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흐(Christof Koch)의 신작 <The Feeling of Life Itself> 를 보고 있는 중이다. 이 분의 글에 좋은 인상을 많이 받아서 모을 수 있는 것들을 조금 모았다. 시작은 <의식의 탐구>였고, 여기서 엄청 좋아서 모으기 시작했다.















이 세 권이 <The Feeling of Life Itself>에서도 언급되는 '의식은 경험'이라는 저자의 주장에 관련된 책이다. 이번 책 서문에서 밝혔듯이, <의식의 탐구>는 저자가 수년간 수업에서 다룬 주제를 가지고 주관적 경험과 관련된 수많은 심리학과 신경학 문헌들을 살펴, 내게 큰 지적인 자극을 주었다. <Consciousness>는 과학적인 성취와 발견을 자신의 자서전같은 톤으로 살폈다. <The Feeling of Life Itself>는 그런 부수적인 것들은 다루지 않고, '의식은 경험'에 주로 초점을 맞춰 논증을 만든다.

<빨강보기>에서 보여준, 의식을 돌아보는 신선한 접근들 중 하나인 현재성 과 어쩌면 통하는 시선이 '의식은 경험'이라는 관점이 아닐까 예상해본다. 인간수준의 '의식'이 어떻게 등장하게 되는지, 그 의식의 존재의의 같은 것을 살핀다고 한다.


그외 좀더 본격적인 신경학책도 구해 좀 봤지만, 거의 도움은 되지 않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학자들의 완고함이나 한계를 오늘날 관점으로 쉽게 지적하는 만큼,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선형적으로 단순화시킨 부분이 많아 보인다. 마치 얇은 국사책에서 단순하게 정리된 어떤 시대 흐름처럼말이다. 조선에서도 중국에서도 선형적으로 진행되지는 않았다. 현실의 필요성과 당위를 잘 짚어내 줄 방법도 필요하고 전문적인 해석과 안목도 필요하다. 적절히 시작점을 잡고, 어떻게 도착지까지 올 수 있었는지 차분하게 샅샅히 훑어 올라가는 시선이 필요하다. 조선은 성리학이 도입되어 자리잡고 독자적인 조선유학이 나올 때까지, 중국은 도학(성리학)이 성립될때까지 과정을 그런 차분한 방식으로 샅샅이 조사한 책들을 읽고 있다.
















유학이나 성리학이라는 개념속에 너무나 쉽게 한데 뭉뚱그려진 몇몇 차이점들이, 역사속에서는 어떤 식으로 자리잡게 됐는지를 다방면으로 멋들어지게 논증으로 잡아준다.


고려말 조선초 지식인들에게 유학이 도입되어 수용된 과정은, 거의 중국에서 성리학(도학)의 탄생과정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유학의 여러 입장 중 이미 도학의 입장에서 한차례 걸러진 내용이 조선 지식인들에게 전달된 것이다. 


이 도학을 수용한 고려말 조선초 지식인들은 어떤 이들일까? 그리고 이들이 들여오고 수용하고 퍼져나간 유학의 정체와 내용은 무엇이고 어디에 소용이 있었을까? 

유학이 기반하고 채택하는 텍스트들은 있지만, 과거이상사회에 대한 기록에 가깝고, 그 쓸모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생활전반을 살펴 보아야 한다. 그런 지식인들의 현실적인 맥락하에서, 그들에게 가치있는 지식이나 그들이 무엇을 왜 중요시 했을까에 대한 대답을 찾아야 한다. 몇백년동안 긴 세월 속에서 지식인들의 지적 움직임을 차근차근 쫓아다녀야 그 윤곽을 잡을 수 있다. 


그 과정에서 고대 텍스트들, 공자, 맹자, 주자, 주역 등을 어떤 식으로 받아들였는지에 대한 것도 알 수 있다. 즉 텍스트 바깥의 현실상황이 이 텍스트들을 좌지우지 한 것이다. 그 후에 스스로 생명을 갖게 된 것이다.


그러면 조선 성리학이 자리잡은 뒤인, 조선 중, 후기 유학자들의 선택과 해석도 이해할 수 있을 거 같다. 


이런 일련의 작업이 끝나면, 다시 물어 볼 수 있다. 유학자들에게 지식이란 무엇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트겐슈타인의 <논리 철학 논고>에서 목격한 독특한 '논리 철학'의 여러 주장들을 좀더 구체적으로 입체감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빛을 밝혀줄 등대 같은 내용이 <빨강보기>에 적지않게 들어가 있었다. 

비트겐슈타인의 전반기를 대표하는 <논리 철학 논고>에는 대담하고 과감한 주장들이 있고, 처음 접할 때 그 박력에 흠뻑 빠져들게 되고, 분석철학의 탄생에 기여한만큼 이성적이고 분석적이고 합리적인 내용도 적지 않은데다가 그 내용들을 받치는 논리에 신비롭게 빠져들기 쉽다.

그러나 그런 논리를 적용할 실제 언어적 증거들에 대하여, 비트겐슈타인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고, 결국 그럴만한 이유가 있음을, 비트겐슈타인 철학을 연구하는 다른 사람들이 보여주었다. 

언어와 관련된 비트겐슈타인의 주장들이 어째서 그런 모습들일까 하는 이야기들이 이 책 <빨강보기>에서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그 이야기들은 크게 의식을 이루는 것들이 감각으로부터 직접 형성됐다기보다는, 오히려 감각과는 독립적으로 형성되고, 감각적인 것을 수용해서 통합해서 지각으로 느낀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감각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으면서 우리 의식과 관련깊은 여러 사례들을 소개하고 그 의미하는 바를 논증으로 만든다. 원래 대학교에 초청받아 강의한 내용을 다듬어 쓴 책이라 내용과 형식 모두 눈 앞에 청중을 대상으로 한 느낌이 들 정도로 구어체여서 딱딱하지 않고, 그렇지만 담긴 내용은 몇번을 음미해도 새로운 감상이 나올 정도로 깊이가 있다.

어쨌든 이렇게 감각과 의식 사이의 관계는 <논리 철학 논고>의 언어와 세계 사이의 관계와도 깊이 엮여있어 서로 울림을 준다.

그외 생각의 재료 같은 방향으로도 이해를 높여 줄 수 있을 거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자기학이나 일반수학, 행렬 같은 것을 배울 때, 그리고 중력이론, 통신이론 같은 것을 배울 때, 벡터는 스칼라, 텐서 등과 함께 어떤 방향정보, 양정보를 담아내는 방법임을 수없이 계산하고 연습하면서 알게 된다. 그럼에도 계산과 떨어진 영역에서 '물리적 이해'를 들여다 볼 수 있지 안을까 조금 시도하다가 금방 실타래가 엉긴듯 되버려 손을 놓게 된다. 그래서 그런 방향으로 이해를 도울 강의나 책들을 보지만, 그런 관점으로 조금이라도 진전되고 끝이거나, 그 작은 진전을 밑천삼아 다른 얘기를 한다거나 그런다. 

속는 셈치고, 또다른 벡터 얘기 책을 본다. 시작은 아주 좋아 보인다.
















기하학적인 벡터라니, 계산 중심의 대수적인 벡터말고, 벡터를 깊은 얘기로 풀어낸다는 것이 정말 감동이다. 이제 앞부분만 본 뒤지만, 시간들여 음미하려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리뷰쓸 때는, 일단 일회독을 마친 후에, 읽은 대강의 전체 글흐름이 날아가기전까지, 메모지를 옆에 놓고 글에서 나오는 개념들과 논리 전개를 정리, 요약해가면서 보는 편인데, 간혹 그 작업이 끝날거 같지 않아 보이는 책들이 있다. 이름도 유명한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이 그렇다.















읽다보면 노자의 고기기술자편을 연상케하는 오토바이 관리나, 오토바이 라이딩을 거의 직접 체험하는 정도로 기술한다. 이 과정에 명상의 관점이 있다. 일본 젠 명상에 대해서는 기본상식이 없지만, 우리나라 선 명상에 관해서는 짧은 독서경험이 있어서 보통 명상자가 '이 뭤고?'라는 의문에 초점을 맞춰 명상을 하는 과정에 얼추 맞는 기술들이 계속 나온다. 이 명상에 초점을 맞춘 기술방식이 비슷하지만 결이 다른 어떤 '맑은' 정신의 속성을 보여준다. 

단순히 의식만을 다루는 심리학 부분을 넘어서는 인간정신을 기술하는 방식들로, 소설이지만 기억을 중심으로 놓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기억과 관련된 언어의 향기나 풍미), 프로이트나 융 같은 정신분석가들의 기술법이 있지만, 명상을 중심으로 놓은 기술법은 이들과는 또 다른 거 같다. 물론 이들의 기술법을 어떠하다 잘라 말하기도 쉽지 않지만.


몇 년전에 tv인터뷰에서 보고서 끌리는 점과 궁금한 점이 있어, 잠시 들여다 봤던 김형경의 <만가지 행동>도 취지는 이해가 가지만 속에 담긴 내용물을 소화하기는 쉽지 않아 내려놨다가 요근래 다시 들었다. 본인이 오랜시간 정신분석을 받고 자신과 자신의 주변인들의 이야기들을 정신분석에 맞춰 차근차근 풀어낸다. 그러나 감정형 성격유형 여성분들의 정신세계를 끊이지 않고 계속 접하는 것이 좀 힘들 지경이어서, 읽는데 속도가 붙질 않는다. 
















그리고 너무 모르는 분야라서 정리와 리뷰쓰기가 어려운 책도 있다. 정우진의 <몸의 신전>이 그렇다. 같은 저자의 <감응의 철학>에 너무 감동해서 열혈독자가 되었는데, 도교, 한의학, 호흡법 이런 것들이 다 들어가 있어서, 속도가 붙질 않는다. 그렇지만 이 분야에 관심이 있고 저자의 세심한 번역이 책을 포기하지 않게 잘 인도해주고 있다.
















그리고 처음봤을 때보다는 관심이 식긴했지만, 여전히 애정하는 프랑수와 줄리앙의 <무미예찬> 이다.
















여기 '무미'는 한자 '담'을 번역한 말이다. '담'이라는 현상 혹은 경지를 여러 분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