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말이니?"
외삼촌은 어리둥절한 얼굴을 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고 그것으로 살아갈 수 있잖아요."
"그렇지도 않아. 나 나름대로 처음에는 고민도 많이 했어. 글쎄 내가 아버지의 뒤를 잇다니, 그런 건 꿈도 꾸지 않았으니까.
지금도 헤매기만 해. 하지만 누구든 자신이 정말로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지, 금방 알 수 있는 건 아닐 거야. 평생에 걸쳐서조금씩 알아가는 것일지도 몰라."
"나는......" 이런 식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시간만 허비하고 있는데......"
외삼촌은 나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그렇지 않아. 인생이란 가끔 멈춰 서보는 것도 중요해. 지금이러고 있는 건 인생이라는 긴 여행에서의 짧은 휴식 같은 거라고 생각해. 여기는 항구고 너라는 배는 잠시 닻을 내린 것 뿐이야. 그러니 잘 쉬고 나서 다시 출항하면 되지."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내가 자고 있으면 잔소리를 하잖아요."
내가 얄밉다는 듯이 말했다.
외삼촌은 아하하, 하고 소리 내어 웃었다.
"사람이란 존재가 본래 모순투성이란다." - P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