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나는 책을 떠난 적이 없다. 독서 생활은 집에서 이뤄지고 집은 작은 도서관이라 해도 무방할 만큼 책 천지다. 그러나 나는 들뜬 채로 책 사이를 헤매지 못한다. 가끔 한숨도나온다. 읽어야만 하는 책들, 읽으면 좋을 것 같다고 권유받은 책들처럼 목적이 분명한 책들의 무게에 짓눌리는 느낌이 든다. 필연의 책장엔 우연이 발생항 여지가 없는 것이다. - P19

『반사회적 가족』이라는 책은 제목부터 나를 자극했다. 모두가느끼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는 금기가 들어 있을 것 같았지.
예감대로였다. 저자는 가족의 폐단을 세가지로 꼽는다.
첫째, 부와 빈곤을 세습하는 것. 둘째, 사생활권이라는 미명 아래 개인의 개성과 인권을 억누르고 갈등을 은폐하는것. 셋째, 모성 역할과 가사노동에 여성을 속박하는 것. - P41

"아버지가 세계에 나아가 해야만 하는 일들을 할 때, 우리는 그게 아버지가 응당 해야 할 몫이라며 용인한다. 어머니가 세계에 나아가 해야만 하는 일들을 할 때는 어머니가우리를 버렸다고 느낀다."(106)최선생님처럼 어머니 아래 깔린 자기 이름을 찾아 나서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데버라 리비처럼 자유를 쥐어보고자 용감해지기로 결심힌 여상들의 목소리르 더 읽고 싶습니다. - P49

그런데도 자부심을 갖지 못했다. 왜일까. 아마도 작가는경제적으로 순진하고 상업 감각이 없어야 한다는 관습적사고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았던 거 같아. 자기만의 방을가지려고 글을 쓰는 여성의 서사보다 집안의 천사이자 희생자인 여성이라는 라벨이 훨씬 익숙했기 때문일 거야.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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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일은 대개 저지대에서 속절없이 일어난다. 슬픔은단연코 저지대로 모여드는 것이다.
내가 거기 있지 않다고 해서 다행일 수 없다. 거기와 여기는 하나의 세계이다. 거기가 슬픔에 잠겨 있는데 어떻게 여기가 울지 않을 수 있을까. 이 계절에는 빗물과 눈물의 총량이 앞을 다툰다.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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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은 연주와 다르다는 강력한 말. 처음부터 끝까지 곡 전체를 되풀이하는 것이 최악이라고 한다. 그동안 내가 연습이라고 했던 것들이 최악이었다니... 메트로놈을 열심히 들어야겠다.

연주는움직임이다. 움직임을 만들어낼 수 있을 때 비로소 음악을 만들어내게 된다. 움직임을 연습하면 음악은 따라온다. - P41

한편 연습은 분석적인 활동이다. 연습은 완전히 다른 정신적태도를 요구한다. 연습을 하는 사람은 연습의 대상을 부분으로쪼개고 그것을 연구해나간다. 그리고 연구하는 곡, 손가락의 움직임, 연습으로 얻는 결과 등에 유의한다. 연습할 땐 이 모든 조각들이 함께 어울리도록 하는 방법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그리고 마치 정비사처럼 생각해야 한다. - P46

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해서 여러 번 연주하면, 그래서 그 곡을 형편없이 연주하면 빨리 지겨워진다. 그 곡에 생명을 부여하는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은 사라진다. 곧 연습을 즐기지 않게 되고, 그 곡을 다 배웠을때는 이미 아주 질려버려서 다시는 그 곡을 연주하고 싶지 않게 된다. - P66

‘완벽하게 하는 것‘이란 5분 길이의 곡을 완벽하게 친다는 의미가 아니다. 할 수 있는 한 하나의 음이라도 완벽하게 연주해낸다는 뜻이다. 즉 손을 한 음에서 다음 음을 칠 때까지 가능한한 완벽하게 움직이는 것이다. 그리고 완벽한 톤과 완벽한 타이밍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나아가 한 음씩, 순간순간 완벽을목표로 함을 뜻한다. 완벽한 손 움직임을 연습하기 위해 시도하고 노력하면 완벽한 퍼포먼스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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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급 한국어‘를 읽고 늘 사용하는 한국어에 대해 신선한 느낌이 아주 좋았다. 책방에서 이 책을 보고 알은척을 했다. 책방지기님이 초급한국어보다 더 좋다길래 망설임없이 이 책을 선택했다. 문지혁 강사는 대학에서 글쓰기 강의를 한다. 우리가 쓰는 모든 글은 일종의 수정된 자서전이라고 한다. 우리는 읽기도 모두 자서전적으로 읽는다.
강의를 하면서 소개하는 책들과 문지혁 강사의 자서전적 이야기가 잔잔하게 스며든다. 여기서 소개한 모든 책들- 읽은 것은 적고 안 읽은 것이 대부분-을 읽어보고 싶다. 마지막 작품집에 쓴 글이 참 마음에 든다. 이제 버스를 탑시다. 글로 자신을 표현한다는 건 어렵고도 아름답다.

글쓰기도 이와 같아야 할지 모릅니다. 귀담아듣고, 오랫동안 바라보고, 새롭게 발견하는 것. 글쓰기란 그런 일이고 노력이고 태도입니다. 그럴 때 우리는 몰랐던 곳, 새로운 지점, 깊은 통찰에 이르게 됩니다. 바르트가 자신의 슬픔을 발견한 뒤, "가장 추상적인 장소의 가장 뜨거운 지점"에 자신의 슬픔이 놓여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말이죠.
따라서 우리의 일기는 일기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무엇에 관한‘ 일기여야만 해요. 초점이 맞춰진 일기, 시선이 담긴일기, 방향이 있는 일기를 써야 합니다. 애도에 관한 일기, 영화에 관한 일기, 책에 관한 일기, 용서할 수 없는 사람에 관한일기, 어찌할 수 없는 사랑에 관한 일기, 끝내 이룰 수 없는꿈에 관한 일기.... - P174

예술이란 시간을 담는 작업입니다. 여기서 시간은 두 종류지요. 예술가의 시간, 그리고 대상의 시간. 예술을 읽거나 보거나 듣는다는 것은 줄거리를 파악하거나 형식을 이해하는것이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거기 담긴 시간을 해독하는일입니다. 요약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요약에는 시간이 제거되어 있으니까요. 그건 반칙이에요. 애도도 마찬가지입니다. 애도는 오직 느린 속도로만 가능하죠. ‘천천히‘ 보아야 해요. 망각이 제트기라면 애도는 도보 여행입니다. 빠르게 목적지에도착하는 것이 아니라, 길을 걷다가 차라리 주저앉아 버리는것입니다. - P192

각자의 삶에서 어떤 고통, 어떤 재난, 어떤 비극과 맞서 싸우고 있는 우리는 이 따뜻한 시나몬롤빵을 먹고 다시 삶으로돌아가 자신 앞에 놓인, 인생이라는 이름의 검은 덩어리를 먹습니다. 이 소설의 제목이 ‘검은 빵이 아닌 것은 어쩌면 그래서인지도 모르겠어요. 진짜 삶은 소설 ‘바깥에‘ 존재하기 마련이니까요. 카버가 보여 준 검은 덩어리는 결코 종이 위에 있지 않습니다. 내 검은 빵은 페이지 바깥에, 책을 덮고 난 다음에 비로소 존재하고 또 찾아올 거예요." - P223

여러분이 정답을 이야기해 주었으니, 저도 제 생각을 말해볼까요.
합평이란......
상대방의 영혼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주는 시간입니다. - P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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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요한 선생님이 페이스북에 그림과 함께 전달하는 메세지가 너무 좋아서 이 책을 읽게 되았다. 자동적으로 되는 마름 읽기에서 벗어나서 마음 헤아리기의 스위치를 켜는 것. 그러면서도 내 마음도 헤아리는 것. 대화의 목작을 잃지 않는 것이 관계에서 필요하구나를 느꼈다. 방학인데 겨우 1권을 읽었다.

1단계. 마음 헤아리기 스위치 켜기: 나는 아직 네 마음을 몰라자동적 마음읽기를 멈추고 마음 헤아리기 스위치를 켠다. 상대의 마음을 내가 잘 모른다는 것과 그 마음을 알고 싶다는 관심을 떠올린다. 다음과 같은혼잣말이 도움이 된다.
‘내 마음과 네 마음은 다를 수 있어.‘
‘나는 네 마음을 잘 몰라.‘
‘네 마음을 알고 싶어.‘ - P251

3단계. 내 마음 헤아리기: 내 감정과 욕구는 무엇인가?
자신의 마음을 헤아리는 데서 핵심은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고 감정과 욕구를 이해하는 것이다. 다음과 같은 혼잣말이 도움이 된다.
‘내가 이렇게 느끼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
‘내가 느끼는 감정들은 무엇이지?‘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지금 내 상태는 어떤가?‘
4단계. 메타 커뮤니케이션: 대화의 목적은 무엇인가?
대화의 목적을 떠올리며 대화를 관찰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나의 욕구를 표현하고 대화를 조절한다. 다음과 같은 혼잣말이 도움이 된다.
‘이 대화의 목적은 무엇인가?‘
‘대화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가?‘
‘내가 원하는 것을 어떻게 전달하면 좋을까?‘ - P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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