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미스 ㅣ 삼인의 소설 2
김지숙 지음 / 삼인 / 2025년 6월
평점 :
#스미스 #김지숙소설 #삼인출판사 #말해봐요,미스신 #우연한가족사 #랭귀지스쿨 #서평 #서평이벤트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김지숙 작가의 단편소설은 특별하지 않지만 조용히 마음을 움직인다. 사실 이 네 편의 소설이 극적인 사건을 동반해 크게 감동을 주거나, 기억에 남을 만한 대반전도 없었지만 오히려 더 깊은 현실감과 씁쓸한 여운은 생각보다 오래 머물렀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직장 여성이고 그녀들의 삶은 밋밋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주인공들의 삶을 통해 우리네 일상을 되돌아보게 하고 현대 사회의 일면을 보여주는 듯했다.
이 네 편의 소설 속 여성들은 나름의 고민을 안고 살아가고 있으며 왠지 모르게 서글프고, 외롭고, 처연하기까지 하다. <스미스>를 읽으면서 내 주변을 돌아보았다. 예전에 비하며 정말 스타벅스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듯한 느낌마저 든다. 카페가 많아도 너무 많고, 그곳에는 여느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있다. 닮은 꼴의 공간에서 닮은 꼴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 바로 이 시대이다. 비슷한 인테리어에 비슷한 의상, 비슷한 스토리를 가지고 살아가는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나는 다르다고 말하지만, 그 누군가의 시선으로보면 나 역시 평범하게 닮아있을 것이다. 우리 각자의 고유성은 흐려지고 단조롭고 심심하게 느껴질지도.
<말해봐요, 미스신>은 정말 읽으면서 “프웁~”하고 웃음이 절로 새어나왔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꼭 한 명씩 이해하지 못할 캐릭터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 사람과 매일을 함께 한다는 것은 더러운 감정받이로 전락한다는 의미이며, 오롯이 그 고통은 자신의 몫이 된다. “미, 미친놈”이라고 말할 때 미스신의 모습이 그려져 빵 터져 웃어버렸다. 속이 시원했다고할까? 마음속으로 우리는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얼마나 많이 삼키고 있는가. 실제로 모은행에서 일하는 직원이 자신도 모르게 “미친 새끼”라고 혼자 중얼거리다 그 혼잣말을 상사가 들어서 난처한 일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사람 사는 세상 다 비숫하구나, 소설은 허구라기보다 현실을 반영한 거울이구나 싶었다. 한편으로는 어딘가 모르게 씁쓸했다. 이런 감정을 매일 삼키며 살아가야만 하는 이 현실이 가끔은 가혹하게 느껴진다. 미스신, 그녀는 우리의 자화상이며, 지금 이순간에도 그런 감정을 매일 삼키고 살아가고 있을 또 다른 미스신들을 생각하니 먹먹하기까지 하다.
<우연한 가족사> <랭귀지 스쿨>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서로에게 부채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우연한 가족사>에서 “우리 때문이니?”라고 되묻는 엄마의 짧은 말 한마디에 잠시 멋칫했다. 자식이 뭔가 잘못되었다고 느끼는 순간, 내가 아이를 잘못 키워서라고 죄책감을 느낀다.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제대로된 환경을 뒷받침해주지 못한 자책에서 시작되었을수도 있을 것이다. 여행에서 난데없이 커밍아웃해버린 딸이 자신들 때문이라고 인정하는 게 더 마음이 편할지도 모른다.
소리 없이 삶을 통과하는 듯하지만 그 속에 담긴 김지숙 작가의 소설 속 현실은 결코 가볍지 않다. 사각사각 마음을 긁는 듯 이야기는 흐르지만, 이 글을 읽게 될 여성들은 깊은 우대감을 느낄 수도 있겠다 싶다. 비록 우리네 삶이 화려하지 않지만, 그 안에서 살아가는 스미스와. 미스신 부디 자기만의 삶을 당당하게 살아가길!!
장미꽃향기 @bagseonju534 독서여인 @vip77_707 님께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삼인 출판사 @samin_books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