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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조구만 존재야 - 300만 살 도시공룡 브라키오의 일상 탐험, 개정증보판
조구만 스튜디오 지음 / 더퀘스트 / 2025년 3월
평점 :

지구 가장자리에서 적당히 살고 있는 300만 살 브라키오의 일상 질문책 우리는 조구만 존재야가 개정증보판으로 재출간되었습니다.
2020년 출간되었던 구판에 비해 훨씬 밝고 모던 해진 표지 디자인이 가장 먼저 눈에 띄는데요. 브라키오의 케릭터도 귀여운데 올록볼록하게 튀어나와 입체감을 주는 스티커 덕분에 훨씬 아기자기해 보입니다. 책을 선물해야 할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떠오를 것 같은 마음에 쏙 드는 표지네요.
구판에서 신판으로, 개정증보판으로 출간되며 새로운 에피소드도 6개가 추가되면서 초판 한정으로 조구만 엽서도 함께 증정됩니다.
이 엽서도 책선물할 때 고마운 마음을 함께 담아 전달할 때 너무 좋겠다 싶었어요.
삐뚤빼뚤 대충 막 그린것 같지만 오묘하게 귀엽운 300만살 도시 공룡 브라키오의 일상과 함께 던져지는 질문은 별거 아닌 일상같은 물음이지만 막상 대답하다보면 굉장히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지난 날의 추억일 수도 있고 지금의 나에 관한 이야기일수도 있구요.
그렇게 대답하다보면 나의 인생과 나 그리고 나를 둘러싼 사람들에 대해 조금씩 더 진지하고 깊게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저자는 이 책을 읽는 법에 대해 어쩌면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잠이 오지 않는 새벽, 아무때나 읽어도 되지만 너무 행복할 때는 빼구요.
딱딱한 책상 의자가 아닌 소파나 바닥, 침대에서 이 책을 읽길 권합니다.
책엔 많은 질문이 담겨 있지만 귀찮으면 질문도 그냥 보고 넘기라고 말합니다.
아무 복잡한 생각 없이 그냥 편하게, 되는 대로, 설렁설렁 읽어야 이 책을 통해 힐링할 수 있다구요.
우리는 조구만 존재야를 한 장 한 장 넘기며 조금 더 마음에 큰 파문을 남긴 장면들과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보았는데요.
Question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언제인가요? p37
학생일 때는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 내일은 피씨방 가서 무슨 게임을 할까 상상하던 시간이 가장 좋았는데 지금은 아침에 일어나 아직 돌이 되지 않은 우리 용용이를 안고 첫맘마를 먹이는 시간이 가장 행복한 것 같아요.
"저는 세트 메뉴라서 단품으로는 구매할 수 없어요.
(It's a package deal)." p89
살다보면 뷔페식으로 먹고 싶은 것만 골라 먹을 수 없을 때가 훨씬 많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사랑도 우정도 그 사람의 좋은 점만 가져올 순 없다는 사실을요. 그래도 아직까지는 좋은 점 밖에 안보여서 다행입니다.
Question 지금까지 받은 선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뭔가요?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p101
사실 받은 선물들은 대부분 잊혀지지 않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선물을 보면 누가 어떤 마음으로 줬는지가 떠오르거든요. 지금 가장 기억에 남는 선물은 엄마가 사주신 엄청나게 큰 가방인데, 어느 나라를 여행을 가도 그 가방을 들고 다닐만큼 좋아하고 아끼고 있어요.
무관심 카테고리에는 이전에 '너 최악' 카테고리에 있는 멤버들 중 다수가 옮겨져 있다. p169
정말 가장 공감했던 문장이었는데요. 그 때는 그렇게 싫던 사람도 시간이 지나면 모두 무관심 폴더로 옮겨진다는 사실이 너무 이상하게 느껴졌답니다. 지금 나의 '너 최악' 폴더에 있는 세 사람 역시 조만간 무관심 폴더로 옮겨질거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조금은 편해지는 것 같아요.
오늘은 나 자신을 돌아보며 스스로를 쓰담쓰담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는 그림 에세이 우리는 조구만 존재야를 읽었는데요.
읽으면서도 가슴에 와닿는 문장과 그림이 가득해 여러권 책장에 쟁여놓고 지인들의 특별한 날에 선물해주고 싶었습니다.
적당히 슬프거나 적당히 기쁜, 그냥 아무때나 읽기 좋은 그림 에세이 우리는 조구만 존재야를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