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스 :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제나 새터스웨이트 지음, 최유경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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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스투유 출판사에서 작년 11월 말 출간된 장편 SF미스터리소설 신스를 읽었습니다.

소설의 제목인 신스는 안드로이드와 비슷한 뜻으로 synthetic에서 유래되어 합성인간, 인조인간 쯤으로 해석하면 되는데요.

소설 속의 줄리아는 이런 안드로이드에서 수단계는 더 업그레이드 된 인간의 마음을 고스란히 프로그래밍하여 장착된 사실상 인간의 사고와 감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신스로 표현됩니다.


심지어 소설은 신스인 줄리아의 시점에서 표현되기 때문에 독자들은 소설을 읽으며 줄리아가 너무나도 보통의 인간과 다를바 없으며 거기에 더 해 우리 주변의 사람들조차 모두가 가지고 있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무조건적인 모성애와 연인에 대한 정열적인 사랑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페이지를 넘기며 자연스럽게 느끼게 됩니다.


소설 신스는 인조인간 줄리아가 '나는 솔로'와 비슷한 극사실주의 데이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시작합니다.

소설 신스는 그 흔한 목차 하나 없이 소설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 과거와 현재 두 파트만을 교차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요.



"제 이름은 줄리아입니다. 저는 인조인간, 신스에요. 사랑을 찾으러 왔죠." p9


"나는 쇼 때문에 태어났어요. 쇼는 내 인생이고 조쉬는 제가 원하는 미래에요."p135



'과거'는 줄리아가 연애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다양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그녀의 운명의 상대인 조쉬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그리고 '현재'는 그녀가 실종된 남편 '조쉬'의 살인범으로 몰리게 되며 자신과 딸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조쉬를 죽인 범인을 찾아 나서는 과정을 긴박하게 그려냅니다.


먼저 신스의 미스터리 소설적인 측면에 대해 말하자면 꼼꼼하게 잘 쓰여진 미스터리 소설답게 50여 페이지를 채 넘기기 전에 소설은 다양한 단서가 될 수 있는 정보들을 흘려줍니다.


옆 집 창문을 통해 쌍안경으로 줄리아를 훔쳐보는 남자 밥.

오래전 줄리아를 폭행한 이력이 있는 마트 캐셔.

신스를 혐오하며 줄리아를 범인으로 몰아 감옥에 넣고 싶어하는 형사.

무언가 비밀을 감춘듯한 유모 에덴.


다양한 물음표가 따라붙는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역시 소설을 읽으며 가장 궁금한 점은 하나입니다.


왜 조쉬인가.

줄리아는 왜 조쉬에게 운명적인 사랑을 느꼈고 프로그램의 다양한 참가자들은 왜 조쉬를 사랑하는가.


그리고 소설 신스는 이 모든 물음에 그간 던져놓았던 복선을 깔끔하게 회수하며 예상치못했던 결말을 선사합니다. 입이 근질근질한데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소설 신스의 두번째 매력포인트는 SF소설로서의 재미인데요.


줄리아의 시점에서 소설이 진행되기 때문에 너무나도 인간적인 줄리아의 모습들, 예를 들면 딸을 생각하는 모성애를 일인칭으로 느끼고 있다보면 소설을 읽고 있는 저조차 인조인간에 대한 편견이 모조리 사그라들게 됩니다. 오히려 인조인간의 형식을 채택하고 있지만 그냥 인간으로 봐도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구요.


그럴 때 마다 소설 신스는 줄리아가 인조인간이라는 것을 SF적 요소를 활용해 분위기를 환기시킵니다. 예를 들어보자면 세계 최초로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신스 줄리아의 임신 메커니즘은 반로봇 반인간인 하프휴먼이라는 새로운 종의 출산이 아닌 익명의 기증자로부터 난자를 제공받아 보관하고 있다 배란기에 맞춰 하나씩 사용하고 있다는 설정이나 줄리아에게 사후세계에 대해 묻는 과학자들이 있겠네요.


어떻게보면 미스터리소설로서의 신스는 SF적 요소를 핵심적으로 활용하면서 조금은 본격미스터리중에서도 특수설정미스터리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굉장히 두꺼워 처음 책을 받았을때는 완독시간으로 일주일정도를 예상했지만 막상 책을 펼치고 줄리아의 과거와 현재를 정신없이 따라가다보니 이틀만에 정신없이 몰입해 읽었던 소설 '신스'.


색다르면서 완성도 높은 미스터리 소설을 찾는 분들께 천재 신예작가 제나 새터스웨이트의 데뷔작이자 전설의 시작이 될 지도 모르는 소설 신스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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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짬뽕아저씨의 짬뽕 로드 - 인생 짬뽕을 찾고 싶으면 꼭 가봐야 할 중국집 120
박기석 지음 / 비타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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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북스의 키다리짬뽕아저씨의 짬뽕 로드를 읽어보았습니다.

사실상 읽어보았다는 표현보다는 소장하게 되었다는 표현이 더 알맞겠네요.

한번 쓱 훑어보고 내 주변의 맛있는 중국집을 야무지게 포스트잇으로 표시해놓은 뒤 중국요리가 먹고 싶을 때 방문하거나 혹은 멀리 출장이나 여행을 가게 될 때 방문하게 될 곳을 찜 해놓는 용도로요.


사실 맛집에 방문하는 일은 언제나 실패의 위험이 동반되는데요.

이런 위험천만한 일을 하기 전에 거의 네자리 수의 짬뽕맛집을 돌아다닌 후 그 중에서도 엄선된 곳들만 뽑아주는 키다리짬뽕아저씨의 노하우는 마치 오징어 게임에서 '나는 이 게임을 해봤어요!'라고 외치는 성기훈과도 겹쳐보입니다.

그만큼 든든하더라구요.


제목은 키다리짬뽕아저씨의 짬뽕 로드지만 사실 이 책은 짬뽕맛집 안내라기 보다는 맛있는 중국집을 소개하는 책에 더 가깝습니다. 물론 메인은 짬뽕이지만요.


TMI같지만 저도 어릴 때는 짜장 짬뽕 중에 선택하라고 하면 무조건 짜장면을 선택했습니다. 대학생 때는 그래도 열번 중에 한 두번은 짬짜면을 먹게 되더니 이제 결혼까지 하고 나니 무려 열번 중 세번은 짬뽕을 먹는 이른 바 '어른 입맛'이 되었습니다.


키다리짬뽕아저씨의 짬뽕 로드는 짬뽕이 맛있는 중국집을 소개하고 있는데 사실 짬뽕 잘하는 집이 다른 걸 못하겠습니까.

짬뽕이 맛있으면 짜장도 맛있고 탕수육도 맛있고 볶음밥도 맛있는게 왠지모르게 당연하게 느껴지거든요.

책의 후반부에는 책자에 소개된 식당들을 탕수육, 만두, 볶음밥이 맛있는 중국집으로 골라 찾을 수 있게 따로 소개도 하고 있습니다. 메인인 짬뽕은 좀더 심화과정을 통해 매운 짬뽕 맛집을 따로 목록을 만들어두기도 하구요.


먼저 키다리짬뽕아저씨의 입맛이 과연 제 입맛과도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제가 살고 있는 경기도를 쓱 훑어봅니다.

과연 제가 맛있게 느낀 중국집이 여기에도 있을까요.


매의 눈으로 식당리스트를 살펴보니 익숙한 이름들이 보입니다.

집에서 가까우면서도 맛이 좋아 특별한 날에 종종 방문하던 안양의 중국집 부원이 당당하게 경기도 짬뽕 맛집의 일석을 차지했네요.

스르륵 내려보니 평택의 짬뽕맛집들도 리스트업되어 있습니다.


종종 들르지만 알지 못했던 안성이나 성남의 짬뽕맛집도 이제 머리속에 저장해두어야 겠네요.


심지어 국내 짬뽕로드를 넘어 일본의 짬뽕 맛집까지 소개하고 있는 모든 것을 다 퍼주는 키다리짬뽕아저씨의 짬뽕 로드...


하늘 아래 같은 짬뽕은 없다며 "have a good 짬뽕!"을 외치는 키다리짬뽕아저씨를 따라 인생 짬뽕을 찾아 짬뽕 로드를 떠나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추천드립니다.


#키다리짬뽕아저씨의짬뽕로드 #짬뽕 #키다리짬뽕아저씨 #비타북스 #맛집가이드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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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 신 - 이방인의 일기 김서진 부조리극 판타지 소설
김서진 지음 / 시시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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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진 작가님의 부조리극 판타지 소설 SIN, 신 1권 이방인의 일기를 보았습니다.

부조리극 판타지 소설은 평소 제가 읽던 미스터리 소설이나 무협, 판타지 등의 웹소설과는 완전히 다른, 처음 접해 보는 장르였기 때문에 처음에는 굉장히 낮설게 느꼈졌습니다.

이 소설을 통해 처음으로 부조리극이라는 단어에 대해 알게 되었고 부조리극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의사소통의 혼란, 언어가 과연 인간의 의사를 제대로 표현해 낼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독백을 소설에 고스란히 표현하고 있다는 점 또한 알게 되었습니다.

소설은 국세청에서 일을 하고 있는 이지언의 시점에서 진행됩니다.
국세청을 중심으로 긴박하게 흘러가는 한과장의 실종을 둘러싼 사건과 그 주변에 도무지 무슨 의미인지 짐작하기 힘든 이지언의 일상들이 뒤섞이며 이야기는 진행됩니다. 심지어 책의 페이지가 어느 정도 넘어가기 시작하면 일상에 꿈까지 뒤섞이게 됩니다.

정신없이 흘러가는 이지언의 독백과 대비되는 지극히 현실적인 국세청의 일들은 처음에는 별개의 사건인냥 따로따로 진행되다 종국에는 그 경계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뒤죽박죽으로 섞이게 됩니다.
소설은 시점이 휙휙 변하며 원인을 생략한 채 결과를 보여줍니다. 의도적으로 제거된 인과관계는 소설을 읽고 있는 독자인 제게도 어느 부분이 현실이고 어느 부분이 꿈인지 모호하게 만드는 듯 합니다.

'이 미쳐가는 세상에 녹아든 사람은 현재의 나처럼 정상이라고 포장되어 있을 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미쳐있는지도 몰라...' p141

'나 어떡하지? 현실인지 아닌지 구분이 안 돼. 미치겠어, 미치겠다고!' p241

소설의 후반부에 들어서면 이해하기 힘든 이지언의 사고방식이 박준용의 말대로 정말 '그것'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우리가 이해하기 힘든 현상을 뭉뚱그려 '그것'이라고 표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집니다.

국세청에서 벌어진 실종에 대한 진실은 무엇인지, 중간 중간 드러나는 균열기는 또 무엇인지 아직 1권만을 통해서는 이해하기 힘들지만 그래서 더 다음편이 기대됩니다.
어쩌면 이 모든 것이 대표적인 부조리극인 '고도를 기다리며'에서의 언제 올지 모르는 고도라는 자 처럼 어떤 의미를 가지지 못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올해는 Sin의 3권이 출간 된다고 하셨는데 부지런히 이번 주말, Sin 2권 시나브로를 달려봐야겠습니다.
김서진 작가님의 SIN을 처음 접해보는 색다른 장르 부조리극 판타지 소설을 독서의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 재미있는 소설로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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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아드네의 목소리
이노우에 마기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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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우에마기 힐링미스터리소설추천 아리아드네의 목소리 서평 블루홀식스출간



올해 마지막 기대작 이노우에 마기의 아리아드네의 목소리를 올해가 가기 전에 읽었습니다.


읽기 전부터 먼저 읽은 독자들의 후기를 통해 미스터리 소설의 반전이 줄 수 있는 긍정적인 여운과 감동을 가득 담았다는 정보를 접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의 결말에 제 모든 열정을 바쳤습니다. -이노우에 마기



기대감을 더하는 작가의 친필 싸인과 멘트까지...


그리고 작가의 호언장담이 이해될 정도로 가슴따뜻한 감동과 여운을 느끼며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수 있었습니다.


소설의 주인공 다카기 하루오는 드론을 설계하고 생산하는 회사의 직원입니다. 직접 거래처를 다니며 드론의 조작법을 강의하거나 취미로 드론을 배우고 싶은 사람들을 모아 드론에 대해 알려주고 있습니다.


다카기 하루오는 어린 시절 자신의 두려움과 나약함으로 인해 형을 잃은 슬픔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트라우마를 정면으로 극복하기 위해서 인명구조에 사용되는 드론을 만드는 회사에 취직해왔습니다.



소설의 무대가 되는 장소는 스마트 도시 WANOKUNI입니다.


장애인친화도시로 지상에는 최소한의 주거시설만을 두고 지하 깊숙히 주요 시설들을 건설하며 대부분의 설비를 자동화장비로 대체해 장애가 있는 사람도 일상적인 생활을 영위하는데 불편함이 없게 만든 '유니버설 디자인'의 미래도시입니다.


그리고 이 도시의 물류와 보안에 하루오가 속한 회사의 드론이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어 그는 와노쿠니의 개막식 행사에 참석합니다.



그리고 그 때 지진이 일어나며 와노쿠니가 붕괴되고 삼중고, 듣지 못하며 보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는 장애를 지닌 여인, 나카가와가 지하 깊은 곳에 고립되고 맙니다. 이제 형을 잃은 소년이었던 하루오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마음으로 드론을 이용해 그녀를 구출해야 합니다.



소설의 제목에 등장하는 아리아드네는 같은 이름의 인명구조용 최첨단 드론의 모델명이기도 합니다. 드론의 이름은 그리스신화의 아리아드네에서 따왔는데요. 테세우스는 아리아드네 공주에게 받은 실타래로 미궁에서 탈출했기 때문에 어려운 상화에 처했을 때 해결의 실마리가 되는 것을 아리아드네의 실이라고 합니다. 드론 아리아드네는 구조자의 소리나 목소리를 분석하는 최첨단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어 아리아드네의 목소리라고도 불립니다.



소설은 하루오가 나카가와를 구출하기 위해 드론을 이용해 다양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는지를 세밀하게, 드론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그려냅니다.


그리고 이게 왜 미스터리 소설이지 싶을 때 쯔음에 독자들에게 커다란 의문을 하나 던져줍니다.



"이상하지?"


선배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내게 물었다.


"눈이 보이지 않는 나카가와 씨가 왜 조명을 켰을까?"


p173



보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하고 말하지도 못하는 그녀가 지하 깊은 곳에서 전등의 스위치를 켜고 위급한 상황에 기민하게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사이버렉카 유투버들은 그녀의 장애가 거짓으로 꾸며낸 것이 아닌지 의심하기 시작하며 심지어 구조대 내부에서도 비슷한 의심을 하는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심지어 그녀를 구하기 위해 모든 자원들이 집중되며 불만을 표하는 사람들도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났을 때.


이노우에 마기의 상상불허, 불멸의 반전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됩니다.


놀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미스터리 소설에서는 처음 느껴보는 따뜻한 감동이 가득한 여운까지 다가옵니다.


작가가 말했듯 모든 열정을 바쳤다는 이 결말은 앞의 복선들을 모두 회수하며 전율이 느껴지는 반전으로 완성됩니다. 그리고 이 소설의 결말은 단순한 반전이 주는 재미를 넘어 아주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것 같습니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면 거기까지에요.'


소설을 읽고 나면 불가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리고 불가능이 꼭 열정과 노력으로 극복해야만 하는 장벽이 아니라는 것도 느끼게 됩니다.



반전이 매우 중요한 미스터리소설의 서평을 남기며 어떤 조그마한 스포일러도 해선 안되기때문에 이 결말이 주는 감동에 대해서 표현하기가 매우 어렵지만 책을 덮을 때, 제 마음은 매우 따뜻했으며 감탄과 감동을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모두가 이 책을 읽고 저와 같은 가슴 따뜻해지는 감동을 느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소설 아리아드네의 목소리를 추천드립니다.


해당 서평은 독서카페 리딩투데이와 출판사 블루홀식스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도서협찬 #아리아드네의목소리 #이노우에마기 #블루홀식스 #일본문학 #신간미스터리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리투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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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웨딩
제이슨 르쿨락 지음, 유소영 옮김 / 문학수첩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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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르쿨락의 블라인드 웨딩을 읽었다.

사실 나는 미스터리 소설을 히가시노 게이고와 미야베 미유키로 입문해서 항상 '일본의 미스터리야 말로 최고!'라는 생각을 하며 살았는데 최근에는 읽는 일본이 아닌 국가에서 출간된 소설마다 기대이상의 재미를 보여주고 있어 미스터리 장르의 출신 국가를 긍정적인 마음으로 조금씩 넓혀가고 있다.

그리고 이 소설 블라인드 웨딩은 나의 그러한 노력에 대한 최고의 결과였다.


제이슨 르쿨락의 블라인드 웨딩은 472쪽이라는 두툼한 페이지가 무색하게 다양한 재미있고 익숙한 표현들과 시원시원하게 진행되는 빠른 전개 그리고 매력있는 캐릭터성과 미스터리 소설이라면 응당 가져야 할 반전이 주는 재미까지 모든 것을 균형있게 갖춘 수준높은 소설이었다.


이렇게 술술 읽히는 '재미'있는 소설을 보다보면 머릿속으로 자연스럽게 이미지가 떠오르며 가상의 캐스팅을 무의식적으로 하게되는데 특히나 블라인드 웨딩은 영상화가 진행되어도 충분히 재미있을 것 같아 언젠가는 넷플릭스에서 이 작품의 시리즈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싶었다.

개인적으로는 소설을 읽으며 프랭크 저토스키에는 리암 니슨을, 에롤은 크리스찬 베일을 떠올렸다.


소설 블라인드 웨딩은 '어떤 일'로 딸 매기와 사이가 틀어져버린 아버지 프랭크 저토스키에게 3년만에 딸의 전화가 걸려오며 시작된다.




내가 최대한 매기와 에이든을 도우리라. 이따금 우편으로 100달러 한 장씩 보태주어야지... p39


딸은 자신의 결혼을 알리며 그를 초대하고 나름의 중산층의 자부심을 느끼며 살아가던 저토스키는 딸의 결혼생활에 나름의 도움을 줄 생각을 하며 기쁜 마음으로 달려간다.

하지만 딸과 결혼할 남자는 에이든, 대기업 캐퍼시티의 회장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뒤이어 프랭크는 그의 수상쩍은 행동을 느끼며 조금씩 의문을 품게된다.


결정적으로 에이든에게 자신의 조카 돈 태거트가 살해당했다고 주장하는 남자까지 등장하며 프랭크는 딸을 위해 에이든이 감추고 있는 진실을 밝히기로 결심한다.


매력적이며 몰입감있는 전개라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직접 소설을 읽으며 느낄 반전이 주는 재미를 방해할 수 없기에 속시원하게 말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그래서 같은 책을 와이프에게 추천해주고 함께 이 소설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 더 즐거운지도 모르겠다.




"그 애는 도움을 원치 않아. 이건 영화 테이큰이 아니고, 너는 리암 니슨이 아니야." p323


이 소설의 장점을 간단히 언급하면 첫번째가 문장 자체가 너무 재미있다는 점이다. 작가가 다양한 문화와 트렌드에 굉장히 민감한지 소설 속 표현들에는 우리가 아는 다양한 비유들이 등장해 읽는 재미를 더한다. 로앤오더와 위기의 주부들, 세서미스트리트와 JK롤링까지 저토스키의 독백 속에 등장해 원활한 상상을 돕는다.


두번째는 복선회수에 있는데 매기와 프랭크의 과거의 일들을 비롯해 472페이지에 걸쳐 조금씩 뿌려둔 복선들이 회수되며 반전이 드러날 때의 재미는 두말할 필요가 없었다.


마지막 세번째 요소는 등장인물들의 캐릭터의 입체성에 있었는데 소설이 진행되며 등장인물들이 단편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어느 정도는 소설이라면 당연히 가지고 있어야 할 요소처럼 보이지만 주요 등장인물들 뿐이 아니라 주변인물들조차 이야기가 진행되며 입체적으로 변하는 장면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태미는 물론 프랭크와 애비게일의 관계도 조금씩 변하는 모습은 소설의 이야기를 훨씬 풍부하게 만들어주었다.


확실한 건 이 소설을 통해 제대로 된 반전의 짜릿함을 느꼈고 내가 다음에 읽을 책은 아직 보지 못한 제이슨 르쿨락의 작품인 히든픽쳐스가 될 것이라는 것!

페이지를 넘기는 일이 즐거운, 읽는 재미와 미스터리 소설이 주는 반전의 재미까지 모두 잡은 소설 블라인드 웨딩을 크리스마스에 창가에 앉아 읽기 좋은 책으로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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