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손자병법 - 싸우지 않고 승리하는 지혜 ㅣ 한 권으로 끝내는 인문 교양 시리즈
시마자키 스스무 지음, 양지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금을 넘어 사람들은 손자병법을 읽는다. 2,500년 전 전쟁의 지혜가 왜 오늘도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는 걸까. 시마자키 스스무의 <손자병법>을 통해 그 해답의 실마리를 엿볼 수 있다.

이 책은 원전의 핵심 구절을 50여 편으로 나누어 짧게 해설한다. 덕분에 손자병법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주석으로 가득한 무거운 번역서가 아니라, 일상에 바로 연결되는 지혜의 노트 같다.
특히 각 꼭지마다 더해진 일러스트가 돋보인다. 제갈량이 울면서 마속을 베는 장면을 그림으로 만났을 때, “좋은 것은 좋다고, 나쁜 것은 나쁘다고 말할 수 있는 강함”이라는 해설이 훨씬 생생해졌다. 그림은 글을 단순히 보조하는 것이 아니라, 병법이 가진 결단과 교훈을 눈앞에 끌어온다.

읽는 동안 특히 마음에 오래 남은 구절은 “근심을 장점으로 바꿔라(以患爲利)”였다. 나는 이 문장을 보자마자 내 근심들을 떠올렸다. 일에 대한 불안, 관계에서의 갈등, 앞으로의 길에 대한 막막함 같은 것들이다. 예전 같으면 없애야 할 짐으로만 여겼겠지만, 책은 오히려 그 조건을 활용하라고 말한다. 불안은 나를 더 준비시키고, 갈등은 대화의 기술을 배우게 하고, 막막함은 새로운 배움을 향한 자극이 된다. 손자가 전장에서 불리한 지형을 역전의 기회로 삼았듯, 나는 일상 속 근심을 다르게 바라보게 되었다.
또한 각 장 말미에 실린 ‘손자병법의 발자취’ 코너는 손무의 삶과 춘추전국시대의 배경을 간결하게 정리해준다. 이를 통해 손자병법이 단순한 군사 전략서가 아니라, 혼란한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생존의 지혜였음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그동안 손자병법을 다룬 책은 많았다. 하지만 대체로 주석이 지나치게 무겁거나, 경영과 자기계발에 억지로 끼워 맞춘 경우가 많았다. 시마자키 스스무의 <손자병법>은 다르다. 원문을 짧게 나누고, 일러스트와 역사적 맥락을 곁들여 독자가 쉽게 다가설 수 있게 한다.
<손자병법>은 오늘의 삶에서 길을 찾게 해주는 살아 있는 지혜다. 손자병법을 한 번도 접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 책이 가장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