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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달아
박세연 지음 / 난다 / 2023년 3월
평점 :
사랑은, 달아
박세연(지은이), 난다, 2023
색연필로 색칠한 듯 여백 많은 표지에 달달한 제목, 포근한 그림, 무얼까? 어떤 사랑을 말하는 책일까 궁금해집니다.
“어느 날, 젠틀한 달씨에게 갈 곳 없는 개 한 마리가 찾아왔다. 모른척 하기에는 너무 늦은 밤이었다.”
단정해 보이는 달씨가 어느 날 털이 삐죽빼죽한 유기견을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둘이 함께 지내는 동안 달씨의 집이 엉망이 되자 달씨는 개에게 맞춰 생활을 조금씩 바꿔나가기 시작합니다. 이른 아침에 집을 나서고, 개에게 미친 듯이 끌려다니며 산책을 배우지요. 개와 함께 하는 낯설고 당황스러운 시간이 지나는 동안, 달씨는 주변을 더 찬찬히 돌아보게 되고 다른 누군가와 삶의 방향과 속도를 맞추는 법을 배웁니다.
작가는 실제로 함께 살고 있는 개를 모델 삼아 책을 만들었다고 해요. 18년이나 함께 한 개는 자신을 그럭저럭 쓸만한 어른으로 키워줬다고 말합니다. 사람이 개를 키운 것이 아니라 개가 사람을 키웠다는군요. 반려견을 키우며 경험한 삶의 다양함과 소중함이 엄청난 것이겠지요? 반려동물을 기른 적 없는 저로서는 반려동물과 함께 하며 겪는 특별한 경험과 깨달음을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부러움과 함께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반려동물을 위해 헌신하는 시간이 많을 테니까요. 하지만 그 시간을 통해 얻는 감동과 사랑은 시간과 노력을 넘어서는 큰 가치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 책은 반려동물뿐 아니라 사랑하는 대상, 또는 나와는 다른 누군가와 오랜 시간을 보내며 서로를 알아가고 맞춰감으로써 겪는 변화, 누리는 기쁨과 행복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줍니다. 내 곁의 가족, 친구, 학생들... 때론 이해가 안 되기도 하고, 상처를 주고받기도 하지만 그렇게 맞춰가고 이해하며 내 것을 조금씩 내려놓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 성장이고, 삶의 큰 기쁨과 수확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함께 있을 때 더 많이 사랑하고 아껴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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