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박소희님의 서재 (박소희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1450263</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 /><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Thu, 07 May 2026 19:15:39 +0900</lastBuildDate><image><title>박소희</title><url>http://image.aladdin.co.kr/img/blog2/manage/profileimg.jpg</url><link>https://blog.aladin.co.kr/751450263</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박소희</description></image><item><author>박소희</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사랑이 너무 많아서 - [러브 온 더 락]</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1450263/17256033</link><pubDate>Sun, 03 May 2026 23:1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1450263/1725603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25358&TPaperId=1725603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066/11/coveroff/893642535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25358&TPaperId=1725603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러브 온 더 락</a><br/>고선경 지음 / 창비 / 2026년 04월<br/></td></tr></table><br/><br><br>‘사랑’이 어디에도 없는 사랑 이야기를 좋아하는 편이다. 사랑을 맨 앞에 내세우는 건 어쩐지 너무 부끄럽고, 다 벗겨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다. 꼭 구체적인 단어가 아니라도 사랑한다는 표현은 어떻게나 가능하니까.&nbsp;<br>러브 온 더 락은? 사랑이 곳곳에 있다. 시집 표지도 분홍이고, 시집 제목에도 러브가 있다. 온통 사랑 투성이다. 그래서인지 실은 맨정신에 읽기가 쉽지 않았다. 읊조릴 때면 정신없이 그 속에 빠져드는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더더욱 칵테일과 함께했어야 했나? 문득 그런 생각도 든다.<br>시는 내게 늘 어려운 걸음이다. 단어 하나가 큰 파도 같아서 쉽게 읽히지가 않는다. 읽을 때마다 자꾸 끊겨, 친구에게 시를 읽는 어려움을 말했다. 그때 친구는 사진보듯 시를 읽어보라고 말해줬다. 하나 하나 먹으려들지 말고 그냥 텍스트 그대로 느껴보라는 것. 그게 참… 쉽지 않지만! 읽으면서 오랜만에 이 시 참 좋은데? 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병률 시인의 시집 이후로 오랜만인 감각이었다.&nbsp;<br>맨 위에 적은 문장은 시 ‘사랑의 교육학’ 중 일부다. 실은 이외에 빠져든 시 두 편이 있다. 하나는 ‘흰 우유에 빠뜨린 오레오 쿠키를 수저로 건져 먹을 때’. 또 하나는 ‘침사추이에서 비치로 가는 길’.&nbsp;<br>나는 소설에 익숙한 편이다. 그래서 읽을 때마다 혼자 놀라기도 하고 질문을 던지기도 하며 남몰래 대화한다. 시를 읽으면서는 그런 생각들이 그리 필요하지 않았다. 그저 시를 읽었다. 그리고 좋았다. 인상깊었다. 그렇게 그냥 받아들이는 감각을 다시 인식했고, 그 사실이 참 좋았다.&nbsp;<br>확실하게 추천하는 건, 칵테일을 마시며 취중 ‘러브 온 더 락’을 하는 것도 좋겠다는 것!또 고선경 시인님과 사랑 이야기를 잔뜩 해보고 싶다.•••<br>🥃… 몸을 아무리 씻어도 하얘지지 않는다고 우는 까마귀가 세상에 어디 있겠어 마지막으로 본 그에게서는 탄내가 났어 베란다 밖엔 눈발이 날리네 …22p<br>우리가 함께 본 주성치 영화 때문에 홍콩까지 왔다는 게 새삼스럽지 않아도 섹오 비치에 다다랐을 때 눈 커졌고왜 이곳만은 한겨울 같은지황량한지 아름다운지생각했지109p<br>*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066/11/cover150/893642535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0661137</link></image></item><item><author>박소희</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마치 마트료시카처럼, 더 깊게 더 자세하게 - [AI가 나보다 일을 잘할 때]</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1450263/17255923</link><pubDate>Sun, 03 May 2026 22:1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1450263/1725592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8124X&TPaperId=1725592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94/7/coveroff/893648124x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8124X&TPaperId=1725592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AI가 나보다 일을 잘할 때</a><br/>김대식.김혜연 지음 / 창비 / 2026년 03월<br/></td></tr></table><br/><br><br>글쎄, 너무 당연한 거 아닌가? AI가 나보다 일을 잘하는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매일 같이 AI의 도움을 받는 나로서는 그래야만 하기도 했다.오래 전 AI가 막 등장했을 즈음에 AI로 인해 사라질 직업들이 명단, 순위 같은 것들을 본 적이 있다. 그때는 놀랐고, 또 그러려니 싶었다. 그게 내 이야기는 아닐 테고, 몇 년 뒤에 당장 사라지지도 않을 테니까 말이다.AI가 상용화되고 이제 남은 것은 범용 인공지능, AGI다. 몸을 사용하는 AI는 아직 일상생활에 크게 자리 잡지 않았지만, 앞에서 말했듯 AI는 이제 늘 함께 있다. 원래 같았으면 검색창에 검색할 것도 모두 챗GPT에 질문한다. 고민 상담을 하기도 하고, 공부할 때면 급하게 궁금한 점을 질문하기도 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너무 빠르고 쉽고, 편하게 내가 필요로 하는 것들을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정말 좋지 않을 수 없다.하지만 마냥 감탄하기에는 AI가 여러 분야의 거의 모든 일을 대체할 날이 머지않았다는 문제가 있다. 책에 따르면 향후 5년 안에는 범용 인공지능, AGI가 등장할 것이라고 한다. 아직 실감 나지도, 잘 상상되지도 않은 그런 미래가 도래한다면 정말 어떻게 해야 하지? 책은 그런 고민을 함께 나눈다.  &nbsp;  인공지능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은 그나마 처지가 괜찮은 겁니다. 이제 막 현업에 진입하려는 청년들과 지금의 미성년들은 훗날 더욱 심각하고 절망적인 고용 상황을 맞닥뜨리게 될지 모릅니다. 10년이나 15년 뒤, AGI가 개발되어 인간 능력 대부분을 인공지능이 대체하는 시대에 그들은 일자리를 가질 기회조차 얻지 못할 수 있죠. AI 기술의 팽창은 모두의 예상보다 빠르게 현실을 침범하고 있습니다.18-19  &nbsp;  인공지능이 인간이 노동, 창작, 연구까지 모든 일을 한다면 인간은 무얼 해야 하나.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을 인간만이 갖고 있는 것,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이 중요해진다. 책에서 여러 논의와 의견들이 있는데 몇 가지들을 한데 모아보자면 이렇다.   &nbsp;  잘 질문하고 잘 고르는 사람.판단력의 중요성.판단력에서 중요한 것은 개인의 안목이며,&nbsp;안목은 경험,&nbsp;비교의 축적을 통해 나온다.능력 간,&nbsp;포지션 간의 경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사람.&nbsp;어쩌면 유연성(신체 말고.)인간이 몸이 가진 고유한 가치,&nbsp;말하자면 인간의 신체적 한계는 대체될 수 없음(무용 예술 분야)혹은 아주 오랜 시간을 통해 축적된 것들.&nbsp;가령 장인 정신은 대체될 수 없음.(줄넘기 장인,&nbsp;설거지 장인 등)취향과 정체성을 세밀하게 알아차리기,&nbsp;나다움을 인식하는 태도빠른 변화 속&nbsp;‘나’라는 중심을 놓지 않는 것AI는 인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귀여운 고양이 그림 500개를 그려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중 어떤 그림을 고를지는 인간이 결정해야겠죠. 즉, 판단하고 선택하고 결정하는 능력이 마지막까지 인간의 영역으로 남는 겁니다. 저는 이 판단 능력이 인간의 능력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이를 안목이라고도 부릅니다. 안목은 어떻게 생겨날까요? 저는 안목이란 다양한 경험이 축적된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53<br>장인 정신의 가치가 더욱 높아진다고 생각하면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를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는 부담도 따라오는 듯하다. 이건 판단력의 중요성이 높아진다는 말과도 같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진지하고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라는 것. 어쩌면 줄곧 그래왔던 것 같기도 하다. 어릴 적부터 고민해 왔던 지점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AI는 앞으로 더 많은 일상에서 자리를 차지해 나갈 것이고, AI와 잘 살아가는 방법은 어렵더라도 최대한많이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방법뿐이라고 한다. 그 속에서 인공지능에 잘 질문하고, 인공지능이 도출해 낸 답들 가운데 인간은 판단하고 결정한다. 아마 딱 떨어지는 답은 없을 것 같다.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시간의 흐름만큼 또 무언가는 변화할 것이니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유연함을 가지고 더 자세히 ‘나’라는 사람을 들여다보는 것, 중심을 잃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다시 우리는 질문하면 된다. 그러면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내가 좋아하는 것. 좋아하는 것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더 세세하고, 깊이 들여다보는 연습이 필요할 것 같다. <br>*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nbsp; &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94/7/cover150/893648124x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940783</link></image></item><item><author>박소희</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꿈이라는 거대한 파란 속 이들에게 - [파란 파란 - 제19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1450263/17219504</link><pubDate>Wed, 15 Apr 2026 23:3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1450263/1721950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57470&TPaperId=1721950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028/21/coveroff/893645747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57470&TPaperId=1721950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파란 파란 - 제19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a><br/>유지현 지음 / 창비 / 2026년 04월<br/></td></tr></table><br/>*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br>꿈에 대해 내가 자신있게 할 수 있는 말은 그다지 없다. 그건 나 스스로도 아직 헤메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막막한 마음에 어학사전을 들여다보니 꿈은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을 뜻했다. 또 동시에 실현될 가능성이 아주&nbsp;적거나 전혀&nbsp;없는 헛된 기대나 생각이라는 의미도 있었다. 꿈을 생각하면 답답하고 막막한 동시에 간절히 바라게 된다. 이루기 어려운 것을 이루어내고 싶기 때문이다.책 ‘파란 파란’은 이러한 꿈을 갖고 있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다. 마냥 희망차지도, 그저 답답하고 슬프지도 않은 각자만의 꿈을 겪어내는 이야기. 자세히 이야기하려면 우선 책의 배경을 설명해야 할 것 같다. 책은 육지가 대부분 물에 잠긴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해수면이 높아진 까닭에 산 위에서 겨우 살아가는 고산종이 있으며 물 속에서 살아가는 심해종도 있다. 인간은 물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 아가미가 생기는 등 진화되기도 한다. 이러한 배경 속 모파, 유일, 운하 등의 아이들은 ‘가장 깊은 심해 도시인 청운시에 사는 고등학생 심해수영 선수다. 이들 중 모파는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모파는 자신의 한계를 딛고, 기록을 앞당겨 대회에서 우승하고자 하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다. 지지부진한 기록과 따라주지 않는 마음과 체력 때문이다. 그러던 중 물 속에 살기 위한 진화가 되지 않은 고산종 수림을 만나고 여러 일을 겪는다.꿈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하자면 책 속 모파의 꿈은 좀 더 빠른 기록을 내는 것. 능숙하게 늘 편하게 우승을 거머쥐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이루기 어렵다. 그렇기에 꿈인 것이다. 애쓰는 모파의 모습을 보며 꿈을 이루기 위해 치열하게 무언가를 하는 여러 사람들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다.  &nbsp;  105맞아, 나도 모르겠다. 내가 선택한 길이 곧 가로막힐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만두지 못했다. 애초에 그만둘 생각도 없었다. 그저 내가 틀리지 않았을 거라고 믿으며 어떻게든 버티는 게 다였다. 지금의 나는 잠깐 가라앉았을 뿐이고 분명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이미 잘해 봤으니 최상의 상태로 다시 올라가는 게 불가능한 바람도 아닐 거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nbsp;  그러나 책이 말하는 건 당연히 그저 ’꿈은 이루기 어려워‘라는 말이 아니다. 꿈이 주인공 같아 보이지만 꿈 그 자체가 아니라 꿈을 가진 이들이 사실 진짜 주인공인 것이다. 꿈을 이루어 내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무언가를 해내고자 하는 마음, 그러기 위해 노력하는 시간들이 더 가치있다고 책은 넌지시 알려준다.  &nbsp;  224요령을 살려서 몇 번 더 레인을 돌아봤지만 달라지지 않았다. 하루를 꼬박 연습하고 ‘어쩐지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을 때’쯤이면 꼭 훈련 시간이 끝났다. 원래 같았으면 레인에 남아서 그 모호하고 아리송한, 신기루 같은 감각을 붙잡으려고 계속해서 팔을 뻗었겠지만 지금의 나는 그러지 않는다. 내가 레인에서 붙잡으려던 것이 마땅한 보상이 아닌 나에 대한 기대감이라는 걸 알게 되었으니까.나는 내가 더 대단한 사람이기를 원했고, 그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 스스로를 몰아붙였다. 누군가는 될 때까지 노력하면 결국 성공할지 몰라도 나는 그렇지 않다는 걸 알았다. 나에게는 휴식이 필요했고 나를 돌아볼 여유가 부족했다. 이제는 내가 어디에 있고, 정확히 무엇을 하고 싶은 건지 알아 가야 할 때였다.  &nbsp;  여러 일들을 겪으며 모파는 심해 수영을 그만 둔다. 큰 허탈감과 상실감 보다는 즐겁게 헤엄칠 수 있었다는 마음으로 모파는 그 꿈을 놓는다. 꿈을 놓는다는 게 실패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책 제목인 ‘파란’은 물결을 뜻하기도 하고, 어려움이나 시련을 뜻하기도 한다. 뜻을 알고 다시 제목을 보면 그 의미가 느껴진다. 꿈을 향해 가는 거친 파도 속에는 여러 물결들이 있을 것이다. 잔물결일 수도 있고, 큰 물결일 수도 있다. 연한 물결은 함께 타고 갈 수 있지만 큰 물결을 마주치면 배가 뒤집어지듯 엎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숱한 어려움을 지나 파도가 밀어낸 몸이 닿은 곳이 꼭 목적지가 아니어도 괜찮다. 잔잔하게 일렁이는 물결의 빛들이나 진하고 옅은 파도의 색들, 시원한 바람 같은 것들이면 충분하다.  &nbsp;  227“게다가 해파리는 호흡도 세포로 한다며? 물에서 절대 숨 막힐 일은 없겠던데?”  &nbsp;  물에 빠져 죽는다니 이상한 말이었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온 세계가 물에 잠겨 있는데, 물속에 있는 것만으로도 죽을 이유가 될 수 있다는 걸까.  &nbsp;  우리는 각자 호흡하는 법이 달랐다. 그렇기에 환경에 적응하는 건 온전히 자신의 몫이었다. 숨을 쉬기 위해서 보조 기구를 쓰는 것도, 헬멧을 쓰는 것도 괜찮았다. 그저 자신에게 보조기구와 헬멧이 필요하다는 걸 알기만 하면 되었다.  &nbsp;  241“누가 그러는데, 세상에 할 수 있는 일은 많고 그중에서 내가 처음부터 잘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봐야 한다더라.”내 말을 들은 수림이 씩 웃었다.“그래서 나도 뭐든지 해 보려고. 당연히 못할 거라는 생각으로.”<br>#파란파란 #유지현 #텍스트Z #창비청소년문학상]]></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028/21/cover150/893645747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0282140</link></image></item><item><author>박소희</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중요한 건 그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 - [호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1450263/17162960</link><pubDate>Fri, 20 Mar 2026 22:4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1450263/1716296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57454&TPaperId=1716296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65/43/coveroff/893645745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57454&TPaperId=1716296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호구</a><br/>김민서 지음 / 창비 / 2026년 03월<br/></td></tr></table><br/><br>불계패가 신의 한 수가 되기도 하는 것이 인생중요한 건 그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br>종종 가는 무등도서관의 길목에는 벤치들이 여럿 있다. 그곳은 대개 어르신들의 차지다. 지나갈 때면 옹기종기 모여 늘 바둑을 두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흥미가 생기기도 하지만 실은 바둑을 전혀 모른다. 백돌과 흑돌 중 어느 것이 먼저인지, 어떻게 해나가는 것인지도 모른다.책 제목인 ‘호구’라는 단어를 보았을 때 처음 떠올린 것은 그 호구였다. “너 호구야?” 할 때의 그 호구. 물론 책 속에서 호구는 여러 뜻을 가진다. 바둑의 용어이기도 하고, 앞서 말한 것처럼 만만해서 이용당하는 사람을 이르기도 한다. 바둑에서 호구는 돌 세 점이 둘러싸여 한쪽만 뚫린 때를 뜻한다고 한다. “검은 돌 석 점이 세모나게 펼쳐진 모양이 호랑이를 닮았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호랑이가 입을 벌리고 있으니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을 뜻한다. 이는 딱 책 내용을 설명해 주는 단어이기도 하다. 책은 호랑이가 입을 벌리고&nbsp;있는 ‘호구’의 상황 속 소년의 이야기다. 주인공 ‘윤수’는 아버지 없이 어머니, 할아버지와 셋이서 살고 있다. 마냥 쉽고, 편안하지 않은 생활 속에서 윤수는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며 고통과 혼란을 느끼는 인물이다. 그는 바둑을 두는 할아버지로부터 세상을 배운다. 강해져야 한다. 큰 사람이 돼라. 이에 자신을 괴롭히는 ‘권이철’과 같아지기 위해 노력하기도 한다. 머리를 노랗게 물들이고, 도리어 자신이 다른 친구들을 괴롭힌다.책 속 주인공은 말한다.   &nbsp;  하지만 나는 잊히지 않는 기억이 되고 싶었다. 누군가의 가슴에 깊이 꽂혀서 영영 지워지지 않은 채 남고 싶었다. 그러니 이 욕망은 불가항력이었다.호구보다는 개새끼가 오래 남잖아.134  &nbsp;  그런 윤수를 보며 할아버지는 그저 행복한 놈이 되라고 다시금 말한다. 웃는 게 이기는 것이라며 말이다.  &nbsp;  “웃는 게 이기는 거다.”할아버지는 웃어야 이긴다 했다. 무엇에게? 인생에게.그깟 거에게 이겨서 무엇이 남냐고 물었더니 할아버지가 본인 이름 석 자를 댄다. 최용남. “칠십삼 년 뼈 빠지게 산 최용남이가 남지.”93  &nbsp;  작가는 사람은 선인과 악인으로 구분 짓기 입체적인 존재라고 말한다. 책 속 윤수는 선인이자 악인인 딱 입체적인 인간의 모습을 띤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윤수에게 말한다. 행복한 사람이 되라고. 그리고 마지막, 윤수는 스스로 말한다. 행복할 때보다 불행할 때가 많지만 ‘지금’ 인생을 살고 있다고.책 속 모든 이야기가 그 마지막 문장을 가리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이, 윤수가,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것이 그것이 아니었을까.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 큰 사람과 작은 사람. 강한 사람과 약한 사람. 행복과 불행. 세상에는 두 가지로 나뉘는 듯한 숱한 기준이 있다. 하지만 무엇이 더 낫고, 무엇이 못나다고 할 수는 없다. 우리는 모두 그저 각자의 길을 걷는다. 자신만의 삶의 모양새가 있는 것이다. 윤수가 하는 말도 그렇다. 지금 현재의 삶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삶이라는 기다란 선 위에서 우리는 매일, 매 순간 점을 찍으며 살아간다. 아직 찍어야 할 점들은 수없이 많다. 점이 모양이 어떻든 삶이 끝나지 않는 한 우리는 그것을 판단할 수 없다. 점이 너무 작든, 일그러졌든 혹은 아주 동그랗든, 선이 끝나지 않는 한은 모른다. 삶이란 다 끝나봐야 그 의미를 알 수 있다.나는 지금 인생을 살고 있어. 한 마디의 위로가 심심해서 좋았다. 윤수의 삶도, 고민도 그때의 나와 비슷했기에 마치 과거의 나 자신에게 다시 위로를 건네는 듯했다. 호구는 금방 술술 읽힌다.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다.자꾸만 삶을 저울질하게 된다면, 삶 그 자체에서 답을 얻고자 한다면 『호구』를 펼쳐봐도 좋겠다. 답을 찾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지금’을 살아가는 것이 호구를 탈출하는 신의 한 수일지도 모른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65/43/cover150/893645745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7654336</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