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터 서큐버스는 참회하지 않아 2 - S Novel
오리구치 요시노 지음, 이연승 옮김 / ㈜소미미디어 / 2014년 1월
평점 :
품절


일단 내용으로 말할 것 같으면,

 

주인공들이 사는 마을에 '이단 심문관'이 나타나는 것으로 시작!

 

사실상 '악마'로 분류되는 서큐버스를 교회에 들였으니,

 

자칫 잘못하다간 이단으로 몰려 고문, 처형당할지도 모르는 일!

 

그렇게 이단 심문관 앞에서 서큐버스 '실바'의 정체를 숨기면서

 

오늘도 어김없이 이 마물, 저 마물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스토리다.

 

 

1권에서는 '한 권이나 시리즈 전체로 이어지는 메인 스토리가 없다'라는

 

문제점이 있었는데, 이번 권에선 한 권 내내 이단 심문관에 대한 스토리가 중심을 이루고

 

결말과 최종전도 이단 심문관과 엮이는 덕분에 구성 면에선 발전된 편.

 

 

그리고 이건 사적인 부분인데,

 

등장하는 마물 소녀들의 인외 속성이 더욱 짙어졌다! 그래서 좋다!

 

작가님 본인도 후기에

 

'어느 정도로 몬스터를 표현해야 독자 여러분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을까,

인외 수준이 높을수록 여성스러움보다는 혐오감이 앞서지는 않을까.

서큐버스처럼 뿔과 날개가 돋은 정도는 코스프레의 연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라고 적어놓으신 것처럼,

 

하반신이 뱀, 말, 거미 등으로 묘사된 인외 소녀는

 

독자들에 따라 호불호가 갈린다. 나야 물론 극호하는 입장이지만

 

대부분은 불호의 입장일테니, 작가님도 시장성과 대중성을 의식해서

 

1권에 나온 인외 소녀는 전부 인간형이었다. (듀라한은 목이 떨어지긴 하지만ㅋ)

 

하지만 이번 권에선 인외 느낌이 나는 캐릭터가 많다.

 

2장에 등장하는 스핑크스는 하반신이 암사자 몸통이고,

(하지만 일러스트상에선 죄다 상반신만 그려져 있어서 그 사자 하반신을 못 본다 ㅠㅠ 그래도 설정이 그런 게 어디야 ㅠㅠ)

 

3장에 등장하는 운디네는 인간형이긴 하지만 어찌 보면 '물 인간'이라고도 할 수 있는 캐릭터다.

(그렇다고 슬라임처럼 아예 액체처럼 투명하진 않은 게 아쉽군)

 

 

 

 

또한 표지에 서큐버스가 세 마리나 그려져 있는 것처럼,

 

1권에선 언급만 됐던 주인공 '실바'의 친언니 둘까지 등장한다.

 

(반대로 1권에서 가끔 등장했던 교회 동기 고아들의 비중이 사라지긴 했지만...)

 

즉, 여러모로 1권보다 발전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근원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내용이 너무 소소하다...!

 

1장의 이단 심문관 앞에서 어떻게든 서큐버스 실바의 정체를 숨기려 하는 전개는

 

잘만 쓴다면 긴장감넘치고 웃기고 재밌을 수 있었다.

 

하지만 심문 과정이 너무 늘어져서 지루하고

 

문제 해결도 개그로 때우는 바람에 긴장감이 없다...

 

계속 의문스러운 상황이 펼쳐지고 수상함이 풍겨오긴 하는데

 

그것도 한 두 번이어야지... 너무 길게 늘어져서 호기심보단 답답함만 느껴졌다.

 

 

2장은 귀엽고 모에하고 사랑스러운 스핑크스가 등장했으나

 

내용 전개가 너무 소소하다... 나름 웃기는 장면도 있었고

 

스핑크스의 고민도 무난하게 잘 선정됐음에도 불구,

 

너무 차분하고 소소한 전개 탓에 기대보다 재밌진 않았다.

 

 

3장 역시 소소하긴 마찬가지...

 

그냥 모든 게 다 소소하다. 좀 더 웃기게 만들거나

 

재밌는 전개로 갈 수 있었는데 작가님의 실력이 못 따라주는 느낌.

 

 

주인공 독백으로 상황파악이나 상대방의 태도를 납득하는 서술이

 

너무 자주 나오다보니 이 소소하고 늘어지는 전개가 더욱 지루해진다.

 

 

메인 스토리인 이단 심문관 스토리는 무난했으나,

 

주인공이 심문관에게 의문을 품으면서 뒷조사를 하는 과정이

 

너무 적게 표현돼서 메인 스토리의 강약조절도 덜 된 느낌.

 

 

그리고 뭣보다 아쉬웠던 건 최종전인데,

 

최종보스의 배경 설정은 어둡고, 녀석의 능력도 막강해서

 

작정한다면 잔혹하고 진지한 싸움을 벌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작가님은 그리 하지 않으셨다...

 

그 최종보스를 쓰러트리는 방법이 개그다...

 

공포영화에 나오는 살인마를 간지럼 태우기로 쓰러트리면 이런 기분일까...

 

우스꽝스러운 방법으로 제압해놓고 결말은 또 진지하게 전개...

 

장르가 코미디인 건 알지만, 그럴거면 애당초 진지하고 잔혹한 설정을 말던지...! ㅠㅠ

 

 

 

 

 

정리하자면,

 

한 권 동안 이어지는 메인 스토리가 없다는 1권의 문제점이 해결됐고

 

인간형 마물 소녀 뿐이던 1권과 달리,

 

사자 하반신의 스핑크스가 등장하는 등 인외 수준도 높아졌다.

 

하지만 메인 스토리인 '이단 심문관' 스토리가 이 한 권 안에 다 해결돼서

 

여전히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기대'가 느껴지지 않는다.  

 

메인 스토리가 없는 옴니버스물이니 하다못해 그 옴니버스 스토리라도 재밌어야 하는데

 

너무 소소하게만 전개돼서 작품을 계속 읽고 싶은 느낌이 없는 것.

 

(하지만 3권 완결이니 사실 이러는 것도 당연한가...)

 

내용이 너무 소소하고 늘어지고 지루하다는 1권의 단점도 해결되지 않았다.

 

최종보스와의 사투는 1권에 비하면 진지하지만,

 

최종보스를 쓰러트리는 방법이 개그라서 결국 그게 그거...

 

 

 

즉, 1권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근원적인 게 해결되지 않아서 제자리 걸음이다.

 

 

그래도 소재는 내 취향이고, 3권 완결인 짧은 책이니

 

일단 다음 권까지 봐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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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터 서큐버스는 참회하지 않아 1 - S Novel
오리구치 요시노 지음, 이연승 옮김 / ㈜소미미디어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일러는 굿. 참회실이 마물 고민 상담소로 변했다는 소재도 옴니버스물로 적당해서 나쁘지 않음. 다만 사건/고민들이 너무 소소하고 서술이 늘어지는 바람에 좀 지루하다. 게다가 러브 코미디물인데도 러브 코미디 파트가 적고, 나온다 해도 어색함. 메인스토리도 없어서 2권을 기대할 마음이 안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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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터 서큐버스는 참회하지 않아 1 - S Novel
오리구치 요시노 지음, 이연승 옮김 / ㈜소미미디어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내용으로 말할 것 같으면,

 

외진 곳에 위치한 어느 작은 교회.

 

나라에는 이미 대성당이 있어서 굳이 이 교회를 찾아오는 '사람'은 없다.

 

그러자 듀라한, 버번시, 레프리콘 등과 같은 마물들이 참회실을 찾아오는 일이 잦아졌는데

 

참회는커녕 불만을 토로하고 문제해결을 부탁하는 고민 상담소 같은 꼴이 되어버린다.

 

그러던 어느 날, 수녀가 되고 싶다는 서큐버스 '실바'가 교회를 찾아오게 되면서,

 

서큐버스 견습 수녀와 동거(?)하며 이 마물, 저 마물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옴니버스물이다.

 

 

일단 소재 자체는 무난하다.

 

성직자를 타락으로 이끄는 '음마'가, 자신과 정반대 성향인 수녀가 되고 싶어 한다든가,

 

교리상 순결을 지켜야 해서 이룰래야 이룰 수도 없는 남주와 서큐버스의 러브 포지션,

 

이따금씩 참회실을 찾아오는 마물과 얽힌 에피소드들...

 

 

사랑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건 결말을 그만큼 무기한 연장할 수 있다는 의미이고,  

 

찾아오는 마물과 종류/고민만 다양하게 설정한다면 소재도 얼마든지 뽑아낼 수 있으니,

 

무난하게 장편 연재할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 소재다. (3권으로 완결나버리긴 했지만...)

 

 

서술이나 문체도 나쁘지 않고

 

빵 제조 과정 같은 몇몇 부분에선 디테일이 떨어지지만

 

작중 등장하는 허브, 말(馬)에 대한 정보도 나름 디테일하며,

 

마을 구조와 풍경, 각 마물에 대한 정보도 적당해서

 

아는 마물이면 반가울 것이고 모르는 마물이라도 새로운 느낌이라 좋다.

 

 

그리고 작가님이 책날개에 써놓으신 것처럼 인외물 덕후이시던데,

 

과연 그 쪽으로 나와 취향이 맞는 덕인지 캐릭터들도 모두 마음에 들었다.

 

다만 하반신이 뱀, 말, 거미로 된 마물 소녀는 호불호가 갈린다는 걸 의식하셨는지

 

여기 등장하는 마물 소녀들은 죄다 인간형이다. 이 부분은 아쉽지만 어쩔 수 없군.

 

(일본에선 2016년에 이 작가님이 출판하신, 라미아가 주인공인 병원 스토리 라노벨이 있던데 그건 언제쯤 정발해주려나... 표지 보니 라미아, 켄타우로스 등등 나오는데다가 '몬스터 아가씨가 있는 일상' 작가님이신 오카야도 씨 께서도 극찬하셨다던데...!)

 

 

그리고 뭣보다 일러스트가 아주 좋다... (특히 2장 듀라한 편의 일러스트가...)

 

딱 표지에 꽂혀서 샀던 책인데, 과연 실망스럽지 않다 ㅎㅎ

 

 

 

다만 문제점이 적지 않은 것이,

 

우선 서술이 너무 차분하다.

 

그래서 웃긴 상황이 펼쳐져도 그게 덜 와닿고,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만, 배경설명이나 상황설명을 할 때

 

뭔가 필요이상을 말해주는 느낌이라 좀 늘어진다.

 

1장에서 서큐버스의 몸에서 최음 성분의 향기가 난다는 설명이

 

시도 때도 없이 언급되는 게 특히 그랬다.

 

 

내용도 너무 소소하다.  

 

마물의 고민거리 자체가 소소해서 자연스레 해당 챕터 스토리까지 소소한 경우도 있고,

 

재밌게 이끌기만 한다면 재밌을 수 있는 고민거리나 상황도

 

너무 간단하고 심심하게 전개시키는 느낌... (특히 3장인 '실키' 편이 그랬다) 

 

 

마지막에 나름 위기감있는 전개로 절정부의 긴장감을 연출하려 했던 것 같은데,

 

작품이 코미디물이다보니 뒷부분이 결코 시리어스하진 않고

 

위기감에 비해 싸움 승리 과정이 좀 김 빠진다...

 

 

 

그리고 이 책, 장르가 '로맨틱 코미디'인데

 

정작 그 로맨틱 코미디 파트가 나올 때 너무 어색하다...;;

 

챕터가 끝나는 부분에 남주와 여주(서큐버스)가 좀 알콩달콩한 대화 나누면서

 

부끄러워하는 장면이 삽입되는데, 이게 너무 뜬금없고 부자연스럽고 어색하고...

 

애당초 이 작품은 '로맨틱'도 약한 편이니 로맨틱 코미디가 약한 건 지당한 일이었나...

 

 

게다가 이거, 하렘물이었다...

 

마물들은 찾아왔다가 떠나고, 서큐버스와 남주의 로맨틱 코미디 정도일줄 알았는데

 

소꿉친구(?) 비스무리한 포지션의 여캐가 있는가 하면 

 

고민상담하러 온 마물 중 몇이 눌러앉아서 자연스레 교회에 여캐가 늘어나버린다...

 

작품 시작 부분에선 신부님과 예비 신부인 남주로 남자 둘 뿐이었는데,

 

마지막 부분에선 같이 사는 여캐가 넷이나 추가된다...

(그 중 한 명은 같이 사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매일 찾아오니 결국 그게 그거다...)

 

뭐 그렇긴 해도, 네 명이나 되는 여자 중에

 

남주에게 관심이 있는 건 딱 두 명 뿐이니, 그렇게까지 하렘은 아니라서 다행 ㅇㅇ

 

 

 

 

결론은,

 

옴니버스 전개로서 무난한 소재를 갖고 있고,  

 

'인외물'이긴 한데 대중성을 의식했는지 인간형 마물만 등장하다보니

 

라미아나 켄타우로스 같은 마물 쪽 취향인 사람에겐 안 맞을 수도 있다.

 

서술이나 문체도 나쁘지 않고 설정과 설명도 디테일하지만

 

내용이 너무 소소하고 그렇게 큰 사건이 없는지라 지루하게 느끼기 십상이고, 

 

뭣보다 '로맨틱 코미디' 파트가 굉장히 적은데다, 나왔다 하면 어색하고 노잼...

(그래도 '어이쿠! 넘어졌더니 가슴을 만져버렸네?' 하는 그 뻔한 게 안 나온 건 감사한다!)

 

한 권을 다 읽겠다는 의무감만 없었더라면 중간에 덮었을 책이다.

(사실, 덮었다. 덮고 1년 뒤에야 처음부터 다시 읽고 서평 쓰는 게 오늘이다.)

 

 

게다가 스토리로 말할 것 같으면, 마물들의 고민상담을 서브 스토리,

 

'서큐버스가 수녀가 되는 과정'을 메인 스토리라고 분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서큐버스가 수녀가 되기 위한 노력'이 작중에 크게 다뤄지지 않아서

 

메인 스토리가 진행되고 있다는 게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아무래도 그냥 서큐버스를 교회에 동거시키기 위한 설정으로 끝내버린 것 같다.

 

 

즉, 사실상 다음 권이 사고 싶어진다거나 뒷내용이 궁금한 일이 전혀 없는 책...

 

뭐, 나는 소재가 취향에 맞으니 다음 권을 계속 보겠지만...

(사실 이미 2, 3권도 다 사놨고 말이지)

 

 

 

난 그렇게 엄격하거나 눈높이가 높지 않아서 4점 정도를 주려 했는데

 

단점을 찬찬히 살펴보니 3점 정도가 맞는 듯하다.

 

헌데 1, 2점을 주신 분들이 적지 않은지라 나름 평균점수 상향 의도로 4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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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 폴리스 - 테즈카 오사무 초기 걸작선
테즈카 오사무 지음, 김경은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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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일련의 스토리는 무난한 것 같은데, 마치 중간에 한 페이지나 몇 컷을 뺀 것처럼 부자연스러운 장면이 많다. 출판 당시 페이지 수가 제한돼 있어서 그렇다고는 하나, 이 탓에 스토리가 너무 급히 전개돼서 개연성이 거의 죽어 있다. 그래도 뒤의 편인 ‘죄와 벌‘은 괜찮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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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 폴리스 - 테즈카 오사무 초기 걸작선
테즈카 오사무 지음, 김경은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간단하게 구매 동기, 줄거리 설명, 서평을 하자면,

(아, 참고로 줄거리 설명은 '구매할지 말지 망설이는 사람'들 보라고 써놓은 것이라, 간단한 시놉시스만 적을테니 그렇게 크거나 핵심적인 스포일러는 없으니 안심하시길.)

 

 

● 1. 구매 동기.

 

일본 극장용 애니를 좋아해서 2001년도에 개봉한 '메트로폴리스'를 봤는데

 

기대보다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혹시 원작은 재밌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원작을 찾아보다가,

 

마침 가장 좋아하는 출판사인 AK커뮤니케이션즈에서

 

원작 도서를 출판했음을 확인, 구매하게 됐다.

 

2008년도에 나온 책임에도 초판이 배송된 것을 보니, 참으로 관심받지 못하는 책인 것 같다...

 

(안쓰럽지만 난 비인기 도서를 읽는 걸 좋아하니 싫진 않군)

 

 

● 2. 줄거리 설명.

 

진보한 미래 도시 '메트로폴리스.

 

하지만 도시는 로봇들을 이용해 세상을 지배하려 하는 박사 '레드 공(公)'과

 

그가 지휘하는 세력인 '레드 당'에 의해 혼란의 도가니다.

 

어느 날, 레드 공은 강철 장난감 같은 로봇들이 아닌

 

살아있는 인조인간을 수하로 거느리고 싶어졌고,

 

이에 따라 인공세포를 연구하는 박사를 찾아가

 

신화 속에 등장하는 가장 아름다운 여인의 석상을 보여주며

 

그 모습을 본따, 강한 힘과 비행 능력, 물 속에서도 숨을 쉬는 능력을 가진

 

초인을 만들라고 협박, 박사는 협박에 못 이겨 결국 초인이자 인조인간인  

 

'티마'를 만들게 되는데...

 

 

이 '티마'로 인해 얽힌 박사, 레드 공, 그리고 티마를 만나게 된 도시 사람들이 겪는

 

일련의 사건을 다루고 있다.

 

혹시 2001년도에 애니영화화 된 '메트로폴리스'를 본 사람들이라면

 

벌써부터 이 책의 내용이 영화와 다름을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인데,

 

나도 그랬다. 둘 중 재밌는 걸 찾으라면 역시 이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둘 중 재밌는 것'을 찾았을 때의 얘기지,

 

이 만화가 그렇게 재밌진 않다...

 

 

이 책에는 한 편이 아니라 '메트로폴리스', 그리고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을

 

만화로 각색한 만화판 '죄와 벌'로 총 두 편이 수록돼 있다.

 

메트로폴리스에 대한 점수는 별 셋이었지만

 

죄와 벌이 마음에 들어서 별을 넷으로 준 것이다.

 

대체 내용이 어디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살펴보자면...

 

 

● 3. 서평

 

일단 '만들어진 생명체'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벌어진다는 소재는 마음에 든다.

 

그리고 도시에서 별나고 기괴한 사건들이 벌어지지만

 

이 사건의 원인이 모두 동일해서 작품 전반의 맥거핀도 적은 편.

 

하지만 '개연성'이 최악이다...

 

개연성, 당위성, 인과성 등등... 뭐라 하든 아무튼 이 작품엔 그게 한참 부족하다.

 

아까 위에서,

 

'도시에서 별나고 기괴한 사건들이 벌어지지만 이 사건의 원인이 모두 동일'

 

하다고 설명했는데, 이게 작품 전반을 놓고 보면 그렇다는 말이지

 

그냥 처음부터 읽으면 굉장히 뜬금없고 억지스럽고 황당하게 느껴질 정도로 부자연스럽다.

 

 

그리고 장면과 장면, 컷과 컷의 연결도 부자연스러운 경우가 많은데,

 

간단하게 예를 들자면...

 

 

 

위 사진 속 두 컷에서, 빨간색 점이 찍힌 캐릭터는 동일인물이다.

 

그리고 보다시피 파란 점, 노란 점이 찍힌 캐릭터는 다른 인물이다.

 

참으로 부자연스럽지 않은가?

 

빨간 점 캐릭터가 노란 점 캐릭터를 보고 놀라는 장면인데,

 

그 바로 다음 장면에서 뜬금없이 노란 점 캐릭터가

 

방에서 자고 있다는 말과 함께 상황이 바뀐다... 

 

불과 한 컷 만에! 

 

멀쩡히 있던 캐릭터가 갑자기 사라지고,

 

그걸 방에 가서 자고 있다고 설명한다.

 

졸리다며 방으로 향하는 장면 같은 게 없다.

 

혹시나 해서 말해두지만 이 두 컷은 내가 중간을 자른 게 아니고

 

실제로 이어지는 컷이다!

 

 

 

 

 

이러한 부자연스러움과 개연성 파괴는 이 다음 장면에서도 드러난다.

 

 

 

 

 

 

 

 

이 또한 부자연스럽지 않은가?

 

줄거리 설명 때 언급한 대로, 이 작품에는 인조인간 '티마'가 등장한다.

 

그리고 '티마는 사실 인조인간이다'라는 진실을 듣고

 

아까 빨간 점 캐릭터라 불렀던 소녀가 충격에 빠진다.

 

그런데? 그 다음 컷에서 뜬금없이 그 소녀가

 

'티마가 없어졌어!'라며 티마의 방에서 뛰쳐나온다...

 

아까는 티마가 졸리다며 방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없더니,

 

이번엔 소녀가 티마의 방으로 향하는 장면이 없다.

 

 

 

"왕이 죽고 왕비도 죽었다"를 스토리,

 

"왕이 죽자 슬픔을 이기지 못한 왕비도 결국 스스로 굶어 죽고 말았다"를 플롯이라 하지 않는가.

 

이 만화, '메트로폴리스'는 그야말로 '스토리' 만화다.

 

위에서 예로 든 두 장면이 그렇다.

 

'방으로 걸어가는 장면'처럼 자잘한 장면을 모조리 빼고

 

필요한 장면, 핵심 장면만 넣었다.

 

그래서 보통 스토리 있는 작품의 평가를 보다보면

 

'전개가 빠르다'는 평을 보곤 하는데,

 

아무리 빨라도 이 만화에 비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불행 중 다행은, 모든 장면이 이렇지는 않다는 것인데,

 

그럼에도 '개연성이 없다', '전개가 너무 빠르다'라는 사실은 변치 않는다.

 

'티마의 얼굴은 조각상의 얼굴을 본땄다'라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

 

그냥 지나가던 소년이 뜬근없이 티마를 붙잡고 '나 너 어디서 본 적 있어'라며

 

박물관에 데려가서 '자, 너 닮았잖아'하고 보여준다거나,

 

악당들의 시설을 발견했는데 발견 두 세 컷만에 폭파시켜서 순식간에 섬멸한다거나...

 

 

인물의 행동이나, 전개되는 상황에서 당위성이나 인과성이 어설퍼서 납득이 힘들다.

 

일련의 스토리가 진행되긴 하지만, 너무 엉망진창에 중구난방이라  

 

이게 '일련의 스토리'가 진행되고 있기는 한 건지 의구심이 들 뿐...

 

 

하지만 책 뒤쪽에 적힌 작가, 데즈카 오사무 본인의 후기를 읽어보면

 

만화가 이렇게 된 이유를 알 수 있다.

 

본인이 만화를 그리던 당시를 회고하길, 출판사 측에서  

 

파격적이고 화려한 만화를 만들어보자며 당시(1947년)로선 전무후무했던

 

양장본 만화책, 160페이지 분량이라는 기준이 정해졌는데,

 

페이지 수를 160쪽으로 맞추다보니 이 장면 저 장면을 삭제했다는 것이다.

 

아까 위 예시 자료에서처럼 '방으로 걸어가는 장면'이 없어지고,

 

스토리 진행을 위해 개연성이나 중간과정 없는 상황이 펼쳐지는 등이

 

바로 이것 때문이었다. 페이지 제한을 맞추기 위해서!

 

그러니 이 만화를 보게 되거든 주의하라.

 

전개가 마치 구멍 뚫린 듯이 엉망인 군데가 많을테니...

 

 

 

이렇게 부족한 느낌이 많은 스토리인데, 여기에 더해 묘사도 아쉽다.

 

여기서 말한 '묘사'란, 그림을 그리는 솜씨나 디테일을 말하는 게 아니라

 

'미래 도시의 연출'이다.

 

작중 배경이 '19XX'년이라며 나름 고도로 발달된 미래 시대를 표방하고 있는데,

('19XX년'이 지금 입장에선 한참 과거 느낌이지만, 만화 발간 당시로선 '2XXX'년 같은 느낌이었을 것이다.)

 

자동차의 디자인이 현실과 조금 다르다거나, 건물 디자인이 독특하다는 것 외에는

 

특별히 미래라는 느낌이 드는 게 없다.

 

학교에서 수업하고, 야구하는 모습은 현실과 다를 바 없고,

 

로봇은 악당인 '레드 공'이 부하로 거느리는 녀석들만 나타나다보니

 

거리에 로봇들이 걸어다닌다거나 가정용 로봇 같은 것도 없다.

 

 

난 애니 영화판 메트로폴리스를 재미없다고 폄하했었는데,

 

미래 기술에 대한 묘사는 영화판 쪽이 더 나았던 것 같다.

 

영화판에선 수사용 로봇이 범죄 수사를 보좌해준다거나,

 

작은 쥐 떼처럼 생긴 로봇들 수 백마리가 화재 현장으로 기어가서

 

한 몸으로 융합, 물을 뿜어대는 소방 로봇으로 변신한다거나,

 

거리에는 사람들만큼이나 로봇들이 많이 돌아다니고

 

애완견들을 산책시켜주는 로봇들이 있는 등등...

 

미래 도시의 독특한 모습들을 많이 보여주는데

 

이 책에선 그런 묘사를 찾아보기 힘들다.

 

어쩌면 아까 말한 '160페이지 제한' 때문에 스토리 진행에 힘을 쓰고

 

배경 묘사를 최소화한 탓이 아닐까 싶다.

 

이러나 저러나, 작가님 후기를 읽어보니

 

이 만화 덕분에 SF에 관심을 가지게 된 사람들이 많다고 하니,

 

지금 21세기 시점으로 봐서 묘사가 아쉽다는 것이지

 

당시로선 충분히 신선하고 훌륭했던 것 같다.

 

 

 

비판과 별개로, 마음에 들었던 장면이 둘 있는데,

 

보자면 아래와 같다.

 

 

한 공간에, 로봇과 사람이 들어갔다.

 

그런데 악당 '레드 공'이 벽을 세워서 둘 사이를 가로막는다.

 

그런데 이 연출이, 서로 다른 컷에 들어있는 것처럼 묘사돼서

 

'만화'라는 특성을 잘 살리면서 현 상황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ㅎㅎ

 

 

 

또 다른 장면은 아래 장면인데,

 

보다시피 ㅋㅋㅋㅋ

 

딱 봐도 미키마우스를 닮은 짐승들을 잡아놓고

 

'이건 미키마우스 월트디즈니라는 학명의 동물입니다.'

 

라고 설명하는 개그를 선보인다 ㅋㅋㅋㅋㅋ

 

사진으로 남기진 않았지만, 작중 형사가 사건의 경위를 설명할 때

 

'자세한 건 독자들에게 물어보시오'라고 말하는 장면도 있던데

 

아무래도 작가님은 이런 식의 메타 발언을 즐겨 쓰신 것 같다 ㅎㅎ

 

 

 

 

'메트로폴리스'에 대한 평은 이 쯤 해두고

 

이 책에 같이 수록된 '죄와 벌'을 평해보자면,

 

내용은 정말 '도스토옙스키'의 동명 소설, '죄와 벌'을

 

어린이용으로 각색해서 만화화 한 것이다.

 

1953년 쯤에 발표됐다고 하는데,

 

지금도 고전 소설을 어린이가 접하기 쉽도록 만화화하는 일이 적지 않은 것을 보면

 

과연 데즈카 오사무 작가가 일본 만화의 신으로 불리는 게 과장이 아님을 느낄 수 있다.

 

아쉽게도 필자는 '죄와 벌'을 읽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각색이 얼마나 잘 됐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일단 재밌다.

 

연출이나 묘사도 나쁘지 않고, 캐릭터들도 다들 외모 차이가 확실해서 헷갈릴 걱정이 없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이 원작인지라,

 

'메트로폴리스보다 괜찮았지만, 그건 원작자가 따로 있어서 아니야?'

 

하고 본인에게 묻게 된다...

 

 

 

 

정리하자면,

 

이 책에는 '메트로폴리스'와 '죄와 벌 '두 편의 만화가 들어있고,

 

한 편당 150쪽 정도의 분량이며, '죄와 벌'은 도스토옙스키의 동명 소설을

 

만화판으로 각색한 것이라 내용은 같다.

 

'죄와 벌'은 나름 읽을만 하지만

 

'메트로폴리스'는 장면이 어색하게 이어지거나

 

인물의 행동에 당위성이 없고, 장면에 개연성, 인과성이 부족한 경우가 무척 많다.

 

일련의 스토리는 무난한 것 같은데, 시대가 시대인지라 아동을 대상으로 했는지

 

다소 '유치하다'라고 느낄 수도 있으며, 연출 면에서 여러모로 아쉬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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