른 속도와 거침없는 반전으로 유명한 나카야마 시치리의 전형적인 스타일과 전혀 다른 결로 전개되던 이야기는 마지막 100여 페이지를 남기고 그야말로 장르를 갈아탔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소름 돋는 공포가 지배하는 액션물로 변신합니다. 어떤 엔딩이 기다리고 있을지, 주인공 마키하타가 과연 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지 가늠조차 안 되는 극한의 상황들이 연이어 벌어지는데, 이 대목에서 독자는 ‘애초 나카야마 시치리가 이런 취향을 좋아했나?’라는 의문과 함께 각별한 호기심을 품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br>서평 제목에 ‘히트 1’이라고 표기한 이유는 2012년 이 작품의 후속작인 ‘히트업’이 출간됐기 때문인데, 살해된 기류가 청소년들에게 판매했던 신종 마약 ‘히트’를 소재로 좀더 큰 사이즈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고 합니다. 한국에도 조만간 출간될 것으로 보이는데, 다시 한 번 나카야마 시치리의 ‘초기 취향’을 맛볼 수 있을 것 같아 무척 기대가 됩니다. 물론 그의 ‘빠른 속도와 거침없는 반전’에 익숙해진 나머지 이 작품이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독자도 많겠지만(저 역시 그런 점 때문에 별 1개를 뺐습니다만), 일단 이 작품을 읽었다면 후속작을 쉽게 외면하진 못할 것 같습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59/59/cover150/k07213581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4595985</link></image></item><item><author>하나비</author><category>Book-일본</category><title>용신 연못의 작은 시체 - 가지 다쓰오 (이연승 옮김, 블루홀식스) - [용신 연못의 작은 시체]</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23307</link><pubDate>Fri, 18 Sep 2026 09: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2330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82032600&TPaperId=1752330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446/78/coveroff/k48203260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82032600&TPaperId=1752330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용신 연못의 작은 시체</a><br/>가지 다쓰오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5년 10월<br/></td></tr></table><br/>간토대학 건축학과 교수인 나카조 도모이치는 임종 직전의 어머니로부터 “네 동생은 살해당한 거야.”라는 말을 듣곤 큰 충격에 빠집니다. 동생 슈지는 23년 전인 1945년, 전쟁의 화를 피하기 위해 어린 학생들을 시골로 대피시켰던 학동소개(學童疏開) 당시 외딴 산골마을 야마쿠라의 용신연못에서 익사했기 때문입니다. 함께 나눈 시간도 거의 없었던 동생이지만 도모이치는 슈지의 죽음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야마쿠라로 향합니다. 하지만 관련자들은 거의 다 죽었거나 기억을 못하거나 왠지 도모이치를 피할 뿐입니다. 그러던 중 슈지의 진실을 아는 듯 했던 한 인물이 용신연못에서 사체로 발견되자 경찰은 도모이치를 의심합니다.<br><br>출판사 소개글을 살짝 편집해서 정리하면 “1979년에 출간된 이 작품은 현란한 트릭, 완벽한 복선 회수, 논리적 완결성, 밀도 높은 전개와 더불어 전후의 상실감, 가족을 둘러싼 죄의식, 인간 심연의 어두운 심리 등을 총체적으로 보여준 ‘복선의 신’이자 전설의 본격 미스터리”입니다.보통 출판사의 소개글은 약간 또는 그 이상의 과장이 섞이기 마련이지만, 다 읽은 뒤에 찾아본 이 작품의 소개글은 액면 그대로 믿어도 괜찮을 정도로 99%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20세기 초반에서 1945년 패전 전후를 배경으로 한 일본의 고전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저 같은 독자라면 푹 빠질 수밖에 없는 요소들로 가득 차 있는데, 다분히 아날로그적인 인물들과 그들의 복잡다단한 서사, 당시 시대상과 풍습에 대한 친절하고도 풍부한 설명, 희로애락에서부터 지독한 살의에 이르기까지의 소름끼치도록 날것에 가까운 감정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버무려 완성시킨 ‘올디스 벗 구디스(Oldies but Goodies)’라는 고전 미스터리의 미덕과 매력이 그것입니다.<br>야마쿠라에 도착한 도모이치에게 결정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의사, 23년 전의 일을 세세히 기억하면서도 결정적인 대목에선 입을 다무는 간호사, 슈지가 익사한 현장에 있었지만 도모이치의 접근 자체를 막는 노인, 외지인인 도모이치를 경계하는 듯한 경찰, 그리고 야마쿠라의 명문가였지만 지금은 사람도 저택도 모두 사라져버린 다에미家에 관한 갖가지 소문 등 도모이치는 크고 작은 정보들을 손에 넣긴 하지만, 슈지가 살해당했다는 확신을 품진 못합니다. 그러던 중 살인사건 용의자로 몰린 도모이치를 돕는 건 10년째 여사친인 추리소설 마니아 미오입니다. 미오는 기상천외한 추리로 도모이치를 놀라게 하는 것은 물론 도모이치가 야마쿠라에 온 일도, 그가 살인사건 용의자로 몰린 일도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br>등장인물도 꽤 많고, 메인 사건 외에 교수인 도모이치가 연구 중인 일련의 실험도 심상치 않아 보이고, 23년에 걸쳐 풍화된 기억들은 서로 엇갈리거나 그저 모호하기만 해서 독자는 작가가 여기저기 흩뿌려놓는 단서들을 빤히 지켜보면서도 그것들이 어떻게 연결될 건지, 그래서 어떤 엔딩이 기다리고 있을지 좀처럼 쉽게 예상할 수 없습니다. 또한 그 단서들이라는 것이 다 읽고 돌이켜보면 크고 선명한 것도 있지만, 대수롭지 않아 보였던 단어 하나 또는 흔한 풍경 묘사나 인물의 표정인 경우도 있어서 이 작품이 왜 ‘복선의 신’으로 불리는지 새삼 실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막판에 이르러 슈지의 죽음의 진상이 드러나는 대반전에선 앞서 읽었던 ‘모든 것들’이 한순간에 한 지점으로 집결되는 듯한 강렬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br>일본에서 거의 40년 만에 ‘가지 다쓰오 복간 프로젝트’가 시작됐고, 그 첫 작품이 ‘용신 연못의 작은 시체’라고 합니다. 작가 소개글을 보면 제23회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인 ‘투명한 계절’이 그의 대표작이라고 하는데, 머잖아 한국에도 꼭 출간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고전미와 본격의 매력이 잘 배합된 일본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독자로서 가지 다쓰오의 대표작만큼은 꼭 읽어보고 싶기 때문입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446/78/cover150/k48203260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4467867</link></image></item><item><author>하나비</author><category>Book-한국</category><title>연희 이야기 - 전혜진 (&amp;앤드) - [연희 이야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21265</link><pubDate>Thu, 17 Sep 2026 07:5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2126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52034981&TPaperId=1752126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031/9/coveroff/k05203498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52034981&TPaperId=1752126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연희 이야기</a><br/>전혜진 지음 / &(앤드) / 2026년 01월<br/></td></tr></table><br/>아홉 살이던 30년 전, 교통사고로 일가족이 사망한 가운데 홀로 살아남은 연희는 “가족을 잡아먹은 여우새끼”라며 격분한 할머니와 큰오빠 원일에 의해 쫓겨났습니다. 연희를 거둔 건 남해 사량도에서 무당으로 지내던 이모 애란. 이후 연희는 신내림을 받아 무당이 됐지만, 굿은 안 하고 도자기 공방을 운영하며 조용히 신당만 모실 뿐입니다. 그런 연희에게 큰오빠 원일이 30년 만에 연락을 해옵니다. 스무 살 된 딸 연아가 지독한 무병(巫病)에 걸렸기 때문입니다. 딸이 이모와 여동생처럼 무당이 될 운명일까 봐 두려워하는 원일 앞에서 연희는 지난 30년을 떠올리며 착잡해집니다.<br><br>2024년 출간된 ‘족쇄’를 읽고 단번에 전혜진의 팬이 됐지만 두 번째 작품을 만나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습니다. ‘연희 이야기’라는, 흔하지만 비범한 느낌을 주는 제목과 무당이 그려진 표지, 그리고 ‘살기 위해 신(神)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운명’이라는 띠지의 카피를 보며 ‘족쇄’와는 다른 장르이긴 해도 그만큼의 묵직함을 만끽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들었습니다.<br>알라딘 기준으로 ‘미스터리’와 ‘호러공포’로 분류되긴 했지만, ‘연희 이야기’는 여러 장르가 복합된 작품입니다. 무당의 이야기이자 여성의 이야기이며 동시에 괴담이자 통렬한 사회 고발물의 미덕을 함께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억울함에 몸부림치다 귀신이 된 여성들의 이야기’라는 띠지 카피는 자칫 이 작품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을 갖게 할 수도 있는데, 일부 그런 내용이 있긴 하지만 전체를 관통하는 카피는 아니기 때문입니다.&nbsp;<br>이야기의 큰 틀은 할머니와 큰오빠에 의해 쫓겨난 뒤 신내림을 받아 무당이 되기까지의 연희의 굴곡진 30년의 과거, 그리고 복잡한 심경 속에 연아의 무병에 대처하는 현재로 구성돼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다섯 개의 괴담이 소개되는데, 이 괴담들은 연희의 현재 이야기들과 절묘하게 맞닿아 있어서 본 내용 못잖게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특히 괴담들 대부분이 ‘현세의 지옥을 살고 있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앞서 ‘여성의 이야기’라는 표현을 쓴 것입니다.<br>연희의 과거는 비극 투성이이고 현재 역시 고통스런 딜레마에 사로잡혀있지만, 이 대목들이 더 큰 파장과 여운을 남기는 건 격하고 직설적인 표현 대신 차분하고 담담한 문장들로 그려진 덕분입니다. 30년 전 자신을 쫓아냈고 여전히 무당을 미신으로 치부하는 큰오빠 원일에 대한 양가적 감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과 똑같은 운명을 부여받은 조카 연아에 대한 연민, 그리고 무당이자 여성으로 살아온 지금까지의 삶을 통째로 뒤바꿔버릴 수도 있는 ‘중대한 선택’에 대한 고민 등 격정적인 상황과 감정이 연이어 몰아치지만, 전혜진은 오히려 냉정하다 싶을 정도로 차분함과 담담함을 견지함으로써 더 깊고 묵직한 여운을 남깁니다.<br>‘작가의 말’에 따르면 주인공 연희는 “예전에 썼던 ‘여성, 귀신이 되다’의 이야기들을 소설로 써보고 싶다는 욕망이 만들어낸 인물”입니다. 2021년에 출간된 전설과 민담에 관한 작품으로, 소설은 아니지만 연희를 탄생시킨 그 이야기들이 무척 궁금해졌습니다. 또 여러 작가들과 함께 펴낸 여성 혹은 귀신에 관한 앤솔로지도 다수 있는데, 그 작품들도 찬찬히 찾아볼 생각입니다.&nbsp;<br>무당, 여성, 괴담이라는 외피 때문에 선입견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재미와 무게감과 여운을 한껏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니 관심 있는 독자라면 꼭 한 번 도전해볼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031/9/cover150/k05203498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0310903</link></image></item><item><author>하나비</author><category>Book-일본</category><title>아사토호 - 니이나 사토시 (김진아 옮김, 북로드) - [아사토호 - 모두가 사라진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19255</link><pubDate>Wed, 16 Sep 2026 07:1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1925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72034862&TPaperId=1751925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969/69/coveroff/k97203486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72034862&TPaperId=1751925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아사토호 - 모두가 사라진다</a><br/>니이나 사토시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26년 01월<br/></td></tr></table><br/>쌍둥이 여동생 아오바가 숲속 폐가에서 커다란 천 뒤로 홀연히 자취를 감추자 초등학생 나쓰히는 겁에 질립니다. 하지만 “아오바가 누군데?”라며, 애초 그런 존재가 없었다는 듯 되묻는 부모님과 이웃들 때문에 나쓰히는 대혼란에 빠집니다. 아오바가 사라지는 걸 함께 목격한 소꿉친구 아키토 외에는 누구도 아오바를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대학생이 된 나쓰히 주변에서 또 다시 사람들이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지도교수 후지에다, 시간강사 기요하라, 그리고 비명에 사망한 친구 등 모두가 수백 년 전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작자 미상의 이야기 ‘아사토호’와 연관 됐음을 알아낸 나쓰히는 아키토와 함께 그 이야기를 추적하기 시작합니다.<br><br>읽기 전까지 알고 있던 정보라곤 “나는 분명히 기억한다. 그 아이는 내 여동생이다. 모두가 말한다. 그런 아이는 처음부터 없었다고.”라는 뒷표지의 홍보카피, 그리고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amp;호러 대상을 수상한 작가의 두 번째 작품이란 게 전부였습니다. 짐작컨대 미쓰다 신조 스타일의 호러물이 아닐까, 싶었지만, ‘아사토호’는 출판사 소개글대로 ‘미스터리와 호러, 현실과 판타지를 넘나드는’ 작품이었고, 실은 여러 번 중도포기를 고민했을 정도로 무척 어렵고 난해한 이야기였습니다. 4년 전 ‘유지니아’를 끝으로 더는 읽지 않고 있는 온다 리쿠가 더 편했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는데, 그래선지 서평을 써선 안 되겠다는 생각도 여러 번 했고, 어느 정도의 평점을 줘야 할지 감조차 잡기 힘들었던 게 사실입니다. 더구나 인터넷서점에 올라온 후한 호평들을 보고 나니 제가 책을 잘못 읽었거나 저의 독해력이 엉망이었거나 아니면 그저 제 취향에 맞지 않았을 뿐이라는, 정체불명의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습니다.<br>“내 존재는 나에 의해서가 아니라 나를 둘러싼 이야기에 의해 정해진다.” (p322)<br>작가가 ‘아사토호’에서 말하고 싶었던 가장 중요한 한 줄이자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라고 할 수 있는데, 저의 혼란과 자괴감은 사실 이 철학적인 명제 하나에서 비롯됐습니다. 만일 이 작품이 수백 년 전에 쓰인 작자미상의 이야기 ‘아사토호’가 야기한 호러 미스터리이자 판타지 괴담이었다면 아마 미쓰다 신조의 ‘작자미상’과 엇비슷한 대중적이고 흥미로운 호러물이 됐겠지만, 작가는 “존재는 이야기에 의해 정해진다”라는 철학적인 명제를 밑바탕에 깔아둠으로써 그 어느 장르물과도 차별되는 독특한 서사를 만들어냈습니다.&nbsp;다만 현실과 판타지를 오가는 대목에서 (좀 이상한 표현이지만) 저는 길을 잃어버렸고, 그런 채로 마지막 장까지 꾸역꾸역 읽어내긴 했지만, 작가의 의도를 절반은커녕 잘 해야 20~30% 정도만 이해한 채 책을 덮고 말았습니다. 다른 독자들의 서평을 읽으면 조금은 더 이해가 될까 싶었지만, 그 어느 서평에서도 제가 원하는 답을 찾진 못했습니다.&nbsp;<br>어쩌면 한 번쯤 더 읽으면 작가의 심오한 의도와 이 작품의 의미에 더 다가갈 수도 있겠지만, 지금으로선 딱히 그러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굳이 그런 노력을 기울일 정도로 궁금함과 호기심이 남은 것도 아니고, 단지 저와는 맞지 않은 이야기 또는 제 취향이 아닌 작가라고 생각하는 게 더 마음 편한 일 같기 때문입니다.<br>사족으로 한마디만 보태자면, 북로드에서 펴낸 책답지 않게 오타가 너무 많아서 읽는 도중 여러 번 기분이 상했습니다. 조사의 오류가 가장 많았고, 인물 이름이 틀리거나 단어 자체가 아예 빠진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중쇄 때 꼭 바로 잡혔으면 좋겠습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969/69/cover150/k97203486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9696916</link></image></item><item><author>하나비</author><category>Book-외국</category><title>[트래비스 디바인 2] 경계에 선 남자 - 데이비드 발다치 (북로드) ★★★★☆ - [경계에 선 남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14974</link><pubDate>Mon, 14 Sep 2026 07:4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1497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12135891&TPaperId=1751497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37/23/coveroff/k91213589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12135891&TPaperId=1751497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경계에 선 남자</a><br/>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허형은 옮김 / 북로드 / 2026년 01월<br/></td></tr></table><br/>국토안보부 특수프로젝트부 요원 트래비스 디바인은 CIA요원 제니퍼 실크웰이 살해당한 사건에 투입됩니다. 그녀가 살해당한 곳은 본가가 있는 메인주의 해안가 소도시 퍼트넘. 도착 직후부터 소도시 특유의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분위기가 감지됐지만, 디바인은 현지 경찰과의 마찰에도 불구하고 거침없이 수사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내 혼란에 빠지고 마는데, 그가 전달받은 정보와 달리 제니퍼는 CIA 업무와 관련된 이유로 살해당한 것 같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퍼트넘에선 15년 전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기묘한 죽음과 사건이 연이어 벌어졌는데, 디바인이 볼 땐 제니퍼의 죽음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게 확실했기 때문입니다.<br><br>미 육군 특수부대의 유능한 장교였지만 비극적인 사건 때문에 전역한 뒤 월스트리트의 애널리스트로 일하던 트래비스 디바인은 전작 ‘6시 20분의 남자’에서 퇴역장성 에머슨 캠벨에게 협박성(?) 스카웃 제의를 받곤 국토안보부 특수프로젝트부에 몸을 담았습니다. 전작에서 연쇄살인사건은 물론 국가안보와 관련된 굵직한 사건을 해결한 디바인의 다음 행보는 당연히 사이즈가 좀 더 큰 첩보 스릴러 서사일 거라고 예상했는데, 뜻밖에도 이번 작품에서 디바인은 ‘비밀과 거짓말이 난무하는 소도시 속 명탐정’으로 맹활약합니다. CIA요원 제니퍼를 살해한 국가안보 위협세력을 찾아내고 1급 기밀이 들어있을지도 모르는 그녀의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되찾는 것이 당초 디바인의 미션이었지만, 그는 침묵과 은폐로 일관하는 퍼트넘의 주민들과 경찰을 상대하며 아무도 예상 못한 참혹한 진실을 세상에 드러냅니다.<br>장르물 가운데 폐쇄적인 소도시에 툭 떨어진 주인공이 갖은 난관과 방해를 이겨내고 진상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무척 좋아하는데, 을씨년스러운 날씨와 음산한 분위기가 지배하는 인구 300여 명의 해안가 소도시 퍼트넘은 사건의 무대로 더없이 매력적인 곳임은 물론, 수사 과정에서 숱한 위기를 넘기며 여러 죽음을 목격하게 되는 디바인의 명탐정 캐릭터를 더욱 빛나게 해줍니다. 또한 디바인의 조사와 탐문을 방해하거나 의심스러운 진술만 거듭하는 퍼트넘의 주민들은 그 가운데 누구든 범인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미묘한 분위기를 발산하곤 해서 진실에 대한 궁금증을 몇 배로 증폭시킵니다.&nbsp;<br>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건 디바인의 조사가 진행될수록 드러나는 15년 전부터 최근까지 퍼트넘에서 일어난 몇몇 죽음에 관한 미스터리입니다. 독자 입장에선 이 죽음들이 제니퍼의 죽음과 연관이 있는지 없는지 사뭇 궁금해질 수밖에 없는데, 그 해답이 공개되는 지점까진 디바인조차 혼란에 빠진 상태라서 독자 역시 작가가 제공하는 단편적인 정보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게 됩니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설정은 전문 청부업자들의 소행으로 보이는 디바인에 대한 연이은 습격인데, 이 역시 제니퍼의 죽음과 관련 있는지 여부가 호기심을 자극합니다.<br>등장인물도 많고, 과거와 현재가 뒤얽힌 정황도 복잡한데다 누구 하나 진실을 이야기하지 않는 듯 보이는 덕분에 거대한 첩보 스릴러 서사 못잖게 독자의 두통을 유발합니다. 한 번에 완독할 수 있다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띄엄띄엄 나눠서 읽어야 된다면 메모장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거꾸로 말하면 그만큼 잘 짜인 미로마냥 정교하고 탄탄하게 설계된 이야기란 뜻인데, 마지막에 진범과 진실이 밝혀지는 대목에 이르면 이렇듯 매력적인 설계를 구상한 데이비드 발다치의 필력에 진심으로 감탄하게 됩니다.<br>독자에 따라 ‘압도적인 육체의 강력함과 명석한 지능’을 지닌 디바인이 ‘소도시 속 명탐정’이 아니라 ‘첩보물의 주인공’으로 맹활약해주기를 바라는 경우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론 앞으로도 디바인이 국가안보보다는 연쇄살인사건 등의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명탐정으로 활약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에이머스 데커 시리즈’ 중에서도 FBI 객원요원인 주인공 데커가 쇠락한 소도시에서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폴른’을 가장 좋아하는데, 그런 이야기가 좀 더 주인공의 매력을 드러내기도 하거니와 몰입도도 높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2024년에 출간된 디바인의 세 번째 이야기 ‘To Die For’에도 디바인의 이런 매력이 잘 녹아있기를 기대해봅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37/23/cover150/k91213589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4372310</link></image></item><item><author>하나비</author><category>Book-일본</category><title>온고쿠 : 망자의 터 - 기타자와 도 (전선영 옮김, 반타) ★★★★☆ - [온고쿠 - 망자의 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08744</link><pubDate>Fri, 11 Sep 2026 08:1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0874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62130458&TPaperId=1750874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04/26/coveroff/k36213045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62130458&TPaperId=1750874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온고쿠 - 망자의 터</a><br/>기타자와 도 지음, 전선영 옮김 / 반타 / 2026년 08월<br/></td></tr></table><br/>*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br>결혼한 지 1년 만에 간토 대지진(1923년)으로 아내 시즈코를 잃은 후루세 소이치로는 그리움에 사무친 나머지 무녀 미쓰코에게 강령 의식을 요청합니다. 하지만 강령을 마친 미쓰코는 “부인은 참말로 떠나신 게요?”라는 불길한 말을 남겼고, 그날 밤부터 후루세에겐 기괴한 일들이 연이어 벌어집니다. 그러던 중 시즈코의 목소리와 향기를 지닌 괴이가 침실에 나타나는 일까지 벌어지고, 그것이 제대로 성불하지 못한 채 저승으로 가지 못한 망령임을 알게 된 후루세는 큰 충격을 받습니다. 그 와중에 그런 망령들만 골라 잡아먹는 ‘얼굴 없는 괴이’ 에리마키와 맞닥뜨리자 후루세의 혼란은 극에 달합니다.<br><br>처음 그 이름을 들어본 작가지만, 2023년 제43회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amp;호러 대상’에서 최초로 대상, 독자상, 가쿠요무(カクヨム)상 등 3관왕을 차지한 화려한 타이틀에 눈길이 끌려 관심을 갖게 된 작품입니다. 붉은 부채들과 앙상한 나무, 그것들을 바라보고 앉은 한 여인이 그려진 표지도 인상적인데, 이야기 역시 음울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무척 독특한 호러 서사를 선보입니다. 기타자와 도는 인터뷰에서 에도가와 란포와 사와무라 이치에게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는데, 어떤 대목에선 미쓰다 신조의 분위기도 살짝 맛볼 수 있습니다.<br>이 작품의 제목인 ‘온고쿠’는 한자로 표기하면 遠國, 즉 직역하면 ‘먼 나라’이고, 이 작품에선 죽은 자가 사는 곳이자 (부제인) 망자의 터를 뜻하며, 아내 시즈코의 망령이 후루세 앞에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부르는 노래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성불을 한 망자라면 누구나 온고쿠로 가야 하지만, 아내 시즈코는 무슨 이유에선지 이승을 떠나지 못한 망령으로 전락했고, 불길하기 짝이 없는 모습으로 후루세 앞에 나타나곤 합니다.&nbsp;그런 후루세를 더욱 공포에 떨게 만드는 건 이승을 떠나지 못한 망령들만 골라서 잡아먹는 ‘얼굴 없는 괴이’ 에리마키입니다. 그 어떤 호러물에서도 본 적 없는 독특한 캐릭터인데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존재라서 주인공 후루세보다 더 눈길을 끕니다.<br>이야기는 시즈코가 망령이 된 이유와 후루세를 찾아오는 목적, 망령을 잡아먹는 에리마키의 정체, 그리고 자신의 가문에 전해 내려온 거대한 저주의 실체 등을 무녀 미쓰코를 통해 알게 된 후루세가 고통스러운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흘러갑니다. 전반적으로 호러물의 본연의 역할인 ‘서늘함’이 압도적이긴 하지만, 망령이 된 아내 시즈코에 대한 후루세의 그리움과 죄책감이 이야기 바탕에 깔려 있다 보니 읽는 내내 안쓰러움과 애틋함에 사로잡히곤 합니다. “‘나를 가장 사랑했던 존재가 저주에 빠져 나를 죽이러 다가온다’는 잔혹하고도 애달픈 상황”이라는 출판사 소개글은 후루세의 처지를 한마디로 잘 요약해놓았는데, 이런 설정 덕분에 독자는 일반적인 호러물과는 전혀 색다른 느낌의 엔딩과 마주하게 됩니다.<br>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계절이 됐지만, ‘온고쿠’는 서늘함과 애틋함이 공존하는 호러물이라 오히려 뜨거운 한여름보다는 요즘 같은 시기에 읽는 것이 괜찮겠다는 생각입니다.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 좀더 구체적인 줄거리를 언급하지 못했는데, 호러물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궁금증과 관심이 발동한 독자라면 그리 길지 않은 분량에도 단단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에 도전해볼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인터넷서점의 출판사 소개글도 꽤 상세한 내용을 공개하고 있으니 뒷표지에 실린 줄거리 정도만 참고하시기 바랍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04/26/cover150/k36213045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1042638</link></image></item><item><author>하나비</author><category>Book-일본</category><title>몽환의 아이 上下 - 치넨 미키토 (민경욱 옮김, 더픽션) ★★★★☆ - [몽환의 아이 : 상]</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04306</link><pubDate>Wed, 09 Sep 2026 08:1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50430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82130943&TPaperId=1750430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59/53/coveroff/k48213094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82130943&TPaperId=1750430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몽환의 아이 : 상</a><br/>치넨 미키토 지음, 민경욱 옮김 / 더픽션 / 2026년 08월<br/></td></tr></table><br/>*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br>잠든 뒤 깨어나지 못하고 혼수상태에 빠지는 희귀질환 이레스. 무려 네 명의 환자가 같은 날, 같은 지역에서 이 병에 걸립니다. 이들을 담당한 신경내과의 시키나 아이는 오랫동안 봉인해온 트라우마가 재발하며 공황에 빠집니다. 환자들 모두 발병 직전 자신처럼 삶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고통스러워했음이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원인도, 치료법도 없어 절망하던 아이는 뜻밖의 경로를 통해 ‘환자의 꿈속으로 들어가 그(녀)의 기억과 상처를 직면하고 영혼을 구하는 치료법’을 알게 됩니다. 주술이나 다름없는 행위였지만 첫 환자의 꿈속에 들어가는 데 성공한 아이는 그(녀)를 혼수상태에 빠뜨린 고통의 원인과 비밀을 찾는 위험한 여정을 시작합니다.<br><br>‘몽환의 아이’라는 제목과 “잠든 사람의 꿈속으로 들어가 영혼을 구하는 의사”라는 홍보카피만 놓고 보면 제 취향과는 거리가 좀 먼 이야기인 게 사실입니다. 장르를 불문하고 ‘꿈’에 관한 이야기는 대체로 어렵고 골치 아프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에 훅 끌린 이유는 오로지 하나, 작가가 저의 ‘무조건 필독 작가’ 중 한 명인 치넨 미키토이기 때문입니다. 분명 모호하고 난해한 이야기겠지만, 치넨 미키토라면 ‘꿈 이야기’조차 매력적으로 풀어냈을 거란 확신이 있었다는 뜻입니다.<br>‘몽환의 아이’는 섞이기 힘든 여러 장르가 혼재된 작품입니다. 메디컬 미스터리, 연쇄살인 스릴러, 범죄피해자의 트라우마가 메인 장르지만 거기에다 판타지 서사, 특히 이세계(異世界)와 주술(呪術)이라는 일본 애니메이션 특유의 신비하고 비현실적인 설정이 끼어들면서 독자로 하여금 놀라움과 혼선을 거듭 경험하게 만듭니다.&nbsp;현실 속 시키나 아이는 최악의 트라우마를 남긴 23년 전의 무차별 살인사건과 현재 진행 중인 연쇄살인사건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채 혼란에 빠지지만, 희귀질환 이레스에 걸린 네 명의 환자의 꿈속에 진입한 후엔 그들의 영혼이 만들어낸 ‘몽환의 세계’ 속에서 갖가지 비현실적인 위기 상황에 부딪히면서도 그들의 기억과 상처와 고통을 살피며 미스터리를 해결합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시키나 아이의 ‘현실’과 ‘비현실’은 비극적인 접점을 갖게 되는데, 독자는 놀라움과 혼선을 느끼면서도 이 방대한 이야기들을 한줄기로 엮어낸 치넨 미키토의 필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br>꽤 여러 인물이 등장하고, 현실과 비현실 속 사건들은 복잡하고 많은데다 과거와 현재가 쉴 새 없이 교차되다 보니 쉽고 편하게 책장을 넘길 수 있는 작품은 아닙니다. 또한 환자들의 꿈속 ‘몽환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판타지의 룰(Rule)도 설렁설렁 읽어선 이해하기가 쉽지 않아서 꽤 집중력이 필요하기도 합니다.&nbsp;하지만 시키나 아이가 양쪽 진영을 오가며 갖은 위험 속에서도 비밀과 진실을 캐내고 환자의 영혼을 치유하는 이야기, 전혀 상관없어 보이던 시키나 아이와 환자들의 비극이 실은 밀접하게 연관돼있음이 밝혀지는 과정, 그리고 막판 대반전과 함께 시키나 아이에게 찾아온 가혹한 운명과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 다다르는 애틋한 엔딩 등 치넨 미키토가 직조한 거대하고 정교한 서사는 두 권에 걸쳐 8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을 순식간에 읽어내게 할 정도로 재미와 여운을 겸비하고 있습니다.<br>꿈이 얽힌 판타지 서사 때문에, 또 이세계와 주술이 가미된 비현실적인 설정 때문에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지만, 치넨 미키토에게 한 번이라도 반했던 독자라면, 또 지금껏 맛보지 못한 독특한 미스터리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관심을 갖고 지켜볼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아직은 인터넷서점이나 블로그에 많은 서평이 올라오진 않았지만 다른 분들의 의견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더불어 중요한 정보라든가 위화감이 드는 대목들을 꼼꼼히 메모하면서 읽는다면 이 작품의 묘미를 좀더 진하게 만끽할 수 있을 것입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59/53/cover150/k48213094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595317</link></image></item><item><author>하나비</author><category>Book-일본</category><title>센의 대여 서점 - 다카세 노이치 (이규원 옮김, 북스피어) - [센의 대여 서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499633</link><pubDate>Mon, 07 Sep 2026 08:1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49963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02135186&TPaperId=1749963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03/22/coveroff/k30213518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02135186&TPaperId=1749963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센의 대여 서점</a><br/>다카세 노이치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6년 01월<br/></td></tr></table><br/>에도 시대에는 돈을 받고 책을 빌려주는 ‘세책점’이 많았다. 세책업은 무거운 책궤를 짊어지고 다니며 책을 빌려주는 장사였기 때문에 주로 남자들의 일이었다. 필마단기로 세책업에 뛰어든 센은 남자들과 경쟁하며 책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천릿길도 마다하지 않았다. 당시는 성적인 표현이 노골적이거나 정권을 비판하는 책을 엄히 단속하던 시절이었는데, 인쇄 판목을 새기는 조각사였던 센의 아버지는 막부에 비판적인 책을 조각했다는 혐의로 형벌을 받고 실의에 빠져 자살했다. 이로 인해 혈혈단신이 된 센을 지탱한 것은 ‘책을 단속하는 세상’에 대한 의문과, 그럼에도 잃지 않았던 책에 대한 믿음이었다. (출판사 소개글을 일부 수정 후 인용했습니다)<br><br>다섯 편의 단편으로 이뤄진 작품이라 줄거리를 어떻게 정리해야 되나 고민하다가 출판사의 소개글만큼 잘 쓸 자신이 없어서 거의 그대로 인용했습니다. 안 그래도 비블리오 미스터리, 즉 책이나 기록문서를 소재로 하는 추리소설을 좋아하는데, 거기에다 미야베 미유키 덕분에 지대한 관심을 갖게 된 에도시대가 배경인 작품이라 큰 기대를 갖게 됐습니다. (처음 접한 작가지만 북스피어가 펴내고 이규원이 번역한 작품이라 조금도 고민할 필요가 없었습니다)<br>“나는 뒷골목을 누비며 반딧불이의 희미한 빛을 후세에 남기는 일을 하고 있는 거예요. 책만 빌려주고 다니는 게 아니에요. 책을 지키는 거예요.” (p66)<br>5년째 세책점 우메바치야를 운영하는 24살 센의 삶은 99%가 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책에 실릴 삽화를 판목에 조각하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했고,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엔 홀로 무거운 책궤를 들고 사방을 돌아다닙니다. 단순히 생계를 위한 세책이 아니라 센은 진심으로 책을 아끼고 지키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책이 얽힌 사건이라면 아무리 위험한 일이라도 일단 부딪히고 보는 성격입니다. 당차고 정의로운 반골이라고 할까요?<br>수록된 다섯 편엔 센의 과거와 현재를 소개하는 내용은 물론 절도, 방화, 살인 등 책과 관련된 크고 작은 사건들을 센이 직접 해결하거나 그에 버금가는 역할을 맡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실려 있습니다. 지혜를 동원하여 진상을 밝혀내기도 하고, 위험을 무릅쓰고 사건 관련자를 만나거나 사건 현장을 직접 찾기도 합니다. 그 와중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심지어 폭력배와 부딪히더라도 센은 조금도 물러서지 않습니다. 이 모든 건 어떤 상황에서도 책을 지키겠다는 신념 하나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편집자 후기’ 가운데 “센은 책에 관한 한 집념이라고 해도 좋을 마음을 품고 있습니다. 거기에는 억울하게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복수심과 출판을 통제하는 나라님들에 대한 반감도 있지요.”라는 설명은 센이 어떻게 세상을 대하는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는지를 잘 보여줍니다.엄청난 반전이 있는 것도 아니고, 독하고 센 이야기도 아니지만 때론 웃음을 자아내기도, 때론 행여나 다치기라도 할까 걱정하게 만들기도 하는 센의 진심어린 행동들을 읽다 보면 어느새 온힘을 다해 응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nbsp;<br>‘센의 대여 서점’은 북스피어가 야심차게(?) 내놓은 ‘시대물이 이렇게 재미있을 리가 없어!’라는 특이한 이름의 시리즈 중 한 편으로, 이마무라 쇼고의 ‘새왕의 방패’에 이은 두 번째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에도시대는 물론 근현대를 배경으로 한 일본소설을 무척 좋아하다 보니 이 시리즈가 북스피어 김사장님의 예고처럼 10편만 내고 끝나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에게 자신 있게 추천하는 건 쉽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바로 일본 시대소설의 가장 큰 장벽인 고유명사 때문입니다. ‘미야베 월드 2막’을 비롯하여 일본 시대소설을 꽤 읽은 저도 ‘센의 대여 서점’에서 처음 보는 고유명사들이 많아서 주석에 눈길이 많이 빼앗겼는데, 이제 막 입문하는 독자라면 꽤 난이도 높은 책읽기를 각오해야 됩니다. 하지만 이 장벽만 넘는다면 ‘시대물이 이렇게 재미있을 리가 없어!’라는 길고도 반어법적인 시리즈 이름에 100% 공감하는 것은 물론 저처럼 ‘에도시대 마니아’가 될 수도 있습니다.<br>일본에선 2025년에 센의 두 번째 이야기인 ‘往来絵巻 貸本屋おせん’가 출간됐습니다. 개인적으론 ‘시대물이 이렇게 재미있을 리가 없어!’의 세 번째 작품이 센의 두 번째 이야기가 됐으면 좋겠는데, ‘편집자 후기’를 보면 그럴 가능성도 꽤 있어 보입니다. 물론 1~2년에 한 편씩 센의 새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지만 말입니다. (작가 이력을 살펴보니 센의 이야기 외에도 시대소설을 많이 출간했던데, 그 작품들도 한국에 꼭 소개되기를 기대합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03/22/cover150/k30213518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4032222</link></image></item><item><author>하나비</author><category>Book-외국</category><title>더 크래쉬 - 프리다 맥파든 (박지현 옮김, 북플라자) - [더 크래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493168</link><pubDate>Fri, 04 Sep 2026 07:3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49316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52130827&TPaperId=1749316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96/38/coveroff/k35213082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52130827&TPaperId=1749316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더 크래쉬</a><br/>프리다 맥파든 지음, 박지현 옮김 / 북플라자 / 2026년 07월<br/></td></tr></table><br/>원나잇 때문에 22살에 뜻밖의 임신을 한 테건 베르너는 뒤늦게 아기의 아빠가 부유한 사업가이자 유부남인 걸 알게 됩니다. 만삭인데다 빈곤에 시달리던 테건은 남자로부터 거액을 받는 대신 비밀 계약서를 쓰기로 약속했지만, 계약 당일 남자를 다시 본 순간 자신이 데이트 강간을 당했음을 깨닫습니다.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계약을 거부한 테건은 유일한 가족인 오빠 데니스의 집으로 향하지만 도중에 눈 폭풍에 휘말리며 큰 사고를 당합니다. 한밤중 인적 없는 곳에서 발목까지 부러진 테건은 공포에 휩싸이지만 그때 한 남자가 나타나 그녀를 구합니다. 하지만 남자는 테건을 병원이 아닌 외딴 곳에 위치한 자신의 집으로 데려갑니다.<br><br>최근에 읽은 프리다 맥파든의 초기작(미국 출간 2018년) ‘대리모’에서 적잖은 실망감을 느낀 탓에 비교적 최신작(2025년)인 ‘더 크래쉬’에서 그 실망감을 만회할 수 있기를 기대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절반쯤의 성공’이라고 할 수 있는데, 충분히 만족하진 못했지만 막판에 터진 프리다 맥파든 특유의 반전들 덕분에 나름 개운한 기분으로 마지막 장을 덮을 수 있었습니다.<br>요약한 줄거리는 실은 1부의 중간쯤, 정확히는 69페이지까지의 초반 설정을 정리한 것입니다. 70페이지부터 새로운 국면이 전개되고, 이어 2부 중간쯤인 150페이지에서 첫 번째 큰 반전이 일어나는데, 사실 이 대목의 내용을 소개하는 것 자체가 대형 스포일러라서 정작 서평에서 이 작품의 알맹이를 언급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출판사 소개글 역시 제가 요약한 줄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데, SNS에 올라온 서평 가운데 ‘첫 번째 큰 반전’을 공개한 경우가 적지 않을 것 같으니 관심 있는 독자라면 가급적 아무 정보 없이 본편을 읽을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br>기본적인 얼개는 큰 부상까지 입은 만삭의 임산부 테건이 남자의 집에 감금된 채 나흘이라는 악몽 같은 시간을 보내며 죽음의 위기까지 겪다가 가까스로 살아남는 이야기입니다. 서스펜스 스릴러의 교과서적인 설정에다 ‘프리다 맥파든 표 도메스틱 스릴러’의 서사까지 잘 버무려진 구조인데, 앞서 ‘충분히 만족하진 못했지만’이란 표현을 쓴 건 이야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나흘간의 감금이 비슷한 상황의 반복으로 이어진 탓에 중반부쯤 지루함을 피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뜻밖의 인물들이 등장하고 소소한 반전들이 이어지긴 하지만, “또?”라는 불만 섞인 혼잣말이 여러 번 흘러나온 게 사실입니다.다만 마지막 60여 페이지에 걸친 연이은 큰 반전들은 앞서 느낀 지루함을 어느 정도 상쇄시켜 줄 만큼 흥미로웠고, 등장인물 하나하나를 허투루 낭비하지 않은 꼼꼼한 설계에 “역시 프리다 맥파든!”이란 감탄이 저절로 튀어나오기도 했습니다. ‘절반쯤의 성공’이라는 표현은 이런 맥락에서 나온 건데, 독자에 따라서는 막판 반전보다 중반부의 지루함이 더 기억에 남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br>한국에 출간된 프리다 맥파든의 작품 19편 가운데 ‘더 크래쉬’까지 7편을 읽었는데, 고백하자면 아직 못 읽은 ‘하우스 메이드 3’을 제외하곤 더는 큰 기대를 갖지 않으려고 합니다. ‘하우스 메이드 1~2’와 ‘네버 라이’는 손에 꼽을 작품이지만, 그 외엔 대체로 평작의 느낌이 더 강했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약간의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게 ‘세입자’인데, 그 작품에서도 ‘절반쯤의 성공’ 이상의 만족감을 못 느낀다면 나머지 작품들은 (스포일러를 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독자들의 서평을 미리 꼼꼼히 살펴보고 골라 읽을 생각입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96/38/cover150/k35213082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963820</link></image></item><item><author>하나비</author><category>Book-한국</category><title>1939년 명성아파트 - 무경 (래빗홀) ★★★★☆ - [1939년 명성아파트]</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490778</link><pubDate>Thu, 03 Sep 2026 07:1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49077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72135254&TPaperId=1749077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83/59/coveroff/k67213525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72135254&TPaperId=1749077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1939년 명성아파트</a><br/>무경 지음 / 래빗홀 / 2026년 02월<br/></td></tr></table><br/>1939년 여름, 경성 변두리의 독신자 아파트에서 기이한 살인사건이 벌어집니다. 경찰은 입주민들은 물론 때마침 영화촬영을 위해 아파트에 머물던 감독과 배우까지 철저히 심문하지만 좀처럼 단서를 잡지 못합니다. 그러던 중 또 한 명의 입주민이 목숨을 잃고, 조만간 아파트를 허물 거라는 말까지 나오자 남은 입주민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힙니다. 12살의 나이에 식모살이를 하는 입분은 자신이 모시는 마님 최연자, 일명 가야마 렌코가 살인사건의 진상을 밝혀내지 않을까, 기대하지만 사태는 점점 악화될 따름입니다.<br><br>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 ‘마담 흑조는 곤란한 이야기를 청한다’와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인간의 타락을 지켜보는 악마가 등장하는 판타지 호러 미스터리 ‘부디 당신이 무사히 타락하기를’에 이어 세 번째로 만난 무경의 작품입니다. 그의 첫 출간작인 ‘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을 아직 읽진 못했지만, 제겐 ‘관심 목록’ 상단에 올려놓고 늘 신작 소식을 고대하는 개성 강한 한국 장르물 작가 중 한 명입니다.&nbsp;<br>3인칭 시점이긴 하지만 이 작품의 실질적 화자는 일본 경찰에게 부모를 잃고 12살 나이에 식모살이를 전전하는 소녀 입분입니다. 일본 저택에서 쫓겨난 입분은 ‘최연자’와 ‘가야마 렌코’라는 두 개의 이름을 가진 정체불명의 마님 덕분에 명성아파트에 머물며 생계를 이어가는데, 그곳에서 일어난 두 개의 살인사건에 휘말리며 본의 아니게 큰 고초를 치르게 됩니다. 그리고 프롤로그에서부터 입분의 평범치 않은 재능을 눈치 챈 독자들의 기대대로 막판에 이르러 최연자와 함께 사건 해결은 물론 불꽃놀이처럼 연이어 터지는 반전을 선사합니다.<br>첫 페이지의 명성아파트 평면도에서부터 본격 미스터리의 향기가 슬그머니 풍기지만, 첫 살인사건이 벌어질 때까진 ‘불쌍한 소녀 입분의 고행기’가 잔잔하게 펼쳐집니다. 동시에 뭘 하는 사람인지, 왜 이 독신자 아파트에 사는 건지 온통 비밀투성이인 최연자에 대한 궁금증이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그러다가 첫 살인사건이 터지면서 이야기는 급속히 빨라지고, 독자는 작가가 슬쩍슬쩍 뿌려놓는 떡밥들이 과연 무슨 의미를 지닌 건지 의아해하며 허겁지겁 쫓아가게 됩니다.<br>12살 소녀의 눈높이로 전개되는 이야기인데다 사건도 그리 복잡해 보이지 않아서 중반을 좀 넘어선 대목까지만 해도 살짝 느슨하게 읽힌 게 사실인데, 이 작품의 백미는 바로 그 지점부터 엔딩까지 쉴 새 없이 몰아치는 반전에 있습니다. 범인의 정체는 그다지 뜻밖이라고 할 순 없지만 그 이후 입분과 최연자가 터뜨리는 연이은 반전은 짜릿한 롤러코스터처럼 속도와 낙차가 대단해서 중반까지의 느슨함을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았습니다. 또 위화감을 자극했던 사소한 단서와 복선들이 깔끔하게 회수되는 과정에선 본격 미스터리의 참맛도 만끽할 수 있었고, 일제강점기와 근현대사를 미스터리의 주 무대로 삼는 무경의 특기도 다시 한 번 진하게 맛볼 수 있었습니다.<br>개인적으론 2024년에 첫 편이 출간된 ‘마담 흑조 천연주’의 두 번째 이야기를 내내 고대하고 있는데, 내년(2027년)엔 꼭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추천의 말’에 실린 송시우의 추천사를 인용하며 서평을 마무리하겠습니다.<br>“무경은 일제강점기 조선을 추리소설의 형식으로 그럴듯하게 재현해내는 독보적인 작가다. 납작한 반일 감정이나 애국주의로 일변하지 않고, 저 시대 우리가 살았더라면 정말 저랬을 것 같다는 공감을 하게끔 만든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83/59/cover150/k67213525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5835915</link></image></item><item><author>하나비</author><category>Book-외국</category><title>나를 우습게 봤겠지만 - 베라 쿠리안 (강동혁 옮김, 문학동네) - [나를 우습게 봤겠지만]</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485670</link><pubDate>Tue, 01 Sep 2026 07:1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48567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52130612&TPaperId=1748567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82/32/coveroff/k85213061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52130612&TPaperId=1748567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나를 우습게 봤겠지만</a><br/>베라 쿠리안 지음, 강동혁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07월<br/></td></tr></table><br/>6년 전, 12살이던 자신을 강간한 윌에게 복수할 날만 기다리던 클로이는 뜻밖의 기회 덕분에 그가 다니는 존 애덤스 대학에 입학하게 됩니다. 심리학과 교수인 와이먼이 고교시절 반사회적 인격장애 판정을 받은 클로이에게 ‘다기법 사이코패스 패널 연구’에 참여해달라며 등록금 전액 면제라는 좋은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입니다. 클로이는 입학 후 윌에게 서서히 접근하며 살해 계획에 골몰하지만, 예기치 못한 교내 연쇄살인사건이 터지자 큰 혼란에 빠집니다. 피살자들이 자신처럼 와이먼의 연구에 참여한 사이코패스 중 일부라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위험을 감지한 클로이는 윌에 대한 복수극과 함께 연쇄살인범 찾기에 나섭니다.<br><br>생소한 작가의 작품임에도 관심을 갖게 된 건 “6년 전, 윌은 나를 강간했다. 60일 뒤, 나는 그 새끼를 죽일 것이다.”라는 카피 때문이었습니다. 사적 복수를 다룬 장르물은 무조건 찾아 읽는 취향이라 선택했던 건데, 초반부가 채 지나기도 전에 제 예상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걸 알곤 아쉬움 반 기대 반의 심정으로 페이지를 넘기게 됐습니다. (평소 큰 글씨의 홍보 카피 외에 내용에 관한 소개글은 읽지 않는 습관 때문에 이런 일이 종종 벌어지곤 합니다)<br>“사이코패스가 반사회적 인격 장애보다 ‘나쁜’ 건 아니야. 다른 거지. 불행히도 사람들은 두 용어를 섞어 쓴다만. (중략) 불행히도 사이코패스라는 단어에 범죄라는 얼룩이 묻고 말았지만. (중략) 나는 그 단어를 좀 더 쓸모 있는 용어로 되찾아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단다.” (p25)<br>클로이의 사적 복수가 이야기의 한 축이라면, 나머지 한 축은 ‘사이코패스의,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 추적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건 ‘사이코패스 버라이어티 쇼’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와이먼 교수의 연구에 참여한 학생들 전원이 제각각 다양한 사이코패스 기질을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의외로 소심하고 조심스런 인물부터 남을 조종하고 지배하는 걸 즐기는 인물, 다분히 폭력적이고 위험한 인물, ‘정상’이 되기 위해 타고난 기질을 억누르는 인물 등 보통사람들이 상식으로 알고 있는 ‘범죄라는 얼룩이 묻은 사이코패스’와는 사뭇 거리가 먼 사이코패스들이 다수 등장합니다. 살해당하는 것도, 잔혹한 연쇄살인범도, 그 연쇄살인범을 추적하는 것도 전부 사이코패스로 설정된 덕분에 이야기는 일반적인 범죄스릴러와는 전혀 다른 결을 보여주는데, 그것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이라는 생각입니다.<br>‘정상’과 사이코패스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잔혹한 살인을 서슴지 않는 클로이는 와이먼의 연구대상 가운데 소심하고 나른한 기질을 지닌 앤드리, 부잣집 막내아들이자 학생회장으로 어떻게든 ‘정상적인’ 삶을 살기 위해 애쓰는 찰스와 함께 연쇄살인범 찾기에 나섭니다. 문제는 셋 다 사이코패스이다 보니 서로를 믿지 못하는 것은 물론 협업 자체가 언제든 부서질 수 있는 위태로운 상태로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때론 셋 가운데 연쇄살인범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 때문에 판이 깨지기도 하고, 때론 서로의 힘과 도움이 필요해지며 다시금 손을 잡기도 하고, 미묘한 질투 로맨스가 작동하기도 합니다.&nbsp;<br>20여 년 전부터 사이코패스를 ‘발굴’하여 연구를 해온 와이먼 교수는 사이코패스에 대한 선입견을 부수고, 실험과 면담을 통해 타고난 사이코패스 기질을 어떻게든 ‘정상’의 범주로 돌려놓기 위해 진심으로 애쓰는 인물입니다. 한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을 변호했던 일로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적도 있지만, 그의 연구는 현재까지도 중단 없이 이어져 왔습니다. 다만 자신이 선발한 사이코패스들 사이에 연쇄살인사건이 벌어지는 와중에도 그는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클로이 일행의 의심을 사기도 합니다.<br>사이코패스 캐릭터도 생생하고, 사건도 궁금증과 의아함을 자아내도록 설정돼있어서 무척 흥미진진한 작품이지만,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분량의 문제입니다. 중반부쯤엔 비슷한 이야기의 동어반복이 이어지고, 페이지 넘기는 속도를 현저하게 떨어뜨리는 과도하게 디테일한 묘사들이 종종 목격됩니다. 작가에 대한 모독일 수도 있지만, 100페이지 정도만 줄였더라면 속도감과 함께 이 작품의 미덕이 더 빛을 발할 수 있었을 거란 생각입니다. 클로이의 두 번째 이야기가 기대되긴 하지만, 아무래도 ‘분량의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82/32/cover150/k85213061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823226</link></image></item><item><author>하나비</author><category>Book-일본</category><title>폐놀이공원의 살인 - 샤센도 유키 (구수영 옮김, 더블샷) - [폐놀이공원의 살인]</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476592</link><pubDate>Fri, 28 Aug 2026 07:5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1620178/1747659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42130503&TPaperId=1747659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00/85/coveroff/k14213050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42130503&TPaperId=1747659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폐놀이공원의 살인</a><br/>샤센도 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더블샷 / 2026년 07월<br/></td></tr></table><br/>20년 전인 2001년, 가오픈 첫날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으로 인해 단 3시간여 만에 문을 닫은 비운의 놀이공원 일루전 랜드. 이후 폐허처럼 방치된 이곳을 사들인 괴짜 부호 도시마 이오리가 과거 놀이공원 관계자들과 폐허 마니아 등 10명을 초대합니다. “보물을 찾는 자에게 일루전 랜드를 넘기겠다.”는 도시마 이오리의 제안에 일행은 잠시 들뜨기도 하지만, 한 남자가 참혹하게 살해당하면서 일루전 랜드는 다시 한 번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곳으로 탈바꿈합니다. 연이어 살인이 벌어지는 와중에 20년 전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의 진상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하고, 참가자들은 도시마 이오리가 자신들을 초대한 목적이 따로 있음을 감지합니다.<br><br>아쓰카와 다쓰미와 함께 출간한 ‘당신에게 보내는 도전장’ 이후 두 번째로 만난 샤센도 유키입니다. 앞서 ‘낙원은 탐정의 부재’에 도전했다가 판타지에 가까운 설정에 적응하지 못하고 중도 포기한 적이 있는데, ‘당신에게 보내는 도전장’의 좋은 기억과 함께 ‘폐허를 무대로 한 미스터리’라는 홍보글에 눈길이 끌려서 이 작품을 읽게 됐습니다. (샤센도 유키는 93년생 작가지만 검색해보면 엄청난 출간목록을 발견할 수 있는데, 한국에는 非미스터리 포함 모두 일곱 편이 소개됐습니다)<br>얼굴조차 알려지지 않은 괴짜 부호의 초대장을 받고 지금은 폐허가 돼버린 일루전 랜드를 찾은 10명의 방문객들이 연이어 벌어지는 엽기적인 살인에 큰 충격을 받곤 진범을 찾는 이야기가 메인 스토리지만, 독자의 관심을 더 끄는 대목은 20년 전에 벌어진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의 이면에 숨은 가혹하면서도 안타까운 사연입니다.&nbsp;놀이공원이 들어설 땅에 오랫동안 뿌리를 내리고 살아온 아마쓰키촌 주민들의 피눈물을 짜낸 뒤 들어선 일루전 랜드가 총기 난사 사건으로 가오픈 3시간 만에 문을 닫고 20년 간 폐허로 방치됐다는 건 그야말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는데, 작가는 거대한 클로즈드 서클이나 다름없는 일루전 랜드에서의 연쇄살인사건과 20년 전의 비극을 잘 직조함으로써 단순히 놀라운 트릭만 앞세운 본격 미스터리 이상의 서사를 만들어냈습니다. ‘당신에게 보내는 도전장’에 수록된 샤센도 유키의 ‘흔한 잠’에 대해 “애틋하고 안쓰러운 여운을 남기는 감성적인 미스터리”라는 평을 쓴 적이 있는데, ‘폐놀이공원의 살인’ 역시 미스터리 자체보다 20년 전의 비극에 얽힌 여러 인물들의 복잡다단한 심경이 더 오래 기억에 남을 듯 합니다.<br>다만, 막판에 ‘탐정역’을 맡은 주인공 마가미 에이타로가 연쇄살인사건의 진상을 풀어내는 부분에선 역시 제 취향과는 좀 거리가 먼 억지스러움이 느껴져서 무척 아쉬웠습니다. 범인의 범행동기도, 또 그렇게 복잡한 살인을 벌여야만 했던 이유도 어느 정도 납득은 됐지만, “과연 현실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일까?”라는 반문이 계속 몰입을 방해했습니다. 이른바 ‘시마다 소지 스타일의 본격 미스터리’에 적응하지 못하는 저 같은 독자라면 비슷한 경험을 할 수도 있는데, 그 반대의 경우라면 이 작품에 높은 점수를 주고도 남을 만큼 열광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br>‘저자 후기’를 통해 샤센도 유키는 괴짜 부호 도시마 이오리를 앞세운 ‘폐허 탐정 시리즈’를 구상하고 있음을 밝혔는데, 한번쯤 더 샤센도 유키에게 재도전 해볼지 여부는 좀더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00/85/cover150/k14213050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008509</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