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루돌프 코는 정말 놀라운 코 - 자폐스펙트럼, 소통 못하는 특별함에 대하여
고윤주 지음 / 궁리 / 2020년 3월
평점 :

2005년 '루돌프연구소'를 설립해 지금까지 3천명이 넘는 어린이를 진단하고 치료한 저자가 자신의 경험과 연구 결과를 토대로 '자폐스펙트럼 장애'에 관해 이야기한다.
연구소 이름과 책 제목에 나오는 '루돌프'는 아주 특별한 코를 지닌 동요 속 사슴이다. 그 코 때문에 놀림당했지만, 결국 놀라운 능력이 알려지면서 모두에게 새롭게 인식되는 사슴이 자신이 돌보는 아이들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저자는 '자폐적인 아이들'을 많이 만나면서 이들이 '소통하지 못하는 특별함'이라는 남다른 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아이들은 자신을 잘 표현하지 못하고, 그래서 이해받지 못하며, 쉽게 소통하지 못해 다른 아이들과 함께 무언가를 하는 것이 힘들다.
뉴턴과 아인슈타인 모차르트, 앤디 워홀, 스티브 잡스, 안데르센 등 자신이 속한 분야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사람들 가운데 자폐적 기질을 가진 이가 적지 않다. 이들은 남들과는 다른 발상에 집착하고 몰두해서 인류를 다른 세계로 이끌었으나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데 어려움이 있어 개인적인 삶이 평탄하지는 않았다.
저자가 상담한 부모들 가운데는 자신이 아이를 잘못 키워서 '이상 성격'이 된 것이라고 자책하거나 자폐적인 아이를 집 안에서 격리해서 키우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모두 잘못됐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자폐적인 아이들은 '소통하지 못하는 특별함'이라는 선물을 DNA로 받았을 뿐, 다른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싫어하거나 반사회적인 성향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그런 아이들에게 스스로 세상을 등진다는 의미의 '자폐(自閉)'라는 낙인을 찍는 것은 옳지 않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루돌프 코는 정말 놀라운 코"
책의 제목이 재미있다.
루돌프의 반짝이는 코를 놀려대며 웃었지만
모두가 사랑하게 된다는 노래 가사를 떠올리며,
저자가 책에 담고자 하는 얘기가 무엇인지 금방 눈치챌 수 있었다.
자폐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아이들은 독특하지만 특별하다.
저자는 임상현장에서 만난 아이들의 예를 들어
자폐의 특징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특히 그 중에서도 고기능자폐 아동의 특징을 잘 설명해주고 이 아이들의 현재와 미래 예측되는
어려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내용도 어렵지 않고 술술 읽힌다.
저자가 만난 다양한 아이들이 어떤 개성과 특징을 갖고 있었는지 15년동안 겪은 이야기를 잘 풀어준다. 자페스펙트럼이 얼마나 다양한지 알 수있다.
100명중 2,3명이면 사회생활을 하면서 종종 만날 수 있는 숫자다.
어른인데도 ‘어린아이 같다’라는 말을 듣거나, 눈치가 없어서 ‘4차원’또는 엉뚱한 말로 주변을 썰령하게 하거나 빵 터지게해서 ‘사오정’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나이에 맞지 않게 철없는 생각과 행동을 해서 황당하게 만들기도 한다.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너무 고지식하게 처신하거나, 정반대로 이기적인 까칠함으로 주위사람을 항상 불편하게 만들기도한다.
나이보다 너무 순진하고 어리숙하거나 대화맥락을 이해하지 못해 동문서답하는 사람,
눈맞춤을 잘 못하거나, 하이 톤이거나, 몸치 또는 길치라는 말을 듣는 사람들 군대생활에서 ‘고문관’으로 불리는 사람들.우리 주변, 친구나 직장 동료, 가족일 수도
어쩌면 나 자신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