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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숲 친구들을 만나요 ㅣ 네버랜드 숲 유치원 그림책
이은선 글.그림 / 시공주니어 / 2014년 11월
평점 :
시공주니어 네버랜드 숲 유치원 봄, 여름편을 보면서 아이들과 길가의 풀, 꽃들에 관심이 더 많아졌던 거 같아요.
그래서 가을, 겨울편도 만날 수 있기를 많이 기다렸는데,
두 권이 한꺼번에 출간되었더라고요..
지난해 12월은 눈이 참 많이 내렸어요. 그럼에도 아직 막내가 어려서 아이들과 눈 속에서 제대로 놀아보지 못해 아쉬웠는데..
책을 만나고 바로 방학이 있어서 내심 눈이 내리기를 기다렸어요.
눈이 내리면 책에서 봤던 활동들을 아이들과 함께 해 볼 요량으로 말이죠..
그런데 기다려도 기다려도 눈은 내리지 않고,
눈이 내리니 아이들이 아파 병원에 있게 되고..
그러다 보니 길다고 느꼈던 방학도 다 끝나가고,
아이들과 제대로 활동을 못했네요..
주말에라도 눈이 내리면 아이들과 겨울 숲에서 할 수 있는 활동들을 함께 해 보고 싶어요.
눈 내린 하얀 숲에
삐죽삐죽 나뭇가지들이
하눌 위로 쭉쭉.
소복소복 쌓인 눈이
햇빛에 반짝반짝.
전 이 문장을 보면서 하얀 눈이 내린 숲과 나무들이 눈에 보이는 듯 했어요.
무심코 지나치고 있는 겨울 나무들이건만, 눈이 소복 쌓이면 정말 눈이 부실 정도로 반짝이죠..
햇빛에 반짝이는 눈을 아이들과 함께 본 적이 없어서..
함꼐 나눌 이야기도 없어 아쉽네요.
아이들이 원에서 늦게 오다 보니, 집에 있는 시간은 쌀쌀해서 밖에 잘 안나가지더라고요..
햇빛에 반짝이는 눈밭에서 구르기도 하고, 발자국도 내보고 하면 정말 좋아하는데 말이죠..
이 책을 만나기 전 작은 아이와 옥상에 쌓인 눈을 밟아도 보고,
눈밭에 누워 천사도 만들고, 뒹굴어 보기도 했었거든요..
아이가 정말 많이 좋아하더라고요..
아쉬웠던 것은 눈이 내린 다음이 아니라 녹기 시작한 이후여서 쌓인 눈 아래는 이미 녹아 물이 되어 가고 있었다는 사실..
하얀 눈 속에 내 발자국을 남기는 것도 넘 좋지만,
어떤 동물들이 발자국을 남겼나 찾아 보는 것도 재미있을 거 같아요.
토끼 발자국, 고라니 발자국, 까치발자국..
평소에 직접 보기 쉽지 않은 발자국 찾기..
아이들도 넘 좋아하지 않을까 싶어요..
전 어렸을 때 시골에서 자라서..
숲으로 뛰어다니며 참 많이 놀았는데..
우리 아이들은 저처럼 맘껏 뛰어 놀지 못하고 있는 거 같아 안타깝더라고요..
저 어렸을 때 마을 들어가는 입구에 커다란 나무가 한 그루 있었어요. 몇 백년 되었다고 들은 듯..
나무가 꺾이기도 했지만, 그 나무에 오르는 아이들이 참 많았어요.
그 땐 저도 참 겁도 없이 나무에 많이 오르기도 했었는데..
지금 우리 아이 정도 되었을 때부터 말이죠..
그런데 우리 아이는 이렇게 나무에 올라가서 놀 수 있다는 것도 모르더라고요..
나무는 그냥 눈으로 보는 것이고, 숲을 이루어 우리에게 이로움을 주는 것이라는 건 배워서 알고 있지만..
정작 나무에서 몸으로 놀 수 있는 놀이들은 모르더라고요..
제각기 다른 나무에 관심도 없고, 어떻게 하면 나무에 잘 오를 수 있을까는 더욱 생각해 본 적도 없겠죠..
지난해 편해문 저자분과 존버닝햄 작가의 '지각대장 존'을 함께 본 적이 있어요.
그 책 중에 주인공이 무서운 맹수를 피하기 위해 나무 위로 올라가는 장면이 있었어요.
나무에 올라가려고 해도 근력이 되어야 가능하다고..
그런데 지금 우리 아이들은 나무에 오를 근력을 만들지 못해 나무에 오를 수 있는 아이들이 없다고..
아이들은 놀아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죠..
열심히 잘 논 아이들은 놀이할 때의 행복을 알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그 행복을 포기하지 않는다고 하셨었죠..
이 부분을 보니 그 분 말씀이 또 떠오르네요..
제 동생은 어렸을 때 나무를 타다가 가지가 부러져 팔이 부러진 적도 있었어요.
그럼에도 그렇게 노는 놀이를 멈추지 않았죠..
그런데 정작 난 우리 아이들에게..
나무에 올라갈 엄두도 못내게 하고 있는 못난 엄마이더라고요..
아이들과 전에 동물 먹이 주기 체험을 한 적이 있어요.
먹이를 사고 들떴지만, 정작 먹이를 먹으로 오는 동물이 무서워 울던 아이들 모습이 떠올라요.. 책을 보면서도 그 때 이야기를 하면서 아이들과 한참을 웃었어요.
그게 벌써 이년 전인데.. 우리 아이들 여전히 동물은 그림으로, 사진으로, 그냥 보는 것만 좋아하지, 옆에 오거나 만지는 것은 여전히 못하더라고요..
그렇기 때문에 동물 친구들이 먹을 먹이를 여기저기 놓아 두는 놀이는 정말 재미있어 보였나봐요..
다람쥐 먹을 수 있게 집에 있는 밤 갖고 산에 가자고 어찌나 성화를 대던지..
그럼에도, 아이들 뜻에 따라 움직일 수 없었어요.. 우리 꼬마가 감기에 걸렸는데 더 심해지면 병원에 입원해야 할 거 같아 조심 시키느라 형, 누나는 방에서 책으로 눈을 보는 것에 만족해야 했네요.
전 이 놀이가 제일 재미있을 거 같아요..
나무에 하얗게 쌓인 눈을 발로 툭 차서 하얀 눈이 떨어지는 것을 그대로 맞는 거요..
놀이가 별거인가요? 그냥 즐거우면 놀이인거지..ㅎㅎ
눈을 맞으면 아이들도 정말 좋아하더라고요..
직접 만든 눈사람에
나뭇잎과 돌, 나뭇가지를 이용해 꾸며주고..
이거 아이들이 너무 해 보고 싶어 했는데..
방학이 결코 짧은 기간은 아닌데..
이번엔 너무 짧게 느껴지네요..
그러게 방학에 왜 아파 병원에서 아까운 시간을 보내... -.-
겨울 숲 친구들
겨울 숲에 가도 직접 만날 수 있는 동물 친구들이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을 했어요.
겨울잠을 자거나,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생활을 할 거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저 어렸을 땐 눈 오면 토끼 잡으러, 꿩 잡으러 산에 많이 갔었는데.. 이 책을 보니 그 때가 생각나더라고요..
정작 한 마리도 잡지 못하면서 우연히라도 토끼나 꿩을 만나면 어찌나 반갑던지..
지금도 겨울 숲에 가면 토끼나 꿩을 만날 수 있을까요??
추워도 산에 가면 겨울잠을 안자는 동물친구들을 만날 수 있답니다. 어치, 쇠박새, 참새, 직박구리, 까지, 청설모, 멧토끼, 고라니..
그리고 새들이 떨어진 깃털들도 찾아 볼 수 있다네요.
눈밭에 찍힌 동물 발자국, 낙엽 밑에서 겨울을 나는 벌레들, 땅에 붙어 겨울을 나는 뿌리 잎들..
겨울은 춥다고 집에만 있었는데..
겨울 숲에서 만날 수 있는 동식물이 생각보다 많네요..
왜 그 동안 겨울 숲에서 동식물들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을 못했나 모르겠어요..
생태교사 양성과정 수업을 들을 땐 분명
나무와 꽃, 풀을 비롯한 동식물들에 관심을 갖았었는데..
그것도 잊고 있었네요..
잎과 꽃울 품고 있는 겨울눈, 겨울에도 잎이 푸른 나무, 그리고
앙상한 나무만 남았지만 그 나무들이 갖고 있는 제각각 모양이 다른 나무껍질..
아이들과 사계절 내내 숲에서 놀 수 있는 놀이들이 참 많은데..
아이들과 놀 꺼리가 없다는 핑계만 대고 있었네요..
다음주말에는 아이들과 가까운 휴양림이라도 다녀와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