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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손길 온라인 그루밍
김리하 지음, 전명진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20년 10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동화 작가 리하님의 최신작 검은 손길 온라인 그루밍을 읽었다.
그루밍범죄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호감을 얻거나 돈독한 관계를 만드는 등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폭력을 가하는 것을 뜻한다. 보통 어린이나 청소년 등 미성년자를 정신적으로 길들인 뒤 이뤄지는데, 그루밍 성폭력 피해자들은 피해 당시에는 자신이 성범죄의 대상이라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네이버 지식백과]
국내 1호 프로파일러인 권일용 전 경찰 공무원님의 강의에서 현대 사회의 범죄는 N번방 사건과 같이 온라인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내용이 생각났다. 오프라인에는 CCTV가 너무 잘 설치되어 있어서 잡히기 쉬운 반면 온라인 범행은 교묘하고 다양하게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읽으면서도 마음이 묵직했다.
많은 청소년과 청소년을 키우시고 계신 부모님께서 읽으셨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우리 아이의 문제가 되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책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주인공 혜주는 인스타 다이렉트로 알게 된 나이스 가이를 강남에 사는 서울대 생 멋진 오빠로 여기며 좋아하게 된다. 하지만 나이스 가이는 혜주에게 선물이며 명품으로 호감을 사서 길들인 뒤 성범죄를 일으킨다. 단짝 가람과 가람이 라이벌로 여겼던 서미진이 합심하여 범죄자를 잡고 혜주를 도와주는 과정을 담고 있다.
다 읽고 들었던 생각난 것은 고 신해철 씨가 했던 말이었다.
요즘 청소년들은 문제없다. 어른들이 문제다
Sns에 지나치게 중독이 되는 청소년들의 심리는 관심받고 싶어서 일 것이다.
왜 이렇게 누군가의 관심 목말라할까?
혜주와 가람이 엄마의 태도를 보며 청소년들이 이런 범죄의 가해자나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른들이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혜주는 자신의 엄마가 돈 버는 데에만 관심 있고 자신에게는 관심이 하나도 없다고 말한다. 명품 사는 데는 몇 시간이고 열을 올리면서 자신이 물으면 대꾸도 하지 않는다고. 그저 돈만 많이 벌어서 쥐여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혜주는 부모님의 관심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가람이 엄마는 다른 형태지만 가람이에게 온전한 관심이 없다. 오직 가람이 성적에만 가람이가 공부를 하는지 안 하는지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가람이도 부모님의 관심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고인이 되신 신해철 씨 말처럼 청소년은 아무 문제가 없다. 한쪽으로만 지나치게 치우친 어른들이 문제인 것이다.
온전한 관심을 받지 못한 공허한 상태에서 마음까지 삐뚤어진다면 그 아이들이 자라서 또 다른 범죄를 일으키지 않을까?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다.
소설을 읽는 내내 나는 아이에게 어떤 엄마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소설에서 상담사 선생님은 SNS을 아예 안 하고 살 수는 없겠지만, 잘 활용해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할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청소년이 건강하게 SNS 하는 법도 설명하는데, SNS을 하는 어른들에게도 꼭 필요한 팁이었다.
1. 모르는 사람이 자꾸 말 걸면 대답하기 없기
2. SNS에 개인 정보, 정면 사진, 전신사진 올리기, 실시간 위치 정보 밝히기 없기
3. 만에 하나 무슨 일이 생기면 선생님이나 경찰에 바로 연락하기
이런 중요한 청소년 온라인 성범죄에 대한 내용을 소설로 써주신 리하작가님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