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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오즈마
라이먼 프랭크 바움 지음, 존 R. 닐 그림, 강석주 옮김 / 지식을만드는지식 / 2025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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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시와 헨리 아저씨는 호주로 가는 배 위에 있다. 본격적인 이야기로 이어지기도 전에 어떤 뜻하지 않은 상황이 펼쳐질지 궁금해진다. 아니나 다를까 잠든 헨리 아저씨를 찾으러 배위로 올라간 도로시에게 기막힌 상황이 곧이어 펼쳐진다. 우리는 도로시가 모험심이 강한 소녀란 것을 잊어선 안 된다. 이전의 경험으로 만들어진 다부진 심성은 결코 절망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는다. 두려워하기보다 즐기는 듯하다. 수많은 모험이 두려움을 이겨내는 단단한 근육이 된 것이다. 한 번 겪었던 일들이 쌓이면 익숙한 일이 되어 오히려 자신에게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호기심을 가지게 한다. 당차고 당돌하다. 도로시를 통해 내 안의 또 다른 나의 이상을 본다. 낯선 일들이 익숙함이 되어 두려움도 즐거움이 될 수 있다면 사는 동안 겪게 되는 고통의 무게도 줄어들까.
배 위에서 떨어져 홀로된 도로시, 그런 그녀에게 펼쳐질 기상천외한 일들의 시작이 상상을 자극한다. 우리는 <오즈의 오즈마>를 읽는 동안에는 어린아이의 마음과 눈으로 돌아가야 한다. 때 묻지 않은 어른의 동심이 책 속의 등장인물들과의 대화를 가장 순수하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어른의 눈과 마음을 내려놓지 않으면 자꾸만 이런 마음이 들 것이다. ‘이게 말이 돼?’ ‘말 같지도 않은 소리!’ 라며 문득문득 올라오는 현실 감각이 이 책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는 기회마저 빼앗아 갈지도 모른다.
암탉 빌리나가 사람의 말을 하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받아들이는 오즈의 모습은 기이하고 낯선 것들을 있는 그대로 수용할 줄 아는 순수한 마음이 있어서일 것이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여기는 이상 얄궂은 세상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깨닫게 해준다. 내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의 허와 실을 보는 듯하다. 말 같지도 않은 이상한 대화 속에 감춰진 진실을 읽어내는 마음의 눈이 필요한 책이 <오즈의 오즈마>다. 어쩌면 오즈가 더 진짜에 가까운 세상일지 모른다. 경계를 허물고 상식이 통하고, 진심에서 나오는 힘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세상이 오즈가 아닐까.
구리 인간 틱톡을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고, 모든 것을 다하지만, 살아 있지 않음’이라고 표현한 것은 우리 현대인의 한 단면을 묘사한 듯하다. 겉모습은 멀쩡하게 보이지만 심장이 뛰지 않는 삶을 살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기계처럼 매일을 정신없이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일상에 쫓겨 느낄 시간도 마음껏 아플 시간도 없는 살아 있어도 살아있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 내 삶의 한 단면을 보는 듯했다.
이브의 나라 공주 랭귀데어는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 만족하지 못한다. 그녀는 30개의 머리를 가지고 있으며, 그날의 기분에 따라서, 아니면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서 마음에 드는 머리로 바꾼다. 그녀의 진짜 모습을 잃어버린 채 살아간다. 이러한 모습 또한 타인을 의식하며 그에 맞춰 살아가고 있는 인간의 한 부분이 아닐까. SNS 속이나 사회 안에서 온전한 나로 존재하는지 묻게 된다. 내가 아닌 꾸며진 나, 가면을 쓴 나로 살아가는 이들이 분명 존재할 것이다. 그로 인해 오는 불편감, 불안, 두려움 등을 스스로 감내하며 살아가는 것이 더 힘들지 않을까.
망치를 든 거인을 만났을 때 도로시와 그의 친구들이 모두 힘을 합쳐 위기를 탈출하는 장면은 통쾌하고 짜릿함을 안겨주기 충분했다. 이 장면은 ‘모두의 힘’을 보여준다. 혼자였다면 감당할 수 없는 어려움이 여럿의 용기와 지혜가 있었기 때문이다. 무리 중 누군가는 용기를 내자고 말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좋은 아이디어를 내며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기에 모두 무사히 망치든 거인을 벗어날 수 있었다. 삶을 살아가면서 마주하게 되는 ‘망치를 든 거인’을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내 곁에 함께 하며 울어주고, 기꺼이 손잡아주는 이 있다면 결코 이겨내지 못할 위기는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함께’여서 가능했던 일들이 생각보다 얼마나 많았는지를 돌이켜 보면 그저 감사하다.
이브 나라의 왕비와 그의 자녀들을 구하러 가는 도로시와 오즈마 그리고 그의 친구들은 놈 왕을 만나 어떤 모험을 하게 될까? 진정한 모험은 이제부터 시작된다. 오즈마의 용기 있는 결단이 돋보였고 그가 얼마나 인간적이고, 책임을 지는 사람인지 보여 준다. 공감 능력이 뛰어난 진정한 리더의 자질을 갖춘 인물이 아닐까.
이 책 한 권에 인간과 삶이 오즈와 오즈마 그와 함께한 이들을 통해 재현된 듯했다. 하나의 동화로 치부해 버리기 엔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무게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무겁게 느껴질 것이다. 두고두고 읽으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삶을 반추해 보는 시간을 가져볼만한다.
읽는 동안 즐거웠고, 흥미진진했으며, 마음속 북을 세차게 두드린 책이다.
@woojoos_story 에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zmanz_classic 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