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둘리지 않기 연습 - ‘자신의 속도’를 확실히 지키기 위한 50가지 힌트
나이토 요시히토 지음, 이진아 옮김 / 꿈의지도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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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생활을 하다보면 내 업무가 아닌데 나에게 부탁을 하고,

나는 거절을 못하고 속으로만 끙끙 앓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

'이 사람이 나를 물로 보나?'

'나는 왜 거절을 못할까?'

'내 일이 아닌데 억울하다!'

퇴근해서 집에 있을 때, 잠자리에 누웠을 때 문득문득 생각난다.


다양한 사람들 속에서 섞여 살면서 이런 고민 한 번 안해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런 고민을 조금이나마 해결하고 싶어서 『휘둘리지 않기 연습』이라는 책을 읽게 됐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상사의 압박, 동료와의 경쟁, 친구의 동조 압력 등을 표지 속 여성처럼 당차게 옆차기로 날려버릴 수 있길 바라면서!


이 책은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도록 연습하는 방법을 45가지 제안한다. (5개의 칼럼을 포함시키면 50가지)

45가지나?

가지수만 봤을 때는 너무 많아보이지만

많지 않은 분량으로 쉬운 예를 들어가며 설명하기 때문에 이 45가지를 넉넉하게 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든다.

그리고 그 방법이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직접 실천해볼 수 있는 것들로 구성되어 있다.


또, '누구나 할 수 있는 말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 책은 여러 객관적인 실험을 함께 실으면서 작가의 주장을 견고하게 한다.

방법이 45가지인데 이를 뒷받침하는 실험은 45가지를 훌쩍 넘는다.

게다가 저자는 실천적인 심리 기술을 전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신뢰도가 더 올라간다.


구체적인 주제는 타인에 의해 나 자신이 휘둘리지 않는 법인데

책을 읽다보면 제시된 방법들이 꼭 그러한 상황에만 사용할 수 있는 제한된 것이 아니라

나의 삶을 보다 행복하고 즐겁고 기쁘게 보낼 수 있는 폭넓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심리학이라는 것은 고정적인 것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넓은 범위에 적용되고

어떤 내용이든지 알고 익혀두면 내 삶에 되움이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됐다.


대부분의 방법이 좋았는데 그 중에서도 몸의 자세를 바르게 유지함으로써 마음을 건강하게 만드는 부분이 특히 좋았다.

턱을 조금 높게 두고 시선을 멀리 두는 것이 자신감을 키워주고, 팔을 흔들며 성컴성큼 걷는 것이 행복도를 높여준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올해 초에 세워 둔 목표가 생각났다.

바로 인상 덜 쓰기, 자주 미소 짓기였다.

웃는 행동이 기분을 좋게 만든다.

책을 읽고 나서 올해 목표를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실천할 수 있어서 좋았고,

책에서 말해준 대로 턱을 조금 높게 들고 시선을 멀리 두며 씩씩하게 걸으니 기분이 한결 좋아진 느낌이 들었다.


두 번째로 마음에 와닿았던 것은 여러 번 연습하라는 것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일을 하다가 부족한 부분이 보이면 그저 그러려니 넘어가지 않고

조금만 더 노력을 실었다.

보다 더 발전하려는 노력을 말이다.

그랬더니 내 실력이 조금씩 올라가는 것이 보이고 그에 따라 나의 자신감도 상승하는 것이 느껴졌다.

지금 나의 실력에 안주하지 않고 조금 더 노력을 들일 때,

투자한 그 시간과 노력보다 더 값지고 귀한 것을 얻게 된다는 깨달음을 갖게 됐다.


나와 비슷한 고민이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읽는이의 감정에 깊은 공감을 해주면서도 실천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을 제시해주고 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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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의 전설 북극곰 이야기샘 시리즈 9
정은주 지음, 모수진 그림 / 북극곰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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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서평을 쓰는 책의 제목은 『옥상의 전설』이며, 초등학교 1~3학년 학생들이 읽으면 좋을만한 내용과 글밥을 갖고 있다.

그림이 그려진 동화책으로, 소설의 일종, 그러니까 지어낸 이야기이다. ^^

총 두 편(옥상의 전설 & 복길이 대 호준이)이 실려 있고, 책의 제목은 두 이야기 중 하나를 땄다.

작가의 말을 읽어보면, 이 이야기가 첫 출간됐을 때는 그림이 없었는데 이번에 귀엽고 깜찍한 그림과 함께 새롭게 출간됐다고 한다.


먼저 <옥상의 전설>부터 이야기해 보겠다.

주인공은 초등학교 3학년인 '순목'이다.

순목이는 동네 아이들(자신보다 어린 아이들, 기용&상철&현철)을 이끌며 어울려 놀았었다.

책에는 '골목대장'이라는 직책(^^;)으로 설명이 되는데, 놀이 공동체에서 리더 역할을 한 것으로 보면 되겠다.

그런데 어느 날 동네 아이들이 순목이는 이제 나이가 많고, 같이 노는 것이 재미가 없어졌다며 상철이가 대장을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이 말에 순목이는 큰 배신감을 느낀다.

함께 어울려 노는 무리에서 배척을 당하다니, 나도 모르게 감정이입이 되서 답답하고 슬퍼졌다.

더군다나 함께 노는게 재미가 없어져서 자연스럽게 모임 횟수가 줄고 모임이 파해지는 것이 아니라, 이제 그만하자고 통보를 받았으니까…….


기분이 상한 순목이는 그 무리와 떨어져 집 옥상으로 올라가 그들을 골탕먹일 작정을 세운다.

바로 양동이에 물을 가득 담아 옥상에서 아이들 머리 위로 물을 뿌리는 것이다.

그런데 그만 아이들 대신 무섭기로 소문난 복덕방 할아버지가 그 물을 맞아버렸다.

할아버지는 화가 나서 옥상 계단으로 올라오고, 순목이는 위험함을 무릅쓰고고 부리나케 물탱크 속에 숨는다.


그 사건이 아이들 사이에 입소문이 났다.

자세한 소문이 아니어서 아이들은 순목이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궁금했고 하나 둘 순목이를 찾아와 사건의 경위(?)를 물어 본다.

다시 아이들과 하나 되어 재미있게 놀고 싶은 순목이는 사건에 살을 붙어셔 흥미 진진하게 이야기를 지어내는데,

처음에 찾아 온 기용이와 이야기하다가 중간에 끊기고, 두 번째로는 성열이와, 세 번째로는 영준이와, 다음으로는 상철이와 이야기하게 되고,

또 아이들 각각의 기대 및 취향에 맞게 내용을 조금 바꾸느라고,

처음에 계획한 것과 다른 내용으로 사건이 흘러가게 된다.

즉,,,,,,,,,,,,,,,,,,,,

UFO가 와서 순목이를 구해준 것으로 결론이 난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무슨 그런 결론을 아이들이 믿겠냐고 생각하겠지만 그 사건을 듣는 아이들이 UFO 신봉자(?)였기에 어쩔 수 없이 결말이 그렇게 흘러간 것이다.

순목이는 그 아이들의 환심을 사고자 했으므로…….


순목이는 거짓말에, 거짓말에, 거짓말을 더했다.

앞의 아이에게 이야기 한 것과 뒤의 아이에게 이야기 한 것이 내용에 있어서 일관성이 있으면서,

두 아이 모두에게 흡족한 내용이어서 자기와 같이 놀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해야 하는 이야기를 짓느라 순목이는 고생이 많았고

그런 순목이의 모습을 책으로 보면서 나 역시 손에 땀을 쥐었다.

과자를 먹으며 책을 읽으려고 옆에 두었던 과자 봉지는 손도 대지 않은 채 말이다.

어린이용 그림에 큰 글씨로 된 동화책을 나이가 40인 애엄마가 읽는데 어찌나 재밌던지! ㅋㅋ

순목이가 거짓말을 했다고 해서 책 내용에 거짓말을 하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거나 나쁜 행동이라거나 하는 내용은 없다.

그래도 긴장감이 느껴지면서, 거짓말이 커져서 큰 일이 날 것 같고, 거짓말을 하면 안되겠다는 느낌이 들게 하는 책이다.


초등학교 2학년인 내 딸 평안이도 재미있게 읽었다.

아무래도 등장인물이 많고, 그들의 관계도 생각해야 해서 아이 입장에서는 집중하고 이름을 기억하면서 읽게 된다.

상황을 파악하고, 등장인물이 어떤 감정인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등도 파악해야한다.

이런 간접경험을 통해서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배우는 것이다.

책을 읽고 어른들과 이야기를 나눈다면 더 깊이있게 아이의 정서와 사회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겠다.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글이 길어졌다.

두 번째 이야기인 <복길이 대 호준이>도 짧게나마 소개하고자 한다.

초등학교 2학년이면서 빨간띠인 복길이(주인공)가 초등학교 3학년이면서 초록띠인 호준이와 합기도 학원에서 대결을 했는데 (빨간띠가 초록띠보다 높다) 호준이가 발차기를 할 때 복길이가 겁을 먹고 몸을 숙여여버렸다.

빨간띠가 초록띠에게 지다니!

차라리 그 발차기를 맞았다면 덜 수치스러웠을텐데 말이다.

복길이는 그것 때문에 수치스럽기도 하고, 호준이가 자신을 '복순이(길고양이 이름) 동생 복길이' 혹은 '떡뽁길'이라며 이름을 갖고 놀려대는 통에 너무 화가 난다.

이 이야기는 복길이가 당한 것을 호준이에게 갚아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장난이 심하면 상대에게 상처를 주기 마련이다. 내가 다 속상하다.

복길이가 어떻게 복수를 했는지 궁금하다면 책을 읽어보시기 바란다.


자기계발서가 아니어도 (어린이 책도 자기계발서와 비슷한 점이 있다. 무언가 교훈을 주려고 하고 바른 생활을 하라고 권면하니까) 재미있거나 신비롭거나 허무맹랑하거나 흥미진진한 이야기 책을 읽는 것도 알게 모르게 인생에 도움이 된다.

재미있는 책을 만나 나와 딸아이도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

또 모르겠다, 이 책이 어떤 식으로 앞으로의 인생을 더 빛나게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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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 체육 싫은 애
김수현 지음, 장선환 그림 / 풀빛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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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리뷰할 어린이 도서는 [우리 반 체육 싫은 애]라는 제목의 책이다.
아이들이 비장한 표정으로 달리기 출발 라인에 서서 출발 준비를 하고 있다.
그 중 유독 한 아이만 걱정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다.
작은 공 하나가 말한다.
"노루야, 왜 그래?"

아!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아이의 이름이 '노루'고 이 아이가 이 책의 주인공인 '체육 싫은 애'겠구나.
표지를 보며 책에 대한 흥미를 높인다.
아이에게 자신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떤 표정과 행동을 취하는지 물어볼 수도 있겠다.

노루의 부모님은 운동을 좋아하고 달리기와 수영을 잘해서 자식도 그와 같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자식의 이름을 '노루'라고 지었다.
(성이 '노' 이름이 '루')
노루는 달리기를 잘 하면서도 육상 동물 중에 수영을 잘 하는 동물에 속한다고 한다.

이런 부모님의 바람과는 달리 노루는 운동을 너무 싫어한다.
초등학교라 담임 선생님이 체육 수업도 하신다.
루는 평소의 담임선생님을 너무 좋아하지만 파란 체육복을 입은 담임선생님은 싫다.
선생님은 파란색이 싫다고 하셨는데 왜 파란색 체육복을 입으시는지 의아할 정도다.

대신 그림그리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지 않고 미술학원만 다녔다고 한다.
그러니까 여러 가지를 골고루 배우지 못하고 그리기와 만들기만 배운 것이다.
초등학교 1학년이 되어 처음 줄넘기 수업이 있을 때 선생님이 줄넘기를 해보라고 하시니까 루는 줄넘기 손잡이를 잡고 맷돌 돌리는 시늉을 하면서 돌렸다.
어쩌면 이럴 수가 있지?
그러니까,,, 운동에 워낙 관심이 없어서 누군가가 줄넘기를 하는 모습도 보지 못한 것이다.
이 외에도 루가 운동을 얼마나 싫어하는지 다양한 이야기가 흥미롭게 전개된다.

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로서의 나는 고민이 됐다.
좋아하는 것 하나만 시키는 것이 전문성 신장에 좋지 않을까?
아니, 어린 나이에는 이것저것 다양한 영역을 경험해 보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도대체 이 작가는 이 글을 어떻게 끝맺을까?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결과가 나와야 할텐데...

책의 전체적인 배경은 노루의 초등학교 4학년 생활이다.
다행히 담임선생님의 격려와 응원, 루의 상태를 놓치지 않고 파악하는 눈동자를 가지신 분이었다.
그리고 짝꿍 피구와 친구들의 응원을 통해 통해 루는 운동에 아주 작은 자신감을 얻게 되고 운동회의 이어달리기 대표로 선출되고자 하는 욕심을 갖게 된다.
(줄거리는 이렇게 간단하지만 분위기가 점진적으로 올라가고 심장박동이 조금씩 빨라지게 전개가 된다.)

욕심이 생긴 루는 부모님께 도움을 청한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부모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 놓고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아이는 바르게 성장한 아이라는 생각이 든다.)
부모님은 루의 달리기 연습을 시키는데 처음에는 아주 약하게 시작하고, 단계를 아주 아주 조금씩 올리면서 루의 성장을 끌어 올린다.
무슨 일을 하든 이렇게 아주 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진행하는 것이 성공을 위한 지름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속도가 느린 것 같지만 사실은 이것이 지름길임이 분명하다.

이 이상의 줄거리는 생략한다.

"이미 숨은 턱 끝까지 차올랐는데,
이상하게 힘이 계속 생겨났어."

루는 위와 같이 느끼게 된다.
숨이 차지만 힘이 나고, 조금만 더 조금만 더를 외치며 끈기있게 도전하게 된다.
거친 숨과 땀내음, 친구들과 부등켜 안고 서로 소리 높여 격려하는 뜨거운 현장을 느끼게 된다.

"체육이 이렇게 재밌는 거였어?
숨이 턱 끝까지 차는 기분이
이렇게 좋은 거였어?
이제 나는 또 달릴거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릴 거야!"

운동이 주는 쾌감은 직접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그렇다고 운동을 싫어하는 아이를 억지로 끌고 갈 수도 없고, 이야기하면 잔소리가 되기 십상이다.
운동 싫어하는 내가 잘 안다. ㅎㅎ
그럴 땐 이렇게 비슷한 경험이 담긴 책이 딱 좋다.
이야기가 잘 구성되어 있는 책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꼭 운동 뿐만이 아니어도 무언가 하나에만 꽂혀있는 아이가 있어서 걱정이 된다면 이런 책을 함께 읽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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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상한 도깨비집과 수상한 천재 저학년 책장
이조은 지음, 이주미 그림 / 오늘책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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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2학년 여자아이인 평안이가 읽을 책으로 『요상한 도깨비집과 수상한 천재』라는 제목의 책을 골라봤다.

제목에 '요상한', '수상한'이라는 말이 나오고, '도깨비'라는 단어가 적혀 있다.

이 낱말들에서 신비로움이 느껴졌다.

평안이가 읽었던 책들 중에서 신비롭고 오묘하고 판타지 같은 책들이 재미있었던 기억이 나서 이 책을 집어봤다.


초등학교를 다니는 박승희라는 이름의 여자아이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승희의 오빠 승재는 중학생이고 영재여서 영재학교에 다니며, 부모님의 온갖 사랑과 기대를 담뿍 받는다.

그에 반해 승희는 오빠와 비교가 되면서, 못하는 것 투성이라는 핀잔을 받기 일쑤다.


시험을 망쳤는데 만화를 그리다가 엄마한테 들켜서 혼이 나고, 속상한 승희는 공원을 걷는다.

그러다 오묘한 불빛을 발견하고 소원을 들어주는 도깨비를 만나게 된다.

승희가 도깨비를 만나기까지의 신비로운 과정이 세밀하게 묘사되 있어서 이야기 속으로 쏙 빠져들었다.

특히 흔히 아는 도깨비의 모습이 아닌, 어린아이 같으면서도 세월의 흔적이 가득하며 이목구비와 헤어스타일, 복장까지 눈에 보일 듯 묘사되어 있다.


승희는 오빠보다 훨씬 똑똑한 수학 천재가 되는 것을 소원으로 말했고,

도깨비는 승희가 가장 잘하는 것을 가져가는 대가로 승희의 소원을 들어준다.

문제는 승희가 가장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승희가 알지 못하고 (자신은 잘 하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 성급하게 거래를 한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승희는 그 후로 도깨비가 알려주는 대로 수학 문제의 답을 맞혀서 천재 스타로 등극한다.

예전과는 반대로 오빠인 승재는 부모님으로부터 푸대접을 받는다.

처음에 승희는 그런 모습에 통쾌했고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엄마는 승희의 뒷바라지에 온 힘을 쏟기 시작한다.

승희를 영재학교로 전학시키고 온갖 매스컴의 인터뷰를 하게 하고, 헤어스타일과 복장도 어린아이가 아닌 늠름한 영재처럼 보이게끔 말이다.

승희는 자신의 실력이 아닌 도깨비가 알려주는 대로 답을 맞히고, 엄마가 짜 준 스케쥴대로 엄마가 하라는 대로 마치 아바타가 된 것 같은 삶을 산다.

나이는 초등학생인데 중학생들과 같이 학교를 다니려니 무시당하고, 힘이 든다.


엄마도 참,,,

도대체 왜 그러시는건지,,,

자식들 중 하나가 더 좋아보이면 다른 하나는 그렇게 깡그리 무시해도 되는건지...


그리고 승희는 깨닫는다.

도깨비와 바꾼 자신이 잘 하는 것.

바로 만화를 그리는 것이다.

하지만 그 실력은 도깨비에게 이미 줘버려서 자신에게서는 사라져버렸다.

승희. 승희 자신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진짜 승희의 모습은 도깨비가 가져가버렸다.

원래 모습이 없는 도깨비가 인간 세상에 섞여 살기 위해 진짜를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결국 승희는 폭발해서 뛰쳐나가고 지나가던 자동차와 부딪혀 교통사고를 당하게 된다.

결말은 책을 읽어보시길 바란다.


글쓴이의 말에서 작가는 중요한 문제는 직접 부딪치고 경험하면서 깨달아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작가의 의도는 그것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조금 생각이 다르다.

물론 작가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이야기 속 승희에게 중요했던 것은 '진짜 자신'에 대해 몰랐다는 것이다.


첫째, 자신의 진짜 욕구가 무엇인지 몰랐다.

승희는 부모님으로부터의 인정을 바랐다.

그것이 승희의 욕구이다.

그런데 그것을 오빠처럼 수학 천재가 되는 것을 통해서 해소하려고 했던 것이다.


둘째, 자신이 진짜로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몰랐으며 하등하게 평가했다.

자신이 만화를 잘 그린다는 것을 몰랐고, (모두 그 정도는 그릴 수 있다고 생각했음)

만화를 그리는 것을 하등하게 생각했다. (엄마의 영향일 것이다. 엄마의 만화그리는 것에 대해 비하하는 발언 때문에)


진짜 자신을 아는 것,

어렵겠지만 그것이 삶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비결이지 않을까 싶다.

사는 것은 나 자신이니까.


나의 자녀가 자신이 진짜로 원하는 것을 알고, 느끼고 삶을 온전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그것이 무엇이 됐든 자신의 장점을 무시해버리지 말고 온전히 꽃피웠으면 좋겠다.

아이가 그것을 발견하는데 내가 도움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다. (내가 할 수 있는 범위의 것은 아니니까...)


반면에 아이가 아닌 나 자신,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자신,

그 진짜 나 자신을 아는 것에 대해 생각할 때, 먹먹함이 밀려온다.

쉽지 않지,,,

나 자신을 찾아가기 위해 이 블로그를 만들었고

책을 읽고 서평을 쓰고 (지금은 아이책 서평을 쓰고 있지만 이 블로그의 주된 주제는 내가 읽은 책의 서평이다.)

무엇보다 내 생각을 자유롭게 적고 싶어서 만들었다.

잘 하고 있는 것 같다.

잘 하고 있다!

이게 나니까! ^-^


※ 글밥이 꽤 있고, 그림이 없는 페이지도 드문드문있다.

글의 분량으로는 초2나 초3 정도가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내용적인 부분에서는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도 읽으면 좋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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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의 계단 세계여행 GO 3 : 영국 - 초등학생을 위한 세계사 맛보기 무한의 계단 세계여행 GO 3
김기수 그림, 김강현 글, 무한의 계단 원작, 김준우 콘텐츠 / 서울문화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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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초등학교 2학년 여자아이인 평안이의 엄마다.

평안이의 핸드폰은 사진, 문자, 통화 이 정도의 기능만 넣어줬고 게임은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한의 계단'이라는 게임을 알고 있다.

나도 평안이 덕분에(?) '무한의 계단이라는 게임이 있구나.'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얼마 전에 그 게임과 관련된 책이 있다는걸 알게 됐다.

알아보니 세계사와 관련된 학습 만화책이었다.


오호~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게임과 세계사를 접목시킨 책이라 재미있을 것 같았다.

평안이 엄마는 이과 출신이라 아무래도 문과 관련 부분을 평안이에게 흘려보내주기가 부족한데 그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벌써 1권과 2권이 출판된 것 같다.

나는 3권 영국편을 골랐다.

마계들이 프랑스에서 망신을 당했다는 내용을 보니, 2권이 프랑스였나 보다.


주인공인 '한이' '단이'는 공간과 시간을 넘나드는 문을 만들 수 있는 '피니'와 함께 영국의 다양한 시대와 장소를 만나본다.

피니가 원하는 시대와 장소를 고를 수는 없고 랜덤으로 정해진다.

이들이 이런 여행을 하는 이유는 (3권만 읽은 바로는) 마왕과 그의 부하들이 이들을 뒤좇기 때문에 피하기 위해서이며,

마왕과 그의 부하들이 시대와 공간을 엉망으로 만드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다.

'한이'는 몸에서 입을 통해 '캡슐'을 꺼낼 수 있는데 그 캡슐에서 랜덤으로 꿈소년, 양봉사, 모아이, 태양신, 이벤트 풍선이 나온다.

이들은 한이와 단이가 곤경에 빠졌을 때 그들을 도와준다.

이런 설정으로 스토리가 재미나게 진행되고 재미난 스토리 안에 영국의 많은 것들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세계사 책인데 처음에 나오는 게 빅벤, 런던 아이였다.

그 외에도 프리미어 리그, 스모그, 증기 기관차, 비틀즈, 셰익스피어, 프랑켄슈타인 등 세계사와 친구인 문학, 과학, 예술 등이 함께 어우러져 있었다.

'세계사'하면 역사 이야기만 생각나는데 다양한 분야가 함께 나와서 흥미로웠다.

역사는 홀로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달까!

평안이도 아빠와 함께 축구 경기를 보며 알게 된 '손홍민'이라는 이름을 이 책에서 만나니 반가워했다.

물론 입헌 군주제, 마그나 카르타, 엘리자베스 1세 등 역사와 관련된 내용들도 심도 있게 다룬다.


1화 런던에서 생긴 일

2화 헨리 8세와 엘리자베스 1세

3화 스톤헨지와 그레이트 스모그

4화 방대한 유물의 보고, 대영 박물관

5화 위대한 천재 작가, 셰익스피어


이렇게 다섯 회차로 구성된다.

각 회차마다 스토리와 연관된 역사 내용이 간식을 먹듯 제시되어 있고,

'간단 상식', OX퀴즈, 독자가 모를 것 같은 단어에 대한 설명도 나와 있다.

각 회차의 마지막 부분에는 '오늘의 미션'이라고 해서 앞에서 설명한 내용을 보다 깊이 있고 체계적으로 설명 및 정리를 해준다.

총 5회차가 끝나고 마지막에는 '영국 다시보기'를 통해 다시 한 번 중요한 내용을 요약하고,

연표, 퍼즐 활동지, 랜드마크 활동지, 쓰기 활동지, 역사 활동지를 통해 바르게 익혔는지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나온다.

성인인 나도 읽고, 이해하고, 곱씹으며 생각해 보게 하는 알찬 책이었다.

만화책이라고 우습게 볼 게 아니다.


이 책의 추천사를 쓴 역사 교사 김준우씨는 초등학생들이 이 책을 통해 '아, 나 이거 들어 봤어!'라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하다고 이야기한다.

초등학생 때 흥미를 붙여 두면, 훗날 중학교에 들어가 세계사를 배울 때 거부감 없이 역사의 참 재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도 어렸을 때 역사 학습 만화를 읽긴 했지만,

이렇게 역사를 다른 스토리와 붙여서 흥미진진하게 이끌어나가는 책은 아니었다.


한이와 단이와 피니는 자유의 여신상이 있는 다음 나라로 출발하면서 이 책이 마무리 된다.

4권은 미국인가보다.

평안이에게도 유익하고 (평안이는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는 표현이 인상적이었는지 자꾸 이야기한다. ㅋㅋ)

나에게도 유익한 이 책.

1권, 2권도 한 번 봐야겠다.

4권도 기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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