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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 상자를 개봉하시겠습니까? ㅣ 아이스토리빌 50
성주희 지음, 심윤정 그림 / 밝은미래 / 2022년 9월
평점 :
큰아이 초등 5학년 때였나... 반에 유투브 하는 아이가 있는지,
갑자기 유튜브가 하고 싶다고 했다.
주제는 얼음땡 게임 실시간 녹화 및 해설과 슬라임 촬영.
너무나 간절하게 1년이 넘도록 노래를 불러서, 잠시 하게 놔둔적이 있다. 아주 잠시.
온라인 학폭에 치를 떠는 나로서는, 이런 결정을 내리기까지 너무나 힘들었다.
거기다 남편도 이부분에 대해서는 완강했던지만, 둘이서 밤이 늦도록 이야기하며 의견을 조율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몇가지 보호장치를 걸었다.
댓글, 좋아요 차단.
개인정보 유출 방지를 위해 예명을 쓸 것 및 그외 성별, 전화번호, 지역 등 개인정보 비공개.
처음에는 신이나서 하더니, 금방 흥미를 잃었다.
원래 SNS나 유튜브를 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다른 사람들의 '호응' 인데,
그게 없으니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하는 격이 되어버렸으니 말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유튜브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에 관해서도 이야기가 이어졌다.
전문적이지 않으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크리에이터' 자체가 직업이 아니라,
내가 가진 어떤 분야의 전문성을 활용하는 수단이 되는 것이 바로 '유튜브'라는 것을 말이다.
사실 아이가 하려고 했던 온라인 게임이나 슬라임 영상은 식상한 주제에
그저 평범한 일상을 레코딩 해놓는 수준이니 사람들을 끌기 어렵다는 것을, 아이 스스로도 깨달았다.
백날 설명해도 받아들이지 않던 진실을,
실패를 통해 알게 되었다한다면 너무 과장일지 모르지만, 결국 원하던 방향으로 결론이 나긴했다.
이번에 읽은 [밝은미래 ▶ 행운 상자를 개봉하시겠습니까?]은
'좋아요'와 '조회수'를 갈망하는 요즘 아이들 아니 어쩌면 요즘 사람들의 행태를 어린이 동화 속에 녹여놓은 이야기다.
주인공 별하는 겉으로는 아닌 척 하지만, 같은 반 채라를 질투할 만큼 부러워한다.
채라는 부모님의 전격적인 지원아래, 항상 값나고 멋진 물건들을 가지고 있고
더군다나 유튜브에서 언박싱 동영상이 큰 인기를 끌 고 있는 같은 반이지만 친하지는 않은 친구이다.
그리고 항상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앉아 종이접기만하는 별하의 짝꿍 연희.
어느날 별하를 위해 접은 종이 다이아몬드를 선물하고 둘은 조금씩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별하는 우연히 학교 근처에서 <행운상자 자판기>를 발견한다.
여기에는 돈 대신 누군가 나를 위해서 정성들여 준비한 선물을 집어넣으면, '행운상자'를 얻을 수 있는데,
과연 별하는 어떤 선택을 할까?
[밝은미래 ▶ 행운 상자를 개봉하시겠습니까?]는 행운상자 자판기라는 독특한 소재를 활용하고 있다.
누군가에게서 받은 정성 가득한 선물을
나의 욕망을 위해서 사용할 것인가 아닌가는 고민하는 과정을 통해,
읽는 이로 하여금 물질과 심리적 행복감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진정한 행복인지 고민하게 한다.
11살 초등 4학년 아이가 주인공이라 그런지,
둘째아이가 더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아이한테 물어봤더니, 아직 자기 반에는 채라나 별하처럼 유투브 하는 친구가 없다하지만
같은 학년에 누가 다른 주제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구독자 수가 3명이라고...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