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몰랐던 잠 이야기 풀빛 지식 아이
허은실 지음, 이희은 그림 / 풀빛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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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9시전에 잠을 잤다. 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난 후 자는 시간이 조금 늦어지긴 했지만, 막내가 어려 늦게 자는 편은 아니었다. 그런데 둘째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각자 방에서 자기 시작하면서 아이들이 자는 시간이 늦어졌다.

일찍 자라고 말하면 큰아이는 자고 싶은데 잠이 오지 않는다고 울먹인다.

밤에 늦게 자니 아침에 일어나기는 힘들고..

그런 일상이 반복되다 보니, 자라고 말하는 나도 억지로 자려고 하는 아이도 스트레스가 된다.

'10시 이전에 잠을 자야 성장호르몬이 나와 키가 큰다

제 때 잠을 자지 않으면 키도 안자라고,

수업시간에 집중할 수도 없다.

성격도 예민해져 몸도 힘들다'

라는 말을 수없이 하지만, 소리지르지 않고 자는 날보다 큰소리가 나야 자러 가는 날이 더 많은 것 같다.

'허은실'작가님의 책은 아이들이 재미있게 보고 있어서,

<나만 몰랐던 잠 이야기>도 아이들이랑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만 몰랐던 잠 이야기>는 풀빛 출판사에서 출간된 책이다.

허은실 작가가 글을 쓰고, 이희은 작가가 그림을 그렸다.

출판사도 좋아하는 출판사 중 하나이고, 작가도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분이다.

그렇기에 더욱 기대가 된 책.


"아직 멀었니?"

"양치질만 하고요."

"세수는?"

"아, 맞다!"

"잠옷도 갈아입어야지."

"알았다고요."

"양치질하고 세수도 하고 잠옷도 갈아입고. 이젠 다 됐지?"

"물 좀 마시고 올게요."

"자, 불 끈다."

"안 돼요! 아빠!"


조명 아래 하품을 하는 아이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 앞표지를 넘기니 면지에 이런 대화글이 쓰여 있었다.

아이들에게 읽어 주면서 한참을 웃었다.

어쩜 우리집과 이리도 닮은 대화가 오고가는지..

불 끄고 누워도 물 마시러 나가는 막내가 우리집에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아이들도 알게 된 것 같다.

그림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자잘한 재미도 있었다.

밤에 자는 동물, 낮에 자는 동물도 소개가 되고,

왜 사람은 밤에 자야 하는지 이야기를 해 준다.


우리 몸 안에는 '생체 시계'가 있어.

생체 시계는 언제 자고 언제 깨어야 하는지 알려 주는데

이 생체 시계에 맞춰 지내야 몸이 건강해진단다.

우리 몸의 생체 시계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 글과 그림을 통해 알 수 있다.

잘 준비를 하고, 깊은 잠에 빠지게 되는 과정도 글과 그림으로 만날 수 있어 아이들이 더 관심있게 책을 본다.

그리고 잠을 안자게 되면 어떻게 되는지도 이야기 해 준다.

면역력이 떨어지고, 병에 잘 걸리게 되고, 살이 찌고, 기억력이 나빠지고, 짜증이 많아진다.

잠을 안자면 어떻게 되는지도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책을 보고 난 후, 당당하게 왜 엄마가 일찍 자라고 하는지 알겠지?라고 말했더니,

큰아이는 저도 일찍 자고 싶어요. 그런데 잠이 안와요.라고 답한다.

일찍 자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할까?

<나만 몰랐던 잠 이야기>를 보며 잠을 푹 잘자면 좋은 점을 알게 되었는데,

정작 아이는 일찍 자기 위한 방법을 찾지 못했다.

하루종일 피곤하게 운동을 해도, 잠이 안온다고 하고...

아침에 일찍 깨워봐야겠다. 그럼 밤에도 일찍 자지 않을까?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재미가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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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는 일기를 이렇게 쓴다
최철호 지음 / 지식공방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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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제일 힘들어 했던 게 일기쓰기였다. 하루를 돌아보면서 무엇을 했는지 이야기도 나눠보고, 그 중 기억 남는 것도 찾아주기도 했는데, 아이는 일기장만 펼쳐 놓고 아무것도 쓰지 않고 있었다. 왜 안 쓰냐고 물었더니,

한 일과 느낀 점을 써야 하는데, 느낀 점을 쓸 수가 없다는 말과 함께 서럽게 울었다.

그래서 함께 했던 일 중 일기 쓰면 좋을 것 같은 내용을 이야기 해 주면, 그 내용으로는 일기 쓰기 싫다고...

그렇게 일 년을 보내면서 일기쓰기라면 아이도 좋아하지 않지만, 옆에서 보고 있어야 하는 나도 달갑지 않았다.

주말이면 일부러 밖으로 나가 체험도 하고, 이것저것 볼거리도 찾아 주지만,

정작 아이가 일기장에 쓰는 것은 텔레비전 본 내용이니, 허탈하기도 했다.

지금도 아이는 일기 쓰기를 어려워 한다.

조금 컸다고 일기 쓰면서 우는 일은 없지만, 일기 쓰는 날은 아이 방에 늦은 시간까지 불이 켜 있다.

어떻게 하면 아이가 일기쓰기를 어려워 하지 않을까?


<영재는 일기를 이렇게 쓴다>는

'내 아이에게 꼭 알려주고 싶은 일기 쓰기 비법'이라는 말이 눈에 들어왔다.

엄마가 읽고 아이에게 가르쳐 줄 수 있는 일기 쓰기 비법이라는 말에, 큰 아이가 생각이 났다.


일기 쓰기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아서 책읽기에도 큰 도움을 줍니다.

일기가 유치원 어린이들이 배우는 기초적인 글이지만 결코 쉬운 글은 아닙니다. 글의 기초이기 때문에 배울 것이 오히려 더 많아요. 예를 들어 날씨 표현을 '맑음', '흐림'으로 쓴다면 이건 고전적 표현입니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날씨를 잘 관찰하여 그 변화무쌍한 기후를 정확하고 재미있게 표현해야 합니다. 이외에도 제목을 쓰는 방법, 주제를 잡는 방법, 주제를 강조하는 방법 등 별 거 아닌 것 같은 일기 쓰기에도 고차원적인 쓰기 방법을 적용해야 일기다운 일기가 됩니다.

- <머리글> 중에서 -

아이가 일기쓰기를 어려워 할 때, 하루 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그 때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함께 생각해 본 다음 그 내용을 쓰면 된다는 말을 많이 했다.

일기는 나만의 역사이기 때문에, 나를 가장 잘 표현하는 글이고, 개인적인 글이라는 말과 함께 솔직하게 쓰면 된다고 했는데..

'머리글'부터 일기쓰기를 내가 너무 쉽게 생각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재는 일기를 이렇게 쓴다>는

일기는 왜 쓸까요?

'글감'은 어떻게 찾나요?

글감은 하루에 '한 가지'만 선택하세요

'날씨 표현'으로 표현력(관찰력+어휘력)키우기

'제목'은 일기의 얼굴

'주제'는 어떻게 잡나요?

주제는 '자세히 쓰기'로 강조해요(장면의 확대)

'생각. 앞으로의 계획'은 이렇게 표현해요

일기의 '표현방법'은 다양해요

아이가 '일기를 제대로 썼나' 이렇게 확인하세요

'참삭'의 실제

개요짜기

로 구성되어 있다.

 책을 보면서 좀 혼란스러웠다.

책 내용을 보면, 참삭한 예시가 많이 제시되어 있고, 일기를 참삭할 때 짚어야 할 점도 잘 정리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일기쓰기 참삭이 낯설게 다가왔다.

지금껏 아이들 일기는 참삭하면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개인적인 생각을 기록한 것이기 때문에, 자기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려면 참삭이 들어가지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참삭을 하기 시작하면, 아이가 보여주기 위한 글을 쓰는 것이지, 자신의 진짜 이야기를 쓰지 못하게 된다고 그래서 가급적이면 지금도 아이가 쓴 일기를 보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엄마가 무슨 책을 보는지 궁금해 하던 아이가 책장을 몇 장 넘겨 보더니 책을 덮었다.

일기쓰기가 기본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일기마저 형식을 강조하고, 틀을 만들어 주게 된다면,

우리 아이는 더욱 일기쓰기를 멀리 할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일기쓰기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연습이 되지 않아 그럴 수도 있다.

일기 쓰기를 처음 시작할 무렵부터 <영재는 일기를 이렇게 쓴다>에 나와 있는 내용대로 지도를 한다면 아이들은 그대로 받아 들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글쓰기는 아이도 어른도 어렵다.

나부터도 어떤 형식을 주며 그에 맞게 쓰라고 하면 부담스럽다.

글감을 잘 찾아, 주제를 잡고, 다양한 표현을 활용해 일기를 쓴다면,

일기 내용은 풍성해 질 것 같다.

그러려면 많은 연습이 필요하지 않을까??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

아이도, 나도...

그럼에도 한번쯤은 아이에게 일기쓰기에 대해 짚어 줄 필요는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은 든다.

물론, 선택은 아이의 몫이 되겠지만...

내가 아이에게 일기 쓰는 법을 잘 알려 줄 수 있을까?

엄마의 말을 듣고, 아이는 알려주는 방법대로 일기를 쓸 수 있을까?

그래도 무조건 일기 쓰라고 하는 것보다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알려 주는 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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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된 선비 이덕무 보림 창작 그림책
김세현 그림, 이상희 글 / 보림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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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영 작가가 쓴 <책만 보는 바보>를 몇 해 전에 읽었었다.
그 작품을 보기 전까지 알지 못했던 인물 '이덕무'
세종대왕이나 이순신 같은 위인들 만큼 알려진 인물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 책을 본 이후 '이덕무'라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듣게 되는 것 같다.
우리집 큰아이는 책을 좋아한다.
심심해도 책을 읽고, 마음이 심란해도 책을 읽는다.
놀다 쉴 때도 책을 보고, 잠들기 전, 아침에 일어났을 때도 책을 읽는다.
가끔 책을 읽는 게 아니라 활자 중독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래서 가끔 아이에게
우리집 '책만 보는 바보'라고 말을 하기도 했다.

보림출판사에서 출간된 <책이 된 선비 이덕무>는 이상희 작가가 글을 쓰고, 김세현 작가가 그림을 그린 그림책이다.
표지 그림엔 초가집에서 책을 보는 선비와 주변 경치가 담겨 있는 그림이다.
제목 아래엔 세로로 씌여진 한글이 있다.
우리나라 옛 책을 보면 지금처럼 글이 가로로 쓰여 있지 않고, 세로로 쓰여 있었다고 한다.
표지 그림을 통해 우리 옛 책의 모습을 엿볼 수 있게 한 의도가 아니었을까 싶다.

속표지에 있는 제목엔 나뭇가지와 꽃이 그려 있다.
왠지 매화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한국화 느낌이 나는 이 그림에 시선이 오래 머물게 된다.
화선지에 붓으로 그림을 그려 보고 싶다는 생각도 살짝 들었다.

옛날 목멱산 아래에 한 선비가 살았는데 책 읽기를 좋아하였다.
는 문장과 함께 그려져 있는 그림이다.
산 너머 해가 뜨는 풍경인지 지는 풍경인지 알 수 없지만, 고즈넉한 느낌이 든다.

온종일 방 안에 앉아 햇빛 드는 자리로 옮겨 가며 책을 읽었는데,
고요히 뚫어지게 바라보기도 하고 꿈결인 듯 혼자 중얼거리기도 하였다.
이덕무가 살았던 곳이 어디인지에 대한 설명.
그리고 이덕무의 성격을 알 수 있게 그에 대한 일화가 짧은 글과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다.

선비의 가장 큰 즐거움은
마음 맞는 벗들과 귀한 책 얘기를 나누는 일이었으니,
하얗게 눈이 덮인 마을과 높이 솟은 탑.
그리고 그 탑을 바라보는 선비와 벗들..
이들이 보고 있는 이 곳이 지금 서울의 '탑골 공원'이지 않을까 싶다.

아파도 책을 읽고,
슬퍼도 책을 읽고,
쌀이 떨어져도 책을 읽고...
책을 너무나 좋아하는 선비..
그는 책을 통해 아픔을 이겨내고 슬픔을 이겨내고 배고픔을 이겨냈다.

이렇게 읽은 책이 수만 권, 베껴 쓴 책이 수백 권이 되어
두루 모으고 가려낸 글로 책을 엮었다.
책만 읽었더라면, 그 선비의 이름은 지금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느라 집안일에도 세상일에도 까막눈이었다.
남들이 나무라도 따지지 않았고, 이를 기려도 뽐내지 않았다.
자기를 '책만 읽는 바보'라고 부르면서 기쁘게 들었다.
본인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참 행복했을 것 같다.
그런데, 아내 입장이고, 엄마 입장에서 본 이덕무는 생활력이 없는 무능한 가장이다.
아이들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 행복하다고 이야기 하는 엄마 입장에서 보면,
아이가 행복해 하는 모습을 지켜 봐주고 격려해 주는 게 맞는데..
자기의 앞가림도 못하면서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해 하는 것을 보며,
마냥 믿고 기다려 주기란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물론, 내 남편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며,
떨어진 쌀을 걱정해야 한다면, 그 남편에게 먹고 살 궁리를 하라고 아무말 하지 않을 수 있을까?
어쩌면, 이덕무의 이름이 지금껏 전해져 내려 올 수 있는 이유는 묵묵히 지켜봐 주었던 부인이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관직에 나아간 선비.
'책만 읽는 바보'로 관직에 나아가지 않았다면..
우리는 그를 어떻게 기억할 수 있을까??
대기만성(大器晩成)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는 선비 이덕무는 행복한 삶을 살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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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빅토리아 턴불 지음, 김영선 옮김 / 보림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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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보다보면 너무 예뻐 갖고 싶거나 선물하고 싶은 그림책이 있다.
대부분 책의 내용이 좋아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게 대부분이다.
보림출판사에서 출간된 빅토리아 터불 <판도라>를 만나기 전까지.

<판도라>의 택배 포장을 풀고 난 환호성을 질렀다.
우와! 어떻게 이렇게 질감이 좋지??
표지를 손으로 만졌는데, 실크의 부드러움이 느껴져 책장을 넘지지 않고 표지에만 흠뻑 빠져 있었다.
제목만 접했을 때는 <판도라의 상자>가 떠올랐다.
보통 다른 책들을 만나면 내용이 궁금해 표지는 대충 보고, 책 내용을 보려고 책장을 넘기는데..
<판도라>는 표지를 넘기는데 시간이 한참 걸렸다.
표지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움이 좋았다.
그리고, 아이보리 색보다 조금 진한 색상이 따스함을 주었다.
무엇보다 새 한 마리를 손에 올려 놓고 있는 여우의 미소가 마음을 포근하게 안아 주는 느낌이 들었다.
책 내용을 보기 전 부터 딸에게 호들갑을 떨었다.
엄마는 이 책이 너무 좋다고..
울 딸도 이 책의 느낌이 좋다고, 이 책은 자기 보물이라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다.
그리고, 좋아하는 책을 동생에게 읽어 준다.

얼핏 보기엔 산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망가진 물건이 산을 이룬 그림..
주인공 판도라는
망가진 물건이 잔뜩 쌓인 곳에서 혼자 살았다.

사람들이 버린 물건으로 집을 짓고,
물건들을 모으고, 고치면서 살아가는 판도라.
그러던 어느날...
창 밖으로 떨어지는 새 한 마리가 그려져 있다.
어딘가 망가진 게 틀림 없지만,
어떻게 고쳐야 할지 알지 못하는 판도라.

판도라는 포근한 보금자리를 만들어
밤새 지켜 주었어요.
책 표지의 느낌만큼이나 내용도 따뜻하다.
책장을 넘기는데 종이 자체가 일반 그림책보다 도톰한 느낌이 든다.
보금자리에서 잠이 든 손님도 편안해 보이고,
그 옆에 잠든 판도라도 편안해 보인다.
이제 혼자였던 판도라에게 친구가 생기게 되는 것일까?

건강해진 손님은
멀리멀리 날아갈 때면
먼 곳의 선물을 입에 물고
늘 돌아왔어요.
그러던 어느 날, 작은 손님이 돌아오지 않았어요.
글을 읽으면서 판도라가 다시 또 혼자가 되겠구나 싶었다.
계속 혼자일 때는 외로움을 모를 수도 있는데..
함께 했던 추억이 있는 상황에서 혼자가 되는 건
아무래도 더 외롭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판도라가 안쓰러워졌다.
멀리 떠난 손님이 야속해질 무렵,
그림을 보게 되었다.
처음 판도라가 손님에게 만들어 준 보금자리에는
망가진 물건들이 자리했었는데,
손님이 떠난 보금자리는 꽃이 피어 있고, 앨매가 달려 있기도 했다.
손님이 입에 물고 왔던 선물이 그림에 그려져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속상한 마음에 침대에만 있던 판도라..
그런데 하루하루가 지나면서
잿빛이던 세상이
차츰차츰 환해졌어요.

온 땅이 새롭게 태어나 있었어요.

<판도라>는 앞표지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뒷표지에서 끝이 난다.
망가진 물건들이 잔뜩 쌓여 있던 곳은 풀과 나무가 자라고, 과일이 열리고, 새들이 지저귀는 숲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리고 혼자였던 판도라 옆엔 손님이 다시 찾아 왔다.
<판도라>책을 보면서 깔깔대고 웃을 일은 없었다.
손님이 떠나고 남은 판도라로 인해 살짝 마음이 아프긴 했지만,
가슴 찡함도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책이 포근하고 따뜻했다.
표지부터, 그림에 사용된 색들이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것 같다고 해야할까?
망가진 물건이 잔뜩 쌓여 있는 곳을 푸른 숲으로 만든 판도라를 통해
엄마를 만난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다 괜찮다고 보듬어 주는 엄마 품같은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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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나비랑 나랑 보림 창작 그림책
백지혜 지음, 최정선 엮음 / 보림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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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보는 재미 중 하나가 '책 속의 부록'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보림 출판사에서 출간 된 <노랑 나비랑 나랑>에서 만난 '책 속의 부록'은

스케치 되어 있는 꽃 그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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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보면서 색연필로 칠해 보긴 했는데..

사뭇 다른 느낌...

그래도 오랫만에 색연필로 컬러링 하면서 마음의 안정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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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를 보고 있는 소녀와 나비들..

표지 색감은 시원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노랑 나비랑 나랑>을 그린 백지혜는 한국 화가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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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와 숨바꼭질을 하는 귀여운 소녀..

우리 아이들이 숨바꼭질을 할 때의 모습이 떠올라 절로 입가에 미소가 그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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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가 어디에 숨었나 찾는 재미가 있는 그림책..

그림이 워낙 섬세하게 그려져 있어, 꽃밭으로 바로 나가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 어여쁜 그림책이랍니다.



IMG_20170920_183606.jpg

날개 끝이 보일라

얼른 접어 감춰라

4

하늘매발톱꽃 네송이,

머잖아 다섯 송이

라고 씌여 있는 문장은 가로 쓰기가 아닌 세로 쓰기로 되어 있어요.

표지 제목도 세로 쓰기로 되어 있었죠.

책장을 넘기는 방식은 요즘 방식이지만,

글자 구성은 옛 책을 보는 기분이 들게 한답니다.



IMG_20170920_183700.jpg

IMG_20170920_183734.jpg

나랑 숨바꼭질을 하는 나비가 꽃 속에 숨어 있어요.

<노랑나비랑 나랑>은 꽃 속에 숨어 있는 노랑 나비를 찾는 재미가 있는 찾기 그림책입니다.

1, 2, 3...9, 10

네 살 아이와 숫자 세기를 함께 할 수 있는 숫자 놀이 그림책입니다.

꼭꼭 숨어라

꼭꼭 숨어라

...

아, 저기

찾았다

운율이 있어, 아이들과 노래하듯이 숨바꼭질을 하는 듯 여겨지는 그림책입니다.

작약, 원추리꽃, 개양귀비꽃 등 우리나라에서 피는 꽃들을 만날 수 있는 꽃 그림책입니다.

꽃에 대한 설명이 되어 있어, 들로 나갔을 때 꽃의 특징을 금방 찾고, 꽃 이름을 알 수 있을 거 같아요.

숨은 노랑 나비를 비롯한 더 많은 나비들도 만날 수 있습니다.

이름 모를 나비들이 궁금해 나비 사전을 찾게 만드는 그림책입니다.

무엇보다 그림이 너무 예쁜 그림책입니다.

액자에 넣어 방에 두면 방 분위기가 화사해질 것 같아요.

종이에 그림을 그린 것이 아니라, 천에 그림을 그린 것처럼 느껴지네요.


처음 책을 접했을 땐, 여러 종류의 꽃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다시 한 번 책장을 넘기며 문장을 읽어 보았더니, 나비와 숨바꼭질하는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아이는 왜 나비와 숨바꼭질을 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갖게 하고, 그 이유를 생각해 보고, 상상해 보게 됩니다.

눈으로 보았던 꽃들이지만 꽃에 대해 잘 알지 못했는데, 꽃 하나하나 자세한 설명이 되어 있어, 식물도감에서 꽃에 대한 정보를 보는 듯 여겨졌습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부록'을 색칠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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