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문명의 수사학 전통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 에서 시작된 기본틀을 토대로 후대 성과가 담겼다. 시작이 책 읽는 독자를 상대로 하지 않고 연설을 듣는 청자를 상대로 잡았기때문에 청중의 현장반응이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 한다.

 

동아시아 수사학 전통은 다르다. 우선 문학과 비문학을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겉으로 문학성이 분명히 드러나는 것들을 제외하면, 남은 글들

 

다양한 글쓰기에 적용할 독서법을 찾기도 만만치 않다. 이 독서법에 정민 교수의 여러 글들이 많은 도움을 준다.

 

 

 

 

 

 

 

 

 

 

 

 

 

 

 

 

 

 

 

 

 

 

 

 

 

 

 

 

 

 

그 분석과 깊은 내용 파악에는 감탄을 금치 못하지만, 저자의 입장은 아무래도 문학자의 그것으로 보는 편이 맞다 싶다. 같은 글을 사상가나 학자들이 대할 때 사용하는 방식은 매우 다를 수 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고문 독서론과 문장론에 할애한 분량에 비하면 초심자에게 도움이 될만한 작문 문장론은 거의 찾기 어렵다 . 한문으로 글을 쓰고 싶어하는 혹은 글을 쓰는 저자의 관점에서 책을 읽고 싶은 이들에게 적절한 안내를 주지 못하고 있다. 정민 교수의 글은 잘 된 글이 왜 잘 되었는지를 여러 측면에서 분석하고 말을 풀어내지만(문학작품의 비평처럼), 어떻게 그 글이 나올 수 있는지에 대한 작문 문장론에서는 초보 저자에게 도움이 되는 언급이 그다지 잘 나오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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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쓰기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풍부한 표현을 접하고 자기 것으로 만들고 싶어 할 것이다. 풍부한 표현을 충분히 구사할 만큼 언어에 대한 깊이를 갖추는데는 여러 방식이 있을 수 있는데, 역사읽기는 훌륭한 소재다.

 

스터디나 모임에서 멤버들과 같이 문학 책이나 실용서들로 진행하는 것도 좋지만, 연속성이나 깊이있는 대화와 토론은 역사를 따라갈만한 쟝르가 없을 거 같다. 미국역사와 영국역사가 특히 그렇다.

 

미국 역사로는 Oxford history of the United States Series 가 안성맞춤이다. 적당한 가격에(페이퍼백은 할인받아 2-3만원선), 매우 충실한 묘사와 내러티브, 큰 크기(155*235mm), 내게는 정말 좋지만 장점이자 단점인 각 권마다 천페이지에 가까운 분량이 이 시리지의 특징이다. 물론 단점이 없지는 않지만(특별한 역사관점없이 사건을 나열하는 인상을 풍긴다), 모든 사건이 낯선 외국인에게는 이마저도 장점으로 여겨진다. 미국역사를 건국부터 현대까지 기획한 대작이다.

 

Volumes 1 and 2, covering the Colonial Period (1672-1763) have been assigned, in some order, yet to be made public (that I am aware of) to Fred Anderson (University of Colorado) and Andrew Cayton (Miami University of Ohio).
Volume 3 - The Glorious Cause 1763-89, Robert Middlekauf PUBLISHED
Volume 4 - The U.S. from 1789-1815, Gordon Wood 
Volume 5- What Hath God Wrought 1815-48, Daniel Walker Howe PUBLISHED 
Volume 6- Battle Cry of Freedom, 1848-65, James McPherson PUBLISHED
Volume 7- Leviathan: America Comes of Age, 1865-1900, H.W. Brands PUBLISHED(hardcover only) 

Volume 8- Reawakened Nation, 1896-1929, Bruce Schulman PUBLISHED(hardcover only) 
Volume 9- Freedom from Fear, 1929-1945, David M. Kennedy PUBLISHED
Volume 10- Grand Expectations, 1945-74, James T. Patterson PUBLISHED
Volume 11- Restless Giant, 1974-2000, James T. Patterson PUBLISHED
Volume 12- From Colony to Superpower: U.S. Foreign Relations since 1776, George C. Herring  PUBLISHED

 

그리고 Volume 12 에 비교되는, 미국 외교에 관한 괜찮은 한권으로 미국 태평양 외교에 관한 Bruce Cumings 가 있다. 최근 번역되었다.

 

 

 

 

 

 

 

 

 

 

 

 

 

 

 

 

 

 

 

영국역사로는 5권짜리 The Oxford History of the British Empire 가 있다. 이 책들도 분량이 5-600페이지로 괜찮은데 아쉽게도 페이퍼백 $50 으로 좀 비싼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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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사유에 공감하기 어려울 때 도움이 될만한 책들이 이제는 제법 모였다. 그리스 철학을 읽다가 로마 철학으로 넘어가면 창의성이 확 떨어지는 인상을 받으면서 관심이 뚝 떨어지곤 한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가 남긴 문헌들이 전문적인 진지한 학자라는 인상과 함께 여러 방면으로 펼쳐 놓은 재기발랄한 의문과 탐구과정과 성과를 때로는 흥미진진하게 때로는 학술적으로 보여주는데 비하여, 로마인들의 사상으로 넘어가면 인문학적인 관심보다는 정치와  제국으로서 로마가 부각된다. 카이사르로 시작되는 황제들이 철학자들보다 훨씬 주목을 받는다.

 

고대 그리스인과 로마인은 같은 말을 쓰지는 않지만 같은 조상에서 나온 비슷한 관습을 지닌 민족들이다. 이 공통점은 퓌스텔 드 쿨랑주 <고대도시>에 매우 잘 설명되어 있다. 1800년대 작품이지만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이 책은, 폭넓은 문헌의 도움을 받아 정교하게 설정한 민족성장모델로 그리스와 로마와 도시국가들의 진화를 설명한다. 고대 그리스인과 로마인에 대한 여러 의문들을 적잖이 해소해준다.

 

 

 

 

 

 

 

 

 

 

 

 

 

 

 

 

로마인들이 보이는 사유방식은 그리스인들이 도시국가 체제가 저물어 가는 헬레니즘 시기에 발생한 스토아철학이 대표적이다. 창의적인 관점으로 보자면 이해가 안갈 정도로 달라진게 거의 없어 보인다. 현실윤리로만 가득차 있어 로마인들은 오직 정치적이고 현실위주의 사람들인가하는 의문이 계속 남는다. 이런 의문을 매끄럽게 길지 않은 글로 풀어놓은 책이 김상봉의 <호모 에티쿠스>이다. 스토아철학말고도 로마인들의 기독교 수용과정도 아우구스티누스를 대표로 들어 와닿게 설명한다.

 

 

 

 

 

 

 

 

 

 

 

 

 

 

 

 

 

 

이들 로마시대 책 번역서들은 잘 갖춰져 있다. 처음 들여다 보면 우리네 논어 맹자 읽기 보다 지겨운 설교체로 가득하다. 하지만 로마인들에 대한 배경지식이 쌓이면 읽기가 훨씬 낫다. 여전히 흥미진진하지는 않지만.

 

 

 

 

 

 

 

 

 

 

 

 

 

 

 

 

 

그리스 종교에 대한 좋은 책들이 많이 나와 있는 반면에 로마 종교는 기독교 책들을 빼면 괜찮은 번역서가 잘 눈에 띄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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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나 대학 등 고대 중국어를 읽으며 즐겁게 동아시아 사상 형성 문헌들을 음미하고 있다. 별다른 목적없이, 굳이 글들에 담긴 보수성이나 한계에 눈찌푸릴 이유없이, 그 글들을 즐겁게 읽다보면 언어욕심이 솟아 오른다. 간체자로 글자가 바뀌고 의미를 담는 방식도 다른 현대 중국어도, 읽기만 놓고 보면 크게 달라 보이지 않고 되려 고대중국어에 비하면 애교스러워 보이기까지 한다.

 

도서관과 인터넷으로 괜찮은 강좌와 교재들을 한바탕 검색하여 성과들을 건져냈다. 현대중국어 발음에는 허성도의 공개강좌가 단연 압권이다. 우리말과 중국어를 오가며 간간히 영어 발음까지 언급하면서 한국인에게 절실하게 도움이 되는 무료강좌(basicchinese.snu.ac.kr)를 올려놓았고, 책 형식으로 내놓은 것이 <쉽게 배우는 중국어 입문>이다. 이 분의 중국어에 감탄한 열혈팬들 흔적이 인터넷공간 곳곳에 있다.

 

 

 

 

 

 

 

 

 

 

 

 

 

 

 

그리고 고대 중국어와 다른 현대 중국어 특징은 간체자다. 간체자를 익히는 방식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괜찮은 한 방법은 우리글에 담긴 한자를 밑천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우리한자와 그 의미와 형태가 똑같은 중국어를 중심으로 잡고서 형태는 같은데 뜻이 다르고, 앞뒤를 바뀌 쓰는 어휘, 우리 한자에 없는 어휘를 간체자와 번체자를 같이 놓고 정리해 놓았다. 일상회화나 어휘는 나중에 관심이 생길 때 하면 될 거 같다. 

 

 

 

 

 

 

 

 

 

 

 

 

 

 

 

 

현대 중국어 어법을 깊게는 아니더라도 익혀두면 독해에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글자와 단어 중심에서 벗어나 문장단위로 익힐 수 있게 도움을 준다. 중국어 어법 책은 회화 책만큼은 아니더라도 무척 많이 나와 있는데, 한자가 큼직큼직 적혀있고 들고 다니면서 나온 문장들을 통째로 외울만한 분량인 <읽으면서 끝내는 중국어 기초문법>이 좋았다. 아쉽게도 이 책은 품절이다. 도서관에서 보고 아 괜찮다 싶어 중고로 올라 온 것을 잽싸게 구입해서 받아보니 출판사에서 증정받은 표시만 작게 남아있는 새 책이다.

 

 

 

 

 

 

 

 

 

 

 

 

 

 

좀 더 다양하고 깊이있는 문장들을 접하고 싶다. 아마 슬슬 본격적으로 현대중국어 읽기에 뛰어들라는 신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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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춘추전국 시대 글을 보며, 서양 수사학 전통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 거의 없다는 점을 새삼느낀다. 공자의 행적이나 논어에 모여 있는 글들을 볼 때면, 예를 들어 핑가레트의 철학자 관점에서 논어를 들여다보는 방식은 논어에 나온 한자 중에서 철학적 개념을 지녔을 것들을 대상으로(도, 인, 예, 의) 철학적 분석을 통해 공자의 사상을 정리한다. 문헌중심의 이런 태도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지만 논어의 사상을 들여다보는 넓은 시야는 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보다 마르셀 그라네가 <중국사유>에서 폭넓은 방식으로

 

 

 

 

 

 

 

 

 

 

 

 

 

 

 

 

그와 같은 면모는 의례에서도 관찰할 수 있다. 완전히 예를 중심으로 재구성한 여러 의례 절차와 과정들이 더욱 선명하게 부각시키는 바가 있다.

 

 

 

 

 

 

 

 

 

 

 

 

 

 

 

 

 

 

 

그렇게 의례를 모아 놓은 까닭은 무엇일까? 잊혀져가는 의례를 보존하기 위해서 일까? 그런 이유도 의례를 수집한 의도 중 하나겠지만, 고대 중국 현자에게는 그에 버금가는 다른 의도가 있었을 것이다.
의례는 의례에 집중했지만
인간이라면 떠올릴 범주들이 도 예 인 의(인간이 인간다움, 임금이 임금다움...)랄 수 있다.

 

논어가 가진 동아시아의 위치는 수많은 맹신을 낳았고, 이를 경계하고 분석한 글들이 최근 인기다.

강신주 <관중과 공자>에서 강조한 공자관은 당대 정치와 경제 현실 중심으로 가치를 매겼기 때문에 논어에서 전하는 내용의 가치를 깍아내릴 수 밖에 없다. 리링이 보는 논어는 현대 중국인이 가질법한 공자에 대한 환상과 기대를 경계하고, 논어 본연의 모습을 되찾을 방법을 그의 말대로 논어를 세번 찢으며 탐색한다.

 

 

 

 

 

 

 

 

 

 

 

 

 

 

 

 

논어의 본 모습을 찾으려는 노력은 고고학과 뗄레야 뗄 수 없다. 최근 번역된 <고고학 증거로 본 공자시대 중국사회> 같은 책이 대표적이다.

카이즈카 시게키가 <공자의 생애와 사상>에서 제시한 모습도 여러모로 인상적이다. 논어의 화자, 공자가 어떤 인물인가, 그의 고결한 학자의 모습말고, 그 당시 선생님 될 만한 학식과 사회적 위치가 어떤 환경에서 주어지는지

 

 

 

 

 

 

 

 

 

 

 

 

 

 

 

 

논어가 백화라는 대화체 형식에, 한 권 책으로 보기에는 통일성이나 쳬계가 없는 어록에 가깝지만,

각각의 글이 어떤 과정을 통해

 

그 과정에서 고대 중국 선생님이 의미를 현실로 수면위로 끌어올리는 방식은, 당연한 일이지만 일반적인 글쓰기와는 전연 다른 기반을 갖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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