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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고 명랑하게, 매일 하는 심신단련 - 소란한 세상에서 나만의 리듬이 필요할 때
신미경 지음 / 서사원 / 2025년 6월
평점 :
느리고, 명랑하게, 매일 하는 심신단련
소란한 세상에서 나만의 리듬이 필요할 때
올해 초 나와 단단하게 연결되기로 마음먹었다. 작년 많은 일을 하면서 정신적으로 힘들어지면 몸이 먼저 느꼈고, 몸이 지치면 마음이 더 무너졌는데, 올해는 그 순환을 조금씩 바꿔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막연히 나에 대한 이해가 조금 더 깊어져야 할 것이고 나와의 관계가 더 좋아져야 한다는 생각이 스쳤다.
다시 수업이 많아져서 정신없던 중, 인디캣님 서평단으로 만난 책 『느리고 명랑하게 매일 하는 심신단련』. 책의 부제목 중 "나만의 리듬"이라는 단어에 끌려서 읽게 되었다.
저자 소개와 책날개의 책 소개 부분- 아래 문장에서 시선이 머문다.
단순한 즐거움을 추구하며 자기만의 원칙으로 양질의 일상을 꾸려가는 100일간의 작은 시도들
디지털 디톡스 100일, 밀가루 단식 80일, 낙관주의 연습 30일, 평정심 16시간... 목차를 보니 나에 대한 이해와 나와 연결될 구체적인 방법이 담겨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생긴다.
이 책은 저자의 생각과 경험을 통해서 소리 없이 흘러가는 하루 안에 놓치기 쉬운 ‘나 자신’을, 다시 천천히 돌아보게 했다. 자기 계발서처럼 '이렇게 해야 한다"강하게 몰아치지 않고, 조곤조곤 말 걸어주는 문장들이 좋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남았던 부분은 파트 2 "더는 소홀히 할 수 없는 것들_밀가루 단식 80일"의 음식 조절에 관한 대목이다.
나와의 관계가 편안하면 좋은 음식을 먹게 되고, 스트레스가 많아지면 아무 음식이나 마구 먹게 되는 불안정한 식습관 때문이다.
음식은 육체적인 건강은 물론 정서적인 건강과도 연결되어 있다. 나와 깊이 연결되고 싶다면 아무거나 먹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단식을 하거나 무작정 절제하라는 것이 아니라, 나를 해치는 음식을 알아차리고, 나를 아끼는 방식으로 먹는 법을 이야기한다. “먹는 것에 양심을 담자”는 말이 오래 머물렀다.
최근 '과자 끊기'에 또 실패한 나는 책을 읽으면서 먼저 단 맛, 설탕 중독에서 먼저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저자는 완전히 '설탕 끊기'까지 10년이 걸렸다고 한다. 설탕을 끊은 다음 밀가루를 끊었다.
그것들이 먹고 싶을 때마다 '정제설탕과 밀가루는 염증 유발 음식이라고 했지- 운동하기 싫은 날에는 비만으로 성인병에 걸려 약을 한 움큼씩 먹는 미래 또는 근육이 빠져서 침대 신세를 지는 경우'를 상상하며 이겨냈다고 한 대목에서는 미래의 자신에 대한 애정이 느껴져서 웃음이 났다.
입맛을 완전히 바꾸어서 생리전 증후군 때 과자와 단 음식이 더 이상 나를 지배하지 않기 바라는 마음이 가득해졌다.
심신 단련이라는 단어는 어쩐지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 책은 전혀 다르다. 느리고, 부드럽고, 일상의 언어로 다가온다. 나를 위한 작은 루틴들로 내 안의 소홀했던 감각들을 하나씩 깨우는 시간이 된다. 특별한 무언가를 해서가 아니라 지극히 일상적인 걷고, 먹고, 숨 쉬는 작은 행위를 나를 위한 방식으로 반복적으로 루틴화해나갈 때 내가 조금씩 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믿게 해준다.
하루 한 편, 짧게라도 이 책을 다시 읽고 싶다. 몸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올바른 식습관을 장착하고 싶은 사람으로서, 나를 나답게 지키고, 나와 깊이 연결되고 싶은 사람으로서...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은 사람에게 1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