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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켄슈타인" 번역본 선택에 있어서는 다른 작품보다 고민이 많았다. 뭇 소설이 그렇지만, 이 작품은 특히나 학부 시절 원문으로 배운 바 있어 번역이 상당히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원문에 종종 등장하는 ‘intercourse’라는 단어에는 성적인 함의(sexual implication)가 내재돼 있는데, 이런 함의까지 살리면서 번역을 하는 건 애초에 불가능하다. 하지만 원문을 볼 여유가 없는 상황인 만큼, 그래도 원문의 의도를 최대한 살리려 노력한 번역본을 찾아보기로 했다.
- 기준이 되는 원문은 구글 검색을 통해 다운받았고, 주된 비교 대상은 문학동네(김선형), 을유문화사(한애경), 열린책들(오숙은)의 번역본이다. 역자를 잠깐 소개하면 김선형은 시립대 연구교수, 한애경은 한국기술교육대 교수, 오숙은은 전문 번역가이다. 김선형은 유영번역상 수상 경력이 있고, 한애경은 메리 셸리 관련 논문을 몇 편 썼다. 대체로 보면 번역가들의 문장이 자연스러운 편이긴 한데, 작품에 대한 이해도는 전공 교수에 미칠 수 없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한애경의 번역에 기대가 좀 컸다. 어쨌든 이 외에도 미리보기가 가능한 판본은 거의 다 비교를 해보았는데, 힘들어서 여기 모두 옮기진 못하고 위 세 판본을 중심으로 분석해보기로 했다. 비교 범위는 ‘편지 1’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 각 비교 부분마다 가장 오류가 적다고 생각되는 번역문 끝에 @ 표시를 했다.
- 참고로 "프랑켄슈타인"은 초판인 1818년판과 이후 개정판인 1831년판이 있다. 예전에는 1831년판이 정본으로 여겨졌으나, 근래에는 1818년판이 정본으로 인정받고 있다. 김선형과 한애경은 1818년판을, 오숙은은 1831년판을 대본으로 삼아 번역하였다.


1. Did I request thee, Maker, from my Clay to mould me Man,
did I sollicite thee from darkness to promote me…?

김선형) 제가 청했습니까, 창조주여, 흙으로 나를 인간으로 빚어달라고? 제가 애원했습니까, 어둠에서 끌어올려달라고?
한애경) 제가 부탁했습니까? 창조주여, 흙으로 빚어 나를 인간으로 만들어 달라고? 제가 애원했습니까, 어둠에서 끌어 올려 달라고? @
오숙은) 창조주여, 제가 부탁했습니까, 진흙에서 저를 빚어 사람으로 만들어 달라고? 제가 애원했습니까, 어둠에서 절 끌어내 달라고?

# 소설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에 앞서 “실낙원”의 한 구절이 인용되어 있다. 거의 차이는 없는데, 김선형의 ‘흙으로 나를 인간으로 빚어달라고’와 오숙은의 '진흙에서 저를 빚어' 부분은 좀 부자연스러워 보인다. 한애경처럼 번역하거나, 차라리 '흙으로/진흙에서'를 뺐으면 좋았을 듯싶다. 


2. You will rejoice to hear that no disaster has accompanied the commencement of an enterprise which you have regarded with such evil forebodings.

김) 그토록 불길하게 여기셨던 일이 별다른 탈 없이 시작되었다는 소식을 들으신다면 무척 기뻐하시겠지요. @
한) 얼마나 위험할까 염려하던 이 탐험이 시작되었는데 아무 재난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소식을 듣고 누나는 기뻐하시겠지요.
오) 누님, 기뻐하세요. 누님이 무척이나 불길하게 여기던 이번 사업이 아무런 사고도 없이 시작되었습니다.

# 첫 문장이다. enterprise의 번역이 ‘일, 탐험, 사업’ 등으로 차이를 보이나 모두 문제없어 보인다. 다만 한애경의 번역 중 ‘얼마나 위험할까 염려하던’ 부분은 좀 매끄럽지 못해 보인다. 오숙은 번역본의 경우 예전 판본에서는 누님이 아닌 동생으로 번역돼 있었는데, 미리보기 판에서는 누님으로 바뀌어 있었다. 내게 이 작품을 가르쳐주신 교수님께서도 누나로 추측하신 점을 볼 때 잘 바꾼 것으로 보인다.


3. as I walk in the streets of Petersburgh, I feel a cold northern breeze play upon my cheeks, which braces my nerves and fills me with delight.

김) 페테르부르크 거리를 걷노라면 차가운 북방의 산들바람이 뺨을 간질이는 느낌이 드는데, 신경이 바짝 서면서 온몸이 쾌감으로 충천하지요.
한) 이곳 상트페테르부르크 거리를 거닐 때면, 뺨을 스치는 차가운 북방의 바람을 느낄 수 있어요. 그 바람 덕분에 정신이 번쩍 들고 온몸이 기쁨으로 충만해요. @
오) 이곳 페테르부르크 거리를 걷노라면 차가운 북풍이 가볍게 뺨을 스치며 용기를 북돋우고 내 가슴을 기쁨으로 채워줍니다.

# 여기서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nerve에 대한 번역이다. 김선형과 한애경은 ‘신경, 정신’이라는 의미로 번역한 반면, 오숙은은 ‘용기’로 번역했다. nerve에는 두 가지 뜻이 다 있긴 하지만, 윅셔너리에 brace를 검색하면 "To draw tight; to tighten; to put in a state of tension; to strain; to strengthen. to brace the nerves"라고 나오는바 전자가 좀 더 낫지 않나 싶다. 다만 ‘용기’라고 해석해도 문맥상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한편 김선형의 번역에서는 쉼표 다음에 ‘이로 인해’라든가 ‘이 덕분에’와 같은 연결어구가 없어 문장이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준다.


4. There, Margaret, the sun is forever visible, its broad disk just skirting the horizon and diffusing a perpetual splendour.

김) 마거릿 누님, 그곳에서는 항상 태양을 볼 수 있답니다. 광량한 원형의 태양이 지평선에 살짝 걸쳐, 영원히 지지 않는 화려한 빛을 뿜어내는 겁니다.
한) 마거릿 누나, 그곳에서는 늘 태양이 보여요. 넓고 둥근 태양이 지평선을 에워싸고 항상 빛을 발하지요.
오) 마거릿 누님, 그곳에서는 내내 해가 질 줄 모르며, 그 거대한 원반이 지평선을 스치면서 영원한 광채를 흩뿌린답니다. @

# 이 부분의 쟁점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번역 스타일이고 다른 하나는 ‘its broad disk’의 번역이다. 우선 전자와 관련하여, 김선형과 한애경의 번역 스타일이 이 부분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이 작품의 특징 중 하나가 전반적인 문체가 상당히 문어적이라는 점인데1, 김선형은 비교적 이러한 특성을 살리려 노력하고 있는 반면 한애경은 구어적인 표현으로 번역하고 있다.2  
다음으로, 원문의 ‘its broad disk’는 그 앞의 ‘the sun’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 표현은 일종의 은유이므로 이를 굳이 태양이라는 표현을 써서 번역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그런 점에서 오숙은의 번역(그 거대한 원반)이 적절해 보이며, 다른 두 번역은 아쉬움이 조금 남는다.


5. But supposing all these conjectures to be false, you cannot contest the inestimable benefit which I shall confer on all mankind, to the last generation, by discovering a passage near the pole to those countries, to reach which at present so many months are requisite; or by ascertaining the secret of the magnet, which, if at all possible, can only be effected by an undertaking such as mine.

김) 하지만 행여 이런 가정이 모조리 틀렸다 해도, 현재로서는 몇 달씩 긴 여행을 해야 갈 수 있는 나라들로 이어지는 극점 근처의 항로를 발견한다면, 그것만으로도 분명히 인류 최후의 세대까지 파장이 미칠 공헌을 하게 되는 겁니다. 아니면 자기장의 비밀을 밝히게 될지도 모릅니다. 만에 하나 그런 성취가 가능하다면, 그 유일한 방법은 제가 하는 것과 같은 여행을 하는 것뿐이거든요.
한) 하지만 혹시 이런 추측이 전부 다 틀렸다 해도, 인류 최대 세대까지 온 인류에게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크게 이바지할 겁니다. 지금은 여러 달이 걸려야 갈 수 있는 나라에 이르는 극점 근처 항로를 발견하거나, 자기장의 비밀을 규명해서 말이죠. 혹시나 그런 성취를 한다면, 저처럼 모험을 해야만 이루어 낼 수 있지요. @
오) 그러나 이 모든 상상이 부질없다고 해도, 내가 북극 근처의 항로를 발견하여 몇 개월씩 걸리는 대륙 간 여정을 단축하거나 자력의 비밀을 밝혀냄으로써 – 물론 가능하다면 광산 같은 사업을 통해서만 효과가 있겠지만 – 전 인류에게, 아득한 후손에게까지도 이루 헤아릴 수 없는 혜택을 주게 될 것이라는 점에는 누님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할 것입니다.

# 이번 문장은 좀 길다. 내가 이 글을 쓰기로 결심하게 된 부분이기도 하다. 바로 ‘mine’을 어떻게 번역하느냐 하는 것인데, 김선형과 한애경은 I의 소유대명사로, 오숙은은 광산으로 번역했다. 단도직입적으로, 오숙은이 중대한 실수를 한 것으로 보인다. 근거를 몇 가지 들면, 우선 ‘such as mine’은 ‘내 것과 같은’의 의미로 빈번히 쓰이는 말이다. 네이버 사전이나 구글에 쳐봐도 예문이 수없이 나온다. 둘째, 의미적으로 봤을 때 자력의 비밀을 밝혀내는 것이 광산과 같은 사업을 통해서만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자력과 광산이 관련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자력의 비밀을 밝힌다는 건 자석을 만든다는 게 아니라 앞 부분에도 언급된 나침반의 바늘을 끌어당기는 힘("the wondrous power which attracts the needle")을 발견해내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셋째, mine을 광산으로 해석하면 ‘if at all possible’(그 모든 것들이 가능하려면)에서 all이 있는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 
외국에서 살다 온 지인에게 혹시나 해서 물어봤지만, 그 역시 일말의 고민 없이 mine을 소유대명사로 보았으며 그 단어가 그런 식으로 해석되리라고는 전혀 생각도 못했다고 답해주었다. 참고로 문예출판사의 임종기도 오숙은과 같은 식으로 번역했다.
다음으로, 이건 위의 쟁점에 비하면 지극히 사소한 편이지만, 김선형과 한애경은 ‘you cannot contest’를 누락했고, 오숙은만 이를 살렸다. 긴 문장을 끊어서 번역하려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긴 하지만, 작가가 적은 내용은 웬만하면 빠뜨리지 않고 옮겨야 한다는 내 관점에서는 아쉬운 점이라 하겠다. 게다가 김선형은 문장을 나누면서 문장구조를 왜곡시켜 버렸다. 즉 원문은 '발견함으로써(by discovering) 또는 규명함으로써(by ascertaining) 인류에게 이바지할 것이다(shall confer on all mankind)'로서 발견과 규명이 모두 이바지하다에 연결돼 있는 구조인데, 김선형은 '발견함으로써 이바지할 것이다. 또는 규명할 수도 있다'라고 하여 문장의 병치구조를 자의적으로 무너뜨려버린 것이다. 의미 파악에 큰 무리는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다. 


6. I have read with ardour the accounts of the various voyages which have been made in the prospect of arriving at the North Pacific Ocean through the seas which surround the pole.

김) 저는 극점을 에워싼 바다를 지나 북태평양에 도달하고자 했던 여러 원정 기록들을 열정을 가지고 탐독했지요. @
한) 극점을 둘러싼 바다를 지나 북태평양에 이르는 여러 가지 모험담을 열심히 읽었지요.
오) 내가 열심히 읽은 다양한 항해 이야기들은 모두가 북극 주변의 바다를 통과하면 북태평양에 닿을 거라고 예측하고 있었지요.

# 김선형과 한애경의 번역에서는 여러 이야기를 읽었다는 점에 방점이 찍힌 반면, 오숙은의 번역에서는 읽은 이야기의 내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저 한 문장만 가지고 굳이 의역을 하자면 저렇게 할 수도 있겠으나, 앞 뒤 문장과의 연계성을 고려하면 오숙은의 번역은 초점을 잘못 맞춘 것으로 보인다.
바로 앞 문장을 보자. (번역은 그냥 졸역을 싣는다.)
“This expedition has been the favourite dream of my early years.”
(이번 탐험은 제 어린 시절부터 가장 애지중지해 온 꿈입니다.)
이제 뒤 문장을 보자.
“You may remember that a history of all the voyages made for purposes of discovery composed the whole of our good Uncle Thomas’ library. My education was neglected,
yet I was passionately fond of reading. These volumes were my study day and night...”
(발견을 위해 이루어진 모든 탐험의 역사가 토마스 삼촌의 서재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는 걸 누님도 기억하시겠지요. 전 공부는 등한시했지만, 책 읽는 건 참 좋아했습니다. 이런 책들을 밤낮으로 읽었지요...)
1) 어린 시절부터 탐험이 꿈이었다 -> 탐험 이야기를 탐독했다 -> 탐험 이야기가 삼촌 서재에 많았다 -> 그런 책을 열심히 읽었다
2) 어린 시절부터 탐험이 꿈이었다 -> 탐험 이야기에는 북극 주변 바다를 통과하면 북태평양에 다다를 수 있다고 적혀있다 -> 탐험 이야기가 삼촌 서재에 많았다 -> 그런 책을 열심히 읽었다
당연히 1번이 자연스럽고 또 논리적임을 알 수 있다.


7. I also became a poet and for one year lived in a paradise of my own creation;

김) 그래서 저는 시인이 되어 1년간 스스로 창조한 낙원 속에서 살기도 했지요.
한) 저는 시인이 되어서 처음 1년간은 자작시를 짓느라고 낙원에서 살았지요.
오) 나 또한 시를 쓰면서 1년 동안은 나만의 창작의 낙원에서 살았고, @

# 'of my own creation'을 김, 오 두 사람은 '스스로 창조한' 혹은 '창작의'라고 번역했는데, 한애경은 '자작시를 짓느라고'라고 번역했다. my own creation을 자작시라고 보는 것 자체는 무난하나, paradise가 비유적인 의미임을 감안하면 다른 두 사람처럼 ‘a paradise of my own creation’를 한 덩어리로 생각하고 번역을 하는 게 옳을 듯하다. 오숙은의 ‘창작의 낙원’이라는 표현이 돋보인다. 


8. My life might have been passed in ease and luxury, but I preferred glory to every enticement that wealth placed in my path.

김) 안온과 사치 속에서 인생을 흘려보낼 수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저는 제 인생길 앞에 부가 흩어놓은 그 어떤 유혹들보다 영예에 더 마음이 끌렸습니다. @
한) 저는 그간 인생을 편하고 사치스럽게 살았어요. 하지만 제 길에 부유함이 뿌려 놓은 그 어떤 유혹보다 더는 영광이 더 좋았어요.
오) 어쩌면 지금까지 내 인생은 탄탄대로였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나는 부가 내 인생에 차려놓은 온갖 유혹보다 명예를 선택했습니다.

# 세 판본의 뉘앙스가 모두 다르다. 우선 한애경은 might을 아예 누락해 단정적인 어투로 번역했다. 김선형과 오숙은은 might have been을 살려 번역하긴 했으나, 그 의미가 전혀 다르다. 전자는 인생을 즐기며 편하게 살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의미로, 후자는 인생이 탄탄대로였던 것 같다는 회고의 의미로 번역했는데, 앞의 내용과 but 뒤 문장을 볼 때 전자가 맞는 것 같다. 우선 그의 인생이 탄탄대로였다는 말 자체가 앞의 내용과 맞지 않는다. 6년 동안 일부러 고생을 자처했다고 했기 때문이다. 또한 ‘탄탄대로’와 but 뒤의 ‘부가 차려놓은 유혹’의 대구가 맞지 않는다. 탄탄대로라는 표현에는 원문의 'luxury'의 의미가 거세되어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김선형의 번역처럼 ‘안온과 사치’가 ‘부가 차려놓은 유혹’과 상응한다. 


9. the motion is pleasant, and, in my opinion, far more agreeable than that of an English stagecoach.

김) 썰매의 움직임은 상쾌할뿐더러 제가 보기에 영국 마차보다 훨씬 나은 것 같아요. @
한) 썰매는 경쾌하게 달리는데도 영국 역마차보다 훨씬 쾌적한 것 같아요.
오) 썰매의 움직임이 매우 유쾌해서, 내 생각에는 영국의 역마차보다 훨씬 괜찮아 보입니다.

# 한애경만 and를 '~ㄴ데도'라고 번역했는데, 아마도 경쾌하게 달리면 탑승감이 좋기 어려울 것임에도 그러했다는 점에서 그렇게 옮긴 것 같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썩 와닿지는 않는다.


10. and when shall I return? Ah, dear sister, how can I answer this question? If I succeed, many, many months, perhaps years, will pass before you and I may meet.

김) 그리고 언제 돌아가느냐고요? 아, 사랑하는 누님, 이런 질문에 어떻게 대답을 하겠습니까? 성공한다 해도 누님과 제가 재회하기까지는 아주 아주 여러 달, 아니 어쩌면 어러 해가 지나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
한) 언제 돌아올 거냐고요? 사랑하는 누나,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요? 성공한다면 우리가 다시 만나는 데 여러 달, 어쩌면 여러 해가 걸릴지도 몰라요.
오) 언제 돌아오냐고요? 사랑하는 누님, 그 물음에 내가 뭐라고 답할 수 있을까요? 성공한다면, 우리는 아주 여러 달, 어쩌면 여러 해가 지난 후에 만나게 되겠지요.

# 김선형만 if를 양보(=though)의 의미로 번역했다. 번역을 가정으로 하든 양보로 하든 큰 차이는 없어 보이는데, 개인적으로는 후자로 번역한 게 나아 보인다.


@ 총평

김) @ 5개
조금 아쉬운 점도 있으나 전반적으로 중대한 오역이 드문 편이며, 원문의 뉘앙스를 살리려고 노력한 부분이 돋보인다. 
한) @ 3개
무난해 보이나, 구어체적 번역이 아쉽다. 아마 문어체 번역 싫어하는 분들은 읽기 편할지도.
오) @ 2개
일부 번역 표현에서는 참신함이 돋보이나, 중대한 오류가 보여 신뢰도가 의심된다. 

 

 

 


 

 

1. 문어체는 이른바 고딕소설의 주된 특징이다.
2. 구어적일 뿐 아니라 상당히 여성적이기까지 한데, 이는 원문이 문어체라는 점 외에도 주된 화자인 월터와 빅터가 모두 남성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게다가 이 소설을 페미니즘 측면에서 해석하는 학자들도 많음을 고려하면, 이런 식의 번역체는 개인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한편 오숙은 본의 문체에 관해서도 조금 적어보자면, 문어적인 뉘앙스를 살리지는 않았지만 월터의 치기 어린 성격을 드러내는 데는 나쁘지 않아 보인다. 다만 후반부에 프랑켄슈타인의 피조물의 대사 부분을 모조리 '~소'라는 종결어미로 처리한 것은 매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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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자나 2021-04-29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이 많이 들어간 번역 비평, 아주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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