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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에서 물리찾기 1 ㅣ 부엌에서 물리찾기 1
청유재 사람들 외 지음 / 북스힐 / 2023년 7월
평점 :
나는 중학생 때부터 물리를 어려워했다.
물리를 어려워하게 된 계기를 지금도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또, 고등학교 물리 시간에는 교실 밖을 뛰쳐 나가고 싶다고 느낀 기억이 생생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리를 손에서 놓지 않고 있다. ㅎㅎㅎ
『부엌에서 물리 찾기』라는 제목의 책을 보자마자
이 책이 물리를 내게 친근하게 느껴지게 해줄 것 같은 느낌이 마구 들었다.
부엌이면 정말 가까이에 있는 너무나도 친숙한 곳 아닌가!
어려운 물리를 쉽게 설명해줄 것 같았다.
택배가 도착했다.
유후~ ♬
나는 고지식한 사람이라 책 날개, 프로로그부터 읽는다.
그런데 어....라.....;;
<글을 시작하면>을 보면
'결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닙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은 어떤 것은 고등학교 물리 수준보다 높은 것도 있고,
어떤 것은 이공계 대학교의 일반물리학,
심지어는 물리 전공자가 배우는 양자역학을 포함하고 있기도 합니다.'
뭐라고??????????
인터넷 서점에서 프로로그를 읽었어야 하는건데;; -_ -
그런데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초등학생이 꼭 읽기를 바라며 이 책을 만들었습니다.'
라고 한다.
어.....?
장난해?
그래도 '초등학생'이라는 단어에 마음을 붙잡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결론부터 말하겠다.
이 책은 어려운 부분이 몇몇 있었다.
하지만 나의 호기심을 200% 채워주었다.
학교에서 배우는 물리 수업은
시험에 나오는 것만 공부하면 된다.
중간 중간에 궁금한 것이 생겨도
그것은 시험 문제에는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중간 중간에 궁금한 것이 잡스럽게 생기는 스타일.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여기저기 물어도 명쾌한 대답이 없었다.
왜?
시험에 안나오니까 그것에 대해 설명하는 정보가 부족한 것이다.
그리고 과학을 통합적으로 가르치지 않는다.
(요즘은 통합과학이라는 교과목이 있긴 하지만
나는 그것도 진짜 통합과학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나의 현상에 대해서 물화생지의 이론이 통합적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책 한 권에 물화생지가 다 들어있는 것일 뿐이라고 느껴진다.
그 물화생지는 챕터별로 나뉘어져있지...)
예를 들어, 생명과학을 공부하는데 물리로 설명을 해야 이해가 되는 부분 같은 것.
나는 그런게 궁금하고 필요한데 그것이 채워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이 내 욕구를 충족시켜줬다.
빛에 대한 부분이 재미있었다.
무지개의 진짜 노란빛과 빨간색 빛과 녹색 빛이 섞인 노란빛을 사람은 구분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이유,
촛불의 색과 온도 그리고 별의 색과 온도 그것이 차이가 나는 이유,
우리가 보는 불꽃은 탄소가 뿝는 복사파라는 것,
빅뱅 후 3분이 플라즈마 상태였기 때문에 빛이 통과하지 못하고 갇혀 있었다는 것,
자석에 끌리는 알루미늄,
자석에 의해 밀려나는 불꽃 등등.
'아, 그래서 그렇구나!'
지적희열이 느껴졌다.
나는 전공이 생명과학인데
고등학생 때는 생명과학이 너무 지루했다.
그런데 어찌어찌 생명과학을 전공으로 배워보니 이건 또 고등학생 때랑 다르네?
초등학생 및 중학생 때는 광합성을
'물, 이산화탄소, 빛에너지를 재료로 포도당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라고 배운다.
이렇게 배우고 나면 자신은 광합성이 무엇인지 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광합성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광합성이라는 것의 정의을 '받아들인 것'에 불과하다.
대학에 와서 광합성의 세부적인 단계를 배우고 나니
광합성이 진짜로 이해되었다.
물론,
더 깊이, 더 자세하게 배운다면
지금 알고 있는 지식도 진짜로 아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게 될 것이다.
『부엌에서 물리 찾기』라는 책도 같은 질문을 던진다고 느꼈다.
"진짜로 알아?"
그리고 어떠한 현상이나 지식에 묻는다.
"왜?"
이 책을 읽어보니 내용은 어렵지만 초등학생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한 이유를 알 것 같다.
진짜 과학적 사고와 태도가 뭔지 알려주고 싶었던 것 같다.
그게 과학을 하는 진짜 재미지! ^^
성적 말고!
지금은 졸업해서
성적 따윈 필요없어~♬
실생활과 밀접하고 쉽고 재미있는 내용도 여럿 있었다.
남편이 캠핑을 좋아해서 자주 따라다니는데
모닥불을 피울 때마다 연기가 자꾸 나를 따라 온다.
왜지? -_ -
그렇다면!!!
바람을 등지고 앉겠어!!
그래도 연기가 자꾸 나한테 와... ㅠㅠ
그런데 그 이유가 바로 이 책에 나와있는 것 아닌가?
그리고 그것을 확인할 수 있는 재밌는 실험도 알려주는게 아닌가?
딸래미랑 꼭 해봐야쥐~~~ ^^
자세히 보면 『부엌에서 물리 찾기』라는 제목 아래에 숫자 1이 붙어있다.
그렇다면 2도 있다는 건가? ㅎㅎㅎ
글쓴이는 속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걸까?
2탄도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