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38세에 죽을 예정입니다만
샬럿 버터필드 지음, 공민희 옮김 / 라곰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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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미신을 믿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진짜 그렇게 되면 어떻게 하지?’라는 불안과 걱정을 남몰래 안고 살아가는 이들이 분명히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중 한 명이 바로 나니까.

주인공 넬처럼 나 역시 마흔 중반을 넘기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바보처럼 엄청 울었던 기억이 난다. 이 눈물에는 많은 감정이 섞여 있었다. 혼란과 슬픔, 반항과 체념, 두려움, 불안... 뭐 이런 것들이 제멋대로 나를 흔들었던 것 같다. 넬은 10대 때 그 이야기를 들었지만, 나는 30대 중반에 생의 마지막 나이를 들었었다. 기껏 살아봤자 10년.... 아직은 너무나 어린 딸아이 둘이 눈에 밟혔다. 엄마 없이 클 아이들이 제일 많이 걱정이 되었고, 부모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딸을 그리워하며 슬픔에 잠겨 있을 부모님의 마음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렸다. 부모가 되어 보니 자식 걱정, 부모님 마음이 먼저 읽혔다.

처음에는 죽음이 두려웠지만, 무작정 흘러가는 시간이 아까워 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전보다 더 열심히 살아가려고 노력했다. 그 와중에도 가끔은 내가 어떤 식으로 죽음을 맞이할지 상상하곤 했다. 교통사고로 죽을지, 아니면 병에 걸려서 죽을지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미리부터 떠올릴 때마다 이처럼 어리석은 사람이 또 있을까 스스로를 나무라기도 했다.

하지만, 나의 생이 그리 길지 않다는 사실은 나에게 그리 나쁘게 작용하지는 않았다. ‘이왕 살 거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아보자!’라는 오기가 생겼다. 남들보다 시간의 중요성도 알게 되었고, 너무 힘들 때 버티기보다 때로는 내려놓는 것도 괜찮다는 것도 깨달았다. 넬처럼 10년 뒤 반드시 죽을 거라는 확답을 자신하며 모든 것을 정리하며 마지막 순간을 대책 없이 호텔에서 맞이할 용기는 없었지만, 나는 나름대로 내가 떠난 후 남겨진 가족들을 생각했다. 육신은 떠나고 없지만 남겨진 내 물건들을 가족들이 정리하게 될 때 조금은 마음의 짐을 덜어주고 싶었다. 덕분에 더는 물건을 사 모으지 않게 되었다. 오히려 내가 떠나도 오래오래 남아 많은 이들이 나를 기억해 줄 수 있는 것들에 집중했다. 이 모든 것이 맞물려 새벽 기상을 시작했고, 글을 쓰는 삶을 선택하게 되었다.

나는 하루를 살아도 남들과 같은 시간으로 돌아갈 수 없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간다. 왜 그리 열심히 사냐고 묻는다면 “적어도 나에겐 오늘이 진짜 마지막일지 모르니까.”라고 말할 것이다. 이 속내를 모르는 이들은 참 별나다 싶을지 모르지만, 자신의 생이 그리 길지 않다는 사람에게 이 모든 순간은 낭비할 수 없는 귀한 시간이다.

이 책에서는 소피라는 친구와 주인공 넬, 그리고 그렉이 나온다. 이들 셋은 19살의 나이에 점쟁이로부터 자신들의 사망일을 듣게 된다. 그중에서 소피라는 친구는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 그 누구보다 불안했을 인물이다. 그리고 그녀의 죽음이 넬에게 치명적인 결정타를 날렸다. 자신도 예언처럼 죽음을 맞이할 거라는 사실을 믿게 만든 인물이다.

소피의 죽음은 어쩌면 스스로 자신이 죽을 자리를 찾아간 듯한 느낌이 든다. 자신이 죽는다는 날에 굳이 절벽 다이빙을 시도하다니! 인간은 자신의 운명이 외부에 의해 정해졌다는 사실에 매우 거부반응을 느낀다. 자기 삶의 주인공은 당연히 ‘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녀의 절벽 다이빙은 자신이 예언 때문에 죽는 것이 아니라 내 의지의 힘으로 죽는다는 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막상 한 달 뒤면 죽는다는 말을 듣게 된다면 기분이 매우 불쾌하면서도 두려울 것이다. 그녀에게 넬의 38세는 대조적으로 아득히 멀게 느껴졌을 것이다. 소피는 죽음이라는 공포속에 매몰되기 싫었을까? 죽음을 비켜갈 수 없을 바에야 나는 죽음과 정면승부하겠다!라는 오기가 발동했던 것일까? 아니면 점쟁이의 말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죽음을 기다리며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그 누구보다 지옥처럼 느껴졌을까? 결론적으로 소피의 죽음이 넬에겐 예언이 확신이 되는 순간이다.

책의 제목을 보면 짐작할 수 있듯이 넬은 예언했던 날에 죽지 않았다. 그녀가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사실은 헤일리라는 친구에게는 기쁜 소식이다. 누군가의 죽음이 어느 누군가에겐 확신으로, 그 누군가의 생이 환희로 변하는 순간이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 우리는 실체 없는 것들에 속아 소중한 시간을 쓸데없는 것에 너무 많은 신경을 쓰고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그리고 넬보다 그렉이 안쓰러웠다. 겉으로는 그런 것은 미신이라고 태연한 척했지만, 그 역시 예언을 듣는 순간 이미 삶의 중심에는 죽음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그 누구보다 오래 살아있어야 하는 인물이기에 노후가 걱정이 되었을 것이고, 더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려고 부단히 애써야 했을 인물이다. 나는 미처 그렉의 고통을 생각하지 못했다. 마지막까지 남아 생을 이어가야 하는 부담감. 적당히 생을 부여잡고 있다가 적당한 때에 생을 놓고 가는 것도 참 복이다 싶다. 아무리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나는 그 100세라는 나이가 부담으로 온다.

이 책 한 권이 나를 즐겁게도 했다가 심각하게도 만들었다. 그저 한 편의 소설로 읽고 덮을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주어진 생을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맞는지 한 번쯤 되짚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는 넬처럼 아직 살아있다. 오직 지금이라는 순간을 나를 위해 치열하게 쓴다. ‘낼다움에 압도 당한다.’이 말이 생각의 대지 위에서 맴돈다. 그리고 나에게 말한다. “스스로 ‘나다움’에 압도당할 만큼 자기답게 인생을 살아라!”라고

넬이 죽음의 시간을 자신하며 저지른 만행들의 뒷수습 과정에서 일어나는 코믹한 요소들은 절로 웃음 짓게 했고, 오해와 상처로 얼룩진 가족과의 관계 회복하는 과정과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여정 속에서 넬이 만나게 되는 삶의 행복, 그 감동에 은근히 뜨거워진 가슴을 느끼게 될 것이라 자부한다. 소설 속 빛나는 문장들이 가슴으로 들어와 별이 되었다.

@lagom.book 출판사에서 스페셜 커버 서평단 모집에 선정되어 도서를 협찬받아 읽고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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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제럴드, 글쓰기의 분투 - 스콧 피츠제럴드는 ‘이렇게 글을 씁니다!’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래리 W. 필립스 엮음, 차영지 옮김 / 스마트비즈니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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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피츠제럴드 #글쓰기의분투 #smartbusiness_book #도서협찬 #서평이벤트 #도서서평 #글쓰기 #책쓰기 #북스타그램 #북리뷰 #책소개 #책추천 #좋아요 #감사합니다 #협찬

치즈 제럴드로부터 온 편지를 읽는다는 다소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펼쳤으나. 그에게 온 편지는 결코 가볍게 읽고 덮을 수 없었다!

<위대한 캐츠비>의 저자로, 우리 가슴에 지지 않는 별이 되어 영원히 빛날 문학의 거장 스콧 피츠제럴드! 그가 써낸 빛나는 문장들의 이면에는 그 누구보다 치열한 자기 자신과 고군분투한 시간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피츠제럴드 글쓰기의 분투>라는 책을 통해 공감할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렇게 유명한 작가도 그저 평범했던 순간이 있었고, 글을 쓰기로 마음먹은 순간부터 그리고 글을 쓰는 동안에 끊임없이 일어나는 자기와의 사투를 거침없이 쏟아낸 언어들의 총체가 이 책이 아닐까 싶다. 나는 이 책을 읽어 내려 가는 동안 글을 쓰며 수없이 의심하고 좌절하며 멈추고 싶었던 순간들을 위로받을 수 있었고, 지금 내가 가는 길에서 일어나는 어떤 현상들도 이유없이 생겨나지 않음을 깨닫는다. 내 생각, 내 감정, 내 행동, 내 언어들이 수많은 의미를 품고, 수없이 흔들리며 어떤 결론에 이를 때마다 내가 뜻하지 않던 결론과 마주하기도 한다. 그 어떤 결과물일지라도 쓰는 사람에게는 글로 남고, 글로 기억된다.

세계적인 작가도 한때 평범한 나날들 속에서 방황하며 마음을 다 잡았고, 그가 부단히 글과 씨름하며 쌓아 올린 언어의 시간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깊은 감명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는 작가 대 작가로서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고 인정하는 사람이었음이 글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 책을 통해 글을 쓰는 사람이면 반드시 겪을 수밖에 없는 과정들을 이해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책을 읽는 사람으로 남기 전에 쓰는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라는 작은 바람이 이 책을 읽는 내내 남몰래 망설이고 움츠러들었던 마음을 살살 어루만져 주는 기분이 들었다. 피츠 제럴드라는 작가가 남긴 문학적 자산이 어느 날 갑자기 탄생한 것이 아님에 다시 한 번 더 나를 내려 놓는다. 그가 보낸 모진 시간들과의 사투 끝 그 어느 지점에 닿아 감사와 존경을 보낸다.

이 책을 읽으면 그가 글을 어떻게, 어떤 마음으로 써왔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그의 글에는 진실이 담겨 있다. 이론적으로 누가 가르쳐 줄 수 없는 심오한 영역애 이르기까지 엿볼 수 있다. 보려 하면 보일 것이고, 믿으려 하면 그것이 사실임을 알게 된다. 글을 쓰지 않았다면 공감할 수 없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그가 말하는 어느 일정 부분을 고개 끄떡일만큼 지금 내 삶과 닮아 있음에 감동을 느낀다. 책 한 권이 데려준 작가의 세계. 보지 않았어도 보고 느낀 것 같은 몰입감을 주었다. 그가 글로 드러낸 말들에 내 언어를 붙이기 바빴다. 그렇다 그가 쓴 글은 나에게서 글이 나오게 했다. 생각으로 머물게 했던 저항을 누르고 그의 언어에 내 언어를 담아내게 했다. 주거니 받거니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썼다. 이것이 이 책이 가진 강력한 힘인가 보다.

나는 그의 글에서 그만의 글 쓰는 방식을 알아가고 있었다. ‘아. 나도 한번 그처럼 해봐야겠구나!’ 생각하며 그가 전하는 말 한마디 한 마디에 귀를 쫑끗 세운다. 놓치고 싶지 않은 순간들이 책에 집중하게 만들고, 그가 익힌 것들이 내 것이 되길 바라며 침묵과 함께 그의 글을 읽었다. 쓰는 사람이 되니 책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이 책이 부디 많은 독자들의 삶 속에 스며들어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 남기는 일에 작은 위안과 훌륭한 스승이 되길 바란다. 글이란 게 그렇다. 이렇게 글로 남겨지면 후대에 살아있는 이들에게 좋은 영감을 주게 되며 그때는 내게 그렇게나 버겁고 견뎌내기 힘든 고통이라 여겨졌을지라도 글로 쓴 내 삶과 생각은 그 어떤 것보다 끈질긴 생명력으로 사람을 살리는 일에 쓰인다. 피츠 제럴드라는 작가가 살다 간 시대를 살아가는 내내 동경하게 될 것이며, 그가 남긴 흔적들의 기록이 그의 존재를 부정할 리 없을 것이니, 그 얼마나 멋지고 위대한 자기 세계의 창조란 말인가.

어떻게든 자신을 글 위로 꺼내보려는 그의 몸무림이 때로는 연민으로, 때로는 사랑과 존경으로 이끈다. 피츠 제럴드는 내게 말한다. 거대한 것을 좇지 않아도 괜찮다. 세상 사람들이 위대하고 거창하다고 부르는 것들에 반응하기보다 나를 재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로 글을 쓰라 말한다. 살면서 우리가 느끼고 반응하는 것들, 그리고 그것을 기억하는 모든 순간들을 서툴러도 좋으니 자기 목소리를 담아 진실된 글을 써야 한다고 담소를 나누듯 일깨운다.

이 책은 일고자 하면 하루 반나절로 끝을 맺을 수 있을지 모르나, 나에게 이 책은 하루 2~3장 읽고 나아가는 것도 벅찼다. 한 단란의 짧은 몇 문장이 계속 내 치맛자락을 꼭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뭔가 중대한 이야기를 더 들려주려는 듯, 아니면 내가 미처 느끼지 못한 것들이 있다는 듯이 책장 하나 넘기는 일이 무거웠다. 당신은 이 책을 어떻게 읽었나요? 나는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의 시간이 궁금해집니다.

@woojoos_story 님께서 모집하신 서평단에 선정되어 @smartbusiness_book ❤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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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지능 시대 - 차가운 AI보다 따뜻한 당신이 이긴다
김희연 지음 / 이든하우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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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면서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단절과 연결을 반복한다. 그 어느 때보다 ‘공감’이 절실하다.

인공지능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지금 어느새 우리 일상 속 깊숙이 자고 잡고 있다. 사람간의 대화와 관계를 맺는 방식까지 바꾸고 있다. 사람에게 묻기보다 인공지능에게 묻고 답을 찾는 시대다. 점점 더 인간보다 기계와 대화하는 데 익숙해지고 있는 것이다.

사람과의 대화가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인공지능과의 관계는 더 밀착되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정보는 넘처나지만, 우리는 점점 더 외로워지고 있는 길을 스스로 선택한 것인지도 모른다.

저자는 ‘공감능력’이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중요한 경쟁력을 가진 것인지 말해주고 있다. 자신의 드라마틱한 경험을 바탕으로 오직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공감’이라는 부분에 대해 심도있게 다루고 있다.

인간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 그리고 그 감정을 담은 언어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얼마나 큰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지인이 자신의 고민이나 일상을 쳇GPT에게 털어놓고, 쳇GPT 들려주는 따스한 칭찬과 격려에 감동을 받아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뭔가 씁쓸함을 느꼈다. 어쩌다 우리 인간이 사람에게 위로와 격려를 받지 못하고 기계에게 위로를 받는 처지가 되었을까?

<공감 지능 시대>를 읽으면서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은 막힘없이 정답만을 쏟아내는 기계적인 말들과 정보보다 따스한 공감이 먼저라는 것을 잊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진정성있는 공감과 소통으로 글을 써야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내가 불편해하고 꺼려하는 것들 속에 결국 공감을 부르는 힘이 있었던 것이다. 내가 그렇게 느낀다면 남들도 그러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공감 지능을 다루는 태도를 배우고, 더 나아가 공감 지능을 키우는 방법을 익히게 될 것이다. 공감이 어떻게 삶을 바꾸고, 인간에게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저자의 삶과 일을 통해 엿볼 수 있었다.

또한, 요즘 20~30대 사이에서 독서가 힙하다고 하는 이유를 이해할 것 같았다. 게다가 필사가 유행처럼 번지는 이유 또한 같은 맥락이라는 사실이다.
정성과 노력이 들어간 수고로움 안에 공감이 담긴다. 느림의 시간 속에서 우리는 자신과 공감한다. 이 책 한 권이 나로 하여금 공감의 본질이 어디에서부터 시작이 되는지 되돌아보게 했다. 내가 필사하는 이유를 더 명확하게 했고, 결코 내가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하게 했다.
변화를 읽어 내는 힘이 곧 공감이다. 지금 내 주변에서 무엇이 달라지고 있는지 알아차리는 감각말이다. 미세한 변화에 주의를 기울이고, 마음의 기류를 읽어 내는 것이 바로 공감의 시작이다.

‘공감하면 저절로 기억된다’이 한 문장에서 멈칫했다. 이 한 줄의 글이 책을 읽을 때마다 드는 고민을 한방에 해소했다. 공감이 문제였다. 책을 읽고도 기억에 남지 않았던 이유는 ‘저자의 눈으로 저자의 생각’으로 글을 읽지 않았기 때문이다. 머리로는 읽지만 마음은 공감을 못한 것이다. 진짜 공감말이다. 이해하려고만 할 게 아니라 ‘내 일처럼’ 읽었어야 했다. 저자의 눈으로 읽지 않아서, 저자의 생각으로 느껴보지 않아서 나는 지금껏 기억하기 위해 고민을 거듭하며 애썼다. 독서도 공감의 문제였다.

우리는 모두 1인 기업이라 하지 않던가. 우리는 개인을 넘어서 하나의 기업인 것이다. 내가 잘되기 위해서는 세상의 니즈를 읽어낼 수 있어야 하며 그 주축은 공감이 되어야 한다. 변화의 흐름을 감지하고 다른 이의 언어에 귀를 기울이며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설정하는 감각이다. 막막한 현실과 불안한 미래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지?’라는 질문을 던지곤 하는데 <공감 지능 시대> 이 책이 어쩌면 가장 현실적인 대답을 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서평은 모도(@knitting79books) 서평단 자격으로 이든하우스(@edenhouse_pub)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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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시 먼바다로 나갈 수 있을까 - 순천향대 소아응급실 이주영 교수가 마음으로 눌러쓴 당직 일지
이주영 지음 / 오늘산책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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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다시먼바다로나갈수있을까 #이주영지음 #오늘산책 #서평이벤트 #도서제공 #북스타그램 #책리뷰 #독서 #서평 #책읽기 #책

저자는 순천향대학병원 소아응급실 교수이다.
그리고 나는 소아집중치료실 간호사였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내가 의료 현장에서 간호사로 일하면서 느끼고 배웠던 일들이 의사의 눈으로 지켜봤을 현장에 대한 생각이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가 일했던 소아집중치료실에 입원하는 환아는 보통의 아이들이 아니었다. 항암치료부터 호흡기질환, 뇌질환,심질환,등등 진단명들도 다양하다.장기환자들이 대분분인만큼 그 환아들을 돌보는 책임감과 나도 모르는 사이 깊어져가는 '정' 이란 감정이 그 아이들을 떠나보내게 될 때 참으로 힘겨웠었다.

의식이 있었던 아이가 인공호흡기를 달고,
매 시간 자세를 바꿔주고, 가래를 뽑아주고.
주사약을 주고, 의식을 체크하며 보내던 시간들....
서서히 소변이 현저히 줄어들고
바이탈이 흔들릴때 마음의 준비를 해야했다.
이런 상황의 반복되는 경험이 얼마남지 않았음을
그냥 직감적으로 알게됐다.
그때마다 아이의 영혼이 힘겨운 호흡과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며
엄마의 곁을 함께 하고 있는 듯해 마음이 많이 아파왔멌다.

마지막 생을 함께 하는 순간 울려펴지는
아이 엄마의 그 구슬픈 통곡소리가 내 심장을 치고 들어올 때는
꾹 눌러왔던 눈물이 또르륵 흐른다
매번 적응이 안되는 마지막 순간들이었고.
세월이 지난 지금도 선명한 사진처럼 기억속에 남아
그 날 그 순간들을 떠올리면 그 아픔이 다시 올라와
눈물이 난다.

사망선고가 되고, 달려있던 수액줄과 주사바늘을 제거하고,
최대한 깨끗하게 고이 보내는 마음으로 하나씩 정리해 나갈때
그 심정을 잠시 잊고 살았다.

이 책에 그려낸 작가의 시선이 담긴 글을 보면서 그 당시의 일들이
심장을 울렸다. 잊고 있었던게 아니었다.
힘든 시간들이었지만, 기적처럼 다시 일어서는 환아들의 생명력을
가까이 지켜보며 나 스스로가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었다.

이 시간에도 아픈 아이들을 돌보며 쪽잠을 자는 부모님들을 위한 위로의 글이 되어 줄것이다. 그리고 아픈 아이에게 어떤 부모가 되어야 하는지, 어떤 모습으로 아이를 대해야 하는지 지침서가 되어 줄것이다.
이 세상에는 금쪽이를 둔 부모님들의 성향은 가지각색이기에
최소한 지켜야 할 적당한 선을 아이와 타인에게도 베풀 필요가 있다.
때로는 조금은 따끔한 충고의 말들이 가슴을 때리기도 할 테지만
새겨들었음 하는 메시지가 담긴 글들은 저자가들려주는 진심이기에
마음에 깊이,고이 담았음 하는 바람이다.

의사와 간호사, 다른 직업이지만 비슷한 공간에서 서로 협력하며
보이지 않는 힘이 되는 관계임을 알기에 책을 읽는 내내 가슴뭉클하고
지나온 내 삶이 그 나름대로 의미있고, 좋은 삶이었음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신생아와 소아를 다루는 의사들은 내 기억에 천성이 참 착하고 여린면이 있었다. 이 책의 저자 또한 따스한 심성이 글에 온전히 담겨져 있었다. 내가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과 홀로 씨름하며 보냈던 시간들이 저자와 크게 다르지 않음에 나 스스로도 위로를 받고, 갖고 있었던 미안함과 죄책감이 한결 가벼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신새아와 소아들을 간호하라는 것은 어쩌면 신의 축복이었다.
매일 천사를 만나러 간다. 그리고
그 부서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과 특수성이 있다.
아이와 보호자의 협조가 되지 않아 힘들어도
끝내 정리되고,안정이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훈훈함이 있다.
아픈 아이의 부모이기에 조금 언성이 높아져도.
행동이 과격해져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나 역시 의료인이기전에 충분히 저들의 입장이 될 수있기에
나는 안그럴거다라는 어떠한 단정도할 수없다는 것이다.

이 책은 신생아,소아관련 의료에 대한 현실을 좀 더 가까이 다가가 이해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랑과 관심을 쏟고 있을 무대 뒤의 모든 의료진들에게 감사해진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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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눈
공광규 시, 주리 그림 / 바우솔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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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솔 #힌눈 #공광규시 #주리 #동화책 #서평이벤트 #도서제공
#책리뷰 #북스타그램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동화책, 어린 아이들만 읽으라는 법있나요?^^

가끔 동화 이야기가 듣고 싶어질 때가 있어요.
예쁜 동화책 한 권이 힐링이 되어 따스한 햇살이 되어 줄때도 있지요.
이런 저런 군더더기 없이 깨끗하고 짧은 문장이 주는 위로와 용기가
더 커다란 의미로 다가올 때도 있거든요.

'힌 눈'이란 동화책은 한 편의 시와 아름다운 그림이 만나 완벽한 조화를 이룬 책이에요. 힌 눈의 움직임과 그림을 따라가다보면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나에겐 '힌 눈'은 설렘 같은 거지요.첫 눈이 오면 왠지 설레고 좋은 일이 생길것같은 여운을 남기는 것같아요.

겨울에 다 내리지 못한 힌 눈은 힌 꽃잎으로 하얀 꽃나무들 위를 옮겨 다니며 여행하죠. 벗나무,조팝나무,이팝나무....마지막에는 할머니의 하얀 머리카락이 꽃인줄 알고 살포시 내려앉아요. 따스한 그림과 부드러운 시 한편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힌 눈도 봄을 기다리나 봅니다. 뒷짐지고 있는 할머니의 뒷모습에서 기다림이 느껴지네요.

소박하지만 정겹기만 한 장면들이 한 폭의 그림되고
시가 하나가 되어
새하얀 힌 눈이 내 마음에도 소복소복 소리없이 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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